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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은경애는 서다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환하게 웃었다.

“네 남편이 왔어.”

서다인은 흠칫 놀라더니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

은경애는 집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집 안에 있어.”

서다인은 긴장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백하린의 복수를 하러 온 걸까? 아니면 나랑 이혼하러 온 걸까?’

은경애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네가 어제 여기서 하룻밤을 잤으니 네가 보고 싶어 데리러 왔나 보다!”

서다인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고 가슴이 찌릿찌릿 아팠다.

할머니는 그들 사이가 얼마나 나쁜지 모르고 금슬이 좋은 부부인 줄 알고 있었다.

은경애는 서다인의 부축을 받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남하준이 방에서 나왔다.

은경애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준아, 이리 와 보거라.”

“할머니.”

남하준은 다가가 따뜻하게 인사를 건넸다.

검은색 캐주얼 차림의 그는 듬직하고 위엄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서다인은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심장이 마구 뛰었다.

하지만 모순적인 것은 그가 밉고, 원망스럽고, 보고 싶지 않고,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남하준은 서다인이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눈을 늘어뜨리고는 줄곧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워낙 과묵하고 언변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서다인의 다친 손바닥을 보았을 때, 미안한 마음이 저절로 피어났다.

침울한 기류가 분위기를 다운시키자 남하준이 목청을 가다듬더니 부드럽게 말했다.

“그 상처 괜찮아?”

은경애는 눈살을 찌푸리고 서다인의 다친 손을 잡아당겨 남자의 앞에 펼치고는 언짢게 말했다.

“괜찮냐고? 봐봐, 여린 손바닥이 다 까졌어! 부주의로 넘어져 무릎을 다쳤고 손바닥에 찰과상을 입어 피가 났다더구나. 어제 내가 약을 발라줄 때 아주 펑펑 울었어. 나를 안고 아이처럼 두 시간 내내 울어서 눈도 퉁퉁 부었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실연당한 줄 알 거다!”

서다인은 뻘쭘한 듯 할머니의 손을 잡아당기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할머니, 제가 언제 울었다고 그러세요.”

남하준은 부끄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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