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78화

Author: 무가
진서준은 몇 걸음 물러나는 박만년을 쳐다보며 피식 웃었다.

“왜, 내가 함정이라도 팠을까 봐 두려워?”

진서준의 말이 허를 찌르자 박만년은 발끈했다.

“헛소리 집어치워. 오늘 난 내 아들과 손주를 위해 복수하러 온 거야.”

박만년은 몸속에 있는 강기를 모으더니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가 진서준을 덮쳤다. 박만년의 주먹 위에 강기로 만들어낸 늑대가 두 마리 나타났다. 이것은 박씨 가문에서 5대째 내려오고 있는 늑대 권법이었는데 위력이 어마어마했다.

아무리 종사라도 박씨 가문의 늑대 권법을 타파할 수가 없을 정도였기에 진서준은 박만년의 맹렬한 공격을 수비하는 것에 집중했다. 체내의 영기와 혈해가 동시에 모여들어 솟아올랐고 손바닥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박만년은 늑대 권법에도 겁먹지 않고 대응하는 진서준을 비웃었다.

“박씨 가문 늑대 권법을 들어보지 못했나 봐? 30년 전, 나의 아버지는 오로지 늑대 권법으로 국내의 오급 대종사를 죽였어. 난 사급 대종사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 나를 능가할 놈은 없었지.”

박만년은 3년 전에 이미 사급 대종사가 되었고 권법으로 겨룰 수 있는 사람이 적었다. 유일하게 실력을 겨루어 볼 수 있는 사람은 이씨 가문의 괴물뿐이었다. 그 괴물 같은 사람은 박만년의 아버지보다 더 오래 살았기에 실력이 뛰어난 것도 납득이 되었다.

하지만 고작 스무 살을 넘긴 진서준이 아무리 내공이 있다고 해도 연륜의 차이는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남조에 고수가 적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진서준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남조는 인구수가 적잖아. 내가 살았던 어느 지역과 비겨도 적으니 그중에서 뛰어난 사람이 뭐 몇 명이나 있겠어?”

진서준의 말대로 큰 숲이 더 많은 새를 품을 수 있을 것이다. 남조와 대한민국의 인구수 차이는 몇만 명 정도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인구수의 10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남조는 경제나 무술 방면으로는 대한민국과 비교할 수 없었다.

“닥치지 못해? 우리 남조의 역사를 네까짓 게 뭘 안다고 함부로 말해?”

박만년은 남조를 위해 공헌한 사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9화

    “겨우 이 정도 실력이었어?”진서준의 담담한 말투에 박만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젊은이한테 모욕당하기는 처음이었던 것이다.“이마에 피도 안 마른 놈, 이제 시작이야!”박만년은 울부짖으며 체내의 강기를 모아 두 주먹을 힘껏 뻗었다. 진서준은 강한 압력에 의해 두 팔이 덜덜 떨렸고 박만년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하, 대단한 놈인 줄 알았더니 겉만 번지르르한 거였어.”진서준의 두 주먹에 모인 영기와 혈해가 점점 흩어지고 있었지만 진서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이때 진서준이 박만년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내가 온 힘을 다 쏟았을 것 같아?”박만년은 멈칫하더니 다시 주먹에 힘을 주며 소리를 질렀다.“이 상황에서도 센 척하고 싶어? 네가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날아갔을 거야!”박만년은 자신의 힘이 더 강하다고 믿었고 두 주먹의 강기를 감당하려면 진서준이 200퍼센트의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여겼다. 박만년이 승리를 예감하고 있을 때 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진기하라!”진서준의 말에 박만년은 표정이 굳어졌고 눈앞에 나타난 금색 실오라기를 쳐다보더니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네가 진을 칠 줄 안다고? 내가 이딴 걸로 겁낼 것 같아?”박만년이 소리를 질렀지만 진서준은 박만년 주먹의 힘을 빌려 뒤로 20미터 물러났다. 공중에 떠 있던 금색 실오라기가 이어지더니 반경이 3미터가 되는 원형 진을 이루며 박만년을 에둘러 쌌다. 대진중의 금색 실은 엉겨 붙어 수백 개의 칼이 되었고 금색 칼은 폭우가 내리듯 위에서 쏟아 내리며 박만년을 공격했다.투둑!박만년은 비명을 지르더니 강기로 간신히 공격을 막는 듯싶었지만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가 들리며 박만년 발밑의 땅은 점점 갈라졌다. 박만년은 아무런 상처도 없었고 계속해서 강기로 보호막을 만들었다.“이딴 게 무슨 진법이야! 쓰레기 같은 무술을 익혔군.”박만년은 금색칼의 폭격을 맞으면서도 진서준을 조롱했다. 진서준이 친 대진은 박만년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을 끌어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80화

    박만년은 스무 살을 금방 넘긴 젊은이가 이런 실력의 소유자라는 것이 놀라웠다. 평생 권법으로 천여 번 전투했던 박만년은 오늘처럼 평정심을 잃은 적이 없었다.진서준과 60살 차이가 나지만 진서준은 나이에 맞지 않는 내공을 가지고 있었다.‘신선이 환생한 건가?’“겁먹었어?”진서준은 한 손에 검을 든 채 오만하게 박만년을 내려다보았다. 박만년의 두 눈에 공포가 서려 있었고 하는 말과 달리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내가 널 무서워할 리가 없잖아? 난 남조의 일인자이고 국안부 랭킹에 오를 만큼 강해!”박만년이 울부짖자 뼈에서 강기가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서준은 차가운 표정을 짓고는 체내에 남은 모든 영기를 천문검에 주입했다.‘축기가 없으니 힘이 꽤 드네. 사급 대종사를 너무 만만하게 봤어.’진서준은 한숨을 내쉬었다.영기가 주입된 천문검이 빛을 내뿜으며 달빛을 가르더니 박만년의 강기를 뚫고 어깨를 찔렀고 새빨간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푹!박만년은 질겁했고 뒤로 물러나려 할 때 진서준의 한쪽 주먹에 맞아 공중으로 날아갔고 흩뿌린 피는 호선을 그리며 박만년의 전패를 알렸다.“꼭 복수하러 다시 올 테니 기다려!”박만년은 바닥에서 기어가다가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진서준은 체내의 영기와 혈해가 바닥났기에 추격하지 않았고 이 전투를 통해 사급 대종사를 상대하기 버겁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약당의 단약이 아니었다면 오늘 밤에 다친 사람은 진서준일 것이다.“수련 계획을 앞당겨야겠어.”진서준은 천문검을 거두고는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별장 안의 모든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본 진서준은 바짝 긴장한 채 별장으로 달려갔다.“박만년의 수하가 온 건가?”허사연을 비롯한 사람들이 별장 안에 있었기에 박만년의 수하가 온 것이라면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진서준이 별장 안으로 들어가자 모두 잠옷 차림으로 거실에 앉아 있었다. 다행히 별일이 없었던 모양이었다.“사연 씨, 안 자고 뭐 해?”“서준 씨가 걱정되어서 그렇죠.”허사연은 진서준을 훑어보더니 멀쩡한 것을 확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81화

    오인혁이 자살할 뻔했다는 소식을 듣자 진서준은 피식 웃었다.‘그래도 수치심은 있네.’진서준은 오인혁이 동성에게 성폭행을 당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줄 알았다.“죽게 놔두지 마. 지금 바로 갈게.”진서준이 나가려고 하자 허윤진이 다급하게 물었다.“형부, 어디 가요?”“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보식 어르신도 찾아뵈어야 하고.”진서준이 대답했다.“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세요.”허윤진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진서준은 허윤진이 자기 여자 친구도 아닌데 너무 많을 걸 신경 쓴다고 생각했다.“서준 씨, 잠시만요!”허사연은 진서준을 불렀다.“먼저 보영 씨를 역까지 데려다주세요. 곧 KTX를 타고 집에 가야 해요.”“아니에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서준 씨 얼른 일 보세요.”한보영은 얼른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한보영이 혼자 가려고 하자 진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데려다줄게요. 제 일은 급하지 않아요.”강성철이 오인혁을 지키고 있기에 그는 다시 자살 시도를 할 수 없다.“그럼 고마워요.”“별말씀을요.”진서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두 사람은 생사를 같이한 사이인데 진서준은 한보영이 너무 예의를 차린다고 생각했다.진서준은 차를 몰고 한보영을 데리고 기차역으로 출발했다. 허윤진은 두 사람이 떠난 뒤 허사연에게 나지막이 물었다.“언니, 보영 씨와 형부가 단둘이 차에 탔는데 괜찮아?”“그게 뭐 어때서?”허사연은 웃으며 되물었다.“둘이 이상한 짓이라도 하면 어떡해?”허윤진은 조급한 어조로 말했다.“방금 보영 씨가 형부를 쳐다보는 눈빛을 봤잖아.”“쓸데없는 걱정하지 마. 그럴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단지 서준 씨의 마음속에 있는 우리의 자리를 지키면 돼.”허사연은 덤덤하게 웃었다.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허윤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서준과 한보영은 가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차역에 거의 도착했을 때 진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울에 좀 더 있지 그래요?”“너무 오래 집을 나와서 아버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82화

    지나가던 행인들은 두 사람의 열정적인 키스를 보고 환호를 보냈다.한보영이 숨이 막힐 때쯤 진서준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죄송해요. 방금 제가 너무 흥분해서...”진서준은 정신을 차리고 이내 사과했다.“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거예요.”한보영은 빨개진 얼굴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그녀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자 진서준은 다시 흥분되기 시작하였다. 그는 자신의 몸을 점점 더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한보영이 조금만 더 과감하게 다가오면 이성을 잃을 것처럼 말이다.“다음에 오면 더 뜨겁게 놀아줄게요.”한보영은 나지막이 말했다.“네...”진서준은 저도 모르게 대답했다. 은근히 기대한 것이 분명했다.한보영이 떠난 후에야 진서준은 다시 차에 탔다.“미치겠네. 사연이한테 미안한 짓을 하면 안 되는데.”진서준은 정신을 차린 후 자신의 허벅지를 두 번 세게 두드렸다.너무 쉽게 유혹에 넘어갔다. 이렇게 충동적일 수가.왜 이럴까?진서준은 점점 더 자기 몸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이젠 사연이와 마지막 거사를 치를 때가 됐네.”그리고 진서준은 차를 몰고 오인혁이 있는 호텔로 왔다. 에어컨도 제일 세게 틀어놓고 창문을 열고 환기도 시켰지만 오인혁이 있는 방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풍겼다.방안의 소파와 침대는 더욱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어젯밤 오인혁과 여덟 명의 근육맨이 격정적인 놀이를 한 티가 팍팍 났다.“서준 씨!”진서준이 걸어오자 강성철은 이내 인사를 건넸다.“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 자식은 왜 멍을 때리고 있죠?”진서준은 의기소침한 오인혁을 가리키며 물었다. 오인혁은 진서준이 걸어 오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계속 멍하니 바닥만 내려다봤다.“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뿐입니다.”강성철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도대체 무슨 일인데요?”진서준은 되물었다.“오늘 아침 제가 방에 들어왔을 때까지 침대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더라고요. 남자들한테.”강성철은 아침에 보았던 그 장면을 떠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83화

    어젯밤은 정말 사람이 겪을 일이 아니었다!오인혁은 살아남기만 하면 반드시 심리 상담사를 찾아가겠다고 결심했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악몽을 꿀 게 분명했다.오인혁은 진서준에게 머리를 박고 계속해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강성철이 진서준 옆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서준 씨, 그만 놓아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래도 진 도련님의 사람 아닙니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저쪽에서 조사 들어올 테니 우리도 곤란해지지 않겠습니까?”“놓아주라고요? 내가 권력도 없고 힘도 없었다면 내 여자친구를 그가 보낸 사람에게 납치당했을 때 당신 생각에 그가 우리를 이렇게 쉽게 놓아줬을 것 같아요?”진서준이 되물었다.강성철은 할 말을 잃었다. 오인혁의 행동을 보면 그가 쉽게 물러날 사람이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지금 진서준이 칼을 쥔 도살자고 오인혁이 물고기 신세니 진서준이 그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다!“당신이 말한 진 도련님이 정말 오면 나도 그를 기꺼이 상대해 보지.”진서준은 담담히 말했다.똑같이 성이 진씨일 뿐인데 상대가 경성 진씨 가문 사람이라고 해서 자신이 양보해야 하는 건가?그때 오인혁이 떨어뜨린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진서준은 한 번 흘긋 보고 화면에 표시된 이름을 보았다.“너랑 조해영은 무슨 관계냐?”진서준이 물었다.“내가 요즘 새로 사귄 여자친구인데 네가 마음에 든다면 바로 보낼게!”오인혁은 진서준이 조해영에게 관심이 있다고 착각하며 얼른 진서준을 기쁘게 해주려고 했다.조해영의 외모와 몸매만 따지자면 그녀는 확실히 아름다운 여자가 맞았다! 다만 성격이 너무 나빴다. 만약 진서준에게 당한 적이 없었다면 그녀는 지금도 여전히 무서울 것이 없는 태도로 지내고 있었을 것이다.“난 조해영에게 아무 관심도 없어.”진서준은 차갑게 말하면서 오인혁에게 더욱 혐오감을 느꼈다.살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여자친구까지 기꺼이 내놓는 그를 진서준은 사람 쓰레기라고 생각했다!“전화 받아서 조해영이 무슨 일인지 물어봐.”진서준이 명령했다.“알았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84화

    조성우의 아내가 임신했는지 아닌지도 모른다! 진서준은 지난번에 조성우 부부에게 불임 치료를 해줬고 벌써 몇 달이 지났으니 보통의 경우라면 이제는 뭔가 소식이 있을 법한데 말이다.“난 조해영이란 여자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조성우 형님이 조해영 일로 인해 골치 아프게 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시간을 내서 조해영과 평화롭게 헤어지도록 해라, 알겠나?”진서준이 계속 말했다.“문제없습니다, 오늘 저녁에 바로 그녀와 헤어지겠습니다!”오인혁은 얼른 약속했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헤어지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심지어 자신의 팔 하나를 부러뜨린다고 해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오인혁의 비겁한 태도를 본 진서준은 차갑게 웃고 나서 뒤돌아 떠났다.진서준과 강성철이 떠난 후에야 오인혁은 크게 숨을 쉴 수 있었다.“어휴, 진짜 죽을 뻔했네!”오인혁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지만 금세 다시 벌떡 일어났다.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도저히 앉을 수가 없었다! 앞으로 한 달간은 바닥에 엎드려 자야 할 것이다.호텔을 나와서 강성철이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씨, 이제 그를 그냥 놓아주는 겁니까?”“서두르지 마요, 아직 밤이 되지 않았잖아요.”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밤, 그에게 건장한 남자 여덟 명을 붙여주고 하룻밤 동안 시중들게 한 다음, 내일 그를 쫓아내면 돼요.”조해영이 전화하지 않았다면 진서준은 이미 강성철에게 남자들을 준비시키고 있었을 것이다. 오인혁 같은 인간은 절대 자비를 베풀어서는 안 된다!진서준이 오인혁에게 남자를 붙이겠다는 말을 듣자 강성철조차 몸을 떨었다.“좋습니다. 그럼 황보식 씨를 찾아가시죠. 여쭤볼 일이 있다고 하셨죠.”진서준이 말했다.“네!”강성철은 차를 몰아 황보식의 집으로 진서준을 데려갔다. 황보식의 저택 입구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이 그들을 가로막았다.“멈추세요, 어디 가는 겁니까?”“저는 강성철이고 이분은 진서준 씨입니다. 황보식 씨를 찾아왔습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고 태도가 급격히 공손해졌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85화

    “너무 닮았어, 정말로 똑같이 생겼구먼!” 임준은 진서준을 보며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황보식이 멍하니 물었다. “뭐가 닮았다는 거야?” “그 진씨 가문의 그 사람 말고 또 누가 있겠나!” 임준이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진서준은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 그들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내가 누구를 닮았다는 건가? 왜 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겠지? 황보식도 잠시 멍하니 있더니 진서준을 한참 동안 자세히 바라보다가 결국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내가 그랬잖아, 처음 진 선생을 봤을 때 왜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지! 이제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군!”진서준은 완전히 당황하여 얼른 일어나 물었다. “황보식 어르신,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옆에 있던 임준은 황보식이 진서준을 부르는 호칭을 듣고 더욱더 놀랐다. “그의 성이 뭐라고?”“성은 진이야!”“이거... 설마 정말일 리가...”임준은 진서준 앞으로 다가가서 그를 자세히 관찰했다. 진서준은 황보식을 보며 물었다. “황보식 어르신,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요? 제발 저 좀 헷갈리게 하지 마시고요!” 황보식은 웃으며 말했다. “진 선생, 오해하지 마세요. 저희는 그냥 당신이 어떤 사람과 매우 닮았다고 느껴서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을 닮았다고? 이 말은 어떻게 들어도 욕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젊은이, 당신의 아버지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임준이 진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에겐 아버지가 없습니다.” 진서준이 대답했다. “음? 그럼 당신의 어머니는?” 임준이 계속 물었다. “왜 그런 걸 물으시는 겁니까?” 진서준은 조금 화가 났다. 그는 이 노인을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만약 황보식과 임준이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진서준은 그를 아예 상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황보식이 상황을 보고 곧바로 진서준에게 설명했다. “이분은 임준이란 분으로 경성 임씨 가문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86화

    “젊은이, 내가 아는 진씨 가문 사람과 매우 닮았어요!” 임준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누구와요?” 진서준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어머니가 진서준에게 진자가 새겨진 옥패를 주었었다. 조희선은 특별히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진서준은 이 옥패가 진씨 가문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느꼈다. 지금 임준이 진서준이 진씨 가문의 어떤 사람과 닮았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 사람 이름은 말할 수 없어요. 그의 이름은 대한민국에서 금기이기 때문이죠.” 임준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임준의 말을 들은 진서준은 마음이 마치 고양이에게 할퀸 듯 간지러웠다! 이 노인네, 정말 답답한 사람 아닌가! “무슨 소리죠? 어떻게 이름이 금기일 수 있죠?” 진서준은 즉시 물었다. “재능이 있어 도리어 시샘을 받다!” 임준은 말을 말했다. “저... 여전히 이해가 안 갑니다.” 진서준은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추상적이어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요. 이 일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거든요. 당신이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스스로 신농산에 가보는 수밖에 없어요.” 임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신농산?” 진서준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이건 스승님이 그에게 가보라고 한 곳 아닌가? 게다가 그의 어머니도 마지막에 신농산 근처에서 사라졌다. “그래요, 하지만 최소한 칠급 대종사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가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들어가도 십중팔구 목숨을 잃을 겁니다” 임준이 경고했다. 진서준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이 떨렸다! 칠급 대종사! 강남의 제1인자 왕안석도 겨우 칠품일 뿐인데! 칠품 대종사라야 겨우 자격이 있는 것이라니! 도대체 신농산에 뭐가 있는 걸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나를 찾아와요. 너무 큰 문제가 아니면 내가 해결해줄 수 있어요.” 임준이 미소 지으며

Latest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8화

    성미영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매년 혼자서만 집에 가다 보니 성미영에게 이성 친구가 있을 리 만무했다.성미영도 이제 3년만 지나면 서른이었기에 집에서는 성미영의 결혼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성 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리자 가족들이 당연히 남자친구라고 착각한 것이다.그래서 기어코 성미영에게 진서준을 집으로 데려오라고 난리였다.“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되잖아?”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런 사소한 일이었다.“그게 통했으면 내가 지금 너한테 전화했겠어?”성미영이 짜증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뭘 어쩌라는 거야? 설마 내가 직접 가서 해명하라는 건 아니겠지?”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꼭 와야 해.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날 가만히 안 둘 거라고.”성미영이 명령조로 말했다.“이봐, 지금 부탁하는 입장인데 말투가 그게 뭐야? 장난해?”진서준이 한마디 귀띔했다.“야, 진서준. 너 적당히 해.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돼?”성미영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소리쳤다.“오후에 내가 너 안 도와줬어? 지금은 네가 나 도울 차례라고. 아니야?”진서준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정정하자면 너 없어도 난 하경범을 충분히 잡아 올 수 있었어. 오히려 너 배려해서 너희 성씨 가문 구역에서 난리 안 친 거라고.”“헛소리 작작 해!”성미영이 분노에 이를 갈았다.진서준의 말이 사실 틀린 말은 아닌데 왜 이렇게 재수 없게 들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럼 끊는다?”진서준이 전화를 끊으려 했다.“끊지 마. 내가 지금 데리러 갈 거야. 오늘 밤에 확실히 설명하고 가.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나 귀찮게 해 미칠 것 같다고.”성미영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럼 부탁해야지. 부탁할 땐 부탁하는 태도가 있는 법이거든.”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사실 일부러 성미영을 약 올리는 건 아니었다.그냥 이 여자가 맨날 윗사람처럼 굴었고 매번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양, 가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7화

    차 안.도지아는 직접 복수를 마친 뒤, 속이 어느 때보다 한결 더 시원했다.하지만 곧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진서준에게 물었다.“나중에 하경범이 복수하면 어떻게 하지?”“그럼 그냥 지옥에 보내버리면 돼. 너무 걱정되면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죽여버릴까?”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어차피 그런 쓰레기는 살아 있을 가치도 없었다.진서준이 하경범을 바로 죽이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금단 현상이 올라올 때의 고통을 직접 맛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죽여버리는 것보다 살아서 끔찍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게 더 잔인한 법이었다.“아니야, 죽이는 게 오히려 그 녀석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이야.”도지아가 고개를 저었다.그 한마디로 도지아가 하경범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경범은 도지아의 미래를 망가뜨렸고 행복했던 가족을 박살 내버렸다.이제 도지아는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지아는 막막하기만 했다.호텔로 돌아오자 진서준이 물었다.“여기서 계속 있을 순 없잖아. 앞으로 어디로 갈 생각이야?”도지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예은에게 가볼까 해. 걔 집 넓잖아.”“그것도 괜찮네. 황예은은 돈이 넘치니까 황예은한테 붙어 있으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겠네.”진서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한편, 성현도가 빠르게 정보를 통제한 덕분에 하경범이 진서준에게 끌려갔다는 사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하씨 가문 쪽에서도 하경범이 강제로 마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집으로 돌아간 하경범은 곧장 본인이 키운 삼생파의 두목 이시언에게 연락했다.“하 도련님, 무슨 일입니까?”전화를 받은 이시언은 조금 의아해했다.하경범이 직접 연락해 오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도 사람을 납치하라고 시켰을 때였다.“당장 나한테 와.”하경범의 목소리가 얼음처럼 차가웠다.“네, 바로 가겠습니다.”이시언은 하경범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즉시 출발했다.30분 후, 이시언은 부하들을 데리고 하경범의 저택에 도착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6화

    “그럼 이제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왜 굳이 날 물고 자빠지는 건데?”하경범은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너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이 납치당할 일도 없었겠지. 그럼 내 동생도 마약과 접촉할 일도 없었을 거잖아. 네 더러운 욕망만 아니었어도 우리 가족이 이렇게 풍비박산 날 일이 있었겠어?”도지아의 분노는 점점 극에 달했다.“내가 겪은 이 모든 고통은 전부 다 네 탐욕과 욕망 때문이야. 오늘 넌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해.”하경범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제야 도지아가 진짜 죽을 각오로 덤비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내가 방금 조상규 삼촌에게 연락했어. 곧 도착할 거야. 삼촌이 오기 전까지는 너희가 아직 살아남을 기회가 남아 있어.”하경범은 이런 상황에서도 협박하기 시작했다.“그러니 함부로 날 건드리지 마. 날 손대는 순간, 너희 셋 다 살아서는 못 나갈 줄 알아.”“그 사람은 올 수 없어.”진서준이 느닷없이 말했다.“무슨 뜻이야?”하경범이 움찔하며 눈꺼풀을 떨었다.“이미 죽었거든. 이해했어?”진서준이 담담하게 대꾸했다.“뭐, 뭐라고?”하경범은 흠칫 떨더니 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헛소리하지 마. 그럴 리 없어! 조상규 삼촌은 대종사야. 네놈 따위가 무슨 수로 대종사를 죽일 수 있어?”하경범은 조상규의 무도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 습격당했을 때도 조상규가 나서서 하경범을 구해줬다.당당한 대종사인 조상규가 진서준 같은 애송이에게 당했을 리가 없었다.“못 믿겠으면 직접 전화해 봐. 전화 받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지 그래?”진서준이 시큰둥하게 말하자 하경범은 급히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들려오는 건 통화 연결음뿐이었다.하경범은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젠장, 전화 받아! 전화를 받으란 말이야!”하경범은 이제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통화가 안 되지?”진서준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대체 왜 조상규 삼촌이 너 따위한테 당했는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5화

    “뭐가 두려워?”하경범은 자신만만했다.여긴 하씨 가문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르벨이었다.하경범은 진서준이 이곳에서 자기를 건드릴 용기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했다.“그럼 따라와 봐.”진서준이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갔다.“경범아, 저 녀석 꽤 강해. 조심하는 게 좋아.”성현도가 목소리를 낮춰 경고했다.“걱정 마.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하경범은 가볍게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진서준이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두고 보자는 심정이었다.차에 올라타자 하경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의외네, 넌 여자들한테도 제법 인기가 많은 모양이구나. 황예은과 도지아만 있는 게 아니라 이번엔 또 새로운 여자가 곁에 있네.”하경범은 옆자리의 허사연을 힐끔 쳐다보며 능글맞게 웃었다.“아가씨, 저 녀석 따라다녀 봤자 아무런 미래도 없어. 나랑 함께하는 게 어때? 내 여자가 되면 평생 호화롭게 살게 해줄게. 명품, 스포츠카, 대저택, 뭐든 원하는 만큼 줄 수 있어.”허사연은 그 말에 쌀쌀하게 웃으며 대꾸했다.“그럼 네 목숨을 원한다면 줄 수 있어?”하경범 같은 부잣집 도령이 얼마나 많은 가정을 파탄 냈을지 모른다.진서준의 얘기를 들은 후, 허사연도 이 쓰레기를 당장 없애버리고 싶었다.“내 목숨을 달라고?”하경범은 어이없다는 듯 멍하니 있다가 곧 박장대소를 터뜨렸다.“날 죽이겠다고? 그래, 해봐. 근데 네 가족이 우리 하씨 가문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을까?”하경범의 목소리엔 살기가 서려 있었다.“거참 쉬지도 않고 조잘대네.”진서준은 쉴 새 없는 하경범의 멘트에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흥, 얼마 안 가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날 다시 보내게 될 거야. 내가 장담하지.”하경범은 눈을 가늘게 뜨며 진서준을 비웃었다.“오히려 네가 나한테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하게 될걸?”진서준은 태연하게 받아쳤다.곧이어 진서준은 차를 한 폐기된 공장 앞에 세웠다.차에서 내리자 하경범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곳에 걸터앉아 휴대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4화

    “뭐라고? 불법적인 일이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다고? 말도 안 돼.”성현도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넌 전신전 소속이잖아. 그런데 네 오빠인 내가 어떻게 법률을 어기는 일을 하겠어?”“그럼 이 사람들은 왜 부른 거야? 집단 폭력도 불법이거든.”성미영은 차가운 시선을 보이며 성현도와 따졌다.“미영아, 이건 내가 싸우려던 게 아니야. 저 녀석이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라고.”성현도는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놈이 일부러 우리 찻집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상철을 두들겨 패서 머리에 혹이 다 나버렸어. 난 단순히 정당방위를 위해 부른 거라고.”성미영이 등장하자 성현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실력만 놓고 보면 성현도는 성미영보다 한참 부족했다.게다가 성미영은 전신전 소속인지라 저 남녀가 군부 조직인 전신전을 적으로 돌릴 리 없었다.군대를 건드리는 순간, 무조건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진서준, 도대체 무슨 일이야?”성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라? 너희 둘이 아는 사이야?”성현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내려놨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난 사람을 찾으러 왔어. 하씨 가문 하경범이 이 위층에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어.”진서준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리고 또 하나, 저 위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이 말에 성현도의 표정이 단숨에 험악해졌고 즉시 반박에 나섰다.“헛소리 마. 우리 가게는 단순한 찻집이야. 불법적인 일 따윈 없어. 근거없는 소문을 왜 털어놓고 난리야?”“미영아, 저 녀석한테 속지 마. 난 네 사촌 오빠야. 내가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할 사람이겠어?”성미영이 곧바로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너 증거 있어?”“직접 올라가 보면 다 알게 될 거잖아?”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오빠, 위층으로 가자.”성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그, 그건 좀 곤란해. 위층엔 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3화

    순간,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모든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다들 진서준을 그냥 얼굴만 반반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고수였다.성현도의 부하 중 최고 실력자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성현도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고 상철을 향해서 욕설을 날렸다.“쓰레기 자식, 이런 애송이 하나도 못 이겨?”부하가 지면 망신당하는 건 결국 성현도 자신이었다.이대로 체면을 구긴 채 끝낼 수는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르벨 재벌 2세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될 게 뻔했다.“이봐, 네 실력이 괜찮은 건 인정할게.”성현도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근데 너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천 명은? 잘 들어. 내 부하는 수도 없이 많아. 너 같은 놈 하나 처리하는 데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해.”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하경범을 찾으러 온 거야. 그 녀석만 넘기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없던 걸로 한다고?”성현도가 그 말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너 지금 누굴 상대로 협상하려 드는 거야? 난 성씨 가문의 직계야. 날 건드리면 상대해야 할 건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가문 전체라고.”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이 남자들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경호원이었고 실력도 만만하지 않았다.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무려 50명 이상이었다.한순간에 텅 비어 있던 로비가 사람들로 꽉 찼다.“저 자식 끝났네. 이 정도 성씨 가문 인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버틸 수가 없지.”“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잖아.”“왜 쓸데없이 성현도를 건드린 거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잖아.”구경꾼들은 이 광경에 각자 다른 감정을 보였다.누군가는 동정을, 누군가는 아쉬움을, 또 누군가는 짙은 흥미를 보였다.“사연아, 넌 좀 쉬어. 이놈들은 내가 처리할게.”진서준이 앞으로 나섰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2화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가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상철아, 저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내던져.”성현도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알겠습니다.”상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진서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서준아, 내가 할게.”허사연의 눈에는 불꽃 같은 전투욕이 타올랐다.“조심해. 저 녀석은 횡련 종사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진서준이 조용히 귀띔했다.“알았어. 설령 못 이긴다고 해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사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이 곁에 있는 한, 허사연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이봐, 사내자식이 여자 뒤에 숨는 게 말이 돼?”상철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껑충이. 여자를 얕보지 마. 일단 이기고 나서 말해.”허사연이 상철을 도발했다.“아가씨, 그런 기생오라비 말고 날 따르지 그래? 밤마다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상철이 음흉하게 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얼굴이 싸늘해진 허사연이 주먹을 날렸다.강렬한 펀치가 공기를 가르며 폭발음을 일으켰고 그 위력은 철판도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상철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가만히 서 있어도 넌 날 어쩔 수 없어.”“닥쳐!”허사연이 분노에 차 주먹을 그대로 상철의 얼굴로 내리꽂았다.상철은 일부러 머리를 숙이며 대머리 정수리로 받아냈다.쿵!둔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주먹이 상철의 머리를 강타했으나 대머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사연이 몇 걸음 물러섰다.순간 손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손을 확인하자 하얀 피부였던 손등이 새빨갛게 부어올랐다.상철은 자기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더니 빙그레 웃었다.“아가씨, 이제 내 실력을 알겠지?”그 모습에 허사연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올랐고 콧방귀를 뀌며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상철의 머리를 내려찍었다.‘머리가 단단하다고 자랑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1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가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완전 여성판 이소룡이었다.“너, 너희들 정말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기나 해? 어디서 대놓고 싸움질이야?”종업원은 순간 놀란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와 허사연을 가리켰다.찻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진서준과 허사연이 첫 사례였다.주변의 구경꾼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싸움 좀 하면 뭐해? 여긴 성씨 가문의 구역이야. 성씨 가문에서 한마디만 하면 저 남녀는 오늘 밤중으로 사라지겠지.”“어휴, 저 여자 너무 아까워. 저렇게 예쁜데 왜 죽지 못해서 안달이지?”“여자는 살 수도 있겠지만 남자는 무조건 죽을걸.”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이미 진서준과 허사연의 결말을 예상하는 듯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내가 널 때린다 해도 얌전히 맞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허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종업원에게 다가갔다.“오지 마!”종업원은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떤 미친놈이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 순간, 2층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돌려 그 사람을 확인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성현도가 오늘 여기 있었네?”누군가 그 청년을 알아보았다.“저 둘 끝장났네. 성현도는 악명 높은 냉혈한이야.”그 청년은 바로 찻집의 사장인 성현도였다.성현도는 르벨 재벌 2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친구에게는 무조건 의리를 지키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성현도의 고문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고 게다가 무인으로서 무공 실력도 상당했다.“사장님, 저 남녀가 와서 난동을 부렸어요.”종업원은 성현도를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장이 나온 걸 확인한 허사연은 주먹 한 방에 종업원을 기절시켜 버렸다.“뭐야?”성현도의 눈이 가늘어졌고 표정이 험악해졌다.자기 앞에서 대놓고 부하를 때리다니,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도발이었다.“아가씨, 우리 처음 보는 사이 맞지? 우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0화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조호가 말한 천국찻집으로 향했다.겉모습만 보면 이 찻집은 진짜 전통찻집 같았고 규모도 꽤 컸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1층과 2층까지는 정말 평범한 찻집처럼 꾸며져 있었고 누가 봐도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려면 회원권이 있어야 하거나 사장이 직접 허락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손님, 아가씨,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차를 마시러 온 줄 안 종업원이 빠르게 달려와 안내하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난 하경범을 찾으러 왔거든.”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종업원이 순간 얼어붙었다.“혹시 하씨 가문의 하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은 누구신지...”종업원이 신중하게 물었다.진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냥 복수하러 왔다고 전해.”그놈 아버지라고 하는 건 자기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친구라고 하기도 기분이 더러웠다.그 말에 종업원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손님, 여기서 장난치지 마세요.”하경범은 르벨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이 찻집의 사장과도 막역한 사이였고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왜? 못 믿겠어?”진서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손님, 하 도련님에게 복수하려던 사람은 단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종업원이 경고하듯 말했다.“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그 하경범이 두들겨 맞고 나자빠지게 했던 진서준이 왔으니 당장 기어 나오라고 말이야.”진서준의 뻔뻔한 태도에 종업원은 어이가 없었다.“좋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종업원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문제 발생했습니다. 난동자가 있습니다.”쿵! 쿵!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건장한 남자 스무 명이 들이닥쳤다.전부 검은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