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나는 모태 솔로 여대생이다. 하지만 재미 삼아 신청한 병영 캠프에서 훈련받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모유를 분비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보건실 남자 선생님에게 병가를 신청하러 갔다. 그러나 홀라당 잡아먹힐 계기가 될 줄이야!
View More게시판 내용에는 진성호에 대한 언급이 꽤 많았다. 어떤 사람은 우리 둘이 사귀는 건 아니냐고 의심했고, 어떤 사람은 주제를 벗어나 그의 외모를 칭찬하기도 했다.아마도 이소정이 아빠한테 얘기해줘서 진성호를 불러오라고 했을지도 모른다.엄마의 품에 안긴 나는 일어서려고 버둥거렸지만 제지당했다. “아빠 건드리지 마. 학교에 오는 내내 화를 냈어.”이내 머리가 띵한 나머지 큰 소리로 외쳤다.“내가 병에 걸렸는데 그게 선생님이랑 무슨 상관이죠?!”반항하는 나를 보자 아빠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고 두 눈을 부라리며 호통쳤다.“그럼 남의 직원증은 왜 갖고 있어? 매일 보건실에 들락이는 이유는 뭔데? 무슨 병인데 보름씩이나 앓아?”내가 묵묵부답하자 아빠는 냉소를 지었다.“훈련에서 빠지고 싶으면 솔직하게 얘기하면 되지. 너 같은 사람을 한 두 명 본 줄 알아?”어려서부터 아빠는 내 말에 귀를 기울인 적이 없었다.1등을 못 하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이고, 어쩌다 한 번 감기에 걸리면 매일 밖에 놀러 다녀서 옮았다고 여겼다. 고3 때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서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면 쉬고 싶어서 게으름 피운다고 생각했다.제멋대로 나를 최악으로 취급하더니 명문대에 합격하는 순간 마치 본인이 교육을 잘한 덕분인 것처럼 뻔뻔하게 자랑하고 다녔다.분명 아무것도 기여한 게 없는데 말이다.눈물이 앞을 가리자 고개를 숙였고 매번 꾸중을 들을 때처럼 침묵을 지켰다.이때, 교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드는 순간 헐레벌떡 뛰어오는 진성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는 나를 힐끔거리더니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곧이어 이소정과 오빠를 바라보았다.“선생님, 아저씨, 안녕하세요.”아버지의 표정이 갑자기 누그러지더니 말투도 한결 상냥해졌다.“진성호?”경악을 금치 못하는 나를 보자 엄마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진영수 아저씨네 아들이잖아. 너랑 같은 학교에 다니고 2살 많은 그 오빠.”고등학교 때 공부에만 매진했기에 진성호라는 선배가 있
정다겸과 직원증 문제로 언쟁을 벌인 뒤 학교 게시판에 곧바로 내 이름이 등장했다.심지어 서은비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워낙 게임을 좋아해서 단톡방에 많이 가입했는데 어느 날 나를 주제로 한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 있다고 했다.그때만 해도 단지 내가 꼬리를 치고 다닌다는 루머에 불과했다. 매일같이 보건실에 진성호를 만나러 가고 옷까지 야하게 입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사실 군복을 벗고 나서 병영 캠프에 참가했던 신입생들은 경쟁이라도 하는 듯 치장하고 다녔고, 다들 그동안의 흑역사를 만회하려고 안달이 났다.반면, 허구한 날 긴 치마나 반팔에 긴바지를 입고 다니는 나보다 더 수수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어쨌든 진성호의 말을 떠올리며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하루에도 수백 건의 내용이 게시판에 등록되는지라 대부분 누군가를 욕하거나 애인을 찾는다는 공고이기에 나에 대한 게시물도 금방 묻힐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며칠 후 서은비는 더 황당한 내용을 발견했다.이내 씩씩거리며 휴대폰을 눈앞에서 내동댕이쳤다.“어쩜 이리 뻔뻔스러울 수 있지? 아무 말이나 지어내다니! 아주 널 괴롭히려고 작정했나 본데?”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화면을 들여다보았고 그제야 게시판에 올라온 ‘민지혜 임신’에 관한 내용을 확인하게 되었다.게시물을 작성한 사람은 나를 잘 알고 있는 듯싶었다. 무슨 약을 먹는지 공개했을뿐더러 일과, 그리고 기숙사에 드나드는 시간까지 정확하게 게시했다.그리고 댓글을 훑어보니 내용이 점점 더 가관이었다.[말도 안 돼. 요즘 신입생들은 엄청 화끈한가 보네? 3년째 싱글인 선배가, 그리고 나랑 사귈 사람 급구!][모유 분비를 억제하는 약 아니야? 우리 집에서 약국을 운영하는데 임산부들이 자주 사러 오거든.][정답! 나도 검색해 봤어. 완전 신세계가 따로 없더라고.][내용이 조작 같아. 민지혜를 직접 본 적이 있지만 남학생과 말도 섞지 않았어.][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허구한 날 보건실에 찾아간 이유도 어쩌면 늙다리 보건 선생과... 하하하!]서은비는
나는 서둘러 해명했다.“훔친 게 아니라...”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불쑥 끼어들었다.“무려 보건실 직원증 아니야? 보건 선생님만 소지하고 있을 텐데 훔치지 않고 설마 거기 취직이라도 했니?”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정다겸과 같이 서 있는 학생회 학생들이 웃음을 터뜨렸고 하나같이 구경거리라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이때, 서은비가 직원증을 홱 낚아채며 말했다.“기숙사 점검이 필요하면 확인만 하지 남의 물건은 왜 함부로 만져?”목소리가 워낙 커서 의기양양하던 정다겸도 기세가 한풀 꺾였다.나는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서은비가 건네준 직원증을 받아들고 무의식적으로 정다겸을 바라보았다.체면이 깎인 탓에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진 그녀는 반박하고 싶어도 그럴듯한 핑계가 떠오르지 않아 나를 노려보며 쏘아붙이기 시작했다.“대답해. 어디서 훔쳤냐고.”서은비가 버럭 화를 내려는 찰나 나한테 제지당했다.그녀와 전혀 무관한 일이며 아까는 오로지 내 편을 들여주려고 도와줬기에 괜히 정다겸의 미움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나는 크게 심호흡하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보건 선생님이 주신 거야.”정다겸의 얼굴에 의심이 가득했다.“진성호 선생님이?”이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장난해? 학생과 친구 추가도 안 하는 사람이 너한테 직원증을 줄 리 있어?”도무지 그녀를 납득시킬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진성호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 연결음이 울리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유유히 울려 퍼졌다.“여보세요?”나는 왠지 모르게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하면 엄마가 찾아와서 기를 북돋아 주던 느낌이었다.씁쓸한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선생님, 저번에 주신 직원증이 아직 저한테 있는데 언제 돌려드려야 할까요?”평소에 진성호와 단둘이 지낼 때는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못하게 했다.내 말을 듣자마자 그는 낌새를 눈치챈 듯 정중하게 말했다.“진료
“아~”정다겸은 일부러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곧이어 의자를 끌어당기는 소리가 들려왔고 아예 자리를 잡은 듯싶었다.“보건실 쪽으로 걸어가는 민지혜를 봤는데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어요. 참, 선생님. 저 요즘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심장이 좀 이상해요. 진찰 한 번 해주시면 안 돼요?”어젯밤 남학생들과 게임을 할 때 들었던 목소리와 전혀 다른 애교 섞인 말투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진성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를 위해 검사를 해주고 있는 듯 몇 분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멀쩡해. 혹시 별일 없으면 얼른 돌아가서 쉬어.”무심한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정다겸도 그가 심기 불편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안도하는 척 말했다.“그럼 다행이고. 요즘 동아리 홍보 활동이 많아서 피곤한 탓에 어디 아픈 줄 알았어요. 선생님, 혹시 친구 추가해도 되나요? 나중에 다른 증상이 있으면 언제든지 상담하게.”유축기가 너무 무거운 탓에 팔이 점점 떨려왔고 속으로는 차라리 빨리 친구 추가하고 그녀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하지만 예상외로 진성호는 딱 잘라 거절했다.“아니야. 몸이 안 좋으면 보건실에 찾아와. 당직 서는 사람이 있으니까 24시간 진료 가능하거든.”왠지 모르지만 그가 거절하는 순간 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이내 엉뚱한 생각을 지우고 문이 닫히자마자 손에 든 기계를 내려놓았다.묵직한 발소리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진성호가 물었다.“네 친구야?”그는 커튼을 여는 대신 밖에 서 있었고, 목소리도 한결 다정해졌다.“글쎄요... 그냥 룸메이트?”나는 고민 끝에 사실대로 말했다.“그렇구나.”진성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만약 다른 사람한테 들키는 게 걱정된다면 식당 뒤편으로 돌아서 와. 직원증 줄 테니까 이거로 문 열어.”말을 마치고 나서 커튼을 열고 건네주려다가 다시 멈칫했다.“책상에 올려둘게. 이따 갈 때 가져가.”나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그럼 성호 씨는 어떡해요?”진성호의 웃음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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