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다음 날 오전.
발이 아프다는 핑계로 서현을 붙잡아 두려는 지음을 또 다른 핑계 삼아, 서현은 회사에 연락해 그의 작업실로 출근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마침 긴 휴가와 개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기획팀 권지혁 팀장은 서현에게 오늘 저녁 회식에는 절대 빠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회식이면……건하를 마주쳐야 하는데.
통화를 마친 서현은 답답한 숨을 삼키며 거실로 나섰다. 그런데 거실로 나오자마자, 뜻밖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빛이다.”
제법 따사로워 보이는 겨울 햇살과 한강의 윤슬이 통창을 뚫고 지음의 펜트하우스 거실 안으로 한가득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 아닌가.
티끌만 한 빛도 허용하지 않던 집이었다.
“큰 문제는 없습니다. 요 근래에 몸에 무리가 간 모양이네요. 당분간 약 드시면서 쉬시면 나아지실 겁니다.”의사의 말에 서현은 당장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지만 마음을 놓기도 잠시. 여전히 어깨에 매달려 있는 지음의 손끝을 보자, 서현의 표정은 다시 불안을 머금었다.“괜찮아. 좀 당겨서 그래.”지음은 애써 웃어 보이며 그녀를 달랬다.이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달음에 날아온 게 아닌데….다시는 서현에게 걱정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런 괴로운 마음과는 별개로, 그의 어깨는 여전히 단단하게 굳어있었다.두 사람을 바라보던 의사가 다시 한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수술했던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혹시 예전에 재활을 받던 곳이 있으시면-.”“네, 괜찮습니다.”지음이 정중하게 말을 잘랐다.“당분간 쉬면서 지켜볼게요.”괜찮다는 말 말고는 더 듣고 싶지 않은 게 분명한 목소리였다.의사 역시 더 강요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음은 짧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자리에서 먼저 일어섰다.서현도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의사에게 목례를 건넨 뒤, 그의 뒤를 따라 진료실을 나섰다.함께 병원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에도 지음은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서현의 시선은 자꾸만 그의 어깨로 향했다. 조금 전 차 안에서 일그러졌던 얼굴이
폭설.갑자기 많은 눈이 내렸다.세상으로 쏟아져 나오는 많은 말들처럼. 그리고 법원 앞을 가득 메운 플래시처럼.법원 뒤편, 서현의 시야를 가리고 있던 눈발 사이로 지음이 걸어왔다.“마서현!”희뿌연 눈송이들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그가 말간 얼굴로 제 이름을 불렀다. 서현은 그런 그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았다.그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서현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춥지?”서현은 익숙하고 편안한 그의 품에 기대었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의 허리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오지 말라니까.”“그러게, 누가 아침에 안아주지도 않고 몰래 나가래?”“나 또 계약 위반인 건가….”서현의 중얼거림에 지음이 푹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낮게 속삭였다.“마서현,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나한테 혼나고 싶어서.”“…그럴지도?”큭.능청스러운 대답에 지음은 서현의 볼을 주욱 잡아당겼다.“법원 앞에 두고 못 하는 말이 없네, 마서현.”“으&hellip
아침 햇살이 창가로 스며들기 시작할 즈음, 지음의 품 안에서 눈을 뜬 서현이었다.어제 제법 많이 마신 와인 때문인지, 길어진 밤을 한껏 이용한 이 남자 때문인지…….몸 곳곳에서 느껴지는 근육통을 버티지 못하고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그런 저와는 달리 지음은 서현의 작은 부스럭거림에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서현은 잠시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조심스레 품에서 빠져나왔다. 이불을 그의 어깨 위까지 끌어 올려준 뒤 거실로 향했다.그리고 지음 덕분에 잠시 잊고 있던 자신의 핸드폰을 확인했다. 출판사 동료들의 전화와 모르는 번호로부터 걸려온 전화가 수두룩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 있었다.윤건하.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남아 있었다.서현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한참 동안 화면을 바라보던 서현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받지 않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던 순간이었다.짧은 진동과 함께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건하였다.서현의 손끝이 멈췄다.[서현아. 마지막까지 비겁한 거 잘 아는데…‘마음의 숲’은 마서현 네가 있어야 해. 떠나려는 이유가 정말 나 때문이라면 그건 더는 걱정하지 마.]서현은 한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마지막.’왜 하필 마지막이라는 말을 쓴 걸까. 그리고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n
지음과 서현의 달콤했던 그날 밤과는 달리, 세상은 결코 그렇지 못했다.특히 건하의 나날은 그 어느 때보다 캄캄한 그늘 속이었다.굳은 얼굴로 대웅의 선거캠프 사무실을 찾아온 건하는 자신을 알아보고 말을 거는 사람들과 잠시도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곧장 대웅의 집무실로 들어섰다.‘쾅—!’거칠게 열어젖힌 문이 벽에 부딪히며 굉음을 냈다. 안에 있던 대웅과 연지가 동시에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나와, 홍연지.”“건하씨….”연지는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건하와 대웅을 번갈아 바라봤다. 하지만 건하는 그 표정마저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는 연지에게 빤한 눈빛을 주며 미간을 좁혔다.대웅은 그런 연지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짓한 뒤 건하를 향해 입을 열었다.“아무리 오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지금 그 꼬라지가 대체 뭐야? 올 거면 조용히 올 것이지.”대웅은 마뜩잖은 신음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려는데, 건하의 목소리가 방 안을 쩌렁 울렸다.“나오라고 했잖아!!”이에 연지 역시 아까와는 달리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건하를 응시했다.대웅은 소파 팔걸이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목소리를 높였다.“윤건하! 너…잇…!”대웅의 노기가 터지려는 찰나, 연지가 한껏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달랬다.“제가 나가는 게 좋겠어요, 후보님.”대웅
지음의 집 근처, 서현은 택시에서 내렸다. 어느새 날은 어두워져 있었고, 종일 긴장해 있던 몸이 이제야 곡소리를 내기 시작했다.“해가 부쩍 더 짧아졌네.”짧아진 해가 마치 하루를 삼켜버린 듯, 서현은 오전에 있었던 일이 아득하게 느껴졌다.‘하아-’개운한 숨을 뱉어냈다. 차가운 공기 속으로 뿌옇게 번져나가는 입김을 바라보다 지음의 집을 올려다보았다. 환하게 불이 들어와 있는 그의 집이 제법 반가웠다.저 높고 까만 하늘 가까이에서 빛을 내고 있는 그의 집이, 마치 저를 기다리고 있는 지음처럼 보였다.얼른 가서 꼭 안아줘야지.가만히 붙어 있던 서현의 발이 움직이려는 찰나였다.누군가 뒤에서 서현을 와락 끌어안았다.“악!”“잡았다.”귓가를 스치는 찬 입김과 함께 익숙한 향이 코끝에 닿았다.“놀래라. 뭐야, 오빠 밖에 있었어?”“도망간 줄 알고, 잡으러 나왔지.”“문자 남겨놨는데, 무슨.”서현은 제 몸을 감싼 팔을 풀며 돌아섰다. 얼른 가서 꼭 안아주고 싶었던 지음의 얼굴이 생각보다 더 빨리 눈앞에 있었다.그는 방금 막 씻은 듯 살짝 젖은 머리칼을 눈썹까지 아무렇게나 늘어뜨리고 있었다. 편한 옷차림에
'마음의 숲’ 출판사엔 아직 걷히지 않은 폴리스 라인이 겨울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사건 이후 잠시 운영을 중단한 출판사에 누군가의 발길이 닿았다.“정말 안 어울리네.”모자를 푹 눌러쓴 서현이었다.서현의 쓸쓸한 손길이 폴리스 라인을 가만히 만지작거렸다.들어가지 못한 채 한참 출판사를 바라보던 서현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곧 도착한 택시에 몸을 밀어 넣은 그녀는 다시 창밖으로 보이는 출판사를 바라보았다.지음이 경찰서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음의 집 근처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도 철수했다. 지음은 조한에게 서현을 다시 자신의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고, 단독 인터뷰를 약속받은 조한은 그녀를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다주었다.하지만 그녀는 조한을 돌려보낸 뒤, 답답한 마음에 잠시 발걸음을 옮긴다는 게 결국 출판사 앞까지 다다른 것이었다.“젊은 아가씨가, 벌써 옥바라지하는 겨?”트로트가 흐르던 택시 안,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기사님이 백미러로 서현을 흘깃 보며 물었다.서현은 잠시 대답을 고민하다가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아니, 저는 면회는 처음인데…”“뭐, 뭐, 남친이여 남편이여.”“아…그, 남자친구는 아직 경찰서에 있고,”서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사님은 혀를 세게 차며 중얼거렸다.“미쳐 돌아. 미쳐 돌아. 그렇게 이쁘게 생겨갖고 왜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