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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그에게도 선물을 사다

작가: 연의 수정
“저는 이렇게 생기 있는 민여진 씨를 처음 봤어요. 박 대표님도 보시면 분명 감동하실 거예요. 박 대표님이 원하는 건 민여진 씨가 살아갈 이유를 찾는 거잖아요. 제가 보기에 민여진 씨는 피아노를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요. 딱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그게 민여진 씨에게 살아갈 힘이 될지도 몰라요.”

박진성은 정수향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복잡한 감정이 그의 잘생긴 얼굴에 스쳐 지나갔다.

“나더러 허락하라는 말인가요?”

정수향은 미소를 지었다.

“저는 박 대표님이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입니다.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외에 다른 뜻은 없습니다. 단지 제가 본 것을 박 대표님께 말씀드리는 것뿐이죠.”

정수향은 어깨에 걸친 숄을 매만지며 말했다.

“오늘 밤은 여기서 주무세요. 저는 다른 방에서 쉴게요.”

정수향은 나가다가 다시 멈춰 서서 말했다.

“그리고... 침대 옆 서랍 안에 든 물건도 한번 확인해 보세요.”

문이 닫히자 박진성은 문 앞에 서서 민여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갔다.

민여진은 고르게 숨을 쉬고 있었지만 불안한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악몽을 꾸는 것 같았다.

잠든 민여진의 얼굴을 바라보는 박진성의 눈빛은 고요했다.

그는 민여진의 조용하고 무기력한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그녀에게도 그렇게 생기 넘치는 모습이 있었다니.

민여진에게도 꿈이 있었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네가 피아노를 좋아하는 줄은 몰랐어.”

박진성은 씁쓸하게 웃었다. 민여진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었다.

처음 민여진을 만났을 때부터 민여진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민여진은 그 마음 때문에 별장에서 2년을 갇혀 지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도 하지 않았고 나를 귀찮게 하지도 사고를 치지도 않았다.

“네가 그저 나에게서,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줄 알았어. 하지만 민여진, 내가 없으면 넌 어떻게 살아가려고? 혼자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겠어?”

박진성은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네가 원하는 일이 정말 네가 찾던 일인지 어떻게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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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60화 정수향의 전화

    “충고하는데 그 사진 원본 지우고 조용한 곳에서 지내요. 안 그럼 그 사진들, 공개는커녕 기자님만 몇 개월 동안 콩밥 먹게 될 거예요. 본인이 잘 판단해요.”그 말을 던진 문채연이 몸을 돌리자 표찬이 다급하게 그녀를 불렀다. “문민서 씨! 문민서 씨도 박진성 씨에게 속고 있는 건데, 두렵지 않으세요?”“속고 있다뇨?”멈칫, 문채연의 발걸음이 멈췄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 문채연의 눈빛이 표독스러웠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표찬이 뻔뻔하게 말을 이었다. “박진성 씨와 문채연 씨가 그쪽 몰래 만나고 있어요.”얼굴을 일그러뜨린 문채연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표찬에게 바짝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 입에서 나온 말 중에 조금의 거짓이라도 있었다간 여길 곱게 나갈 순 없을 거야.”아름다운 얼굴에서 빛나는 지독히도 악랄한 눈빛에 표찬이 잔뜩 겁을 먹었다. 예쁜 가죽을 뒤집어쓴 악귀 같은 모습이었다. 표찬은 겁이 날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 “제가 문채연 씨 사진까지 찍었잖아요. 뭣 하러 그쪽을 속이겠어요. 제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표찬이 눈동자를 굴리며 말을 지어냈다. “아직 사진을 못 찍긴 했지만, 저희가 협업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문민서 씨가 저에게 돈을 주시면 제가 대신 문채연이라는 장애물을 치워드릴 수 있어요.”문채연이 의심의 눈초리로 표찬을 쳐다보았다. “사진도 못 찍어 온 당신을 제가 어떻게 믿죠?”표찬이 웅얼거리며 대답했다. “방에...”“방?”“만약 제 말을 못 믿겠으면 지금 당장 박진성 씨 병실로 가보세요. 그 병실엔 애초부터 사람이 없었어요. 박진성뿐만 아니라 아무 사람도 없었다고요. 박진성 씨가 경호원까지 대동해 그쪽을 속이고 있다는 게 바로 그 증거 아니겠어요?”“뭐라고요?”하이힐을 신은 문채연이 다급하게 박진성의 병실로 향했다. 머리가 새하얘졌다. ‘진성 씨가 병실에 없다고?’‘수술도 금방 끝났잖아. 그런 몸으론 어디도 갈 수 없을 텐데, 병실에 없으면 어디로 갔다는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9화 2억을 주세요

    “그렇다면 다행이고.”문채연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저쪽으로 데려가 몰래카메라 같은 건 없는지 확인하고 치워.”“네!”한쪽으로 끌려가 수색을 당하는 표찬은 손을 든 채로 찍 소리도 내지 못했다. 문채연은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며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 “문채연 씨.”그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을 뿐인데 경호원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문채연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이틀이나 지났어. 진성 씨는 여전히 아무도 만나지 않을 거래?”경호원이 매너 좋은 미소를 지었다. “네. 대표님 컨디션이 안 좋으셔서요. 게다가 기분도 별로셔서 혼자 있고 싶다고 하세요.”문채연의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지금 진성 씨 곁엔 사람이 필요해. 혼자 병실에 있으면 물을 챙겨줄 사람도 없이 어떡해? 문 열어. 내가 들어가서 설득 좀 해볼게.”“문채연 씨, 죄송해요. 지난번에도 보셔서 아시잖아요. 대표님께서는 본인 명령을 거스르는 걸 제일 싫어하세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대표님께서 진정하시면 제가 꼭 말씀드릴게요.”내키진 않았지만 문채연은 어쩔 수 없이 경호원에게 죽을 건넸다. 한편, 수색을 마치고 쫓겨난 표찬은 비틀거리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걸음을 옮기는 표찬은 의문으로 가득했다. ‘경호원은 왜 박진성이 병실에 있는 척하는 거야? 그 병실엔 아무도 없었잖아?’병원 로비로 내려간 표찬은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병원 입구 앞을 지켰다. 잠시 후, 선글라스를 한 문채연이 나타나자 표찬이 얼른 다가갔다. “문채연 씨? 문채연 씨, 맞죠? 안녕하세요.”한눈에 표찬이 조금 전 병실로 뛰어 들어간 기자라는 것을 알아본 문채연이 콧방귀를 뀌며 아는 체도 하지 않았다. 표찬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문채연 씨! 지금 제 얘기를 듣지 않으시면 반드시 후회하실 거예요. 제 손엔 문채연 씨가 놀랄만한 비밀이 있거든요.”걸음을 옮기던 문채연이 자리에 멈춰 섰다. 표찬이 얼른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문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8화 박진성 씨 만나러 왔어요

    호흡을 가다듬은 민여진이 문을 열고 병실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임재윤이 물었다. “누가 널 찾아온 거야?”남자는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깨어난 남자는 부어오른 민여진의 팔꿈치를 눈치챘다. 하지만 민여진은 실수로 넘어졌다면 얼버무렸다. “내가 세탁실에서 넘어졌잖아. 그래서 괜찮은지, 손해배상 청구가 필요한 건 아닌지 알아보려고 오셨어.”민여진이 다친 것이 불쾌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사고였기에 임재윤은 잘못을 따지는 대신 물었다. “아직도 아파?”민여진이 상처를 만지며 미소 지었다. “약 바르고 많이 나았어. 안 아파.”“다음엔 이런 일 있으면 바로 나에게 얘기해. 오늘 내가 부은 걸 발견하지 않았으면 하루 종일 참고 아무 말도 안 할 생각이었어?”원망 어린 말투였지만 다친 민여진을 마음 아파하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 민여진은 어젯밤 사건으로 인한 불안함마저도 씻기는 것만 같았다. 경찰도 조사에 착수했으니 곧 남자를 찾아 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끝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 민여진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안 아파서 신경도 안 쓰고 있었어. 다음엔 조심할게.”...표찬은 사람들을 따라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어제와는 다른 옷차림이라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은 채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어젯밤 11층에 도착했을 때부터 표찬은 제일 구석진 병실 앞은 줄곧 사람들이 지키고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박진성을 제외하면 이토록 외부와의 접촉을 경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표찬은 생각했다. 주머니 속 사진을 만지작거린 표찬은 다짐한 듯 구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엔 여전히 경호원이 앞을 지키고 있었다. 표찬이 다가가자 경호원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무슨 일이세요? 여긴 들어가실 수 없어요. 돌아가시죠.”표찬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박진성 씨 만나러 왔어요. 저에게 박진성 씨가 관심을 가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7화 박진성이 보면 안 돼요

    간호사가 얼른 달려가 민여진을 부축했다. 민여진은 머리가 어지러워 눈앞이 핑핑 도는 것만 같았고 머릿속엔 온통 조금 전의 촬영 셔터 소리로 가득했다. 혈색이라곤 하나도 없이 창백한 얼굴로 민여진이 다급히 몸을 더듬었다. “여진 씨? 여진 씨, 뭐 찾아요?”“휴대폰...”민여진이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며 대답했다. “휴대폰 좀 빌려주시겠어요? 휴대폰을 병실에 두고 온 것 같아요.”간호사가 바로 휴대폰을 꺼내며 물었다. “누구에게 전화하시려고요?”“진... 진시우 씨요.”간호사는 얼른 진시우의 번호를 찾아 민여진에게 건넸다. 민여진은 세면대를 잡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혹시라도 진시우에게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인 것만큼 어쩔 수 없었다. ‘사진이 공개되면 안 돼...’“여보세요.”한참이 지나서야 수화기 너머로 잠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시우 씨, 저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죄송해요.”잠이 덜 깬 진시우였지만 들려오는 민여진의 목소리에 바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뭔가 일이 생겼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민여진이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누군가 11층에 들이닥쳤어요. 남자였고, 제가 세탁실에 들어온 사이 문을 잠그고 제 얼굴의 붕대를 끌어 내리고 사진을 찍어 도망쳤어요.”진시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사진을 찍었다고요?”“네...”민여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다. “어떡하죠? 시우 씨, 그 사진은 절대 공개되면 안 돼요.”진시우가 옷을 입으며 민여진을 위로했다. “여진 씨, 걱정하지 마요. 언론사 쪽엔 제가 이미 얘기해 뒀어요. 여진 씨 기사를 낼 언론사는 많이 없을 거예요. 그리고 지금 여진 씨 사진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사진이 공개된다고 해도 여진 씨가 문채연이라고 의심할 사람은 없어요.”“오히려 해명하기 쉬워질 거예요.”“그게 아니라.”민여진이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6화 사진 촬영

    “하지만 난 환자잖아.”태연한 임재윤의 말에 민여진의 얼굴은 미세하게 열이 올랐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핑계 대지 마. 입술을 못 움직이는 것도 아니잖아.”“네가 먹여주는 게 좋아. 말랑하고 향긋해.”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에 부끄러움을 느낀 민여진은 괜히 소름이 돋았다. 그녀가 몸을 돌리자 임재윤이 웃으며 민여진을 잡았다. “안 놀릴게.”민여진이 자리에 앉자 임재윤이 물었다. “내가 수술실에서 나왔을 때 왜 울었어?”“내가 울었어?”민여진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기억이 없었다. 임재윤이 말했다. “너 눈이 빨갰어.”민여진은 그제야 보도된 기사와 그녀의 사진을 찍은 사람을 떠올렸다. 얼굴이 창백해진 민여진이 고개를 숙이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켰다. “네가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바보. 뭘 걱정해. 내가 얘기했잖아. 이번 수술 무사히 마칠 거라고.”민여진은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어둡기만 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임재윤은 안정이 필요했다. 그러니 임재윤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민여진이 대충 핑계를 대며 말을 얼버무렸다. 민여진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임재윤은 다시 잠들어 있었다. 더럽혀진 옷을 들고나온 민여진은 벽을 짚고 세탁실로 향했다. 늦은 저녁이라 주변은 고요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예민하게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자의 발걸음일 리가 없는, 둔탁한 소리였다. 미간을 찌푸린 민여진이 세탁실의 문을 닫으려던 그때, 표찬이 달려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읍, 읍!”민여진의 눈이 커다래졌다. 등골이 서늘해진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하지만 표찬은 그런 그녀를 세면대로 밀어붙였다. 가녀린 몸이 대리석이 부딪혔다. 극심한 고통에 숨을 쉴 수조차 없어 얼굴이 창백해진 민여진이 다급히 소리쳤다. “살려주세요!”“닥쳐!”얼른 손으로 민여진의 입을 막은 표찬이 무서운 말투로 협박했다. “한 번만 더 소리 지르면 너에게 내일은 없을 줄 알아!”허리에 날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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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기분인데요?”“널 내 곁에 두려 했던 게 얼마나 한심한 생각이었는지 알게 됐어. 박진성과 결혼한 여자에게 난 가당치도 않지. 어쩌면 너도 나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거야.”“...”민여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오빠, 전에 저한테 했었던 말 기억해요? 자신을 너무 비하하지 말라던 말, 전 지금도 그 말을 기억하고 있어요. 오빠가 저한테 알려준 걸 오빠는 왜 잊고 살아요?”“난...”“오빠. 저와 박진성 씨는 오빠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한 사이가 아녜요. 저와 그 사람 사이엔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 할 수만 있다면 전 차라리 이번 생엔 그 사람과 만났던 적도 없었으면 좋겠어요.”조현준은 그제야 뭔가를 알아차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만약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다면 너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겠지.”민여진이 피식, 웃어버렸다. 민여진에게 그런 건 더는 의미 없는 생각이었다. 더는 신경 쓸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미 지난 일이에요. 이모에겐...”“언론사에서 아무 사진이나 찍어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라고 설명했어. 너와 박진성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고마워요.”민여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조인화마저도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된다면 그녀는 더 이상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을 것 같았다. 통화가 끝났을 땐 죽은 이미 차갑게 식어버렸다. 민여진이 다시 이불을 끌어 올렸다. 그녀의 마음에 미묘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예전의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감추었던 건 더 이상 상처를 받고 싶지도 않았고 자신을 아프게 한 과거를 잊어버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된 지금, 더 숨길 필요가 있을까?최소한 임재윤에겐... 민여진의 과거를 알 권리가 있는 건 아닐까?민여진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하지만 민여진에겐 너무 어두운 얘기라, 그녀는 여전히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테이블을 정리한 민여진의 귓가로 남자의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재윤아?”그는 말이 없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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