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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그녀를 도망치게 하지 마

작가: 연의 수정
이천호 엄마는 서둘러 이천호를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천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주머니 속 돈을 꼭 쥐고는 한껏 들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장 아주머니네 집 앞에 다다르자 이천호는 단번에 문가에서 약초를 말리고 있는 민여진을 발견했다.

이천호는 몇 걸음에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민여진 씨.”

민여진은 갑작스러운 인사에 고개를 들었다.

“이천호 씨.”

이천호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다가 주머니 속 돈을 전부 꺼내 민여진에게 내밀었다.

“이건 코트를 판 돈이에요. 총 40만 원이에요.”

민여진은 돈을 받아 12만 원을 뽑고 나머지를 이천호에게 다시 내주었다.

“이건 이천호 씨가 받아야 할 몫이에요.”

“제가 받아야 할 몫이라니요?”

이천호는 크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저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러니 당연히 이 돈을 받을 수 없어요.”

“이천호 씨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받아야 마땅해요.”

민여진은 이천호의 손에 돈을 꼭 쥐여주며 진지하게 말했다.

“제 손 다친 거도, 약을 사러 매일 시장까지 네 시간씩 갔다 온 것도 전부 이천호 씨 덕이에요. 코트도 이천호 씨가 아니었으면 팔지도 못했을 거예요. 장 아주머니 몫으로 12만 원을 남겼으니까 나머진 가져요. 앞으로 며칠 제게 쓸 약값을 미리 준 셈 쳐요.”

이천호는 한사코 거절하다가 결국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 돈을 기꺼이 자기 돈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며칠째 바닷바람에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민여진을 위해 선크림이라도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럼 받을게요.”

그제야 민여진이 잔잔하게 웃었다.

“그러세요.”

민여진의 미소는 너무나 눈부시고 부드러웠다.

이천호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감출 수 없어 고개를 잔뜩 숙였다.

그때, 이천호 엄마가 집 쪽으로 가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자기 아들이 마치 며느리가 된 것처럼 수줍어했고 아들 옆엔 낯선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단정한 인상이었지만 얼굴에는 아직 덜 아문 상처 자국이 선명했다.

상처를 확인한 이천호 엄마의 심장이 덜컥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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