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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Author: 빠우

“멈춰요. 제 환자에게 몹쓸 짓 하지 마세요!”

미녀 의사는 드물게 화를 냈다. 두 눈빛도 몹시 날카로웠다.

다른 남자 의사들도 여진수의 행동을 보고는 그를 둘러쌌다.

여진수는 그 사람들을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소녀를 쳐다봤다.

“이건 당신 아버지잖아요. 살릴지 말지 당신이 결정해요.”

환자를 치료하려면 우선은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저… 구해주세요. 최악이라고 해봤자 똑같을 텐데, 선생님들도 막지 말아 주세요.”

미녀 의사는 원통하다는 듯 말했다.

“아가씨, 이 자식에게 속지 마세요. 딱 봐도 좋은 사람이 아니잖아요!”

“조용히 하세요!”

여진수가 별안간 크게 외쳤다.

마치 커다란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 해 병실 안의 환자와 소녀 외에 다른 사람들은 머릿속이 하얗게 질리며 두 눈에는 공포가 드리웠다.

여진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보호자가 동의했는데, 당신들이 뭐라고 여기서 떠들고 있는 겁니까?”

말을 마친 그는 놀라 얼이 빠진 사람들은 무시한 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은 알코올로 은침을 소독한 뒤 침을 놓기 시작했다.

도세 십삼침!

오직 이 진법에 그의 두터운 진기가 더해져야만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

여진수는 진지한 얼굴로 하나하나의 혈 자리에 침을 놓았다.

“저 자식은 이제 끝이야!”

미녀 의사는 이를 악물었다.

“이건 살인이라고!”

자신의 전문 분야가 의심받는 기분이 들어 그녀는 몹시 화가 났다.

“무슨 일이야?”

등 뒤로 나이 든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사들이 등을 돌리자 머리가 반쯤 하얗게 세고 몹시 정정해 보이는 노인이 보였다.

“진 원장님!”

“진 원장님, 안녕하세요!”

“그게 말이죠…”

미녀 의사가 이야기의 경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터무니없는 짓을!”

진 원장은 침대 쪽을 쳐다봤다.

하지만 다음 순간, 동공이 확하고 수축했다.

“이건… 헉! 도세 십삼침?!”

크게 놀란 그는 도무지 시선을 옮길 수가 없었다.

미녀 의사가 물었다.

“원장님 도세 십삼침이 뭐예요?”

진 원장은 여진수에게서 시선 한 번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도세 십삼침이란 고전의학 중에서 가장 강한 침술이야. 이 침술을 시전하면 죽으려고 하는 것도 어렵지!”

자리에 있는 의사들은 소설 속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에 속으로는 전혀 믿지 않았다.

이 세상에, 그렇게 대단한 의술이 있을 리가?

그리고 그때, 여진수는 마지막 침을 놓았다.

13개의 침이 작게 떨리며 하나의 닫힌 고리가 되었다.

환자의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기계에서 띠띠띠하는 경보음이 울렸다.

미녀 의사가 대경실색해서 말했다.

“환자가 죽었어. 이건 살인이야!”

여진수는 호통을 치며 말했다.

“닥쳐, 이 가슴만 크고 머리는 빈 멍청이가.”

병실 안으로 들어온 뒤부터 이 여자는 끊임없이 조잘조잘 대는 게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미녀 의사의 안색이 서슬 퍼레졌다 다시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난생처음 면전에 대고 이런 욕을 들었다!

막 다시 입을 열어 반박하려는데, 곧이어 그녀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여진수가 놓았던 침들을 하나하나 뽑아내는 게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은침을 뽑은 순간, 그들이 포기했던 환자가 두 눈을 떴다.

비록 아직도 병색이 짙긴 했지만 얼굴에 무려 붉은 생기가 돌았다.

그리고 다시 심전도를 보니 천천히 안전선까지 상승하는 게 보였다.

“아빠, 어때요?”

얼른 가까이 다가간 소녀는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한숨 자고 나니, 많이 좋아진 것 같구나.”

“엉엉엉, 정말 잘 됐어요, 아빠.”

소녀는 기쁨에 겨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럴 리가!”

미녀 의사는 연신 뒤로 뒷걸음질 쳤다. 눈앞의 광경은 그녀의 상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

다른 남자 의사들도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이었다.

진 원장은 얼른 다가가 여진수를 향해 예의를 차리며 물었다.

“안녕하십니까. 전 이 병원의 병원장 진광휘입니다. 혹시, 누구에게서 의술을 배우셨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그 광경을 보자 병실 안에 있던 의사들은 또 한 번 머리가 띵해졋다.

진 원장은 의술이 고명하고 덕망이 높아 평소에는 사회적 지위가 아주 높은 사람들도 그를 만나면 겸손을 보였다.

그런데 지금 그들의 눈앞에는 진 원장이 꼬맹이에게 공손하게 굴며 존댓말까지 하는 것이 보였다.

“죄송하지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여진수의 스승님은 일찍이 그에게 뭐가 됐든 절대로 그의 신분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경고했었다.

여진수는 스승님이 젊었을 때 사람들에게 원한을 많이 산 게 아닐까 하고 추측했다.

사실 오해였다.

그의 스승님이 신분을 드러내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당시에 구해줬던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중에는 권력자도 적지 않았다.

만약 여진수의 신분이 드러난다면, 그는 수련할 필요도 없이 곧바로 그 권력자들에게 떠받들어질 게 뻔했다.

그건 아주 위험한 일이었다.

진광휘는 조금 실망했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은 채 명함을 건넸다.

“의술이 아주 고명하던데, 나중에 함께 교류할 기회가 있을까요?”

여진수는 노인의 태도가 꽤 괜찮은 것을 보자 거절하지 않고 명함을 받았다.

“그쪽 사람이 꽤 괜찮아 보이네요. 다만 휘하의 의사들은 안 되겠어요. 교양이 너무 없어요.”

그 말을 여진수는 미녀 의사를 보며 말했다.

그녀는 화가 치밀었지만 도무지 반박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그녀의 문제가 맞긴 했다.

진광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청아가 성격이 좀 극단적이긴 하죠.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이진수도 여자를 잡고 물고 늘어질 생각은 없었다.

“이분 퇴원 수속 도와주세요.”

뭐라고 말을 하려던 문청아는 진광휘의 눈빛에 입을 다물었지만 속은 몹시 언짢았다.

저 행동은 그들이 무능하다고 하는 것이지 않은가.

사실 여진수가 고려한 것은 소녀의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이었다.

계속해서 입원한다면 분명 비용이 많이 들 게 뻔했다.

게다가 그녀의 아버지는 이제 생명의 위험이 없어 집에서 한동안 몸조리만 잘하면 그만이었다.

진광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 일은 청아가 가서 처리하거라.”

뾰로통한 문청아는 속에서 짜증이 잔뜩 일었다.

하지만 감히 진광휘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어 나가기 전 여진수를 세게 노려보고 나서야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나갔다.

30분 뒤, 퇴원 수속이 전부 끝났다.

세 사람은 함께 병원을 나섰다.

떠나는 길에 두 부녀는 여진수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한 생명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한 가정과 한 젊은 소녀의 미래도 구한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여진수는 소녀의 이름도 알게 되었다.

류미연,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는 류근수였다.

두 부녀를 집까지 바래다준 뒤, 여진수가 떠나려는데 류미연이 얼굴을 붉히며 그를 불렀다.

“오빠, 시간도 늦었는데 여기서 하룻밤 자고 가는 게 어때? 온 김에 밥도 먹고 가.”

류근수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 내 은인이기도 한데 이렇게 보내면 평생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아.”

두 부녀의 거듭된 만류 끝에 여진수는 이 집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류근수는 여전히 몸이 허약해 돌아간 뒤 곧장 안방으로 가 누웠고 류미연은 몹시 기뻐하며 시장에 장 보러 나갔다.

그녀에게 있어 오늘은 십몇 년 이래 가장 기쁜 날이었다.

떠나기 전, 류미연은 여진수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요즘 너무 바빴던 탓에 거실이 너무 더러워 도무지 앉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방에 여진수를 앉힌 뒤에야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나갔다.

여진수는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다 그의 두 눈에 흰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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