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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돈은 이미 다 드려서 제겐 지금 돈 한 푼 없어요. 그런데도 절 쫓아내시겠다고요?”

연성훈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 집은 우리 거야. 이혼했으니 당연히 거기 살면 안 되지.”

백연아는 경멸이 깃든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연성훈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하지만 제가 번 돈으로 계약금을 냈잖아요!”

백연아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나랑 설아의 명의로 되어있지. 너랑은 아무 상관이 없는 집이라고. 얼른 이 이혼 합의서에 사인해, 이곳에 조금만 더 있어도 내가 막 더러워질 것 같다니까!”

“후!”

연성훈은 애써 분노를 참으려고 했다.

생명의 은인을 보답하기 위해 그는 3년 동안 온갖 궂은일을 다 하며 두 모녀의 호감을 얻으려고, 또 이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더 없는 것 같다!

그는 이혼 합의서를 건네받고는 사인하고 지장을 눌렀다.

“그래도 눈치는 있네!”

백연아는 연성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설아가 참 재수 없었지, 3년 동안 너 같은 재수탱이가 옆에 붙었으니. 다행이야, 이제 그런 생활이 끝나서. 설아는 이제 자기 행복을 찾아가도 되잖아.”

‘행복? 재벌 2세를 찾아 돈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 행복인가?’

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

“됐어, 넌 앞으로 우리랑 아무 사이도 아니니 앞으로 우리 생활을 더는 방해하지 마. 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더러워질 것 같으니까!”

가기 전, 백연아는 계속 비꼬며 말했다.

멀어져 가는 백연아의 뒷모습을 보더니 연성훈은 속이 꽉 막히듯이 답답했다!

‘돈만 보는 이 더러운 세상!’

방금의 아름다운 여인을 떠올린 연성훈은 어금니를 깨물고 재빠르게 공사장 입구를 향해 달아갔다.

그 여인은 아직 입구 쪽 길가에 서 있었고,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네, 보스, 알겠습니다. 지금 택시를 잡고 있으니 곧 도착할 예정입니다.”

연성훈을 발견한 그녀는 전화를 끊어버리고, 곧바로 연성훈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연성훈 씨, 안녕하세요!”

연성훈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정말 거짓말 아니에요?”

“절대 거짓말 아니에요!”

여인이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랑 같이 돌아가시겠어요?”

“아니요, 거짓말이 아니라면 한 번 증명해 보세요. 제가 돌아가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얻게 될 거라고 했죠? 그럼 한 번 증명해 보세요, 제 은행카드에 1억을 보내봐요!”

연성훈은 여인을 보며 말했다.

여인은 미간을 구기더니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말했다.

“지금 수행해야 할 임무가 있어서요. 이러는 건 어때요? 연성훈 씨 소지품 안에는 신해은행의 다이아몬드 카드 한 장이 있을 텐데 비밀번호는 연성훈 씨 생일입니다. 연성훈 씨의 자신은 아무도 손대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습니다. 은행 가서 조사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연성훈은 흠칫했다.

그는 확실히 신해은행 카드 한 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카드는 다른 은행카드와 생김새가 좀 달랐다. 그래서 그는 그 카드가 은행카드인 줄도 모르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었다!

그는 여인을 보고는 곧바로 몸을 돌려 경비실을 향해 달려갔다!

“성훈아, 아까 어떤 여자가 너에게 짐꾸러미 하나 보내왔던데. 네 물건이라고.”

경비원 아저씨는 연성훈을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짐꾸러미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의 짐이 쓰레기봉투에 담긴 것이었다.

백연아는 연성훈을 내쫓을 때 그에게 박스 하나도 주기 싫었는 모양이다!

연성훈은 씁쓸한 미소를 짓고는 쓰레기봉투에서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쓰레기봉투 안에는 옷 몇 벌밖에 없었다. 그는 한참 뒤적거리다가 약간 퇴색되고, 위에 다이아몬드가 많이 그려진 카드 한 장을 발견했다.

“아저씨, 잠깐 나갔다 올 테니 물건은 먼저 여기에 둘게요. 바로 돌아올게요!”

연성훈은 경비원 아저씨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 하지만 명심해, 아직 한 트럭의 시멘트가 남았잖아. 시간을 지체하면 너 또 혼나겠어.”

경비원 아저씨가 일깨워 주며 말했다.

연성훈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시멘트 나르는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카드를 챙기고 곧장 신해은행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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