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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곧이어 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일 안 하겠다고? 그래, 좋아. 너랑 양정우랑 당장 짐 싸서 여기서 꺼져! 그리고 돈은 위에서 받으면 줄게.”

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 그 말은 돈을 안 주겠다는 뜻이었다!

양정우는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연성훈에게 그만하라며 눈짓했다.

하지만 연성훈은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당장 돈을 달라고 했어.”

“안 주면?”

서동현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

“날 고소할 거야? 아니면, 지금 나 한 대 때릴 거야?”

“당신을 때려?”

연성훈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당신 때리면 내 손만 더럽히지!”

서동현은 콧방귀를 뀌며 연성훈을 봤다.

“그럼 당장 꺼져. 나 여기서 너랑 농담할 시간이 없다고.”

“당신이 자처한 거야.”

연성훈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휴대폰을 꺼내 아까 구윤아의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꺼냈다.

“어머!”

서동현은 연성훈이 누군가에게 전화하려고 하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쯧쯧, 누가 보면 네가 엄청 대단한 사람인 줄 알겠어. 어딜 전화를 해? 힘 빼곤 아무것도 없는 병신 아니었어? 아, 아니다. 예쁜 와이프도 있었지. 하지만 네가 아무리 내 아래서 힘들게 돈 모아 와이프한테 가져다 바쳐도 와이프는 다른 남자랑 바람났지. 나 몇 번이나 봤어, 네 와이프가 한석훈이랑 다정하게 쇼핑하는걸. 아니면 와이프가 바람피우는 걸 즐기는 거야?”

서동현은 경멸이 깃든 표정으로 연성훈을 바라봤다.

다른 한편, 양정우의 안색은 확 어두워졌다.

“서동현 씨, 너무한 거 아니에요?”

서동현은 두 사람을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아까 일을 더 안 하겠다고 말한 건 너희 둘이야. 지금 두 사람, 당장 꺼지라고!”

“돈 달라고 했잖아요!”

양정우는 서동현이 자리를 뜨려고 하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서동현이든, 연성훈과 사이가 좋은 양정우든, 모두 연성훈을 주의하지 못했고, 그가 전화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 모두 연성훈의 전화 한 통이 무엇을 바꿀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뚜뚜뚜...”

전화가 연결되고, 구윤아의 청량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여보세요, 연성훈 님, 안녕하세요!”

“저인 걸 어떻게 알았어요?”

연성훈이 저도 모르게 물었다.

“제가 남에게 함부로 번호를 주지 않거든요. 제 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은 모두 이름을 저장했어요. 낯선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으니 당연히 연성훈 님일 거라고 생각했죠.”

구윤아가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

연성훈은 잠깐 멈칫하더니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매니저님, 전에 무슨 도움이 필요하든 전화할 수 있다고 했죠? 그리고 신해은행에서 절 도와줄 거로 했죠?”

“그럼요.”

구윤아가 말했다.

“혹시 무슨 문제가 있나요?”

연성훈이 생각을 정리하고는 말했다.

“혹시 지금 개발 중인 시즌 가든 주택을 알고 있어요? 제가 여기서 출근하거든요. 여기서 신해은행의 광고판을 봐서요.”

“네, 저희 은행에서 투자한 주택 맞아요. 혹시 거기에서 무슨 일이 생겼나요?”

구윤아가 인내심 있게 물었다.

“네, 여기 작업반장이 일을 하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거든요. 그리고 제 친구 월급도 안 주고 있고요.”

연성훈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서동현을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일이 있어요?”

구윤아의 목소리는 약간 싸늘해졌다.

“어떻게 처리하면 될까요?”

“될수록 비참하게 만들어 주세요.”

연성훈이 깊은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5분이면 모든 걸 끝낼 수 있습니다!”

구윤아가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연성훈은 실눈을 뜨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서동현을 보고는 혼잣말을 시작했다.

“돈이 있으면 모든 게 쉬워지네.”

멀지 않은 곳에서 언쟁 중인 서동현과 양정우는 당연히 연성훈이 누구에게 전화를 했는지 몰랐고, 그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몰랐다.

서동현은 삐쩍 마른 양정우를 밀어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지금부터 너랑 연성훈은 당장 이곳에서 꺼져. 날 방해하지 말라고!”

그는 연성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흥, 전화하지 않았어? 왜 난 아직도 멀쩡한 거야? 두 X신 놈들.”

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공사장 내부로 걸어 들어갔다.

양정우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그는 연성훈에게 다가가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성훈아, 너무 성급한 거 아니야? 우리 월급을 주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말하면 아무래도 돈을 받기 힘들겠지.”

그는 또 우수에 찬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어휴, 지안이는 그 돈으로 이번 달의 화학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괜찮아.”

연성훈이 웃으며 말했다.

“서동현 이제 끝장나거든!”

“뭐?”

양정우는 잠깐 흠칫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연성훈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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