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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공사장 입구에서.

연성훈은 경비실로 돌아가 자기 짐을 챙겼다.

양정우는 어깨가 축 늘어진 채 그의 옆에 서 있으면서 말했다.

“어휴, 성훈아, 네가 너무 성급한 것 같아. 이 바닥이 워낙 크지 않고, 서동현은 많은 작업반장이랑 가까이 지내고 있단 말이야. 그 사람한테 밉보이면 아마 이곳에서는 다른 일을 더 찾기 힘들 거야. 그리고 밀린 월급도 안 줄 거고. 우리 지안이 화학 치료를 하는 데 돈이 필요해. 너도 와이프랑 장모님한테 돈 바쳐야 하지 않아? 돈이 없으면 또 너한테 핀잔줄 것 같은데 말이야.”

“ 나 이미 설아 씨랑 이혼했어.”

연성훈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뭐?”

양정우는 흠칫했다.

“이혼했다고?”

“응,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 푼 받지 못하고 쫓겨났어. 오전에 이혼 합의서에 사인했는데 내 짐이 바로 내던져졌더라고.”

연성훈이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손에 든 쓰레기봉투를 흔들며 말했다.

“이럴 수가...”

양정우는 마음이 착잡했다.

“그때, 집을 네 명의로 하라고 했잖아. 그땐 내 말 안 듣고 괜찮다고 하더니... 됐어, 내가 누굴 걱정할 처지도 아니고. 지안이는 내일 또 화학 치료받으러 가야 하는데...”

양정우는 다시 울상인 얼굴을 하고는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

“쫓겨났으니까 잘 곳은 없지? 먼저 우리 집에 가서 대충 있어.”

그의 말을 들은 연성훈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지금도 양정우는 전혀 연성훈을 탓하지 않았다. 돈을 받지 못했다고 연성훈에게 화를 내는 대신 먼저 그를 집에 초대까지 했다.

‘내가 확실히 친구 하나는 잘 사귀었네!.’

“걱정하지 마, 5분도 안 돼 서동현은 돌아올 거야. 돈을 받아달라며 오히려 우리한테 빌 거라고.”

연성훈이 자신 있게 웃었다.

양정우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네가 무슨 재주가 있겠어? 됐어, 일자리도 잃은 마당에 먼저 우리 집 가자!”

“급할 것 없다니까!”

연성훈의 얼굴에는 당당한 미소가 번졌다.

...

다른 한편, 서동현은 공사장 내부를 향해 걸어가면서도 어처구니없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두 병신 놈들, 감히 나한테 말대꾸를 해? 정말 뻔뻔스럽네. 앞으로 강성에서 일자리 구할 수 있나 한번 보자고!”

“뚜뚜뚜...”

바로 이때, 그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는 휴대폰을 확인하더니 얼굴색이 조금 변했다. 그러고는 신속하게 전화를 받았다.

상대가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서동현은 여전히 아부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임 대표님. 어쩐 일로 전화하셨어요? 이 공사를 제가 맡은 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는데요. 꼭 규정된 시간 내에 주택의 공사가 완벽하게 이루어질 겁니다!”

“이제 그 일, 그만해도 돼.”

전화기 너머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서동현의 얼굴색은 조금 어두워졌다.

“혹시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이 공사를 더는 당신한테 안 맡기겠다고. 이미 다른 사람 찾았어. 그리고 당신이 공사 중에 많은 중요한 절차를 빼먹은 것도 발견했어. 이미 다른 부동산 회사를 연락해서 같이 당신을 고소할 테니까 내일 당장 고소장을 받을 거야! 재산 탕진될 각오를 하라고!”

전화 속의 목소리는 차분하게 들려왔다.

서동현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다급하게 말했다.

“대표님, 혹시 중간에 무슨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요?”

“오해? 연성훈 씨를 알고 있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점점 싸늘해졌다.

“연성훈이요? 네, 제 밑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놈 완전 쓰레기예요. 글쎄요...”

이때, 서동현은 갑자기 연성훈이 했던 말이 생각나 몸을 벌벌 떨었다.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을 건드린 당신 잘못이야!”

상대가 말을 마치고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서동현은 멍한 채 제자리에 서 있으면서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일 년 내내 누더기 러닝셔츠만 입고, 꼬질꼬질한 연성훈의 모습을 떠올리니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

공사장 입구에서.

양정우는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

“여기 서 있지 말고, 이제 가자!”

“딩동!”

바로 이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양정우가 휴대폰을 확인하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응?”

그의 계좌에 돈이 도착한 알림음이었다. 서동현은 그에게 400만 원을 보냈는데 밀린 월급보다도 60만 원 더 많았다.

동시에, 멀지 않은 곳에서 뚱뚱한 남자가 미친 듯이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그렇다, 바로 서동현이었다.

양정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서동현을 보다가, 또 옆에 있는 연성훈을 보더니 마른침을 꿀꺽 삼켰는데 이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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