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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Author: 규운
이때, 서동현은 이미 연성훈 앞까지 달려왔다.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식은땀을 흘렸는지, 살이 출렁이는 그의 얼굴에는 땀투성이였다.

그는 손을 벌벌 떨며 담배 한 갑을 꺼내고는 연성훈에게 건네며 말했다.

“성훈 형님, 담배 한 대 피우세요.”

연성훈은 그가 건넨 담배를 받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을 열어 계좌이체 기록을 확인한 후, 더 많이 보내진 부분을 다시 서동현에게 보내고는 말했다.

“난 내가 받을 만큼만 받아.”

“성훈 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혹시 한 번만 용서해 주실 수 있나요?”

서동현이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 기고만장하던 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연성훈이 그를 힐끔 보고는 말했다.

“당신이 한 모든 짓은 나랑 상관없어. 난 그냥 받아야 할 돈을 받았을 뿐이야. 다른 건 내 알 바가 아니라고!”

말을 마친 그가 뒤돌아서고는 멍한 표정의 양정우를 보며 말했다.

“이만 가지!”

“철썩!”

서동현은 바닥에 주저앉으며 중얼거렸다.

“끝장났어!”

“대박, 이게 무슨 상황이야?”

양정우는 아직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연성훈은 웃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양정우에게 뭐라고 설명할 것도 없었다.

그 여자가 말했듯이 그는 예전 비밀 부대 소속이었으니 많은 걸 대외적으로 알리면 안 될 것 같았다. 확인되기 전에는 그는 함부로 입을 놀릴 수도 없었다.

그리고 설령 양정우에게 진실을 말한다고 해도 그는 믿지 않을 것이다.

그는 서동현을 보더니 양정우를 끌고 공사장을 떠났다.

서동현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는 모두 그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설마 네가 한 거야?”

한참 걸은 후, 양정우는 여전히 믿기 힘들다는 듯이 물었다.

“네 생각은 어떤데?”

연성훈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네가 한 거 아니겠지.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제일 잘 알잖아. 네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으면 굳이 공사장 와서 고생했겠어? 그리고 네 와이프도...”

양정우는 아차 싶더니 말끝을 흐리며 화제를 돌렸다.

“솔직히 말해, 저 X끼 약점 잡았지?”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연성훈이 웃으며 말했다.

양정우는 그제야 활짝 웃고는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 그래도 돈은 받았으니까 기분이 좋네... 조심해!”

인행도에서 스쿠터를 탄 한 여자가 브레이크가 고장 났는지 연성훈을 향해 곧장 달려왔다.

연성훈도 알아채고는 황급히 옆으로 비켜섰다.

그가 몸을 움직이자 스쿠터도 옆으로 움직이더니 나무에 부딪혔고, 스쿠터에 실렸던 서류들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스쿠터에는 예쁘게 생긴 젊은 여자애가 타고 있었다.

그녀는 사람을 치지 않은 걸 알게 되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개를 돌려 연성훈을 보자 그녀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성훈 씨?”

연성훈도 바로 그녀를 알아보고는 미간을 구겼다.

여자애의 이름은 임시아, 임설아의 사촌 동생이었다!

물론 연성훈은 그녀, 심지어 그녀 집안에 대해서도 별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임시아는 꽤 유복하게 자랐다. 부모 모두 선생님이고, 임시아도 괜찮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임설아가 연성훈에게 시집갈 때, 그들 가족은 매우 반대했지만, 결국 임설아의 아버지가 사람들을 설득해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었다.

하지만 평소 임시아 가족은 연성훈을 쌀쌀맞게 대했다.

“성훈 씨, 눈이 멀었어? 왜 길을 안 보고 다녀?”

임시아가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차가 오는 걸 못 봤냐고? 내가 하마터면 나무에 부딪힐 뻔했잖아!”

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

3년 동안, 그는 임설아의 친척과 친구들 앞에서 단 한 번도 고개를 제대로 든 적이 없었다. 그들이 아무리 그를 조롱해도 그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임설아와 이혼했고, 신분도 바뀌었다.

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인행도에서 자전거를 탔잖아, 하마터면 날 칠뻔했고. 이제 와서 내 탓을 하는 거야?”

“뭘 잘했다고 큰소리를 쳐?”

임시아가 말을 이어갔다.

“꼬질꼬질한 모습을 보니 정말 역겨워. 큰아버지가 왜 그때 언니를 굳이 성훈 씨한테 시집가게 했는지? 다행히 두 사람 이제 이혼했고, 언니도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서 다행이야. 당신은 이혼당해도 싸다고!”

연성훈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워졌다.

‘역시 끼리끼리네!’

“왜? 나 한 대 치려고?”

임시아는 차가운 연성훈의 눈빛을 보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도발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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