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한 지 5년째 되던 해, 남편 강태준은 바로 예전에 사랑하던 여자와 그녀의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하나와 지혁이 우리 집에서 한동안 지낼 거야.” 이 때문에 나는 그와 크게 싸웠다. 내 생일날, 태준은 이혼 서류를 내 앞에 내밀며 재촉했다. “빨리 서명해, 하나 이곳의 영주권이 필요해. 우리 먼저 가짜 이혼하자.”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분명히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태준은 나보고 조금도 동정하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하나가 올린 게시물 보았다. [태준은 나와 아이를 위해 이혼했어요! 드디어 발붙일 곳이 생겼어요.] 나는 말없이 ‘좋아요’를 누르고 이혼 서류에 서명한 후 회사에 귀국 신청을 했다.
Lihat lebih banyak그날 이후로는 태준을 다시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우리 집 근처에 월세방을 마련했다.매일 직접 만든 음식을 우리 집 앞에 놓고 갔고 엄마는 문 앞에 놓인 도시락통을 보면서 나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셨다.나는 힐끗 보고 나서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놔둬요.”그러나 태준은 나의 냉담함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았다.집요하게 매일 다른 음식을 만들어 보냈고 나중에는 간식까지 준비했다.마침내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문 앞에서 태준이 오기를 기다렸다.태준은 나를 보고 눈에서 빛이 났고 손에 든 것을 건네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여보, 오늘은 갈비찜이랑 브로콜리 준비했어. 그리고 내가 직접 만든 슈 크림빵도 있어, 한번 먹어봐.”내가 태준의 손에 든 물건을 받자, 태준이 활짝 웃었다.그러나 나는 그 도시락통을 들고 곧장 쓰레기통으로 다가갔고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는 태준을 돌아본 후, 곧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쓰레기통이 ‘쾅’하는 소리가 나자, 태준이 눈물을 글썽였다.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나에게 왜 이러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행동은 이미 나의 정상적인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태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나는 그저 너에게 잘해주고 싶을 뿐이야. 나는 너와 이혼하고 싶지 않아...!”나는 조금도 동요하는 기색이 없었다.“시간 낭비하지 마. 우리 사이는 그럴 가능성이 없어.”태준은 눈물을 흘렸다.“왜 날 용서하지 않는 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라니까?”나는 가볍게 웃으며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너를 사랑하며 사는 건 너무 지긋지긋해.”태준은 나를 오랫동안 죽도록 지켜보다가 마지막으로 천천히 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부동산 사람이 나에게 집이 팔렸다고 했고 상대방은 가격을 흥정하지 않았다고 했다.계약을 체결할 때 나는 태준의 이름을 보았다. 그러나 나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계약서에 서명하고 그저 돈을 받기를 기다리면서 평소처럼 평범
팀장은 아무 생각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생일에 신청했어요.”회사에서 나온 후, 내 생일날의 일이 계속 태준의 머릿속에서 재생되고 있었다.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날 단지 내 생일을 잊어버리고 나에게 가짜 이혼 이야기를 꺼냈을 뿐인데, 내가 왜 갑자기 귀국을 신청했는지 말이다.태준은 분명 자신이 모르는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나를 직접 만나서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태준은 당일 비행기표를 끊고 귀국했다.비행기에서 내렸지만, 태준은 우리 부모님 집이 어디인지 기억하지 못했다.그는 어쩔 수 없이 회사에 가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회사에서는 내가 휴가 중이라고 해서 태준은 내 친구에게 연락해서 알아내고 싶었다.하지만 연락처를 아무리 뒤져도 내 친구의 연락처를 찾지 못했고 심지어 우리 부모님을 연락처도 없었다.태준은 그 순간 자신이 나를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내 회사 근처 호텔을 찾아 묵을 수밖에 없었고 나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몇십 번을 쳤을 때 내가 받았고 나는 태준에게 무슨 일이냐고 덤덤히 물었다.오랜 습관 때문에 태준은 말할 때마다 조금씩 밀어붙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집을 왜 판 거야? 난 어떻게 하라고!”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이 집 내가 산 거 아니야?”처음에 태준이 자기 집을 갖고 싶다는 한마디에 나는 장시간 야근하고 열심히 일해서 우리가 살았던 그 집을 샀었다.그때 나는 태준의 이름을 쓰려고 했지만, 태준이 거절했다.“강태준, 거긴 내 집이야!”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내가 말을 이었다.“우리 이혼은 이미 변호사에게 맡겼으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변호사에게 직접 연락해.”태준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상관하지 않고 나는 전화를 끊었다.경찰이 태준을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온 것을 보고 나는 태준이 귀국한 지 이미 이틀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나는 거실에 앉아 있는 태준을 보니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부모님이 먼저 나가서 산책할 것이라고 하셨고 우리 보고 잘 얘기하라고
내 말을 듣자, 하나의 표정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믿을 수 없다는 표정에서부터 완전히 일그러졌다.지혁은 아주 기뻐하며 태준을 끌고 떠나고 싶어 했다.그러나 하나가 그를 막았다.“태준 아저씨는 원래 여기 사는 사람이잖아, 우리 먼저 집에 갈까?”지혁은 하나의 말을 듣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하나는 지혁을 끌어안고 자신의 짐을 끌고 떠났다.이 결과가 나는 하나도 놀랍지 않았다.나는 하나가 태준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공짜로 먹고 잘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어서 그랬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태준은 하나와 지혁이 출국한 것을 알고 나서야 자기 발로 나를 찾아왔다.하나가 떠난 뒤 지혁은 한참 뒤에야 반응했다.그는 나를 끌어당기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여보, 내가 이미 그들을 쫓아냈어. 앞으로 우리 잘살아 볼까?”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나는 가볍게 웃으며 태준의 짐을 집 밖으로 밀어냈다.나는 입구에 서서 그를 바라보았고 태준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나의 마음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는 의기소침해서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태준에게서 온 메시지를 받았다.[이혼 절대 하지 않을 거야. 진정한 다음에 우리 다시 얘기하자.]태준이 떠난 다음 날, 나는 부동산 사람과 미리 약속을 잡고 계약을 체결하여 집을 파는 일은 태준이 맡아 하는 것으로 해놓았다.그날 밤, 나는 짐을 챙기고고 귀국했다.내가 짐을 들고 집에 돌아갔을 때, 부모님은 너무 놀라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엄마는 정말 내가 맞는지 몇 번을 바라보다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정아! 왜 갑자기 돌아왔어!”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아빠도 눈시울을 붉혔다.엄마는 급히 나를 잡아당기며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고 부랴부랴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식탁에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했다.아빠는 나보고 빨리 먹으라고 재촉했고 나는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을 천천히 먹어 치웠다
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래서 이혼이 최상의 방법이야. 우리가 이혼하면 이하나가 정당하게 영주권을 얻을 수 있고, 강지혁도 아빠를 잃지 않을 거잖아.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없어서는 안 되니까.”태준은 여전히 자신의 고집을 세웠다.“나는 단지 너와 가짜 이혼을 하고 싶은 건데, 너는 왜...!”“하지만 난 정말 너랑 이혼하기로 했어.”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시간 날 때 너희들 물건 다 챙겨가.”태준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는데, 내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강태준, 집 거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으니까, 강지혁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게 하고 싶으면 빨리 서명하는 게 좋을 거야.”태준은 내가 지혁을 가지고 협박할 줄은 몰라 놀라서 입술을 몇 번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마지막에 변명하며 허겁지겁 도망쳤다.도망치는 태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조금도 서운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의 끈질긴 투정에 짜증이 났다.그 후 며칠 동안, 태준은 도망친 듯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나도 그를 찾지 않았다.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다 정리하고 청소도 깔끔하게 한 뒤 부동산에 연락하여 집을 내놓았다.내가 집을 내놓은 다음 날, 태준이 돌아올 줄은 몰랐다.그는 바닥에 놓여있는 짐을 바라보더니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김이정, 무슨 뜻이야? 왜 내 물건을 정리한 거야?”나는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이혼할 건데, 네 물건 우리 집에다 놓고 뭐 할 건데? 걱정하지 마, 네가 싫어할 법한 것들은 이미 다 버렸으니까.”태준이 대답했다.“너랑 이혼 안 할 거야. 여보, 아이 일은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나는 그저 남을 도우려는 것뿐이었어. 내 탓 안 할 거지? 너는 줄곧 나를 이해해 줬잖아.”태준은 마음에 찔리는지 목소리가 점차 작아져 마지막에는 혼자만 들을 수 있을 정로가 되었다.“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 이해하지, 강지혁이 너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네가 아빠가 되는 게 더 어울리지
나는 고개를 숙여 팔을 바라보았는데, 갑자기 칼자국이 하나 더 생겼다.상처에서 새빨간 피가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뒤에 있던 지혁이 험악한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칼을 휘둘렀다.“이 나쁜 놈아, 네가 우리를 쫓아낸다고? 죽어!”그러면서 지혁은 나를 향해 또다시 칼을 휘둘렀고 나는 단번에 그를 땅바닥에 쓰러뜨렸다.태준은 급히 달려와 지혁을 일으켜 세우면서 나에게 소리쳤다.“김이정, 너 미쳤어? 아이에게 손을 대? 아직 어린데 뭘 알겠어!”나는 팔의 상처를 신경 쓸 새도 없이 그들을 집에서 쫓아냈다.태준과 하나는 지혁을 위해 나와 싸우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고 한참 뒤에 나도 병원으로 향했다.의사는 피가 멈춘 상처를 보고, 몸을 아끼지 않는다면서 다친 지 한참 됐는데 왜 이제야 병원에 왔냐고 꾸짖었다.병원을 나서자마자 태준과 지혁을 안고 있는 하나와 마주쳤다.태준의 시선은 붕대를 감싼 내 팔로 향했고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물어보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하나가 입을 열었다.“태준, 이정이랑 잘 얘기해 봐. 내일에 너희 집에 가서 짐 싸서 나올게.”“나 혼자서도 지혁이 잘 돌볼 수 있어. 너희들 생활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지.”말을 마친 하나는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줄곧 깊이 잠들어 있던 지혁이 갑자기 눈을 뜨고 아빠를 찾으며 울부짖었다.태준은 지혁의 부름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미안한 듯이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이정아, 너 먼저 돌아가. 나는 내일에 집으로 갈게, 내일 다시 잘 얘기해. 나는 이혼 절대 못 해. 가짜 이혼도 이젠 필요하지 않고.”말을 마친 후, 태준은 하나에게서 지혁을 받아 안아 속삭이며 달랬다.그들이 떠날 때 하나는 나를 도발적인 눈빛으로 돌아보았다.나는 집에 돌아와 추억이 가득한 집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터져버렸다.이 집은 내가 출국한 지 2년째 되는 해에 산 것이고 집안의 모든 물건은 내가 직접 가서 고른 것이다.평생 살 집이니까 내 취향에 맞게 인테
내 말에 태준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이혼?”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정아, 나랑 이혼할 거야?”나는 이혼 서류에 서명했다고 손을 흔들었다.태준은 이혼 서류를 홱 잡아당겨 찢으며 낮게 소리쳤다.“나는 너랑 이혼 안 할 거야! 우리 나중에 아이 갖자...! 응? 여보 우리 이혼하지 말자!”옆에 있던 하나가 갑자기 나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이정,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태준이 지혁이가 마음이 아파서 고친 거야. 태준 탓을 하고 싶으면 차라리 날 탓해...!”나는 힘껏 하나를 땅바닥에서 잡아당겨 얼굴을 한 대 세게 때렸다.하나는 얼굴을 가린 채 나를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내가 예전처럼 너 못 때릴 줄 알아?”내 눈빛이 너무 날카로웠는지 하나가 처음으로 내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태준은 본능적으로 하나를 자신의 뒤로 감추면서 불평했다.“우리 사이의 일에 제삼자가 연루되지 않도록 하자, 내가 한 결정이니까 하나 탓하지 마. 난 그냥 지혁이한테 아빠가 없어서 불안해하는 걸 차마 볼 수 없었을 뿐이야.”태준의 이기적인 발언은 나를 웃게 했다.나는 참지 못하고 태준에게 물었다.“강태준, 내 생각은 해봤어?”태준의 얼굴에 미안한 감정이 스쳤지만, 곧 평소와 다름없이 돌아왔다.“우리는 아직 아이가 없으니, 지혁이 크면 다시 고치면 되잖아! 그렇게 어린애한테 왜 그래? 너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야? 왜 그렇게 날 이해 못하는데?”태준의 말에 나는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이 생각을 하니, 내 마음속의 분노가 점차 가라앉았다.나는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종이조각들을 한 번 보고, 정의롭다는 눈빛을 한 태준을 바라보았다.“이혼 서류는 내가 인쇄해서 보내줄게.”태준은 손을 뻗어 나를 붙잡으며 애원했다.“이정아, 하나 가족이 이사 가면 우리도 우리만의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거야.”내가 아직 대답하지 않았는데, 뒤에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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