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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하늘빛솔
나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언니는 단지 너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뿐이야.’

“한 사람을 좋아한다면 그 사람을 위해 모든 걸 바쳐야 해.”

“네가 모든 걸 바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진심을 얻을 수 있겠어?”

“만약 내가 남자친구가 있었다면 난 그가 나더러 죽으라고 했어도 죽었을 거야.”

유진은 비록 연애에 올인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도 이 말은 반드시 하려 했다.

필경 의사가 경고한 말을 유진도 마음에 새기고 있을 테니 말이다.

유진도 내 뜻을 알아차린 듯했고 나를 보는 눈빛에 약간의 경계심이 생겼다.

“방금 뭘 들은 거야?”

나는 귤을 유진에게 건네며 말했다.

“내가 뭘 들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네가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고 넌 그 사람을 위해 쓸데없는 것들을 바쳤다는 거야.”

유진은 한숨을 쉬더니 말투도 약간 누그러졌다.

“그런데 의사는 내가 렌즈를 다시 착용하면 눈이 완전히 먼다고 했어.”

난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만약 네가 그 행운아라면? 만일 네 수술이 성공한다면?”

“힘내, 자신의 사랑을 추구하는 건 아주 중요한 거야.”

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병실 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었다.

“아이고, 유진아! 내 귀염둥이 딸, 이게 무슨 일이야?”

“유진아!”

내가 반응을 하기도 전에 아버지는 나의 한쪽 팔을 잡으셨다.

그리고 뺨을 한 대 때렸다.

나는 멍해졌고 아버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했다.

또 다시 손을 들어 때리려 했지만 나는 바로 아버지의 팔을 잡았다.

“너! 감히 날 노려봐?”

아버지는 생각지도 못한 듯 말투에 당황스러움이 묻어났다.

나는 힘을 주어 아버지의 팔을 뒤로 밀쳐냈고 그는 아프다고 마구 소리를 쳤다.

“감히 네가 손을 대?”

어머니도 옆에서 거들었다.

내가 물었다.

“왜 저를 때리는 겁니까?”

아버지는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아직도 뻔뻔스럽게 그걸 물어? 네가 유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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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멸의 렌즈   제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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