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동생 유진이 5개월째 컬러렌즈를 빼지 않고 있다. 나는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 유진이를 직접 병원에 데려갔다. 다행히 각막이 손상되진 않아 우리는 안약만 좀 처방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유진이가 이 일로 나에게 원한을 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유진은 내가 잠든 틈을 타 나에게 복수했다. “눈은 재생 가능한 기관이야. 곧 염색에 성공할 뻔했는데 너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잖아!” 죽기 전, 나는 피투성이가 된 유진의 얼굴에 나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유진이는 소파에 앉아 친구에게 자신의 컬러렌즈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유진이 착용한 것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 렌즈였다.
View More유진은 자신의 원하는 사랑을 얻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진을 다시 만났을 때 민성은 눈에 혐오감을 드러냈다. 당시 유진은 매우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크게 싸웠다. 유진은 파란 눈동자를 좋아한다더니 왜 또 변한거냐고 민성에게 물었다. 그러자 민성은 자신이 파란색 눈동자를 잊지 못하는 건 그의 전 여자친구가 파란색 렌즈를 즐겨 꼈기 때문이라며 싸늘하게 말했다. 이 말에 유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다시 수술실로 실려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코 행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유진은 바로 시각장애인 판결을 받고 말았다. 이 일을 알게 된 민성도 마음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어제 내가 떠난 뒤 민성은 몰래 유진의 병실로 들어갔다.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유진은 민성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담담하게 민성에게 사과를 깎아 달라고 요구했다. 껍질을 다 깎자 유진은 그 칼로 바로 민성을 찔렀다. 한 방은 치명적이지 않았고 유진은 또 연속으로 십여 번 찔렀다. 민성이 완전히 죽었다는 걸 확인한 후 유진은 비로소 그 칼을 자신에게 겨누었다. 어머니는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난 오히려 사건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어젯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병원에 함께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왜 병실에 유진 혼자 남아있었던 겁니까?” 내 물음에 어머니는 약간 켕기는 듯했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사람은 이미 죽었는데 넌 돌아오지 않을 거냐?] 당연히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난 바로 전화를 끊고 그들을 철저히 차단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할 준비를 했다. 여행을 끝내자마자 경찰의 전화를 받았다. [유리 씨 되시나요?] 내가 경찰서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그들은 한 무리 양아치들 손에 죽었다. 사실 유진이 죽은 날, 그들은 유진에게 쌍수를 해준 그 남자를 찾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입을 열자마자 9억을 요구했다.터무니없는 요구에 그 남자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 사람은
어머니는 맨땅에 주저앉아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되었다. 정신도 반쯤 나간 듯 보였다. “망했어, 우리 유진이! 망했어!” 나는 어머니에게 다가갔고 어머니는 마치 구원의 지푸라기라도 본 듯이 갑자기 내 팔을 잡고 말했다. “유리야, 엄마는 너한테 돈 있다는 거 다 알아!” “지금 당장 연락해서 우리 큰 병원으로 가!” “아직 네 동생 눈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나는 어머니의 손을 내팽개치고 냉담하게 대답했다. “엄마, 저 돈 없어요!”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버럭 화를 내며 일어나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네가 돈이 없어? 누굴 속여?” “유진이가 다 말했어. 넌 요 몇 년 동안 아껴 먹고 아껴 써서 돈을 적지 않게 모았다고 말이야!”“돈 어디 있어?” 나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는데 이 순간 마치 기생충처럼 느껴졌다. 난 무의식적으로 뒤로 돌아 고개를 저었다. “전 정말 돈 없어요. 전에 투자로 전부 사기를 당했어요.” “못 믿겠으면 유진에게 물어보세요.” 아버지도 안색이 변해 나를 밀쳐냈다. “이 배은망덕한 년 같으니라고, 지금 병실에 누워있는 건 네 친동생이야!” 난 조금도 봐주지 않고 바로 아버지를 땅에 넘어뜨렸다.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배은망덕하다고요?” “내가 당신들 대신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유진이를 키웠는데 어떻게 제가 배은망덕하다고 할 수 있어요?” 아버지 어머니는 약간 수치스러운 듯했다. “그건 말하지 마라! 지금 네 동생이 이렇게 된 것에 넌 책임이 없어?” “제가 무슨 책임이 있나요?”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 책임은 당신들과 일찍 관계를 끊지 않은 겁니다.” 나는 병원을 떠난 후 백화점에 다녀왔다. 스스로에게 새 옷 몇 벌을 사주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난 짐을 싸기 시작했는데 내일 여행을 떠날 걸 생각하면 매우 흥분되었다. 그동안 부모님은 계속 전화로 폭격을 날리셨다. 곧이어
나중에 나는 어머니가 유진에게 자주 돈을 보내주면서도 나에게는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 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엔 동생이 아직 어려서 돌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는 편애가 심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이미 일을 시작했고 마음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금 난 냉소를 지었다.내가 저축한 돈으로 집을 산 걸 부모님께 아직 말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이들이 자기 귀염둥이 딸을 그렇게 사랑하니 그럼 앞으로도 잘 사랑하라고 하지.’ 병원에서 나온 나는 먼저 집에 들어 나의 모든 짐을 챙겼다. 나는 전에 산 집의 열쇠를 이미 받았다. 그 집을 산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그 집이 고급 인테리어로 모든 걸 갖춘 집이기 때문이다. 그 뜻은 내가 지금 바로 짐 싸서 입주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내가 돌아갈 곳 없어 거리를 떠돌지 않아도 되었다. 새집에 도착한 후 나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는데 이전 수많은 나날의 불운을 씻어낸 셈이라 할 수 있었다.샤워를 마친 후, 난 여행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요 몇 년 동안 난 너무 힘들게 살았다. 악착같이 벌어 유진이를 잘 살게 해주려고 했다. ‘허, 정말 너무 가소롭군.’ ‘지금은 나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 모레 티켓을 예매한 후 난 모든 전원을 끄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나는 정오가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 핸드폰을 켜보니 부재중 전화가 아주 많았다. 위에 엄마로 표시된 부재중 전화를 보면서 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전에는 연락 한번 없더니 유진에게 일이 생기니 내가 연락이 안 될까 안절부절이었다. 나는 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맞은편은 기어코 나를 받게 하려는 듯했다.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난 실수로 통화 버튼을 눌러 버렸다. 받자마자 저쪽에서 울고 있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니는 울면서 나더러 병원에 한 번 와달라고 아우성쳤다. [유리야, 너 지금 어디니?] [병원에 좀 와줄래?] [엄마가 제발
나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언니는 단지 너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뿐이야.’ “한 사람을 좋아한다면 그 사람을 위해 모든 걸 바쳐야 해.” “네가 모든 걸 바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진심을 얻을 수 있겠어?” “만약 내가 남자친구가 있었다면 난 그가 나더러 죽으라고 했어도 죽었을 거야.”유진은 비록 연애에 올인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도 이 말은 반드시 하려 했다. 필경 의사가 경고한 말을 유진도 마음에 새기고 있을 테니 말이다. 유진도 내 뜻을 알아차린 듯했고 나를 보는 눈빛에 약간의 경계심이 생겼다. “방금 뭘 들은 거야?” 나는 귤을 유진에게 건네며 말했다. “내가 뭘 들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네가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고 넌 그 사람을 위해 쓸데없는 것들을 바쳤다는 거야.” 유진은 한숨을 쉬더니 말투도 약간 누그러졌다. “그런데 의사는 내가 렌즈를 다시 착용하면 눈이 완전히 먼다고 했어.” 난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만약 네가 그 행운아라면? 만일 네 수술이 성공한다면?” “힘내, 자신의 사랑을 추구하는 건 아주 중요한 거야.” 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병실 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었다. “아이고, 유진아! 내 귀염둥이 딸, 이게 무슨 일이야?” “유진아!” 내가 반응을 하기도 전에 아버지는 나의 한쪽 팔을 잡으셨다. 그리고 뺨을 한 대 때렸다. 나는 멍해졌고 아버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했다. 또 다시 손을 들어 때리려 했지만 나는 바로 아버지의 팔을 잡았다. “너! 감히 날 노려봐?” 아버지는 생각지도 못한 듯 말투에 당황스러움이 묻어났다. 나는 힘을 주어 아버지의 팔을 뒤로 밀쳐냈고 그는 아프다고 마구 소리를 쳤다. “감히 네가 손을 대?” 어머니도 옆에서 거들었다. 내가 물었다. “왜 저를 때리는 겁니까?” 아버지는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아직도 뻔뻔스럽게 그걸 물어? 네가 유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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