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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Penulis: 풍월
육남혁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자기 동생은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고가 터진 뒤에도 그렇게 오래 참았던 것은, 처음부터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 세계에서 살아남는 인간 중에 속 시커멓지 않은 놈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육광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는 육강민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너…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어?”

“이번엔 단순히 여자를 임신시킨 정도가 아니에요. 육기현을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돈 좀 쓴다고 덮을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육강민은 비웃듯 말했다.

만약 육광진이 범인을 숨기고 도운 죄로 잡혀가면, 육기현의 도망길은 완전히 막힌다.

그를 기다리는 건, 감옥에서 평생을 썩히는 일뿐이었다.

육기현도 그 사실을 깨달은 듯,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감옥엔 가고 싶지 않았던 육기현은 갑자기 육광진의 다리를 끌어안고 매달렸다.

“아버지, 제발 살려주세요! 엄마도 일찍 돌아가셨잖아요. 그때 엄마한테 저 지켜주겠다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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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37화

    연회장 안.온유란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하이석은 몇몇 동창에게 붙들려 있었다. 사람들은 아내의 마음을 어떻게 얻었는지 그 과정이나 들려 달라며 짓궂게 재촉했고, 주변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다가와 하이석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술잔을 감싼 그의 손가락에 순간 힘이 들어갔다.“뭐라고?”주위가 워낙 시끄러워 잘못 들은 줄 알았다.“사, 사모님께… 일이 생겼습니다.”하이석의 눈 깊은 곳으로 서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어디지?”“이층입니다.”곁에 있던 방주헌 일행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곧바로 알아차렸다. 방주헌은 하이석의 손에서 자연스럽게 술잔을 넘겨받아 그의 동창들을 대신 상대하며, 먼저 가 보라는 눈짓을 보냈다.피로연에는 사람도 많고 처리할 일도 끊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창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주헌을 붙들어 다시 술을 권했다.하이석은 서둘러 이층으로 향했다.가는 도중 부모님과 마주쳤는데, 그들 곁에는 하씨 가문 친척 몇 명도 함께였다.온유란에게 일이 생겼다는데 어째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온 걸까.그 순간 하이석은 이번 일이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직감했다.“대체 무슨 일이야? 유란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냐고?”술기운에 얼굴이 온통 붉어진 하정현이 다급히 물었다.“유란이 곁에 사람을 붙여 두지 않았어?”하이석이 미간을 좁혔다.“붙여 뒀습니다.”하이준은 여전히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온순해도 속은 누구보다 잔혹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무슨 짓을 벌일지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이런 상황에서 하이석이 온유란을 홀로 내버려 두었을 리 없었다.일행이 이층에 도착했을 때,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다급해진 현정민은 높은 굽을 신은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평지를 걷듯 빠르게 복도를 가로질렀다.“유란이는 어디 있어?”“저 방입니다.”하이석이 한쪽을 가리키자 현정민은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문손잡이를 잡는 순간, 그녀의 움직임이 갑자기 멎었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36화

    더구나 그 차는 하채린이 건넨 것이었다.그런데 연위성이 찻잔을 받아 온유란에게 내밀었다.“좋은 날에 굳이 저 아이와 실랑이할 필요 없잖아. 이 차만 마시고 나가자. 기다리는 손님들도 많아.”온유란은 연위성을 바라보았다. 마음 한구석에 의문이 남았지만, 그를 향한 믿음은 흔들림이 없었다.그녀는 찻잔을 받아 한 모금에 반쯤 마셨다.그러자 하채린도 서둘러 자신의 찻잔을 집어 들고 단숨에 비웠다.하채린이 떠나고 나자, 별실에 남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묘한 눈길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온유란의 말이 옳았다.하채린은 무릎을 꿇고 사과하겠다며 한참이나 떠들어 댔지만, 정작 끝까지 무릎을 꿇지는 않았다. 혼자 세상 모든 억울함을 떠안은 듯 울먹이며 소란만 피웠을 뿐이었다.가식이 뻔히 들여다보였다.하지만 하채린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았다. 눈물을 훔치고 태연히 별실을 빠져나갔다.사람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까지 이르자, 방금 전의 가련한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저 천한 년이 감히 나를 개라고 해? 개는 너지! 시골에서 굴러온 촌년 주제에, 고작 들꿩 한 마리가 자기를 봉황인 줄 아네. 조금 뒤에도 그렇게 웃을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온유란은 이 작은 소동을 하이석과 시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기쁜 날에 괜한 일로 그들의 흥을 깨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연회장은 여전히 많은 사람으로 붐비며 떠들썩했다. 임신한 뒤 쉽게 피로해진 온유란은 빈방을 찾아 잠시 쉬기로 했다.그사이 하이석이 한 번 그녀를 찾아왔지만, 사람들이 신랑이 달아나기라도 하면 어쩌냐며 곧장 다시 끌고 가 버렸다.그 무렵, 연위성의 휴대폰이 진동했다.화면에는 낯선 번호가 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온유란을 찾아가. 이층 오른쪽 세 번째 휴게실에 있어.”이번에도 기계로 변조한 목소리였다.연위성의 미간이 가볍게 좁혀졌다.“당신은 누구죠?”“말했잖아.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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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온유란의 곁으로 다가온 연위성이 하채린을 바라보며 말했다.“유란이가 오늘 많이 지쳤습니다. 그 차는 제가 대신 마시죠.”연위성이 하채린이 내민 찻잔을 받아 들려 하자, 그녀는 순간 당황하더니 황급히 손을 피했다.“이 차는 형수님께 드리는 거예요. 요즘 여러 가지 일이 있었잖아요. 저는 그저 직접 사과드리고 결혼도 축하해 드리고 싶어서 온 것뿐이에요.”하채린은 서글픈 눈으로 온유란을 바라보았다.“아무래도 형수님은 아직 저를 용서하실 마음이 없나 보네요.”잠시 말을 흐리던 그녀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설마 제가 무릎까지 꿇고 사과해야 용서해 주실 건가요?”조금 전까지 시끌벅적하던 별실 안이 순식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그런데도 온유란은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하채린은 손에 든 찻잔 두 개를 탁자 위에 내려놓더니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 정말로 무릎을 꿇을 듯 몸을 낮추며 말했다.“제가 무릎을 꿇어야만 형수님의 마음이 풀린다면 그렇게 할게요. 형수님께서 기분이 나아질 수만 있다면요.”하채린이 그대로 무릎을 꿇으려 하자 곁에 있던 친척 몇 명이 황급히 그녀를 붙잡았다.“채린아, 지금 뭐 하는 거니? 어서 일어나!”“유란아, 대체 얼마나 큰일이라고 이 지경까지 만드는 거니? 오늘처럼 좋은 날에는 그냥 용서해 줘라. 웨딩드레스가 좀 더러워진 게 뭐 그리 대수라고.”“다들 저 말리지 마세요…”하채린은 서러움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울먹였다.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뒤엉키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어수선해졌다. 그러나 그 혼란 속에서도 연위성은 하채린이 가져온 두 잔의 차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그만하세요.”그때, 온유란의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별실 안을 가르며 울렸다.하채린이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온유란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무릎을 꿇겠다면서요? 그럼 꿇어요.”순간, 별실 안의 모든 사람이 할 말을 잃었다.하채린 역시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아까부터 무릎을 꿇고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34화

    휴게실에는 온유란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외에도 서은주와 연주, 강희진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이야기의 화제는 자연스레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로 흘러갔다. 임신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온유란은 말린 매실과 감귤을 먹으며 그들의 이야기에 유난히 귀를 기울였다.잠시 후, 노크 소리와 함께 현정민이 들어왔다. 그녀는 온유란이 먹을 만한 음식을 따로 챙겨 온 참이었다.“배가 고프지 않아도 조금은 먹어 둬. 저녁에는 손님이 많아서 테이블마다 돌며 인사하다 보면 정작 밥 먹을 겨를도 없을 거야.”낮에 열린 야외 결혼식에는 두 사람과 아주 가까운 친지들만 참석했다. 반면 저녁 피로연에는 사업상 인연을 맺은 이들과 평소 왕래하던 사람들까지 대부분 초대되어, 낮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릴 예정이었다. 그 많은 테이블을 돌며 인사를 나누는 데만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터였다.이미 결혼식을 치러 본 서은주 역시 지금 미리 배를 채워 두는 편이 좋겠다고 권했다.실제로 피로연에 참석한 사람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애초에 마련한 연회장만으로는 자리가 모자라, 결국 별실을 몇 군데 더 열어야 했다.하이석은 어려서부터 나이에 비해 침착하고 어른스러웠다. 평소에는 누구도 감히 그를 상대로 함부로 장난을 치지 못했지만, 오늘만큼은 거리낌 없이 술을 권해도 되는 날이었다.친척과 사촌 형제, 동창들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더구나 들러리를 맡은 방주헌과 허경빈은 술을 대신 막아 주기는커녕 곁에서 더욱 부추기기 바빴다. 육강민과 육남혁 형제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하이석을 도울 틈조차 없었다.물론 두 사람 모두 애초에 도와줄 생각도 없었지만 말이다.하이석은 술이 센 데다 언제나 흐트러짐 없이 점잖았다. 그런 그가 술에 취해 실수하는 모습을 누구나 한번쯤 보고 싶어 했다. 결국 하객들에게 인사를 마친 뒤에도 그는 사람들에게 붙들려 계속 술잔을 받아야 했다.한편 온유란은 음료가 담긴 잔을 들고 하씨 가문 친척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가까운 사이인 이들은 축의금과는 별개로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33화

    하정현은 영 성에 차지 않았다.기어이 하이석의 입에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듣겠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다가, 결국 유주만에게 거의 끌려가다시피 단상에서 내려왔다. 그 모습에 하객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결혼식의 마지막 순서는 부케 던지기였다.사람들의 손에 떠밀려 앞으로 나간 강희진이 부케를 받아 들자, 모두가 거의 동시에 방주헌을 돌아보았다.쏟아지는 시선에 방주헌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강정한을 힐끗 쳐다봤다.“다들 나만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좀 부끄럽네요.”강정한은 어이가 없었다.친구들 가운데 낯가죽이 가장 두꺼운 사람이 바로 방주헌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얼굴 가득 수줍은 기색을 띠고 있으니, 영락없이 부끄럼 타는 새색시 같았다.강정한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속으로는 좋아서 어쩔 줄도 모를 테면서, 제법 잘도 숨기는군.예식이 끝나자 많은 하객이 신랑 신부와 기념사진을 남기기 위해 다가왔다. 하이석은 온유란이 지칠까 염려되어 나직이 물었다.“가서 좀 쉴래?”“괜찮아요.”온유란은 마음이 기쁨으로 가득해 피곤한 줄도 몰랐다.육강민의 네 식구와 사진을 찍고 난 뒤, 온유란은 문득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연우진을 발견했다.연우진은 오늘 말쑥한 꼬마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다. 무심한 표정까지 더해져 여느 때처럼 제법 도도한 모습이었다. 온유란이 손짓해 부르자 아이는 어색한 기색으로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다가왔다.“이모한테 할 말이라도 있어?”온유란은 눈을 내리깔아 아이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었다.“저는…”연우진은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망설였다.“이모랑 사진 찍고 싶어?”온유란이 웃으며 묻자 연우진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이석은 슬쩍 눈썹을 치켜올렸다.조금 전 육남혁의 가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으면서, 이 녀석은 굳이 다시 혼자 찾아온 것이다.더 우스운 일은 사진사가 카메라를 보라고 안내했을 때 벌어졌다. 연우진이 손가락으로 하이석의 다리를 콕 찌르더니 입을 열었다.“삼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32화

    신부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서는 사람이 반드시 아버지일 필요는 없었다. 어머니나 형제도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었다.그리고 온유란에게는 이 세상 누구도 도정숙을 대신할 수 없었다.“이석아, 우리 유란이를 부탁하마.”도정숙은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온유란의 손을 하이석에게 건넸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보살피겠습니다.”“그래. 너희 둘만 잘 살면 됐다.”도정숙은 붉어진 눈으로 온유란을 바라보았다. 곁에 있던 사회자가 이제 단상에서 내려가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자, 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렸다.그때, 등 뒤에서 온유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도정숙의 몸이 순간 굳었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온유란을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평생을 맡겨도 좋을 사람에게 제 손으로 온유란을 보낼 수 있었으니, 이제 아무런 여한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다시 돌아서는 순간, 참아 온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사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온유란이 시집가는 모습을 직접 보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반면 온창섭은 결혼식장에 들어올 자격조차 얻지 못했다.그 시각, 하이석과 온유란은 사회자의 물음에 따라 서로에게 평생을 약속하는 서약을 맺고 있었다. 반지를 교환할 때는 하이석이 고개를 숙여 온유란의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이제 신랑은 신부에게 입을 맞춰도 좋습니다.”사회자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온유란은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았다. 안색이 조금 더 화사해 보이도록 입술에 붉은빛을 더한 것이 전부였다.그러나 그 한 점의 선명한 빛깔만으로도 그녀는 더없이 곱고 화사해 보였다.하이석은 몸을 낮추고 두 손으로 온유란의 얼굴을 감쌌다. 그러고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입을 맞추는 순간이 절묘하게 가려져, 하객들의 눈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곧바로 아래에서 짓궂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하이석 씨, 이건 안 되죠! 다시 한번 하세요!”“맞아, 하나도 안 보였다고!”방주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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