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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Author: 풍월
허유의 몸에는 성한 곳이 거의 없었다.

싸움을 말려?

그녀를 붙잡아 두고 그 미친 여자가 두들겨 패도록 한 거였다.

허유는 머리가 산발이 된 채 옷은 갈기갈기 찢어졌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다.

경찰에 끌려 나갈 때도 온몸을 덜덜 떨었다. 입으로는 무언가를 중얼거렸는데, 거의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보였다.

장명순은 역시 고의 상해 혐의로 연행되었지만 순순히 인정하는 눈치였다.

그녀는 육강민과 이미 합의를 본 상태였다.

속이라도 시원하게 풀 수 있다면, 며칠 유치장 신세를 져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반드시 전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제 손으로 그 여우 같은 년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경찰서에 가서도 그녀는 모든 것이 자신의 단독 행동이며, 육강민과는 무관하다고 진술했다.

허유는 원래 여론을 이용해 육가를 압박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육강민을 자극한 대가는 혹독했고, 역풍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 결국 자신의 과거까지 모조리 파헤쳐졌다.

이내 그녀가 동호철을 만나기 전, 군인 남자 친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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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79화

    그제야 모두 알게 되었다. 오늘 이 자리의 진짜 목적은 술자리가 아니라 온유란이었다는 걸.순간 시선이 한꺼번에 온유란에게 쏠렸다.그녀는 놀랍기도 했고, 믿기지 않기도 했다.유주만은 의학계에서도 손꼽히는 권위자였다. 온유란은 단 한 번도 자신이 그런 인연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멍하니 굳어 있는 그녀를 본 현정민은 옆에서 팔꿈치로 살짝 그녀를 찌르며 낮게 속삭였다.“이럴 때 멍 때리고 있으면 어떡하니.”“괜찮습니다. 그냥 한번 물어본 겁니다.”유주만은 웃고 있었지만 속은 타들어 가고 있었다.이런 일은 억지로 밀어붙일 수 있는 게 아니었다.온유란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냥… 제가 선생님 손녀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너무 비현실적이라서요. 어떻게 이런 일이 저한테 생기나 싶어서요.”“그럼 진짜 그런 행운이 떨어지면 받을 거예요?”서은주가 일부러 되묻자 온유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당연하죠.”그 순간까지도 온유란은 유주만이 진심으로 자신을 양손녀로 들이려 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다들 장난 삼아 꺼낸 이야기쯤으로 여겼다.그런데 박명숙이 갑자기 탁자를 탁 치며 웃었다.“유주만 박사도 마음이 있고, 유란이도 싫지 않다는데, 그럼 이참에 그냥 빨리 정식으로 맺어 버리면 되겠네.”하이석의 눈썹이 순간 움찔했다. 뭔가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온유란은 여전히 얼떨떨한 상태였고, 유주만 역시 그녀가 겪어 온 일들을 생각하면 자꾸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더더욱 대충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조용히 말 몇 마디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그는 마음을 굳혔다. 정식으로 인연을 맺는 자리를 열어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하고 싶었다.온창섭은 눈이 멀어 진주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자신은 아니라고.“인연 맺는 연회요? 너무 거창한 거 아니에요?”온유란은 아직도 상황이 실감 나지 않는 얼굴이었다.“그래도 이제 넌 내 손녀인데, 다들 알아야지. 그리고…”유주만은 괜히 헛기침을 한번 했다.“나는 평생 결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78화

    육씨 본가.온유란은 원래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도착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소매를 걷어붙이고 주방으로 들어가 일을 도왔다.오늘 요리를 맡은 사람은 연주였고, 서은주와 온유란은 옆에서 재료를 손질하며 거들고 있었다.“이따 형수님께서 만든 탕수갈비는 꼭 먹어 봐야 해요. 진짜 끝내주거든요.”서은주가 웃으며 온유란을 바라보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육씨 가문 사람들 중 가장 가까운 건 아무래도 서은주였고, 연주와는 아직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진 못했다.그래도 인상은 무척 좋았다.연주와 육남혁의 결혼식 날 온유란도 자리에 있긴 했지만, 연주 역시 워낙 정신이 없었던 터라 제대로 대화를 나눌 기회조차 없었다.“먼저 하나 먹어 볼래요? 간 맞는지 봐 줘요.”연주는 작은 그릇에 탕수갈비 두 조각을 담아 젓가락과 함께 온유란 손에 쥐여 주었다.온유란은 받아 들고 한입 먹었다.“왜요? 입맛에 안 맞아요?”연주가 묻자 온유란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정말 맛있어요.”“다행이다.”온유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이 요리 누구한테 배우셨어요?”“엄마한테서요. 원래 요리를 잘하시는 편은 아닌데, 새콤달콤한 음식만큼은 진짜 잘하시거든요.”연주는 집안 이야기를 길게 꺼내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였다.그러자 내막을 알고 있는 서은주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온유란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이제 도정숙의 상태도 안정됐으니, 온유란 역시 자기 삶을 생각해 볼 때가 된 것이다.“저는 디자인을 한번 배워 보고 싶어요.”온유란의 말에 연주가 곧장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은데요? 저도 찬성이에요.”세 사람은 다정하게 이야기를 이어 갔다.음식이 모두 식탁 위에 올라간 뒤, 하이석은 육진국이 아껴 두었던 담금주까지 꺼내 온 걸 보고 살짝 놀랐다.육진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었다.“우선 유주만 박사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오랫동안 우리 가족을 많이 돌봐 주셨고, 특히 강민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77화

    온유란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욕조 가장자리로 물이 계속 넘쳐흐를수록 괜히 더 민망해졌다.정말이지 너무 낯뜨거운 상황이었다.*다음 날 육씨 본가에 가야 한다는 걸 고려해서인지, 하이석은 끝까지 무리하진 않았다.그럼에도 온유란은 온몸에 힘이 풀린 듯 축 늘어졌다.마치 심하게 숙취에 시달린 다음 날 같았다.어젯밤 자신이 어떻게 옷을 입고 잠들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그녀는 대충 잠옷만 걸친 채 씻고 방 밖으로 나왔다.그러자 새끼 고양이 하랑이가 곧장 캣타워에서 뛰어내려와 그녀의 다리 주변을 빙글빙글 맴돌며 몸을 부볐다.하이석은 그녀를 위해 따뜻한 우유를 데우고 토스트까지 구워 두었다.온유란이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하이석이 먼저 문을 열었다.그러자 현정민이 웃으며 안으로 들어왔다.“혹시 아직 안 일어났을까 봐 걱정했는데, 너무 일찍 온 건 아니지?”“어머니는 웬일이에요?”하이석이 묻자 현정민이 말했다.“주미가 같이 식사하자고 초대했어. 너희 둘도 온다길래, 그냥 헤이엘 들렀다가 같이 가려고.”“어머니도 초대받으셨어요?”하이석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뭔가 이상했다. 아무래도 단순한 식사 자리는 아닌 것 같았다.“유란아.”현정민은 슬리퍼로 갈아 신고는 길을 막고 선 아들을 밀어내듯 지나쳐 온유란 쪽으로 걸어갔다.막 말을 꺼내려던 순간, 그녀는 온유란 목덜미에 남아 있는 붉은 자국 두 개를 발견했다.순간 얼굴이 홧홧하게 달아올랐다.아이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정말.온유란도 그제야 뒤늦게 깨달은 듯 얼굴이 붉어졌다.그녀는 황급히 방 안으로 들어가 목까지 올라오는 하이넥 원피스로 갈아입었다.현정민은 작은 목소리로 아들을 타박했다.“가만보면 아주 사람 힘 빼는 스타일이네. 그래도 적당히 좀 해. 유란이가 요즘 얼마나 힘든데. 네가 좀 아껴 줘야지. 그리고 너도 이제 혈기왕성한 나이는 아니잖아. 몸 생각 좀 해. 괜히 무리하다 골병 든다.”하이석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자연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76화

    온유란은 요즘도 종종 집에 들러 식사를 만들곤 했지만, 집에서 묵지는 않았다.“오늘은 병원 안 가요?”하이석은 품에 안은 새끼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바라봤다.“네.”온유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저녁 뭐 먹고 싶어요? 제가 해 줄게요.”“저 먼저 씻고 싶어요.”온유란은 최근 들어 정신없이 바빠 제대로 씻을 시간도, 여유도 없을 정도였다.그녀는 옷장을 열어 갈아입을 옷을 찾으려 했다.그 순간 허리를 감싸 안는 힘이 느껴졌다. 하이석이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은 것이었다.두 사람은 한동안 제대로 서로를 안아 보지도 못했다.하이석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고개를 숙여 입술을 맞췄다.거칠 만큼 다급하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밀려드는 키스였다.온유란은 숨이 막힐 것만 같아 낮게 앓는 소리를 흘리며 겨우 항의했다.그녀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온 작은 신음만으로도 얼굴이 뜨거워질 만큼 짙은 분위기가 번졌다.그 키스는 유난히 뜨거워 메마른 들판 위로 갑자기 불길이 번져 가는 듯했다.바람까지 붙은 불은 삽시간에 번져, 그녀를 통째로 삼켜 버릴 듯 타올랐다.“잠깐만요… 저 씻고 와야 해요.”온유란은 제 몸에서 병원 냄새가 배어 있는 것만 같아 괜히 신경이 쓰였다.“같이 가요.”하이석은 그녀를 안아 든 채 욕실로 들어갔다.새끼 고양이 하랑이는 그 광경을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두 사람이 욕실 안으로 들어가자 자기도 따라 들어가려 했지만, 문은 쾅 닫혀 버렸다.하랑이는 앞발로 문을 긁으며 야옹야옹 소리를 냈다. 작은 항의였다.하지만 곧 샤워기 물소리가 쏟아지며 고양이 울음소리마저 묻혀 버렸다.두 사람은 옷도 벗지 못한 채 물을 뒤집어썼다.온유란의 젖은 원피스는 다리에 달라붙었고, 하이석이 입은 흰 셔츠 역시 물에 흠뻑 젖어 희미하게 속이 비쳐 보였다.흐릿하게 드러나는 실루엣이 오히려 더 위험할 만큼 선명했다.“이리 와요.”하이석은 그녀의 손을 붙잡아 자신의 셔츠 단추 위에 올려놓았다.침대에서도, 소파에서도, 테이블에서도 서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75화

    가끔 온유란은 유주만에게 마사지하는 법을 배우러 오곤 했다.원래는 도정숙을 위해 배우는 것이었지만, 가장 먼저 그 덕을 본 사람은 유주만이었다.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 사이도 자연스레 가까워졌다.곁에서 세심하게 챙겨 주는 어린 아가씨가 있다는 건, 생각보다 꽤 다른 기분이었다.그날도 온유란은 유주만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주었다.유주만은 입으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매일같이 밥 챙겨 줄 필요 없습니다. 병 고치고 사람 살리는 건 원래 제가 해야 하는 일이거든요.”“어차피 도정숙 아주머니 식사도 매일 만들어요. 그냥 같이 챙기는 거예요. 입맛이 너무 담백해서 선생님 입에 안 맞을까 봐 걱정되긴 하지만요.”서은주가 웃으며 끼어들었다.“형수님 음식은 박사님께서 엄청 좋아하세요. 매번 싹 비우시잖아요. 심지어 지금 신고 계신 양말도 형수님께서 선물한 거예요.”유주만은 서은주를 한번 흘겨봤고, 온유란은 웃으며 조용히 사무실을 나섰다.“헛소리는.”서은주는 낮게 웃었다.“그럼 양말 좀 보여 주실래요?”“은주 씨….”“어디 보자, 오늘은 또 뭘 해 오셨나.”서은주는 말하며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박사님, 우리 형수님 많이 좋아하시죠?”“그냥 그 아이가 안쓰러운 겁니다. 온창섭 그 인간이 워낙 인간 같지도 않은 짓을 했으니까요.”“그럼 차라리 손녀로 들이세요.”“정말 별소리를 다 하시네요.”그동안 온유란은 유주만을 극진히 챙겨 왔다.주변에서도 농담처럼 그녀가 아버지나 할아버지 모시듯 효도한다고 말할 정도였다.하지만 서은주의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다.“저 진심이에요. 박사님은 가족도 없고, 형수님도 많이 힘들게 살아왔잖아요. 저는 진짜 이 일,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유주만은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밥만 먹었다.그렇게 오 분쯤 지났을까.그가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저는 그냥 늙은 영감탱이일 뿐입니다. 저 아이한테 뭘 해 준 것도 없는데 갑자기 절 할아버지라고 부르게 하면, 그건 괜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74화

    삼정 병원.도정숙의 수술은 오후 두 시로 예정돼 있었다.각 분야 전문의들이 대거 참여한 큰 수술이었다.온유란은 수술실 밖 의자에 앉아 있었다. 오월의 햇살은 분명 따스했지만, 그녀의 몸에는 한기만이 가득 맴돌았다.하이석은 모든 일정을 미뤄 둔 채 그녀 곁을 지켰다.그는 힘없이 식어 있는 그녀의 손을 가만히 감싸 쥐며 낮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온유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수술은 예정대로라면 다섯 시간 정도 걸릴 예정이었다.하지만 두 시간이 지났을 무렵, 온유란은 위급 통지서를 받게 됐다.심장이 순간 세게 내려앉았다.숨이 턱 막히는 듯 답답했고,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짓눌렸다.주변에도 초조하게 기다리는 보호자들이 적지 않았다. 몰래 눈물을 훔치는 사람까지 보일 정도로, 수술실 앞 공기는 숨 막힐 만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하이석은 어떻게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그저 간간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줄 뿐이었다.그 사이 서은주도 몇 번이나 다녀갔다.퇴근 후에도 수술실 앞을 떠나지 않고 함께 자리를 지켰다.의사이기도 하고 사람을 다독이는 데도 능숙한 그녀는, 말로 온유란의 마음을 조금은 안정시켜 주었다.해 질 무렵이 되자 현정민 여사도 병원에 도착했다.직접 끓인 국과 식사를 챙겨 병실로 가져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먹물을 쏟아 놓은 듯한 밤이 하늘을 뒤덮었다.수술실 앞 형광등은 창백할 만큼 희게 빛났고, 어느새 수술은 여섯 시간을 넘기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도정숙 보호자분! 도정숙 보호자분 계십니까?”“네, 네!”오랫동안 앉아 있던 온유란은 급히 일어나다가 다리에 힘이 풀렸다.그녀는 한쪽 작은 방으로 안내됐다.유리창 너머로 마스크를 쓴 의사가 절제한 조직 일부를 보여 주며, 추가 검사를 위해 조직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러고는 그녀에게 말했다.“수술은 아주 잘됐습니다. 환자분도 곧 나오실 겁니다.”온유란은 연신 고개를 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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