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새벽의 밤을 비추는 천사의 억압 Part 4}
정신을 차려보니 난 나보나 광장 입구쪽에 쓰러져있었다.옷에는 바기엘 사제님과 가티엘 목사님의 혈흔이 묻어져 현실에서 일어나버린 일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몸을 다스리며 천천히 일어나자 손에 무언가 있는 느낌을 받았다.손을 펼치니 그 안에는 꿈 같았던 기억속에서 돌을 쥐었을 때 생긴 작은 흉터가 문신처럼 새겨져있었다.어딘가에서 보고 있을 그에게..“제가 반드시 남은 사람들을 도와 푸르푸르를 소멸시킬게요..”그는 푸르푸르가 이동하고 있을 교황청으로 서둘러 움직인다.***교황에게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전해들은 카루타 사제와 라이덴 사제는 이탈리아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서둘러 이동 중이었다.“결국 일어나고 말았군요..”카루{테이레시아스의 계백 Part 1}2019년 10월 4일 오전 5시 23분, “자베르안 수도사님 반갑습니다.”경호원으로 보이는 두 사람 중 한명이 차에서 내린 그에게 인사를 건넨다.“네 반갑습니다.”“근데 옆에 분들은 누구시죠?”수도사 옆에 같이 타있던 나머지 사람들의 정체를 묻는 그였다.“저는 아시리스 사제의 아들 아가토 입니다.”아가토 사제가 흐트러진 복장을 말끔히 정돈하고 인사를 올린다.“아..! 아시리스 사제님이라면 전설적인..”놀란 경호원의 눈치를 본 아가토 사제는 진정하라는 손짓을 하며 일을 키우지 않았다.어찌저찌 성당 안으로 들어온 네 사람은 주변을 둘러보았다.“속죄의 구슬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뜬것 치고는 사람들이 없네요.”라이덴 사제가 궁금증을 입 밖으로 뱉었다.성당 안은 고요했다.스테인드글라스 너머로 새벽빛이 스며들었지만 아직 어둠이 짙게 깔린 내부는 촛불 몇 개만이 흔들리며 벽면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오래된 향냄새와 눅눅한 돌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아무래도 그래서 사람들이 없는 거 같네요.”아가토 사제가 말했다.“사실 속죄의 구슬을 처음 발견했다는 수도사는 지금 행방불명되어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자베르안 수도사가 입을 열었다.“네!? 그러면 그 구슬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이사에르 부제가 당황한 말투로 그에게 답한다.그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성호를 그었다.“저희도 모릅니다.. 단지 이곳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밖에는…”자베르안 수도사가 고개를 숙이며 말끝을 흐렸다.그의 시선이 잠시 제단 쪽으로 이동하였다가 바닥으
{행운의 손길은 동쪽에서 Part 7}밤이 되어 세주와 이사벨은 한적한 호텔로 들어간다.서로의 발걸음은 미묘하게 달랐다.이사벨의 걸음은 가볍고 여유로웠지만 세주의 걸음에는 어딘가 불편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아가씨가 엄청 아리땁고 예쁘네요. 남자친구분이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호텔 카운터에서 일하던 중년의 아주머니께서 이사벨에게 키를 건네주며 반겼다.“그러게요ㅎㅎ”이사벨이 미소를 띠자 세주는 벙찐 채 숙연해졌다.귓불이 조금씩 달아오르는 걸 느꼈지만 애써 표정을 굳힌다.“사장님 저희 그런 사이 아닙니다.”선을 그으며 즐거워 보이는 그녀를 데리고 첫 계단을 밟고 올라서는 그였다.뒷목이 뻐근해지는 것 같아 손으로 슬쩍 문지른다.“아직 남자친구라는 단어는 좀 싫은가 봐??”이사벨이 세주를 떠보며 물었다.장난기 어린 눈빛이 그의 얼굴에 도달한다.“그게 사실이잖아..”세주는 시선을 회피하며 계단 손잡이만 바라보았다.“때로는 거짓이 사실보다 더욱 가치 있을 수 있거든?!”4층까지 힘겹게 올라간 두 사람은 키를 403호 방 도어락에 입력하며 문을 열었다.띠링문이 열리고 눈 앞에는 거대한 침대 하나가 보였다.“침대가 하나뿐이네.. 어쩔 수 없지.”이사벨이 심각한 고민을 하는 척 인상을 찡그렸다.“내가 밑에서 잘게 누나가 침대에서 자.”입구 근처에 위치한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던 세주가 입을 열었다.등 뒤로 문을 닫는 손길이 다급했다.“흐음..”“내가 왜 따라서 호텔로 들어온거지..도대체 이유가 뭐야..?진짜 누나가 걱정돼
{행운의 손길은 동쪽에서 Part 6}2019년 10월 3일 오후 1시 19분, “어때요.. 제법 그럴싸하죠?”최아랑은 개인 수영장에서 비서인 임다미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물결이 잔잔히 흐르는 수영장 위로 그의 여유로운 미소가 비쳤다.“네 기이한 느낌이 들어요.”비서는 최대한 그의 비위를 맞춘다.목소리는 굵고 단결하였다.“근데 다미씨 제가 편한 옷으로 입으라고 말하지 않았나요??”아랑은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지적하며 질문을 건넸다.나른한 말투와 달리 눈빛에는 서늘함이 깃들어 있었다.“최대한 얇은 옷으로 입고 왔습니다.”그녀는 민소매 하나를 걸친 채 그의 옆에 누워있었다.그녀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절 자극하지 못한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사실을 아직 깨우치지 못하였나요?”아랑은 그녀가 입고 있는 나시를 손으로 찢으며 몰아붙인다.그의 표정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다미는 고개를 숙였다.“됐습니다. 오늘은 이만 가보세요.”그는 그녀의 찢긴 옷 내부의 속살을 훑어보다 질렸는지 임다미를 밖으로 내쫓았다.벌레를 치우는 무심한 인간처럼.“하아.. 버러지 같은 인간 주제에.”아랑은 머리를 물에 처박으며 생각에 잠긴다.물속에 잠긴 순간에도 그의 머릿속은 냉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그래 서서히 완성되어 가고 있구나..’그는 손을 물에다 휘저으며 오라를 내뿜었다.스르륵수면 위로 서늘한 기운이 번져 나갔다.“군주님 준비는 다 되었습니다..”
{행운의 손길은 동쪽에서 Part 5}2019년 10월 3일 오후 1시 11분, 분주해져 가는 분위기 속 아가토 사제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창밖으로 로마의 오후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방 안 공기는 이상하리만치 무거웠다.“우선 저희의 목적은 속죄의 구슬을 찾아 넘어오는 것입니다.”그의 말에 함께할 이사에르 부제, 자베르안 수도사 그리고 라이덴 사제는 아가토의 목적에 동의한다.다들 짐을 챙기는 손길 속에서도 서로의 표정을 살피는 시선이 오갔다.“카루타 사제는 바쁘신가요?? 요즘 본 적이 없는 거 같네요.”이사에르 부제가 라이덴 사제에게 물었다.짐을 정리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물은 질문이었다.“카루타 사제는 친여동생분 일로 좀 바쁜 거 같아요.”라이덴 사제가 자신도 아는 사실이 여기까지라는 것을 밝혔다.더 캐묻기도 애매한 대답이었다.“그렇군요..”이사에르 부제는 짧게 답하며 괜한 걱정이 스치는 걸 애써 지웠다.“자 그럼 저희도 어서 서두릅시다.”아가토 사제가 챙겨 갈 준비물이 든 가방을 어깨에 멘다.가방끈을 조이는 손길에서 이번 여정에 대한 각오가 묻어났다.---2019년 10월 3일 (동일시), 카루타 사제는 3일 동안 방에 누워서 앓고 있는 친여동생인 카구라를 보살피고 있었다.며칠째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한 그의 얼굴에는 짙은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오빠.. 나 신경 쓰지 말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줘..”그녀는 온종일 자신을 지키고 있는 카루타에게 쉰 목소리로 말했다.그 목소리조차 힘겹게 짜낸 카구라였다..“너가 아픈데
{행운의 손길은 동쪽에서 Part 4}모든 이야기를 듣게 된 세주는 그녀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내가 괜히 물어봤네.. 미안.”“아니야. 언젠가는 말할 거였어..”이사벨은 다 마신 커피잔을 자신의 옆에다 두고 세주를 바라보았다.“그 눈빛.. 널 처음 봤을때도 그 눈빛에 매료되었어.”그녀의 얼굴이 점점 세주에게로 가까워진다.“널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편해졌거든.. 근데 넌 아니었어.. 너의 마음은 아마 분노로 가득 차있었겠지…”이사벨의 입술이 세주에게로 다가가다 멈추었다.“그래서 널 자세히 알고 싶은거야..”그녀의 말에 세주는 멍해지며 초점을 잃었다.“진심이긴 한데 널 당황시킬 목적은 아니었어.”이사벨은 얼어붙은 세주를 흔들어 깨웠다.“어어.. 이제 어디 갈래..?”“일단 걷자~”이사벨은 세주의 손을 잡으며 벤치에서 일어섰다.둘은 서로를 지나치는 바람을 등지며 공원을 벗어나 도시를 걷기 시작한다.도시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바쁘게 움직이는 회사원, 길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사람들, 병아리 같은 아이들.걷다보니 마음이 고요해지며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세주야 저건 무슨 음식이야?”이사벨이 가리킨 푸드트럭은 사람들이 줄서서 사먹고 있던 컵밥이었다.“나도 안 먹어 보긴 했는데 컵밥이라고 컵에 밥이랑 재료들을 섞어서 파는 요리야.”세주는 말을 이으며 그녀에게 말했다.“누나 먹고 싶으면 내가 가서 사 올게. 잠시 기다리고 있어줘.”그는 그녀의 손을 놓으며 사람들이 줄 서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그때였다.코끝을 스치는 거칠고 무서운 기척..
{행운의 손길은 동쪽에서 Part 3}가을 아침 서울 도심의 한적한 거리에서 세주는 이사벨을 기다린다.세주는 보통 약속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나가는 성격이다.그녀가 오기 전까지 그는 휴대폰을 열어 뉴스를 보았다.“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속죄의 구슬이 발견되었네.. 근데 그게 얼마나 중요하면 뉴스에서까지 소개를 하냐.”세주는 검색창을 열어 뉴스에서 나온 정보를 더 찾아보았다.“뭐야 수도사들이 인터뷰하는 것도 나와있잖아..”“세주야!!”멀리서 손을 흔들며 자신을 부르는 그녀가 보였다.“어..!?”세주는 이사벨과 마주하자..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꽂혔다.가늘고 자연스레 곱슬거리는 긴 머리카락은 가을 바람에 부드럽게 흩날리며 이사벨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사실은 세주의 곱슬머리를 보고 따라하였다.)그녀가 입은 크롭티 상의는 늘씬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어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고 타이트하게 허벅지를 감싸는 핫팬츠는 당당한 자신감을 품고 있어 보는 이의 시선을 절로 사로잡았다.“이사벨 누나 맞아..??”그가 안절부절못하는 손짓으로 그녀에게 물었다.“일 안 할 때는 이렇게 입고 다녀.”그녀가 방긋 웃으며 세주의 팔에 기대었다.서울에서 만난 둘은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진행하며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어디부터 갈까?”세주가 휴대폰을 그녀에게 보여주며 제시했다.그는 그녀와 약속을 잡은 이후 주변 맛집들을 찾아보고 메모장에 저장해놓았다.“아직 배는 안 고프니까 우리 커피부터 마시러 갈래!?”이사벨이 제안한다.“누나 원하는 대로 가자..”달라진 그녀의 태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