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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작가: 레몬과 향수
경왕비는 유지영이 이렇게까지 과감하게 수많은 시녀들 앞에서 자신의 출신을 꼬집으며 면박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일말의 체면도 봐주지 않은 처사였다.

경왕비뿐만 아니라, 부관과 시녀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미한 가문 출신이라 명문가의 예법을 모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유지영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한마디 더 보탰다.

"그만하지 못할까!"

경왕비가 분노하며 호통쳤다.

"네가 두둑한 혼수를 챙겨오고 든든한 뒷배가 있다고 해서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구나.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내 출신이 아무리 미천하다 한들 엄연한 왕부의 주인이다. 아랫사람에게 비난받을 처지가 아니란 말이다!"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유지영 역시 더는 화목한 척 연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왕비께서 경왕부로 오시기 전까지는 집안 살림이 아무 문제 없이 굴러갔습니다. 매년 점포와 장원에서 은자가 들어왔고, 그간 세자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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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323화

    "상단을 운영하는 곳이 엽씨 가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윤도 하고 있지. 엽 가주와는 경쟁하는 사이라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엽 가주 주변의 호위 무사 중에는 당윤의 사람이 심어져 있으니, 엽 가주를 속여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다소 위험한 일이긴 했으나, 단번에 성공을 거두었다.이후의 일은 배준형이 사건을 파헤칠 의지가 있는지에 달렸다."그럼 어제는 왜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유지영이 물었다.배현준이 말했다."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기에, 미리 말하면 네가 걱정할까 봐 그랬다."이제 엽 가주가 죽었으니 혼사는 당연히 물거품이 되었다. 엽씨 가문이 계속해서 기꺼이 정왕부의 돈주머니 노릇을 할지는 배준형의 능력에 달린 셈이었다."엽씨 집안의 두 딸은 이미 시집을 갔으니, 그들을 다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면 꽤나 애를 먹을 테지."배현준은 그녀의 손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했다. 한 손에 딱 들어오는 것이 만지면 기분이 좋았다.유지영도 그런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잠시 후 평안이 들어와 전갈을 올렸다. 임태비 일가족이 경성에 당도했으며, 반 시진 뒤면 왕부에 도착한다는 소식이었다."그렇게 빨리?"유지영은 내심 놀랐다. 영지에서 경성까지는 적어도 칠팔 일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는데, 이제 겨우 엿새째였다."오는 내내 말채찍을 휘두르며 쉬지 않고 달려왔을 테니 빠를 수밖에."배현준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도착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배현준은 그녀가 요기할 수 있게 다과를 내오라 명했다. 유지영은 그의 권유를 받아들여 떡 몇 조각과 함께 차를 마셨다.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임태비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경왕은 모든 식구들에게 정원으로 나가 영접하라는 명을 내렸다.정문 앞.아랫사람들이 모두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 몇 대가 문 앞에 멈춰 섰다. 시종이 마차 아래에 발판을 놓자 휘장이 걷혔다.임태비는 여러 시녀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 피안을 거슬러   제3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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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3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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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3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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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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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22화

    자녕궁 불당.유씨 노부인은 장장 두 시진을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미 두 다리는 마비가 오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노부인은 바닥으로 쓰러졌다.탁!목탁소리도 그제야 멈추었다.잔뜩 겁에 질린 유씨 노부인은 아프다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있었다.서 태후가 가볍게 손을 올리자, 소 상궁이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서 일으켰다.자리에서 일어서며 서 태후의 얼굴이 드러났다.서른 살 중반의 나이에 관리를 잘해서 여전히 피부는 백옥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이목구비를 소유하고 있었다.아름답지만 위엄이 넘치는 두

  • 피안을 거슬러   제19화

    “군주께서 선주에게 준 것이었군요. 자매지간에 우애가 참 깊은 듯합니다.”정왕비가 얼른 나서서 거들었다.유지영은 장신구들을 다시 유선주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이렇게 귀한 장신구들을 저는 본 적조차 없습니다. 실수로 떨어뜨리거나 흠집이라도 나면 저는 배상할 여력이 없으니 선주 네가 가지고 있는 게 낫겠구나.”금비녀와 장신구가 모두 손에 돌아오자 유선주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지영아!”송씨가 이를 갈며 유지영을 낮게 불렀다.조령 장공주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 국공부의 살림은 둘째 부인이 도맡고 있다는 얘기는

  • 피안을 거슬러   제18화

    한편, 유씨 노부인은 내관을 따라 자녕궁으로 향하며 감회에 젖었다. 십이 년만에 다시 와보니 역시 경성의 번화함을 따라갈 수 있는 곳은 없었다.자녕궁 대문에 들어서자 서 태후의 최측근인 소 상궁이 다가왔다.“유씨 노부인이신가요? 태후마마께선 지금 불공을 드리고 계시니,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소 상궁이 친히 마중 나온 것을 보고 유씨 노부인의 웃음은 한층 짙어졌다.“태후마마께서는 그간 평안하셨는지요?”유씨 노부인이 보기에 태후도 결국 아녀자의 몸이니, 권세를 빌릴 사람이 필요할 터였다. 지금 유씨 가문의 가세라면, 태후가

  • 피안을 거슬러   제15화

    그 모습을 본 유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명거당은 과거 양모인 담혜정이 거주하던 곳이고 유수각은 본래 그녀의 처소였다.송씨가 대뜸 이 모든 걸 차지하려고 드니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동금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동금이 작은 돌멩이 하나를 상자를 메고 가는 시종의 무릎에 던졌다.통증에 놀란 시종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뒤따르던 시종들까지 덩달아 넘어지고 말았다.“아이고!”상자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 소리에 유씨 노부인의 안면이 파르르 떨렸다. 노부인은 못마땅한 기색으로 송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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