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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진심으로 진심을 바꿀 수 없다

“세움 그룹의 반은 원래 제 것이었어요. 훔치지도, 빼앗지도 않았는데 안될 이유라도 있나요?”

담담한 목소리에 원망이 담겨있다.

어쨌든 그는 이방인일 뿐이고, 할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심지안이다. 옳든 그르든 그 마음은 무조건 편향되어 있다.

“우선 마음 가라앉히고 이야기 잘 나눠봐요. 회장님은 당신에게 그렇게 모질게 굴지 않을 거예요. 그저 교훈을 주고 싶은 것일 뿐 정말 회사에서 쫓아낼 생각은 아닐 거예요.”

“정말 쫓아내는 게 아니라면 왜 외부 언론에 알렸겠어요? 내부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변칙적인 보호일까요?”

늙은 비서가 떠보듯 말했다. 사실 지금은 아무도 성동철의 마음을 짐작할 수 없었다. 심지안까지 포함해서.

“필요 없어요. 지금 날 이렇게 대한 것으로도 이미 충분히 실망했어요.”

진심으로 진심을 바꿀 수 없다면, 그럼 차라리 됐다.

자기만을 위해 살 것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2순위에 두고.

이기적으로 살면 많이 생각할 필요도 고통 받을 필요도 없다.

고청민이 야윈 손목에서 팔찌를 빼내 갖고 놀았다. 눈빛은 사람 한 명이라도 죽일 것처럼 매서웠다.

늙은 비서는 불시에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 얼른 물러났다.

그녀는 일개 직원일 뿐이다. 성씨 가문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그녀와는 상관도 없었고 그녀가 상관할 바도 아니었다.

사실 회장님께 주의를 주려고도 생각해 보았지만 감히 그럴 순 없었다...

과도한 개입은 좋은 일이 아니니까.

가끔은 모른 척 차갑게 대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

...

밤늦게까지 일에 몰두하던 심지안이 지점장과 화상회의를 마치고 고개를 들어보니 바깥 하늘은 이미 어두워진 뒤였다.

심지안은 의자에 누워 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지친 눈을 비비며 책상 옆에 놓인 휴대폰을 가져와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중 낯선 번호가 심지안의 관심을 끌었고, 그녀는 중얼중얼 따라 읽었다.

“엄교진 원장님의 예약 표를 판매 중...”

이전에 암표상이 대신 등록할 수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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