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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화] 꿰뚫린 심장, 비겁한 연모의 실체(1)

Autor: 유리구슬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9-30 00:02:17

치이이익-! 쉿!

맹독이 든 시퍼런 찻물이 마룻바닥을 시커멓게 태워가며, 마치 사람의 뼈와 살을 녹이는 듯한 기괴하고 끔찍한 소리를 내며 맹렬하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코를 찌르는 지독하고 역겨운 핏빛 연기가 두 사람의 발밑에서 매섭게 피어올랐지만, 방 안의 공기는 그 유독한 살기의 연기보다 수만 배는 더 차갑고 잔혹하게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내가 죽어야 네놈이 그토록 사랑하는 지안이 곁으로 갈 수 있을 테니, 내가 널 돕고자 함이다.』

서연의 핏기 하나 없이 파랗게 질린 입술에서 흘러나온, 그 소름 끼치도록 차갑고 조소 섞인 끔찍한 한마디.

그녀가 입에 담은 그 잔혹한 핏빛 선고가 방 안의 끔찍한 적막을 날카롭게 찢고 이헌의 고막에 정통으로 틀어박힌 순간.

“아…… 아아…….”

이헌은 자신의 썩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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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연은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오열하는 이헌의 정수리를, 온기가 사라진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볼 뿐이었다.그녀의 눈빛은 마치, 길가에 널브러진 가장 흉측하고 더러운 썩은 오물을 바라보는 듯한, 소름 끼치게 건조하고 메마른 죽은 시선이었다. 사람을 쳐다보는 눈빛이 아니었다.“하…….”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서연의 파랗게 질린 입술 사이로 아주 헛헛하고 메마른 실소가 새어 나왔다.그것은 분노의 웃음도, 상대를 비꼬는 조롱의 웃음도 아니었다.그저 이미 모든 것이 새카만 잿더미로 변해버린 자의, 더 이상 세상의 그 어떤 달콤한 말도, 저 사내의 그 어떤 뜨거운 진심도 완벽하게 믿지 않는다는 듯한. 지독한 체념과 뼈를 깎는 허탈함이 뒤섞인 기괴한 웃음이었다.“하하…… 흐으윽…… 하하하.”서연이 허탈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소리 내어 미친 듯이 웃었다.그녀의 그 텅 빈 웃음소리가, 이헌의 처절한 오열 위로 스산하고 잔혹하게 흩어졌다.“서, 서연아…… 부인…… 왜 그리 웃으십니까…….”이헌이 극도의 두려움에 떨며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그 공허한 웃음이, 방금 전 끓어오르던 시퍼런 맹독보다 차라리 목을 베는 시퍼런 칼날보다 더 끔찍하게 두렵고 무서웠다.그 순간.서연의 죽은 눈빛이 순식간에 독을 가득 품은 맹독사처럼 서늘하고 날카롭게 번뜩였다.“징그럽다.”“……!!”“이 더러운 살인마 새끼야. 내 몸에 함부로 그 역겨운 손을 대지 마라. 구역질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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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이이익-! 쉿!맹독이 든 시퍼런 찻물이 마룻바닥을 시커멓게 태워가며, 마치 사람의 뼈와 살을 녹이는 듯한 기괴하고 끔찍한 소리를 내며 맹렬하게 끓어오르고 있었다.코를 찌르는 지독하고 역겨운 핏빛 연기가 두 사람의 발밑에서 매섭게 피어올랐지만, 방 안의 공기는 그 유독한 살기의 연기보다 수만 배는 더 차갑고 잔혹하게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내가 죽어야 네놈이 그토록 사랑하는 지안이 곁으로 갈 수 있을 테니, 내가 널 돕고자 함이다.』서연의 핏기 하나 없이 파랗게 질린 입술에서 흘러나온, 그 소름 끼치도록 차갑고 조소 섞인 끔찍한 한마디.그녀가 입에 담은 그 잔혹한 핏빛 선고가 방 안의 끔찍한 적막을 날카롭게 찢고 이헌의 고막에 정통으로 틀어박힌 순간.“아…… 아아…….”이헌은 자신의 썩어 문드러진 심장이, 세상에서 가장 차갑고 거대한 얼음 창에 정통으로 푹 꿰뚫리는 듯한 극도의 참혹한 고통을 느꼈다.단순한 감정적인 비유나 정신적인 슬픔이 아니었다.실제로 흉곽의 가슴뼈가 산산조각 나고, 숨통이 시퍼런 무쇠 쇳덩이에 짓눌려 빵 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은 끔찍한 물리적인 통증이 그의 전신을 강타했다. 눈앞이 새하얗게 점멸하며, 그가 간신히 껍데기 위에 쌓아 올렸던 가짜 세상이 완벽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커헉……! 허억……! 컥!”이헌은 자신의 목을 두 손으로 꽉 부여잡고 피를 토하듯 거친 숨을 헐떡이며, 다리의 힘이 완벽하게 풀려 그 자리에 털썩, 비참하고 꼴사납게 주저앉고 말았다.자신을 돕고자 저 치명적인 맹독을 삼키려 했다고.자신이 평생토록 안고 짊어지며 속죄해야 할 그 알량한 대리 속죄의 기회조차, 자신의 두 눈앞에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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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헌은 서연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짐승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울며 부들부들 떨었다.하지만.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피눈물을 쏟으며 발악하고, 애원하며 자신의 어깨를 으스러져라 쥐고 흔드는 이헌을 바라보는 서연의 핏기 없는 파란 얼굴에는.그 어떤 분노의 일그러짐도, 자살 시도가 들통난 것에 대한 당혹감이나 두려움도, 심지어 일말의 슬픔이나 감정조차도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서연은 짐승처럼 자신의 어깨를 틀어쥐고 거칠게 흔들며 오열하는 이헌의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온기가 완벽하게 소거된, 한겨울의 얼음장처럼 차갑고 텅 빈 죽은 눈동자로 그저 무심하고 극도로 건조하게 응시할 뿐이었다.마치 길가에 굴러다니는 하찮은 벌레 한 마리가 짖어대는 것을 무심코 구경하는 듯한 시선.사람의 혼백과 영혼이 완전히 빠져나가 박제된 인형의 눈깔처럼, 소름 끼치게 건조하고 텅 빈 완벽한 시선.그 소름 끼치는 죽은 눈동자를 정면으로 마주한 순간.이헌의 짐승 같은 오열이 일순간 컥, 하고 무거운 쇳덩이에 눌린 듯 끊어졌다.“부, 부인…… 서연아…… 제발 나를 그리 보지 마라…… 제발 무어라 말 좀 해보아라…… 내게 욕을 해다오…….”이헌이 덜덜 떨며 숨을 헐떡이고, 애원하듯 간절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을 때.서연의 파랗게 질린 메마른 입술이 아주 천천히, 기괴하고 잔혹한 호선을 그리며 소름 끼치게 비틀려 올라갔다.그리고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이헌의 심장을 산채로 씹어 삼키고 짓밟아버리는 듯한 잔인하고 서늘한 조소를 내뱉었다.“왜 이리 기악하며 사색이 되어 짐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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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연의 손에서 튕겨 나간 찻잔은 요란하고 날카로운 여인의 비명 같은 소리를 내며 방바닥으로 무참히 내동댕이쳐졌고, 날카로운 유리 파편처럼 산산조각 나 사방으로 거칠게 튀어 올랐다.치이이익-! 쉿!바닥에 엎질러진 시퍼런 찻물은, 단단한 마룻바닥에 닿자마자 맹렬하고 기괴한 소리의 거품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두꺼운 나무 바닥을 시커멓게 태워버리고 흉측하게 녹여내기 시작했다.코를 찌르는 역겹고 독한 핏빛 연기가 방 안을 매섭게 채우며 두 사람의 시야를 흐렸다.그것은 과거, 그가 직접 대전에서 우의정을 비롯한 정적들에게 사약으로 내렸던. 사람의 살과 뼈를 단숨에 끔찍하게 녹여버리고, 온몸의 구멍으로 검붉은 피를 토하게 만들어 가장 고통스럽게 죽여버리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그 맹독이 분명했다.“아…… 아아아……!”이헌의 짐승 같은 거친 숨소리가 방 안의 공기를 찢었다.그의 얼굴에서 마지막 남게 남아있던 붉은 핏기마저 순식간에 썰물처럼 완벽하게 빠져나갔다. 시체처럼 백지장같이 사색이 된 끔찍한 얼굴.방금 전까지 자신이 맹목적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그녀가 모든 분노를 거두고 화를 풀어 자신을 다시금 구원해 주리라 멍청하게 굳게 착각했던 그 완벽하고 달콤했던 가짜 낙원이.지금 당장 눈앞에서 새카맣게 타들어 가는 독극물 거품과 함께, 한 줌의 재와 시퍼런 연기로 완벽하게 잿더미가 되어 흩날리고 있었다.그녀는 나를 용서하고 화를 푼 것이 아니었다.자신을 향해 차를 내어주며 지어주었던 그 눈부시고 다정했던 현모양처의 미소는. 그가 방심하고 황홀경에 빠져 경계심을 푼 사이, 완벽하게 스스로의 숨통을 독약으로 끊어버리기 위한 소름 끼치는 속임수이자 덫이었다.자신을 그저 살인마로 취급하며, 평생 영원한 지옥의 살인 트라우

  • 회귀한 대군의 후회   [290화] 파괴된 독배, 껍데기의 조소(1)

    서연의 핏기 하나 없이 파랗게 질린 입술이, 치명적인 맹독이 풀려 탁하게 일렁이는 시퍼런 찻물에 닿기 일보 직전이었다.이 독을 꿀꺽 삼키면, 나의 비참했던 모든 것이 완벽하게 끝난다.자신을 그저 죽은 망령의 껍데기 취급하며, 철저하게 기만하고 능멸했던 저 오만하고 역겨운 살인마 사내의 헛된 구원과 가짜 낙원도.대역죄인의 여식으로 태어나 멸문지화의 지옥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바닥을 기어 올라왔건만, 결국 남의 껍데기이자 더러운 쓰레기통으로 전락해 버린 자신의 이 억울하고 허무한 삶도.모든 것이 이 차가운 독약 한 모금과 함께 영원히, 한 줌의 재로 흔적도 없이 산산조각 나 부서질 것이다.‘그래. 내 목숨을 던져 네놈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참혹한 핏빛 지옥으로 영원히 처박아주마.’서연의 텅 빈 죽은 눈동자 깊은 곳에, 이 세상을 멸망시킬 듯 서늘하고 기괴한 복수심의 불꽃이 맹렬하게 타올랐다.그녀는 조금의 두려움조차 없다는 듯 눈을 감지도 않고, 그 끔찍하게 피 토하는 죽음의 순간을 온몸으로 온전히 맞이하려는 듯. 독이 든 찻잔을 쥔 두 손에 아주 작고 미세하게 힘을 주어 찻잔을 천천히 기울였다.“부인. 차 향이 참으로 좋습니다. 어찌 이리 달콤하고 향긋합니까.”이헌은 자신의 찻잔에 코를 대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치 세상을 다 가진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그의 핏발 선 시뻘건 두 눈은 감겨 있었고, 며칠 내내 짐승처럼 앓으며 바닥을 기어 다녔던 그 끔찍한 절망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었다.그는 오직, 서연이 마침내 화를 풀고 자신에게 다시금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다는 그 역겹고 완벽한 착각과 황홀감에 흠뻑 빠져 있었다.“드디어…… 드디어 부인께서 저를 용서해 주시는군요. 제 진심을 알아주시는군요.

  • 회귀한 대군의 후회   [289화] 결전의 밤, 죽음의 찻잔(3)

    며칠 전 마당에서 가솔들을 패고 자신을 저주하던 그 표독스러운 악귀의 모습은 완벽하게 온데간데없었다.대신, 과거 옥사에서 처음 마주친 뒤, 오랜 불신과 공포 끝에 한때 자신을 구원자라 믿고 웃어주었던.그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평온한, 모든 갈등을 잊은 현모양처의 얼굴을 한 채. 아주 옅고 다정한, 완벽하게 조작된 거짓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오셨습니까, 나의 서방님.”서연의 그 다정하고 나긋나긋한 천사 같은 한마디에.이헌은 그 자리에서 힘이 풀려 뼈가 부서지듯 무너져 내리며, 엉금엉금 바닥을 기어가 서연의 하얀 발치에 처참하게 엎드렸다.“부, 부인…… 서연아…… 고맙다. 참으로 고맙다. 이 쓰레기 같은 나를 영영 버리지 않아 주어서…… 이 미치광이 살인귀를 다시 따뜻하게 거두어주어서……!”이헌이 짐승처럼 끅끅거리며 서연의 버선발에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비비고 오열했다. 그의 오열은 완벽한 안도의 눈물이었다.“서방님도 참. 조선의 섭정께서 어찌 이리 눈물이 많으십니까. 어서 고개를 드시지요.”서연이 자신의 발밑에서 숨을 헐떡이는 이헌의 거친 머리통을, 아주 부드럽고 다정하게 하얀 손으로 쓰다듬어 주었다.그녀의 그 다정한 손길이 닿자, 이헌은 극도의 황홀감과 완벽한 구원의 안도감에 흠뻑 젖어 완전히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래. 이 멍청한 미치광이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이 껍데기 위에 세운 이 역겨운 가짜 낙원이, 다시금 완벽하게 완성되었다고 굳게 믿고 있겠지.’서연은 겉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자애로운 아내의 거짓 미소를 아름답게 지어 보이면서도.속으로는 이헌의 그 멍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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