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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Penulis: 진헤이
그날 오후에 박연준은 염 선생을 찾아왔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서로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최근 박연준도 그렇고 강이한도 그렇고 거의 모든 희망을 염 선생에게 걸고 있었다.

박연준의 의도를 이해한 염 선생은 박연준을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정도까지 와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더 이상 약을 먹을 필요가 없어요.”

“...”

굳어 있던 박연준의 얼굴은 염 선생의 말을 듣고 더욱 어두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염명훈을 이용해서 저를 협박하지 마세요. 이유영 씨는 너무 심하게 다쳤어요. 실명을 어떻게든 막는다고 해도 결국에는 실명할 거예요. 빨리 와서 치료를 받았다면 희망이 남아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에요.”

빨리 치료를 받았다면 정말 희망이 있었을까? 이전에 성공한 사례들의 환자들은 눈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고 바로 염 선생을 찾아왔던 경우였다.

하지만 이유영은?

무려 2년이 흘렀다.

그 2년 동안 이유영은 정 의사의 지시를 받아 주변의 조명을 조절하고 실명을 억제하는 약을 먹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유영의 눈은 2년 동안 빛을 잃어가고 있었고 지금은 치료하기에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

박연준의 온몸에 냉기가 흘렀다.

“수술 준비해요.”

노인은 매서운 눈빛으로 박연준을 바라보았다.

“...”

수술이라니!

‘수술’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박연준의 얼굴은 더욱 심각하게 일그러져갔다. ‘수술’이라는 단어는 그에게 너무나 무겁게 다가왔다.

박연준은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며 염 선생에게 물었다.

“다른 방법은 없어요?”

예를 들면 약을 바꾼다든지.

하지만 염 선생은 약을 바꾸는 것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유영의 눈은 이제 약으로는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유영 씨는 지난 2년 동안 다른 약을 너무 많이 먹었고, 약물 조절 상태에서 실명이 되었기 때문에 약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워요.”

“그럼, 방법이 있긴 한 거예요?”

어렵다고 했으니 희망이 있다는 뜻이 아닌가?

하지만 염 선생의 다음 말은 박연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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