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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1화

Author: 진헤이
단역 쪽에서 강이한이 무슨 풍파를 일으키든 간에 서산비경 이들의 세계에는 언제나 고요함만이 남아 있었다.

“은지가 걱정돼요.”

“지금 제일 현명한 선택은 파리를 떠나는 거지.”

“...”

엔데스 신우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떠나는 것...

소은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는 소은지가 현우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든 간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적인 선택을 했다. 특히 그녀는 감정적인 면에서 복잡하게 얽히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엔데스 명우는 이러한 방식으로 소은지에게 가장 원치 않는 일을 시키고 있었다.

소은지는 감정 앞에서 절대 고개 숙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대학교 시절, 선배 한 명을 정말 미치도록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해도 남몰래 미쳐 날뛸 뿐 그 사람 앞에서는 늘 차갑고 도도한 모습을 유지했다.

그러다 그 사람이 떠난 후에야 천천히 마음을 정리했던 과거 소은지는 차갑고 명석한 모습으로 사회에 발을 디뎠다.

그런 그녀를 가장 고개 숙이기 싫은 문제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한다니... 그건 너무 잔인한 일이다.

“대신 알아봐 줄 수...”

“조사할 필요 없어. 전부 사실이야.”

엔데스 신우는 이유영이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알고 바로 말을 끊었다.

이유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예전에는 강이한을 이용해서도 찾지 못했던 그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딱 맞춰서 엔데스 명우 손에 들어갔을까.

“명우가 비록 미친놈이긴 해도 자기 자존심은 있어. 헛소리 지어낼 인간은 아니야. 그리고...”

말하던 엔데스 신우가 이유영을 돌아보았다.

원래도 긴장한 상태였던 이유영은 그의 말에 더욱 조바심이 났다.

그가 말을 이어갔다.

“걔가 소은지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다면 그냥 파리에서 쫓아내는 게 훨씬 빠르지 않았겠어?”

그건 사실이었다. 손에 약점을 쥔 것만 아니면 그렇게 간단히 끝낼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소은지를 갖고 장난치는 건가요?”

“뭐, 그런 셈이지.”

“...”

“사냥감이 구렁텅이에 빠지는 걸 구경하는 게 걔 취향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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