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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Author: 진헤이
과거, 이유영도 어쩌면 다른 결말을 맺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녀가 강이한에게 집착하지 않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굳이 회귀하지 않았어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이유영은 이제부터라도 강이한에게 미련을 두지 않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 병원에서.

한지음은 완전히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

“이유영, 이 망할 년! 감히 우리 엄마를 모욕해! 네까짓 게 뭔데, 감히!”

쾅, 쨍그랑, 병실에 온갖 것이 날아다니며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때 소란을 들은 간호사가 다급히 병실로 들어왔다. 간호사가 처참한 병실 모습을 발견하곤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유영 씨, 왜 이러세요?”

“나가!”

“….”

“당장 나가라고!”

평소에 온화하기만 했던 한지음이 갑작스레 돌변하자 간호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얼른 강이한에게 이 사태를 알리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이유영 앞에서만 들어내던 본선이 사람들 앞에 드러난 순간이었다.

“아악! 악!”

분노에 가득한 한지음의 비명이 병실에서 울려 퍼졌다.

조금만 참으면, 조금만 참으면 다시 광명을 찾게 될 것이라 그녀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유영에게 제대로 대가를 치르게 만든 다음, 모든 것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잠시가 평생이 될 거라곤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한지음은 정국진의 비호 아래 여왕 같은 대접을 받으며 사는 이유영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반대로 병실에 붕대를 감은 채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도 떠올렸다. 그녀는 도무지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때, 강이한이 병실에 도착했다.

“지음아, 왜 그래?”

“저 이제 정말 가망 없나요?”

한지음이 강이한의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는 분명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았지만, 그녀가 볼 수 있는 건 어둠뿐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강력한 무력감이 그녀의 몸을 잠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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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88화

    소은지는 너무 차갑다.한때 소은지를 곁에 붙들어 보복하던 시절, 엔데스 명우가 봐 온 건 소은지의 차가운 자존심 정도였다.그런데 지금의 차가움은 도가 지나쳤다.“소은지.”엔데스 명우가 더욱 무거운 목소리로 소은지의 이름을 불렀다.그러자 소은지는 손목을 강제로 비틀어 빼냈다.눈동자는 한 점의 물결도 없이 투명하고 건조했다. 온기나 감정 따위도 보이지 않았다.“...”말을 붙이려다 마주한 그 눈동자에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이 그대로 삼켜졌다.정말이지, 너무 차가웠다.쾅.문이 눈앞에서 닫혔다.문 하나가 두 세계를 딱 가르는 듯했다.조금 떨어진 뒤편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강혁의 가슴이, 바깥의 눈처럼 싸늘하게 식었다.눈송이가 흩날리며 엔데스 명우의 머리와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두 사람의 관계도 그렇게 영영 얼어버린 듯 차가웠다. “도련님.”강혁이 조심스레 다가가 엔데스 명우의 눈치를 살폈다.소은지의 연이은 거절 앞에서, 엔데스 명우의 세계 또한 얼어붙어 가는 듯했다.그리고 이 순간 무언가가 선명해졌다.“강혁.”“예.”“지금... 소은지는 날 증오하고 있는 건가?”증오.엔데스 명우에게 낯설면서도 익숙한 단어.예전에 소은지를 향해 퍼부은 보복도, 결국은 증오 때문이었을 것이다.하지만 그 증오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몰랐다.그런데 지금은...“일단 돌아가자.”눈이 더 세게 내렸다. 산길은 더 사나워지고, 시간이 갈수록 매서운 한기가 뼛속으로 스며들 터였다.그 질문에 강혁은 뭐라 답해야 할지 막막했다.여자의 증오라는 건 한 번 시작되면 지워내기가 힘들었다.소은지가 엔데스 명우를 증오한다는 걸, 주위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다만, 증오하는 방식이 달랐다.소은지는 가장 차갑고 가장 고요한 차가운 침묵과 무시로 대응하고 있었다.지금의 소은지는 냉정함 그 자체였다.“말해.”강혁이 대답을 망설이자 엔데스 명우가 답을 재촉했다.“...”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강혁이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지금 소은지 씨 태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87화

    소은지의 핸드폰 화면에 이유영의 이름이 떴다.이유영이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은지야.”“네가 해 준 밥이 먹고 싶어.”소은지의 말끝이 살짝 떨렸다. 서운함이 묻어난 한마디였다.지금의 소은지가 이렇게까지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상대는 이유영뿐이었다.파리에 있을 때도, 사람들이 권력 다툼으로 들끓던 순간에도 둘은 서로에 대한 신뢰만큼은 놓지 않았다.그리고 그 신뢰를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었다.전화기 너머의 이유영이 잠깐 멈칫했다.“감기 걸렸어!?”이유영은 목소리만으로도 소은지의 이상함을 단번에 알아챘다.“응.”먹먹한 목소리가 소은지의 우울함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이유영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럼 내가 갈까? 옆에 있어 줄게.”“오지 마.”“내가 해준 밥 먹고 싶다며?”“그냥... 말해 본 거야. 네 목소리만 들어도 돼. 나 혼자가 아니라는 걸 다시 떠올릴 수 있게.”“...”혼자가 아니라는 것.항상 곁에 있었다고 믿어 왔지만, 지금 이 한마디를 듣는 순간, 이유영의 가슴도 뭉근하게 저렸다.“넌 혼자가 아니야.”언제나, 단 한 번도.이유영은 비록 긴 세월 동안 강이한의 아내로 살았어도, 소은지만큼은 절대 혼자 두지 않았다.“응.”이유영의 단단한 확신이 전해지자, 굳어 있던 마음이 조금 풀렸다.혼자라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그 무서움을 다시는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이 세계에는 이유영이 있었다.전화를 끊자마자 초인종이 울렸다.소은지는 이번에는 문을 열러 가지 않았다. 방금 이수연이 다녀간 참이라 이수연이 돌아올 리 없었으니까 말이다.몇 분 뒤.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성급하게 바뀌었고, 남자의 분노가 함께 밀려왔다.“소은지, 안에 있는 거 알아!”말에서 위험한 협박이 묻어났다.소은지는 못 들은 척 계속 죽을 먹었다. 그저 미친놈을 만난 것처럼 엔데스 명우를 무시할 뿐이었다.문밖의 엔데스 명우가 다시 말했다.“안 열면 부순다!”흥분은 또다시 최고조로 치솟았다.문짝은 이미 군데군데 찍히고 패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8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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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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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84화

    “손 놔.”소은지는 엔데스 명우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방금 엔데스 명우가 내뱉은 말 따윈, 아예 상관없다는 듯했다.그 무심함에 엔데스 명우의 안쪽에서 성가신 분노가 치솟았다.파리에서 엔데스 명우에게 고개 숙이지 않는 이가 어디 있었나. 다들 공손했고, 엔데스 명우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싶어서 안달이었다.그런데 소은지는 지금도...“소은지.”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본래 인내심이 길지 않은 성격이었기에 소은지가 이렇게 계속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거친 호흡 사이로 번지는 분노의 기운을 느낀 소은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차갑게 식은 소은지의 눈동자에는 경계심이 어려있었다.바로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었다.엔데스 명우가 소은지를 사랑하든 증오하든,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를 낯선 사람 대하듯이 대하고 있었다.“얘기 좀 하자.”소은지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자, 엔데스 명우는 결국 힘으로 문틈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섰다.소은지는 엔데스 명우를 향해 등을 돌리고 섰다.아무 말이 없어도, 등 뒤 실루엣만으로도 소은지가 뭔가를 끝없이 눌러 삼키는 중임이 느껴졌다.엔데스 명우는 병원에서 챙겨 온 약봉지를 탁자 위로 내던졌다.유리병에 알약이 들어있었다.그리고 소은지를 뒤돌아보며 말했다.“안으로 들어가. 아직 다 안 나았잖아. 찬바람 맞으면 안 돼.”건방진 태도를 거둔 엔데스 명우의 얼굴에는 예전과 같은 엄숙함이 느껴졌다.그 엄숙함으로 엔데스 명우는 몇 번이고 소은지에게 벌을 주고 소은지를 굴복하게 만들었던가.쾅.문이 닫히는 순간, 소은지의 얼굴에 찬바람이 스치며 화끈 열이 번졌다. 아프면 모든 게 산처럼 무너진다고들 말한다. 평소엔 멀쩡해도, 한 번 앓기 시작하면 찰나의 냉기조차 몸이 견디지 못한다.소은지는 벽난로 옆 소파로 걸어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번호를 눌러 연결음이 뜨자, 소은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신고할게요. 지금 집에 무단침입한 사람이 있어요.”“...”본래부터 굳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83화

    소은지가 정신을 차린다면 지금 같은 고요함은 바로 깨지게 될 것이다.엔데스 명우는 문득 소은지가 너무 빨리 눈을 뜨지 않기를 바랐다....소은지는 아주 긴 시간을 잤다.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정도였다. 어느새 온몸을 짓누르던 무력감이 조금씩 걷혔고, 서서히 눈이 떠졌다.창밖은 이미 깊은 밤이었다.몸을 살짝 움직이자 손끝이 불편했다. 다시 움직여 보니, 누군가 손을 꼭 잡고 있었다.시선을 돌리니 침대 가장자리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는 엔데스 명우가 보였다.잠든 엔데스 명우의 얼굴은 아주 우아하고 부드러워 보였다.하지만 엔데스 명우가 눈을 뜨면 악마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소은지는 누구보다 똑똑히 알고 있었다.소은지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손등에 꽂힌 수액을 확인하고, 다시 잠들어 있는 얼굴을 힐끗 훑었다. 대충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았다.소은지는 따뜻하게 감싸고 있던 손을 힘껏 빼냈다. 그리고 손등의 바늘을 거침없이 뽑아 버렸다....엔데스 명우가 눈을 떴을 때, 병상은 이미 비어 있었다.수액은 반 병가량 남은 채 한쪽에 던져져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이 미친 여자가.”소은지의 기척도 못 느끼고 깨어난 걸 놓치다니.‘수액도 다 맞지 않고 대체 어디로 간 거야?’“강혁!”분노가 병실을 가득 채웠다.바깥에서 대기하던 강혁이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도련님!”“소은지는?”“소은지... 씨요?”텅 빈 병실에 단둘이 남은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강혁의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 올랐다.‘계속 함께 있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사라졌지?’“방금까지 밖으로 나가는 건 못 봤습니다!” ‘혹시 잠깐 화장실 다녀온 그 틈? 그사이에 사라졌다고?’불안한 시선이 조심스레 올라갔다.엔데스 명우의 관자놀이가 터질 듯 욱신거렸다. 엔데스 명우는 대꾸조차 하지 않고 몸을 틀어 병실을 나섰다.빌어먹을 여자.이번 감기가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고나 있는 건가. 차라리 처음부터 열이 올라 죽게 내버려두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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