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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Author: 진헤이
이정과 강이한 신변의 사람 몇 명이 앞으로 나섰다.

“도련님.”

“...”

일어선 순간 강이한은 싸늘하게 이정을 한 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정말 깊은 못처럼 깊숙했다.

이정은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강이한의 몸에 있는 상처를 보자 가슴이 섬뜩하면서 긴장되었다.

“바로 가서 의사 선생님을 모셔 오겠습니다.”

이정은 강이한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지금 이유영 말고 감히 그를 해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는 오로지 이유영에게만 반격하지 않을 뿐이었다.

...

백산 별장의 주방에서, 이유영은 조심스럽게 월이에게 죽을 먹이고 있었다. 꼬맹이는 그녀의 품에 안겨있었으며 이번 일 때문에 매우 놀란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이유영의 품에 안긴 후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월아, 외할머니한테 올까?”

월이가 백산 별장에서 사라진 거라서 요 며칠 임소미도 덩달아 속이 말이 아니었다.

당연히 이것들은 모두 강이한이 은밀히 꾸민 계략들 때문이었다.

그게 아니면 이곳에서 감히 월이를 데려갈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임소미도 마음이 안 좋았다. 하지만 이토록 낭패한 이유영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도 마음이 아팠다.

“제가 할게요.”

이유영의 말투는 아주 밋밋했다.

그리고 배가 많이 고팠는지 월이는 이렇게 이유영의 품에서 죽을 두 그릇이나 비웠다. 하지만 월이에게 너무 많이 먹이면 또 안 되었다.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야 했다.

“엄마.”

“엄마 어디 안 가.”

이유영이 일어선 순간, 월이의 작은 팔은 바로 이유영의 목을 둘렀다.

적잖게 겁을 먹은 것이 분명했다.

이유영은 월이를 안고 살살 달래주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지금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현재... 그녀는 아이를 안아서 잘 위로해 주고 달래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그녀가 강이한을 얼마나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지 아무도 모를 것이었다. 병원에서 찌른 그 한 칼은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준 상처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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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680화

    강이한 쪽은 순탄치 않았다.이온유의 상태가 내내 위태로워, 지금은 섣불리 수술도 할 수 없었다.이온유가 중간에 한 번 깨어났을 때, 이온유는 내내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이온유가 부르는 엄마가 이유영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하지만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어떤 방식으로 연락을 시도하든, 돌아오는 건 무응답이거나 얼음장같이 차가운 대답뿐이었다.지금 이유영에게 말을 건넬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소은지였다. 청하에서 강이한은 소은지의 도도함이 못마땅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소은지를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소은지는 작은 목조집에서 사건 자료를 정리하며 어떻게 그 남자를 한 번에 감옥에 넣을지 생각했다.딩동. 딩동. 딩동.벨이 다급하게 울렸다. 소은지는 옆 주민인 통통한 아주머니인 줄 알았다. 며칠째 아주머니가 이 고장 특산품을 챙겨 와 주었기에 시내에 나가지 않아도 먹을 건 부족하지 않았다.하지만 문을 열자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강이한이었다. 소은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왜 네가...?”이유영과 마찬가지로, 소은지가 가장 보기 싫은 사람은 바로 강이한이었다.게다가 강이한은 하는 짓이 엔데스 가문 사람들과 똑같았다. 한 번 들러붙으면 떼어낼 수 없는 고약한 거머리처럼, 어딜 가든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 강이한이 괴롭히려는 대상이 이유영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유영의 평온한 삶은 또다시 산산이 부서졌을 것이다.강이한은 온몸에 눈을 뒤집어쓴 채 문턱에 서 있었다. 머리와 어깨에 내려앉은 눈발이 초라하고도 지친 기색을 더했다. 청하에서의 모습과는 확실히 달랐다.하지만 소은지 눈에는 그 모습이 강이한의 업보로만 보였다. 청하에서 강이한은 늘 높디높은, 거의 정상에 서 있었다. 그런데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조차 지켜내지 못했다. 결국 그 도시 속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서조차 신뢰를 얻지 못했다. 잃고도 놓지 못했다. 그게 업보가 아니면 무엇이 업보겠는가.“들어가서 얘기해도 될까?”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679화

    “이게 바로 엔데스 가문의 업보예요.”소은지가 뱉는 단어 하나하나가 차갑게 느껴졌다.“...”소은지가 엔데스 현우를 올려다보는 눈빛은 마치 살점을 벗겨 내는 칼날 같았다. 한 겹 한 겹 도려내는 것 같은 고통에 가슴이 미어졌다.“소은지 씨...”엔데스 현우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애초에 두 사람은 신경도 안 썼잖아요.”그렇게 말하는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냉소가 서려 있었다.공기가 다시 차갑게 가라앉았다. 소은지의 말은 사실이었다.그들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이수연의 남편이 이길 리 없었고, 이수연은 그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모든 건 그들이 얽힌 탓이었다. 결국 이수연은 마지막 순간에 살 의지와 희망을 잃었다.이 일에서 소은지가 가장 미워하는 사람은 엔데스 명우였다.엔데스 현우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래서... 그 사람 때문에, 저도 증오하는 건가요?”“저는 운명의 불공평함을 증오하는 거예요.”왜 정상에 선 사람들만이 공평함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마치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별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말이다.그렇게나 이수연을 돕고 싶었지만, 결국...“소은지 씨.”“먼저 가 주세요. 지금은 현우 씨를 만나고 싶지 않아요.”소은지는 엔데스 현우를 보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소은지는 그와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숨이 막혔던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의 차가운 말에 하고 싶지만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전부 삼켜버릴 수밖에 없었다.소은지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소은지는 이수연 사건을 증오하는 것이 아니다. 이수연 사건을 통해 엔데스 가문의 특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으니 증오심이 불타오르는 것이다.엔데스 명우도, 엔데스 현우도.아무리 그게 편견일지라도, 그들과 얽히면 끝이 좋지 않다는 예감이 더 굳어졌다....결국 엔데스 현우는 떠났다.그리고 소은지와 엔데스 명우 사이에서 억지로 세워졌던 거래도 이수연의 일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소은지와 크게 다툰 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67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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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677화

    엔데스 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소은지 쪽으로 걸어왔다.그리고 얇은 옷차림을 훑어보더니, 다정하게 나무라며 말했다. “요 며칠 밖에 나갈 때 두꺼운 옷 안 챙겼어요?”소은지가 밖에서 지내는 내내, 엔데스 현우는 애써 찾으러 가지 않았다.이 일이 그녀에게 얼마나 힘든지 알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홀로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했고, 사흘이 지난 지금은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았으리라 짐작했다.소은지가 말했다. “안 추워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소은지는 추위를 많이 탔다.그날은 너무 급히 뛰쳐나왔고, 마음이 심란해 추위조차 느끼지 못했을 뿐이었다.엔데스 현우가 소은지의 손을 이끌어 벽난로 옆 소파에 앉혔다.“여기가 마음에 든다고 했죠?” 엔데스 현우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소은지는 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들었다.여기를 좋아했었다.좋아했기에 이곳에 숨듯 내려왔다.그러나 지금 이곳은 더 이상 예전의 좋아하는 곳이 아니게 되었다.소은지의 침묵에서 마음을 읽은 듯, 엔데스 현우가 말했다. “무슨 걱정 하는지 알아요. 그쪽은 제가 정리할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필요 없어요. 제가 어디에 있든, 당신들이랑은 상관없어요.”엔데스 현우는 말없이 소은지를 바라보았다.소은지의 시선은 더 깊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엔데스 현우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엔데스 명우를 바라볼 때의 담담함과 다를 바가 없었다.“은지 씨.”“제가 할 말은 다 분명히 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나요?”분명히.소은지는 분명히, 그리고 깨끗하게 끝냈다.엔데스 현우가 낮게 말했다. “당신한텐 분명할지 몰라도, 내겐 아직 아니에요.”“그럼 뭘 원해요? 뭐가 있어야 분명해져요?”소은지는 이제 더는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엔데스 현우는 그래도 다르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엔데스 명우는 이수연의 사건으로 소은지한테 미움을 죽도록 샀다.이수연이 아무리 소은지와 피가 섞이지 않은 관계라고 해도 사람의 목숨이 어떻게 져버리는지 목격하게 되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676화

    그 남자한테 소은지는 어떤 존재일까.그가 악마라면, 소은지는 그의 눈에 사탄이었다.한번 독해지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상대가 겁을 먹게 만드는 사람.소은지는 눈앞의 이빨 빠진 호랑이를 똑바로 노려봤다.머릿속엔 이수연의 온몸에 퍼졌던 동상 자국, 그리고 그 밖의 상처들이 아른거렸다.이렇게나 허세뿐인 인간이, 어떻게 온 마을을 겁박해 누구 하나 이수연에게 손 내밀지 못하게 만들었을까.“분명히 말하는데, 난 너 안 무서워.”소은지가 한 걸음씩 다가가자, 사내가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섰다.짝.묵직한 뺨 소리가 울렸고, 남자의 입가에 곧바로 피가 맺혔다.소은지의 눈빛에는 온도라고는 없었다. 차가운 위험만이 번들거릴 뿐이었다.권중호는 그 모습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파리에 있을 땐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언제나 곧고 단정한 사람이었는데, 싸울 때는 이렇게 단호하다니....“너, 너!” 사내가 뺨을 감싸 쥐고 다른 손을 들어 올리자, 소은지가 그 손목을 탁 붙잡았다.이어 뚝 소리와 함께, 산골짜기를 울리는 비명이 터졌다.“아아아!”늘 다른 사람을 때리던 자는 처음으로 고통을 맛보는 중이었다.살을 에는 추위에, 부상까지 겹쳤으니 얼마나 아플지 뻔했다.소은지는 바닥에서 몸부림치는 사내를 냉랭하게 내려다봤다.남자는 원래 반격을 하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다른 사람을 위협한 것처럼 소은지를 위협하려고 했지만 소은지는 마냥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소은지는 참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지금 당장 꺼져.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릴 테니까.”그 차가운 목소리엔 위험이 가득했다.막무가내로 악명이 높던 사내조차, 소은지가 실제로 본인을 죽일 수 있다는 걸 믿는 눈치였다.예전에는 마을 사람들 앞에서 목숨 걸고 다른 사람들과 싸웠기에 다들 겁을 먹고 이수연의 남편을 건드리지 못했다.하지만 똑같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을 만나자, 그는 단숨에 목숨을 아끼는 자가 되었다.“윽... 허!”사내는 데굴데굴 구르더니 벌떡 일어나, 뒤도 안 돌아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675화

    아주머니는 내내 울고만 싶었다.하지만 이수연의 일을 두 눈으로 확인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소은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아주머니가 먼저 말했다. “은지 씨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았으면 수연이는 마지막까지 끔찍한 꼴을 당했을 거예요.”떠난다는 건 조금 쓸쓸했지만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누웠다. 이곳의 풍경은 정말로 좋았다.소은지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사진 속 햇살 같은 미소를 바라보는 눈에 전례 없는 날카로움이 번뜩였다.“지금 그 인간은 마을에서 어떻게 지내요?” 소은지는 이수연의 남편에 대해 물었다.그 말을 듣자 아주머니의 눈에 본능적인 두려움이 스쳤다.그 망나니는 마을에서 악마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그날 소동이 나자, 마을의 사내들이 몇 명이나 달려갔는데도, 죄다 그놈한테 두들겨 맞고 돌아왔어요.”싸움으로는 제법이었다.다들 이수연 일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유가 드러났다.그 악마 같은 자가 마을의 암과도 같은 존재였다.소은지가 말했다. “제가 도울게요. 제가 가서 그 사람을 마을에서 영영 사라지게 만들 거예요.”“소, 소은지 씨, 제발 무모한 짓은 하지 마세요!”아주머니는 소은지가 극단으로 치달을까 봐 겁이 났다.예전에 그 남자를 쓰러뜨릴 때 보였던 소은지의 매서움은, 마을 사내들보다 훨씬 거칠고 강했다.그래서 소은지가 나서면 이길 거라 믿었지만, 혹시라도 소은지가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까 두려웠다.“수연이는 소은지 씨가 그렇게 하길 바라지 않을 거예요!”“아주머니, 무슨 생각을 하세요. 난 그 사람을 평생 감옥에 처넣을 거예요.”소은지는 마지막 몇 마디를 또렷하고 또 차갑게 내뱉었다.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어떤 죄목으로, 어떻게 감옥에 밀어 넣을지 이미 계획이 세워지기 시작했다.그리고 말 그대로, 두 번 다시 햇빛을 못 보게 할 생각이었다.만난 시간은 길지 않지만, 이수연은 소은지 마음속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아마 엔데스 명우 곁에 있던 본인의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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