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오후 늦게부터 비는 예고 없이 내리기 시작했다.식당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는 국이 끓는 소리보다 더 깊고 묵직했다.점심 장사를 마치고 저녁 시간이 되어서도 손님은 찾아오지 않았다.유리는 조용히 말하며 국자를 내려놓았다.“오늘은, 아무도 안 올 것 같아요.”“그럴 것 같네요. 비 오는 날은 누구에게도 혼자 밥을 먹고 싶지 않은 날이니까.”“그래서 그런가… 오늘은 당신 옆에 앉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두 사람은 식당 가장 안쪽,창문 가까이 놓인 작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이현은 주전자에 따뜻한 차를 데워 왔고,유리는 그 앞에 조심스레 남은 감자전 두 조각과 작은 국그릇을 놓았다.말은 없었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대화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이현 씨.”“네.”“나… 가끔 당신이 너무 조심스러워 보여요.”“제가요?”“응. 내 손을 잡을 때도, 내 국을 먹을 때도, 마치 언제든 도망갈 수 있을 것처럼 가볍게 다가오는 느낌.”이현은 그 말에 잠시 숨을 고르듯 고개를 숙였다.“나는… 내가 가진 마음을 당신에게 너무 무겁게 얹고 싶지 않았어요.”“왜요?”“당신은 이미 자기 국 하나로도 버거운 날들이 있었잖아요.그걸 봤으니까, 내 마음까지 얹는 게… 겁이 났어요.”유리는 천천히 국그릇을 들어 숟가락 하나를 떠넣었다.그리고 조용히 말했다.“근데 나는 당신 마음을 조금 무겁게 받아도 괜찮아요.”“정말요?”“응. 당신의 조심스러움이 따뜻한 건 알겠는데, 이젠 조금 더 구체적인 따뜻함이 필요해요.”이현은 유리의 손 위에 조용히 손을 얹었다.“그러면 나도 말할게요. 사실… 당신이 아팠던 날, 그 하루가 생각보다 오래 남았어요.”“그날 나, 국 하나 끓이는 데 몇 번이나 간을 봤는지 알아요?”“여섯 번?”“열두 번이에요. 당신 입맛에 최대한 맞춰보고 싶었어요.혹시라도 당신이 ‘이현 씨 국은 조금 부족했어요’라고 말할까 봐.”유리는 웃음을 터뜨렸다가 곧 손등에 이마를 기댔다.“…그 마음, 지금 말해줘서 다행이에요. 그
아침부터 유리의 얼굴은 조금 창백했다.뜨거운 물을 끼얹은 수건을 이마에 올리고도 몸에선 묵직한 열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괜찮아요… 아마 잠깐 기운이 빠졌을 뿐일 거예요.”하지만 이현은 그녀의 손끝을 잡자마자 바로 알았다.오늘은 유리의 손이 국 대신 이불을 덮어야 하는 날이라는 걸.“오늘 하루는 내가 국을 끓일게요. 당신은 이불 아래서 내 냄비 소리만 듣고 있어요.”유리는 걱정스럽게 이현을 바라봤지만 그의 눈빛엔 단단한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주방에 선 이현은 냄비 하나를 꺼냈다.재료는 평소 유리가 자주 쓰던 것들.배추, 대파, 두부, 들깨, 그리고 유리의 국이 항상 넣던 작은 생강 조각.“한 숟갈이면 데워질 수 있도록. 너무 짜지 않고, 너무 맵지 않게.”이현은 천천히 칼질을 하고 불 위에 냄비를 올렸다.국이 끓기 시작하자 식당 안은 익숙하면서도 다른 향으로 가득 찼다.방에서 누운 유리는 그 향기를 느끼고 눈을 살짝 떴다.“이현 씨가 끓이는 국 냄새… 생각보다 따뜻하네.”점심시간. 이현은 간단한 메뉴들로 식사를 준비했고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조용히 식당을 운영했다.“유리 씨 오늘은 컨디션이 조금 안 좋으세요. 제가 대신 준비했어요. 국이 낯설 수 있어요.”하지만 손님들은 웃으며 말했다.“향이 다르긴 한데, 마음은 똑같이 따뜻하네요.”“누군가를 위해 끓이는 국은 맛이 달라도 온도는 같죠.”점심 장사가 끝난 후 이현은 작은 보온병에 국을 담아 유리의 방으로 들어왔다.“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겠어요?”유리는 일으켜 앉아 국을 조심스레 떠넣었다.“…음. 익숙한 맛은 아닌데, 익숙한 마음이에요.”“요리는 익숙함보다 누구를 위해 끓이는가가 먼저죠.”그 말에 유리는 국그릇을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이현의 손을 잡았다.“고마워요. 오늘 하루 당신 국 덕분에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낫는 기분이에요.”다음 날 아침, 유리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열은 거의 가셨고, 기운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식탁에 앉아있던 이현이 따뜻
이른 아침, 식당에는 평소보다 고요한 바람이 들었다.이현은 조용히 주방 뒷문을 열고 마트에서 산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그 안엔 은은한 라벤더 색상의 보온 텀블러.유리가 국을 끓이는 동안 틈틈이 마실 수 있도록 그녀가 좋아하는 따뜻한 보리차를 미리 데워 넣었다.“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손끝이 자주 마르다는 걸 그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그 시각 유리는 식재료를 정리하며 이현이 자주 서 있는 조리대 옆 칸을 말없이 살폈다.그가 늘 사용하는 칼이 자주 미끄러진다는 걸 느끼고, 조심스럽게 새 도마와 칼집을 준비해 두었다.진한 나무결의 도마는 물기에도 쉽게 닳지 않고, 칼집은 손등이 다치지 않게 둥글게 마감되어 있었다.“그녀는 직접 묻진 않았지만 그의 칼끝이 더 이상 무뎌지지 않길 바랐다.”점심 장사를 준비하던 찰나,이현이 조심스럽게 유리에게 텀블러를 내밀었다.“이거… 오늘부터는 이걸로 마셔요. 당신 국만큼 데워진 차예요.”유리는 놀란 듯 텀블러를 받아들었다.“이거… 언제 준비했어요?”“며칠 전부터 생각했어요. 당신 손이 자꾸 시려 보여서.”그녀는 입꼬리를 작게 올렸다.“보리차도, 당신도… 잘 데우는 사람이네요.”그날 점심이 끝나갈 무렵, 유리는 새 도마와 칼집을 조리대 위에 조용히 놓아두었다.이현은 그걸 보자마자 말없이 손끝을 스쳤다.“이 도마… 나무결이 부드럽네요.”“당신이 매일 잘게 썰고 다듬는 재료들, 그 손끝이 조금 더 편했으면 해서요.”“손끝이 편해지면, 마음도 따라 풀어지죠.”이현은 조용히 도마에 칼을 올리고 얇은 애호박을 썰기 시작했다.도마에 닿는 칼날 소리가 예전보다 한결 고르게 들렸다.“이 소리… 참 좋네요.”“말보다 이런 소리가 더 마음에 오래 남는 날도 있어요.”저녁 장사가 끝나고 조리대에 나란히 선 두 사람은 그날의 조리 일지를 정리하며서로 준비했던 선물의 타이밍에 작게 웃음을 나눴다.“우리가… 오늘 말 없이 선물 주고받은 거, 왠지 편지보다 더 편안했어요.”“사랑은 편지도 좋지만
낮 기온이 더 이상 더워지지 않는다는 소식에 유리는 아침부터 식당 앞 마당을 둘러보았다.“이제 진짜 가을이에요.”그 말에 이현이 옆에 다가왔다.“오늘은 주방 말고, 바깥에 식탁 하나 차려볼까요?”“점심 준비 끝나고요?”“아니요. 우리 둘만을 위한 점심. 오늘 하루는 바람이 식사를 데워줄 것 같아서요.”두 사람은 점심 장사가 끝난 뒤 조용히 마당의 작은 나무 식탁을 닦았다.햇살이 포근히 내려앉은 자리,나무 그림자가 천천히 흔들리는 그 자리에 하얀 린넨 보를 깔고 작은 도자기 그릇들을 꺼내 놓았다.국은 유리가 가장 자신 있는 메뉴, 들깨버섯국.바람에 향이 더 멀리 퍼질 수 있도록 국을 천천히 우려냈다.이현은 우두커니 식탁을 바라보다 말없이 유리에게 물었다.“이런 식탁, 예전에도 생각해본 적 있어요?”“아니요. 나는 늘 식탁은 실내에서 먹는 거라고 생각했어요.근데 지금은… 이렇게 바람과 나란히 앉아 먹는 것도 충분히 따뜻하네요.”“당신 국이라 그런가 봐요.”국이 식탁에 오르고 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들깨 향이 은은히 퍼지는 그 위로 가을 바람이 살며시 스쳤다.이현은 국을 한 숟갈 떠넣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오늘 국은… 계절 맛이 나요.”“내가 끓인 국이 아니라 오늘 바람이 간을 봐줬나 봐요.”“그럼 이 국은 당신과 바람의 합작이네요.”“그리고 당신이 마주 앉아 있으니 이 국도 안심하고 익을 수 있었죠.”한참을 말없이 먹던 중,유리는 조용히 식탁 옆 작은 나뭇잎을 집어 들었다.“여기 앉으니까, 조금 예전 생각이 나요.”“어떤?”“서울에 있던 작은 원룸 부엌. 창도 없이 좁은 그 공간에서전기포트에 물 끓이고 즉석 된장 풀어서 밥 말아 먹던 날들.”이현은 그녀의 손등에 살짝 손을 얹었다.“그때는 그 국이 당신 하루를 데워주는 유일한 온기였겠네요.”“맞아요. 그래서 지금, 이 국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지금이 기적처럼 느껴져요.”식사가 끝난 뒤, 이현은 남은 국을 작은 사발에 덜어 유리 쪽으로 내밀었다.“이 국
아직 어둠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새벽.이현은 식당에 먼저 나와 주방 불도 켜지 않은 채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손에는 작은 크림색 편지지 한 장.그는 천천히 조심스레 펜을 들었다.유리 씨에게 오늘 당신이 조리대 앞에 서기 전, 이 글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당신이 국을 끓이기 전, 내가 먼저 마음을 데워주고 싶어서요.요즘 당신을 보고 있으면 국물보다 더 따뜻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말없이 사람 마음을 풀어주고,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그런 당신 옆에 있는 내가 요즘은 그냥 고맙습니다.오늘도 당신의 하루가 너무 바빠서 내 마음을 듣지 못할까 봐이렇게 먼저 써둡니다.당신의, 매일 고맙고 매일 사랑하는 이현 드림.편지를 다 쓰고 난 이현은 살짝 접어 조리대 아래 수건함 옆에 작은 자석으로 붙여두었다.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 고요한 아침의 틈에서가장 먼저 유리에게 닿는 건 따뜻한 말 한 장이었으면 했기 때문이다.유리는 조금 늦게 식당에 도착했다.문을 열자 주방엔 조명이 켜지지 않았고,조용한 공기 안에 어느새 데워지고 있던 냄비 속 물소리만 작게 들려왔다.잠시 후 그녀는 조리대 앞에 섰고, 작은 편지 한 장을 발견했다.그 편지를 손에 쥔 순간, 그녀의 숨이 잠시 멈췄다.그리고 한 줄, 한 문장 읽을수록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이 가슴 안에서 천천히 녹아내렸다.조리대 위로 햇빛이 조심스레 들어오기 시작했다.유리는 그대로 편지 옆에 국자 하나를 내려놓고, 천천히 냄비 뚜껑을 열었다.물을 붓고, 된장을 풀고, 대파를 송송 썰어 넣으며 이현이 앉아 있을 테이블 쪽으로 가끔씩 눈길을 보냈다.국이 끓고, 그 향이 퍼지기 시작하자 유리는 조용히 말했다.“편지, 잘 받았어요.”이현은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내 글씨, 너무 진지하지 않았어요?”“진지해서 좋았어요. 당신 말투가 아니라, 당신 마음 그 자체 같아서.”“글이니까 오래 데워지잖아요. 말은 날아가지만 글은 천천히 스며드니까.”점심
이른 오후, 식당 문이 조용히 열렸다.남루하지만 단정한 옷차림,살짝 구부정한 어깨의 중년 남성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혹시… 여기 아직 된장국 하나 나올까요?”유리는 조리대에서 고개를 들었다.“안녕하세요. 혹시 전에… 자주 오셨던…”“맞아요. 예전 작은 가게에서 일하실 때. 거기서 국 먹고 나면 이상하게도 하루가 차분해졌었죠.”이현은 뒷정리를 멈추고 유리 쪽을 바라봤다.그녀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오랜만이에요. 그땐 조리대도 좁고, 밥솥도 하나뿐이었는데…”“근데 국은 항상 따뜻했어요. 그게 지금도… 생각나더라고요.”유리는 조용히 냄비를 꺼냈다. 된장, 무채, 들기름. 이건 지금의 유리가 아니라,예전 그 시절의 유리가 자주 끓이던 조합이었다.이현은 그녀의 움직임을 가만히 지켜보았다.무를 자르는 칼 끝의 리듬, 냄비 안의 온도를 손등으로 느끼는 버릇,국이 끓기 전 살짝 뚜껑을 열어놓는 습관까지.그건 어쩌면 이현이 지금 사랑하고 있는 유리를 만들어준 시간의 결이었다.손님은 국을 한 숟갈 뜨며 천천히 말했다.“그때도 참 조용했어요. 근데 이상하게…그 조용함이, 먹는 사람 마음까지 가만히 하더라고요.”유리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그 시절의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랬다는 것.그 기억이 이렇게 오래 남아 있었다는 게 묘하게 울컥했다.“그때는… 혼자였거든요. 조용하게라도 버티지 않으면 주방이 너무 넓게 느껴졌어요.”손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은 혼자 아니네요. 조금 전부터 계속 당신만 바라보는 사람 있잖아요.”이현은 그 말에 조용히 유리를 향해 웃었다.“맞아요. 지금은 국도, 주방도, 그녀도 혼자가 아니에요.”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며 말했다.“오늘 국… 예전보다 더 부드러워졌네요. 이유는 말 안 해도 알 것 같아요.”“감사합니다. 오늘 그 말… 조금 오래 기억할 것 같아요.”문이 닫히고, 식당 안엔 다시 두 사람만 남았다.유리는 조용히 냄비 뚜껑을 닫으며 입을 열었다.“그 사람 말 듣는데 그 시절
식당 안은 평소보다 훨씬 시끄러웠다.단골손님들은 슬쩍 눈치를 주고받으며 수군거렸고,어떤 아줌마는 “저기 사장님 남친이세요?”라며 장난을 쳤다.유리는 “아니라고요!!”라고 소리를 지르며 국자를 들었다가,아줌마들이 깔깔 웃는 소리에 입술을 꾹 다물고 물만 내렸다.“유리 씨 인기 많네. 장사 잘하겠다.”이현이 팔짱을 풀며 한마디를 툭 던졌다.유리는 국자로 찌개를 저으며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아 진짜… 저 인간은 왜 저러지…”저녁 무렵, 문득 식당 안에 이상한 기척이 느껴졌다.문틈 사이로 들어선 한 여자의 실루엣
아침 공기가 아직 서늘한데도 유리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주방에서 채소 써는 소리가 경쾌하게 퍼져나가지만, 그녀의 마음은 어쩐지 분주하고 어지러웠다.칼끝으로 리듬을 타는 손놀림은 점점 빨라졌고, 심장이 그것보다 먼저 뛰고 있다는 걸 그녀는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었다.‘설마 오늘은 안 오겠지. 아니, 저 진상님도 적당히 해야지… 설마 또?’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을 때, 골목 바깥에서 웅성거림이 몰려들었다.평소보다 훨씬 큰 소음에 유리는 머리를 홱 돌려 주방 창으로 달려갔다.그리고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새벽 공기를 뚫고 부엌 창문 틈으로 겨우 스며드는 첫 햇살에, 유리는 눈을 찡그리며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손끝에 아직 따뜻함이 채 가시지 않은 빗자루의 감촉이 남아 있었고, 어젯밤 그 황당한 남자의 얼굴이 자꾸 머릿속을 떠올랐다.‘미친놈인가…’스스로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렸지만, 그때 느꼈던 묘한 울렁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단순히 분노에서였을까? 아니면, 낯선 사람의 강렬한 눈빛이, 생각보다 오래 가슴 한가운데 남아 있었던 걸까.유리는 스스로를 향해 얼굴을 찌푸리며 부엌으로 향했다.익숙한 동작으로 칼을 쥐
S그룹 본사 최상층 회장실, 그 문 앞 복도에는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셰프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흰 셰프복에 단정한 모자, 은빛이 번쩍이는 조리도구, 완벽히 플레이팅된 요리가 놓인 쟁반을 양손으로 받쳐 든 모습은 그 자체로 일종의 퍼레이드 같았다.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초조함이 엉켜 있었고, 뺨에는 굳은 미소가 어색하게 걸려 있었다.복도를 채운 공기는 마치 숨조차 삼키기 두려운 듯 묵직했고, 안쪽에서 새어나오는 소리, 포크와 나이프가 접시 위를 긁는 미묘한 소리와 낮고 단호한 남자의 목소리는 그 공기를 더욱 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