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동안 다리가 없이 생활했던 이토 유키히코는, 사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이미 다리가 없는 상태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 그에게 갑작스럽게 다리가 생겼기에, 이토 유키히코의 의식이나 신경 체계는 아직 새로 생겨난 다리들과 제대로 연결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진흙탕 속에 손을 넣고 다리를 만졌을 때,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자신의 의족이라 단정지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누군가 자신의 의족을 욕조에 넣어두었다고 생각했고, 이토 유키히코의 첫 반응은 당연히 분노였다.그는 평소 의족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의족을 진흙탕에 던져 놓은 처사는 마치 자신을 조롱하는 장난처럼 느껴져 더욱 불쾌함이 느껴졌던 것이다.그런데 그때, 집사는 억울하다는 듯 얘기했다. “전 회장님, 의족은 저기 탈의 구역의 벤치에 놓아 두었습니다!”이토 유키히코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정말로 자신의 의족이 벤치 위에 접혀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그는 당황하며 욕조의 진흙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여기 있는 다리는 대체 뭐야?!” 이렇게 말한 그는 손으로 그 다리들 중 하나를 감싸 쥐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럼 대체 이게 뭔지 한 번 보자고!” 그는 두 손으로 그 다리를 꽉 움켜잡고 위로 번쩍 들어올렸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중심을 잃고 욕조 안에서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욕조 안은 곡선형으로 되어 있어 가만히 누워있을 땐 안정적이었지만, 다리를 잡고 몸을 돌리자 이토 유키히코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뒤로 넘어간 것이다.집사도 호기심이 생겨 욕조 안에 뭐가 있는지 보려던 찰나, 이토 유키히코가 순식간에 뒤로 넘어지며 상반신이 미끄러져 그대로 진흙 속으로 쑥 빠져버렸다. 이토 유키히코는 머리가 진흙에 잠기기 직전, 본능적으로 또 한마디 욕설을 내뱉었다. “아! 바카야로!”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머리는 진흙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이윽고, 점성이 짙은 진흙 표면 위로 몇 개의 기포가 둥둥 떠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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