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무심결에 말했다. "괜찮아요, 올해를 놓쳤다면 내년이 있잖아요." 이 말을 내뱉고 나서야 그는 스스로 말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 시점에 이 사실을 깨달아도 이미 늦어버렸다. 이토 나나코는 시후의 말을 듣고 감격한 듯 돌아서서 시후를 바라보며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시후 군! 내년에 정말 저랑 같이 벚꽃 구경해줄 거예요?"시후는 그녀의 간절한 표정을 보고는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요."이토 나나코는 곧바로 환호하듯 기뻐하며 말했다. "정말 잘 됐네요! 그럼 그 때 꼭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을 보여드리도록 할게요!"이미 말을 해버린 이상, 시후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시원하게 말했다. "나머지 두 가지 소원도 말해요. 내년에 전부 이뤄줄 수 있도록 해봅시다.""정말요?!" 이토 나나코는 당장이라도 녹아버릴 것 같은 행복한 표정으로 시후의 팔짱을 끼며 부드럽게 말했다. "저는 시후 군과 함께 여름 한복판의 쇼난 해변 공원을 걷고 싶고, 또 함께 홋카이도의 붉은 가을 단풍도 보고 싶어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겨울의 눈 내리는 밤, 봄의 벚꽃, 여름의 바닷가, 그리고 가을의 단풍, 맞죠?""네 맞아요!" 이토 나나코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시후를 바라보고는 간절히 물었다. "시후 군, 그게 정말 가능할까요?"시후는 물었다. "그런데 왜 전부 일본에 있는 장소들이죠? 벚꽃도, 바다도, 단풍도... 모두 한국에도 많은데, 시기랑 장소만 잘 맞추면 일본보다 못할 것도 없을 텐데.""알고 있어요......" 이토 나나코는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굳이 이 장소들을 말한 건, 일본의 벚꽃이나 바다가 최고라는 자만심 때문이 아니라, 교토의 대설, 히로사키의 벚꽃, 쇼난의 바다, 홋카이도의 단풍... 이 모든 풍경들은 제게 아주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 계절에 그 장소를 찾아가서 풍경들을 감상하고 있을 때면, 늘 속으로 작은 소원을 빌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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