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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4891 - Chapter 4900

4900 Chapters

4891장

하지만, 이런 사내들은 인생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하면, 자존심 또한 처지에 따라 점차 높아질 것이고 그때가 되면 과거 인생의 저점에서 그가 빠져든 사람과 사물은 반드시 마음속에서 다시 거부감이 생길 것이며, 심지어 혐오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하영수는 소수도를 오랫동안 깊이 사랑했으며, 혼자서 두 사람 사이에 생긴 딸 소이연을 키워왔다. 그녀는 이미 감정적으로 혼자인 삶에 익숙해졌기에, 소수도가 인생의 바닥을 치고 있을 때 다시 그와 감정적으로 얽히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 시후의 마음이 풀리거나, 소민지와 소이연이 시후 앞에서 소수도를 위해 좋은 말을 해 준다면, 그때 시후는 그가 소수도에게 내린 벌을 용서하여 철회해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는 분명 한국을 벗어나 다시 자신만의 인생을 되찾으려 할 것이었다.지금의 엘에이치 그룹은 모두 소수도의 딸 소민지가 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소수도가 자유를 회복하면, 소민지는 자신의 친부를 위해 의식주를 충분히 보장해 줄 것이며, 심지어 엘에이치 그룹의 일부 사업을 다시 맡길 가능성도 크다. 그때가 되면, 소수도는 재기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또 다시 자신에게 진정으로 어울리는 반려자를 찾아 나설 것이다.그래서, 하영수는 마음을 다잡고 매우 진지하게 소수도에게 말했다. "대표님, 은 선생님을 만날 기회는 정말 드물어요. 반드시 이 기회를 잘 잡아 좋은 인상을 남기셔야 합니다. 어쩌면 그분께서 대표님을 너그럽게 봐주실지도 모르니까요.”소수도는 그녀의 표정과 말투에 은근한 거리감이 담겨 있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영수야, 여기는 우리 두 사람 밖에 없는데, 이제 대표님이니 하는 호칭은 그만 쓰는 게 좋지 않을까...”하영수는 조용히 답했다. "하지만 저는 대표님을 이렇게 부른 지가 너무 오래됐습니다."소수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건 옛날 얘기지. 아버지께서 엘에이치 그룹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에는 당연히 내가 대표님이었지만, 지금은 아버지가 마다가스카르에서 기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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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2장

비행기가 뉴욕의 밤하늘을 가르며 활주하다가, 굉음 속에 케네디 공항에 안정적으로 착륙했다.소이연은 이미 오랫동안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토 유키히코와 다나카 코이치의 사지가 재생되는 것을 목격한 이후, 어머니가 탄 비행기가 하루빨리 뉴욕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영수와 소수도가 함께 세관을 통과하자, 소이연은 두 사람이 통로로 나오는 모습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 나갔다. 그녀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외쳤다. "엄마!"하영수는 소이연을 보자마자 기쁜 마음에 달려가, 한 손으로 딸을 꼭 끌어안으며 웃으며 물었다. "오래 기다렸니?"소이연은 재빨리 대답했다. "방금 막 도착했어요."하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버지께도 인사드려야지."소이연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소수도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의 마음 한 켠에는 어색한 감정이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대표님."소수도는 약간 어리둥절했으나 곧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이연아, 앞으로는 날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마라." 그렇게 말한 그는 다소 머뭇대며 덧붙였다. "혹... 혹시 괜찮다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를래...?" 이렇게 말을 마친 소수도는 스스로도 부끄러운 듯, 급히 말을 덧붙였다. "너도 민지랑 자매처럼 지내고 있잖니. 그런데 나를 대표님이라 부르면 너무 남 같고 이상하잖아..."소이연은 무심코 엄마를 바라보았다. 하영수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이자, 소이연은 용기를 내어 부드럽게 속삭였다. "아버지...""그래 좋다... 좋아...!" 소수도는 금세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이연아, 너는 몰랐겠지만, 네 엄마가 며칠 동안 계속 네 이야기만 했다. 네가 예전에 미국에서 일이 있었기에 이번에 돌아가면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더구나.”소이연은 엄마를 안심시키려 했다. "엄마, 은 선생님이 계시니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하영수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난 사실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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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3장

소이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3성 무사의 무술 수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하영수는 원래 소이연의 무술 수준을 꿰뚫어볼 수 있었지만, 다시 만난 딸에게서 더는 수련 수준을 감지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하영수는 딸이 이미 자신의 무술 수준보다 더 뛰어나게 된 것임을 짐작했던 것이다.그러자 소이연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덕분에, 제 수련 능력이 조금 더 진전됐어요.”하영수는 금세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거 정말 잘 됐구나! 우리 집안에는 네 외할아버지 외에는 제대로 된 무술인이 고작 한 명 밖에 없었는데 이제 또 한 명이 늘었으니 정말 경사야! 네 외할아버지께서 이 소식을 들으면 분명 무척 기뻐하실 거야!”소이연은 입술을 다물며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 그런데 저... 지금은 6성 무인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6성?!” 하영수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며 물었다. “이연아, 나와 떨어져 있던 시간이 그렇게 길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빠른 시일 동안 5성 무인이 될 수가 있었니?! 이건... 이건 너무 빠르지 않니?!”소이연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께서 제 능력을 일부러 끌어올려 주신 덕분에 6성 무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어요.”“세상에...” 하영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연아, 은 선생님을 알게 된 건 너의 큰 행운이야! 나는 우리 집안에서 네가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무술 능력을 상승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아마 우리 집안의 그 누구도 생전에 이 정도로 빠른 시일 내에 실력을 올린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거야!”소이연도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 “그러게요... 예전엔 이번 생에 3성 무인이라도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벌써 6성 무인이 되었네요...”곁에 있던 소수도도 딸을 보며 마음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 참, 이연아. 네 엄마가 말하길, 은 선생님께서 우릴 뉴욕으로 부른 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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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4장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곁에 있던 소수도가 조심스레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 띤 얼굴로 물었다. “대표님은 요즘 잘 지내고 계십니까?”“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소수도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다 은 선생님께서 그때 관대하게 봐주신 덕분에 제가 지금처럼 평온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시후는 웃으며 다시 물었다. “혹시 불편한 점이나 불만은 없으십니까? 있다면 말씀하시고요.”소수도는 고개를 연신 저으며 말했다. “없습니다, 없습니다! 절대 없습니다!”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또 물었다. “그나저나, 엘에이치 그룹의 소성봉 전 회장과는 연락하고 계십니까? 그분은, 지금 마다가스카르에 있으실 텐데,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소수도는 약간 고소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께서는 마다가스카르에서 뭐랄까... 전반적으로 꽤 잘 지내시는 것 같더군요... 제법 넓은 땅을 확보하셨고, 거기서 아프리카 특유의 야생동물들을 많이 기르고 계신다고 했고요. 며칠 안으로는 마장을 만들어 말도 기를 생각이라 하셨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거 좋은데요. 기회가 되면 안부 전해주십시오.”소수도는 어색하게 웃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버지께서는 매일 마다가스카르가 새도 안 날아드는 촌구석이라며 은시후의 욕만 수백 번은 하고 있을 텐데...’ 하지만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없어 겉으로는 공손하게 말했다. “예, 꼭 전하겠습니다!”시후는 다시 하영수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하영수 여사님, 이번에 이렇게 모신 건 새로 개발한 약을 한 번 시험해 주셨으면 해서입니다.”하영수는 이 말을 듣고, 딸이 했던 ‘엄청난 경사’라는 말을 떠올리며 시후가 자신에게 단약을 주며 수련의 경지를 높여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하영수는 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드릴 말씀이 하나 있는데... 괜찮으시다면 말씀드려도 될까요?”시후는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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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5장

소이연이 하영수를 욕실로 데려가 중소단 복용을 준비하던 찰나, 스위트룸 거실에 남아 있던 소수도는 시후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은 선생님,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대표님, 그렇게 조심스럽게 말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야기하시죠.”소수도는 확신은 없었지만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일 하루만, 아니 반나절만이라도 자유 시간을 주실 수 있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소수도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하영수와 함께 뉴욕에 오긴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시후에게 절반쯤 연금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을 말이다.시후는 그의 말을 듣고 흥미가 생겨 물었다. “자유 시간이 필요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납득할 만한 사유라면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소수도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한참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하영수 여사에게 선물을 하나 주고 싶어서요. 여건이 된다면 저녁 식사라도 같이 하고 싶습니다.”시후는 이 말을 듣고 흥미가 생긴 듯 물었다. “실례지만, 하영수 여사님과 관계를 더 발전시켜보고 싶은 겁니까?”시후의 질문에 소수도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급히 손사래를 쳤다. “오해 마십시오! 절대 그런 불순한 의도는 없습니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이건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진심에 따라 나온 감정입니다.” 그러자 소수도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 사실 연금되어 지내는 동안 제 인생을 많이 돌아봤습니다. 제 인생은 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지요. 저는 평생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게 도전했고, 절대 저에게 마음을 열지 않을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국내의 잘 나가는 재벌가 중 하나라 자부했지만, 제 자식 셋은 줄줄이 위기에 빠졌지요...”소수도는 욕실 쪽을 바라보며 죄책감 어린 눈빛으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게다가 저를 오랫동안 진심으로 사랑해준 여인에게, 저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 생각만 떠올리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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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6장

그렇게 말하며, 소수도는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요즘 들어 계속 많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 두 사람에게 제가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꼭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이에 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어떻게 보답하실 생각입니까?”소수도는 여러 번 망설이다가 결국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았다.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내일 반지를 하나 사고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하나 뒤, 이연이의 어머니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 후, 그 자리에서 그녀에게 청혼하려 합니다......”“청혼이요?” 시후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며 신중하게 말했다. “당신은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입니다. 하 여사님께서 비록 당신의 자녀를 낳으시기는 했지만, 그녀가 가진 신분과 지위는 당신과 비교하자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겠죠. 게다가 그녀는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계시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장애를 가진 분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만, 그 차이를 충분히 고민해 보셨는지 묻고 싶네요.”소수도는 시후가 의심 어린 시선과 질문을 던지자, 마치 자신이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은 선생님, 저의 동기를 의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이연 엄마와 남은 인생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녀의 마음속에 여전히 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최근 들어 저 역시도 그것을 바라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가 그녀와 결혼하고자 하는 건 자유를 얻기 위한 수단이 절대 아니니까요. 만약 그녀가 제 청혼을 받아들인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녀에게 얌전히 붙잡혀 감시당해도 좋습니다. 단 하루, 하루만 자유를 주신다면, 그 뒤에는 예전과 다름없이 모든 당신의 지시에 따를 겁니다.” 뒤이어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조금 전 말씀하신 차이라는 부분은 제겐 이미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더 이상 엘에이치 그룹의 대표도 아니고, 후계자도 아니까요.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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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7장

소수도의 한마디에는 진솔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시후 역시 그의 말에서, 소수도가 이 모든 것들을 충분히 신중하게 고민했을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의 말 속에서 지금 자신은 이미 엘에이치 그룹과 거대한 재산에 관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소수도는 오히려 오랫동안 자신을 위해 헌신해온 여인 하영수에게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 것 같았다.이 사실을 알게 된 시후의 얼굴의 찌푸린 눈썹은 마침내 풀어졌고, 그는 소수도를 한 번 바라본 후 진지하게 말했다. “대표님, 만약 정말 청혼할 결심이라면 내일을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내일이 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테니까요.”소수도는 당황한 듯 물었다. “은 선생님, 말씀하신 변화라는 것이 무슨 의미입니까?”시후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만약 당신이 진심으로 하영수 여사께 청혼을 결심했다면,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욕실 문이 열려 하 여사님이 나오시는 그 순간, 당신은 가장 먼저 걸어가서 한쪽 무릎을 꿇고 청혼하도록 하십시오. 그게 당신에게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시후가 조금 전 ‘변화’라고 표현한 것은, 그가 방금 소이연에게 건넸던 중소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소이연은 지금 욕실에서 어머니인 하영수를 위해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20~30분 후, 하영수가 욕실에서 나올 때, 그녀는 완전히 정상인으로 회복될 것이며 잃어버린 오른팔은 온전하게 자라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만약 소수도가 내일 밤까지 기다렸다 청혼한다면, 그때는 하영수가 이미 회복된 상태일 테니, 그 청혼은 하영수가 회복을 한 뒤에 청혼한 것이라는 구실로 들리게 되어 진심이 아닌 듯 느껴질 수 있다.그래서 시후는 소수도를 위해, 즉시 준비를 시작하라고 제안한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소수도는 원하는 대로 청혼할 기회를 얻고, 소이연 또한 그 모습을 보며 큰 기쁨을 느낄 것이다. 더불어 하영수에게도 몇 배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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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8장

말을 마친 뒤, 시후는 소수도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그럼 가시죠.”소수도는 뭔가 다소 등이 떠밀리는 듯한 기분이었지만, 순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안세진을 따라 재빨리 방을 나섰다.그 시각. 소이연의 정신은 온전히 어머니에게만 쏠려 있었다. 욕실의 옷걸이에는 소이연이 미리 어머니를 위해 준비해 둔 반소매 원피스가 걸려 있었다. 이 원피스는 소이연이 직접 어머니를 위해 정성껏 고른 옷이었다.이토 유키히코와는 달리, 하영수의 오른팔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절단된 상태였기에, 소이연이 기억하는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반소매 옷을 입은 적이 없었다. 어머니는 심지어 한여름 무더운 날에도 항상 긴소매 상의를 입었고, 드물게 원피스를 입더라도 반드시 긴소매였다.소이연은 어머니가 사지를 온전히 갖춘 모습이 어떤지 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 자신이 고른 여성스러운 이 연두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으면, 분명 눈부시게 아름다울 거라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하영수는, 이 원피스가 자신을 위해 준비된 것이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딸의 도움을 받아 옷을 하나씩 벗으면서, 옷걸이에 걸려 있는 연한 연두색의 우아한 꽃무늬 원피스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이연아, 이 옷 참 예쁘다. 너는 맨날 남자애처럼 다니더니, 웬일로 원피스를 다 입으려고?”하영수는 이 원피스가 사실은 딸이 자신을 위해 산 것이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소이연은 늘 무공을 연마하느라 치마를 거의 입지 않는 딸이었다.그러자 소이연은 조용히 그 원피스를 옷걸이에서 꺼내들고, 자기 앞에 대어보며 웃으며 물었다. “엄마, 이거 예뻐요?”하영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쁘긴 한데, 조금 나이 들어 보이긴 해. 너처럼 20대 초반인 애보단, 30이나 40쯤 된 여성들이 입으면 더 어울릴 것 같은데.”그러자 소이연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역시 엄마 눈썰미는 최고예요! 저도 이 옷은 제 나이엔 안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하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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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9장

하영수는 딸이 왜 자신을 욕조에 눕히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기대감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는 딸의 얼굴을 보자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고 순순히 따랐다. 엄마가 목 아래로 몸을 욕조에 담그자, 소이연은 중소단을 꺼내며 당부했다. “엄마, 은 선생님 말씀이 이 약을 드시고 나면 깊이 잠드시게 될 거래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제가 옆에서 계속 지켜 드릴테니까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시후가 건넨 중소단을 하영수의 입에 넣었다. 하영수는 딸에게 미소 지으려 했지만 말도 채 꺼내기 전에 머리가 멍해졌고, 곧 의식을 잃고 말았다. 소이연은 어머니가 의식을 잃은 걸 확인한 뒤, 욕조 앞에 꼼짝 않고 앉아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렸다.그 시각, 안세진은 소수도와 함께 까르띠에 매장에 도착해, 130만 달러짜리 하이엔드 맞춤형 다이아 반지를 골랐다. 그 반지는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들 중에 가장 최고급 반지였지만, 소수도에겐 여전히 초라해 보였다. 그래서 그는 젊은 동양인 여직원을 바라보며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유일한 사이즈 입니까? 이거보다 더 큰 건 없어요? 크기도 그렇고, 순도도 좀 더 좋은 걸로요.”그러자 여직원은 약간 긴장하며 말했다. “손님... 이 반지가 저희 매장에서 제일 좋은 거예요. 사실 보통은 이 정도 사이즈의 다이아 반지도 매장에 전시되지 않는데, 마침 본사 요청에 따라 뉴욕의 여러 매장을 돌며 순회 전시 중입니다. 오늘 아침에야 이 반지가 본 매장에 도착한 거예요. 어제 오셨다면 저희 매장에서 제일 좋은 반지는 이거 가격에 미치지 못했을 겁니다...”그러자 소수도는 이미 과하게 큰 다이아 반지를 보며 투덜거렸다. “근데 이 반지는 크기도 딱히 크지도 않고 색도 별로 진하지 않잖아요. 프로포즈를 하려는 거라 이건 좀 수준이 떨어지는데...”여직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님... 대체 어떤 반지가 손님 눈엔 충분히 크고 희귀한가요?”소수도는 대충 생각한 뒤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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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0장

호텔 직원은 준비해둔 장미 100송이를 들고 왔다. 장미 100송이의 뜻은 ‘완벽한 사랑’이라는 의미이다. 다행히도 호텔 컨시어지 팀에서 준비한 장미는 모두 유명한 최고급 품종으로, 한 송이 한 송이 모두 싱그럽고 탐스럽고, 완벽하게 아름다웠다.한편, 욕조 안의 하영수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지켜보던 소이연은 이를 눈치채고, 엄마가 곧 깨어날 것을 알았다. 기다리다 못해 그녀는 욕조의 오른쪽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 엄마의 오른쪽 어깨부터 진흙 속으로 더듬어 내려갔다.원래 하영수의 오른쪽 어깨 아래는, 수직으로 꺾인 듯한 불규칙한 흉터 부위가 남아 있었다. 팔은 뿌리째 잘려 나갔지만, 흉터는 마치 나무껍질처럼 울퉁불퉁하고 불규칙한 주름으로 가득했던 것이다. 하영수는 평소 긴소매 옷만을 입고 다녔기에, 그녀의 팔에 남은 절단면을 본 사람은 딸 소이연 말고는 거의 없었다.어릴 적부터 어머니를 안쓰럽게 여긴 소이연은, 자주 어머니와 함께 잠들며 그 상처를 어루만지곤 했다. 그리고 그녀는 늘 “엄마, 아프지 않아?”하고 물었기에 어머니의 상처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의 오른쪽 어깨를 따라 손을 뻗은 그녀의 손끝에 느껴지는 건, 그 절벽 같은 절단면이 아니었다. 오히려 매끄럽고 둥그런 어깨가 손끝에 닿았다.이제 소이연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더 아래로 움직였고, 그곳에는 어머니의 팔뚝이, 팔꿈치가, 그 아래 팔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고, 단 한 번도 만져 본 적 없는, 어머니의 오른손이 손에 닿았다!그 순간, 소이연의 두 눈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이 철이든 이후 매년 생일마다 빌었던 소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어머니가 평범한 사람처럼 두 팔을 갖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소원이 이뤄질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매년 가장 소중한 소원 하나를 이곳에 써왔다. 그런데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기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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