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직원은 준비해둔 장미 100송이를 들고 왔다. 장미 100송이의 뜻은 ‘완벽한 사랑’이라는 의미이다. 다행히도 호텔 컨시어지 팀에서 준비한 장미는 모두 유명한 최고급 품종으로, 한 송이 한 송이 모두 싱그럽고 탐스럽고, 완벽하게 아름다웠다.한편, 욕조 안의 하영수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지켜보던 소이연은 이를 눈치채고, 엄마가 곧 깨어날 것을 알았다. 기다리다 못해 그녀는 욕조의 오른쪽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 엄마의 오른쪽 어깨부터 진흙 속으로 더듬어 내려갔다.원래 하영수의 오른쪽 어깨 아래는, 수직으로 꺾인 듯한 불규칙한 흉터 부위가 남아 있었다. 팔은 뿌리째 잘려 나갔지만, 흉터는 마치 나무껍질처럼 울퉁불퉁하고 불규칙한 주름으로 가득했던 것이다. 하영수는 평소 긴소매 옷만을 입고 다녔기에, 그녀의 팔에 남은 절단면을 본 사람은 딸 소이연 말고는 거의 없었다.어릴 적부터 어머니를 안쓰럽게 여긴 소이연은, 자주 어머니와 함께 잠들며 그 상처를 어루만지곤 했다. 그리고 그녀는 늘 “엄마, 아프지 않아?”하고 물었기에 어머니의 상처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의 오른쪽 어깨를 따라 손을 뻗은 그녀의 손끝에 느껴지는 건, 그 절벽 같은 절단면이 아니었다. 오히려 매끄럽고 둥그런 어깨가 손끝에 닿았다.이제 소이연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더 아래로 움직였고, 그곳에는 어머니의 팔뚝이, 팔꿈치가, 그 아래 팔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고, 단 한 번도 만져 본 적 없는, 어머니의 오른손이 손에 닿았다!그 순간, 소이연의 두 눈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이 철이든 이후 매년 생일마다 빌었던 소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어머니가 평범한 사람처럼 두 팔을 갖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소원이 이뤄질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매년 가장 소중한 소원 하나를 이곳에 써왔다. 그런데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기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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