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전사들의 생활구역은 마치 하나의 지하 도시 같았다. 도로는 바둑판처럼 정교하게 계획되어 있었고, 구획마다 두부를 자른 듯 정확히 나뉘어 있었다. 각 구획에는 약 10제곱미터 남짓한 방 8개와, 공용 주방, 공용 화장실이 하나씩 있었다. 생활용수는 구리 광산 지하수에서 끌어와 정수 장비를 통해 여과한 뒤 공급되었고, 생활 폐수는 광산의 산업 폐수와 함께 처리되어 밤에 몰래 바다로 배출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외부에서 어떤 이상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했다.이 지하 공간의 공기는 광산 내 환기 장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으며, 수백 미터 깊은 지하에서도 공기 질은 일정 기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여기서의 에너지원은 오직 하나, 전기뿐이었다. 죽음의 전사들의 일상생활과 요리는 모두 전기를 사용하며, 모든 공용 구역의 천장은 풀 스펙트럼 조명을 설치해 대낮처럼 환하게 유지되고 있었다.390은 시후에게 말했다. “저희는 해와 달, 별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낮과 밤은 모두 조명으로 시뮬레이션될 뿐입니다. 기상 벨이 울리면 모든 조명이 켜지고, 저희들은 낮이 시작되었음을 알고 움직입니다. 반대로, 통행금지 및 소등 벨이 울리면 모든 조명이 꺼지고, 밤이 된 것이지요.”이야기를 하며 그는 한숨을 쉬고, 덧붙였다. “저와 같이 임무 수행을 위해 밖에 나가본 자는 그래도 해와 달, 별이 어떤 모습인지 압니다만, 제 아내나, 다른 여성들, 그리고 임무에 나갈 기회조차 없는 아이들은 태어나 지금까지 한 번도 태양이나 달을 두 눈으로 본 적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시후는 이 죽음의 전사들의 운명에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도 태양을 보지 못한다니,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그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390에게 말했다. “내 계획은 이 죽음의 전사 주둔지를 조용히 장악하고, 모두가 겉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없는 듯 유지하는 겁니다. 그래야 폴른 오더가 당분간 이상을 눈치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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