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나는 재벌가 사위다 / Chapter 5121 - Chapter 5130

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5121 - Chapter 5130

5160 Chapters

5121장

페이셔스 그룹과 관련된 뉴스로 한국이 한창 떠들썩했을 당시, 윤우선도 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내용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TV에서 배유현이 페이셔스 그룹의 대표로서 위기 속에 나서 집안에 닥친 거대한 위기를 해쳐 나가는 모습을 처음 보았고,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감탄했다. ‘같은 여자지만, 누구는 20살이 조금 넘어서 몇 조 원 규모의 초거대 금융 제국을 쥐락펴락하는데, 나는 50년을 살고도 은행 잔고에 5억도 없으니, 이건 하늘이 불공평한 거지.’이처럼 배유현에 대한 기억이 또렷했기에, 윤우선은 실제로 그녀를 마주쳤을 때 굉장히 설렜다. 하지만 윤우선은 몰랐다. 눈앞의 이 배유현이 사실은 예전에 김상곤에게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선물했던 제니퍼라는 사실을 말이다.이때 배유현은 정중하게 윤우선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그러자 윤우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당신은, 우리 딸과 사위와 아는 사이세요?”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은 선생님께서 풍수 쪽으로 저를 많이 도와주셔서, 저에겐 은인 같은 분이에요.”“정말이에요?!” 윤우선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배유현 회장님 같은 분도 우리 사위의 고객이라고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은 선생님의 고객이 될 수 있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영광이랍니다.”그러자 윤우선은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 기뻐하며 말했다. “어머나 세상에! 역시 내 사위야! 우리 사위 실력이며 인맥이며, 이 정도 되면 정말 등불을 켜고 찾아다녀도 이런 사람이 없다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 유나에게 건네주며 재촉했다. “유나야, 빨리 배유현 회장님이랑 나랑 사진 몇 장만 찍어줘!”윤우선의 이 말에 유나는 바로 엄마가 이 사진을 SNS에 올려 자랑하려는 속셈이라는 걸 눈치챘다.하지만 배유현은 유명한 인물이라, 유나는 본능적으로 엄마가 그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건 좀 부적절할 것이라
Read more

5122장

사실 옆에 있던 배유현은 윤우선이 자신과 사진을 찍든 말든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나가 은근히 윤우선을 말리려는 걸 보고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지금은 공공장소라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사적으로 만났을 때 편하게 찍는 게 좋으실 것 같네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조금 실망했던 마음이 금세 누그러졌다. 그리고 그녀는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역시 우리 사위는 대단해. 저런 배유현 회장이 고객이라니, 앞으로도 만날 일도 많을 거야. 그럼 다음에 진짜로 배유현 회장님이랑 사진 한 장만 찍어도, 그야말로 대박이지!’ 그래서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기쁘게 대답했다. “배유현 회장님, 한국에 오실 일 있으면 꼭 찾아주세요. 오시게 되면 저희 집에도 꼭 들러야 해요!”배유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물론이죠, 아주머니. 다음에 꼭 집으로 찾아뵐게요!”그때 시후는 이소분에게서 온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를 보니, 이소분은 이렇게 내용을 보냈다. 시후는 메시지를 듣고 곧장 답장했다. 이소분이 다시 기쁜 듯한 이모티콘을 보내며 답했다. 시후는 다시 답했다. 메시지를 다 보내고 나서 시후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비행기가 도착했으니, 우리도 수속을 마치고 서둘러 가시죠.” 그렇게 말한 그는 배유현에게도 말했다. “배유현 씨, 이제 보안 검색 끝나면 바로 출국장이에요. 여기서는 더 안 들어오셔도 되니까, 이만 돌아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 선생님, 유나 씨, 아주머니, 잘 돌아가십시오. 저는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Read more

5123장

클라우디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네, 시후 오빠. 고마워요......”옆에 있던 이소분은 웃으며 말했다. “오빠, 까먹지 마. 클라우디아 어머니가 한국이시잖아? 그러니까 한국은 클라우디아의 외가 쪽 고향이라고.”시후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 그럼 한국에 친척도 계셔?”클라우디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제 없어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두 분 다 돌아가셨고, 외삼촌은 외국에 있는데 연락도 거의 안 하고 있어서... 지금은 거의 친척이라 할 만한 사람이 없어요. 있다 해도 거의 본 적도 없고, 이름조차 모르는 먼 친척들뿐이에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이씨 아주머니도 계시고, 소분이도 있고, 나도 있고, 우리는 전부 네 가족이니까.”클라우디아는 그 말을 듣고 감동한 듯, 다시 한번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시후는 이씨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맞다, 이씨 아주머니. 제 장모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시후는 윤우선 쪽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장모님, 이 분은 진화 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 십니다. 들어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알지, 알아!” 윤우선은 이씨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놀란 듯 말했다. “예전에 은 서방이 선생님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이 말을 하면서 윤우선은 머릿속으로 예전 일을 떠올렸다. WS 그룹의 신 회장 생일잔치 때, 시후가 갑자기 이씨 아주머니 치료비로 돈을 빌려달라고 말했을 때였다. 그 당시 윤우선은 시후의 무개념한 행동에 정말로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지만, 지금의 시후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금두꺼비 같은 사위가 되어 있었다.이런 일을 생각한 윤우선은 급히 이씨 아주머니에게 덧붙였다. “아휴, 은 서방이 선생님을 치료해드리려고 정말 애썼어요... 우리 가족들도 모두 도와드리려고 최선을 다했었죠...” 이렇게 말한 뒤 윤우선은 표정 하나 안 바뀐 채 진심인 듯 덧붙였다. “그런데 말이죠, 그때 WS 그룹의 그 늙은이가 정말 지독한 구두쇠였
Read more

5124장

한편, 윤우선은 자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떠올리며 감탄했다. WS 그룹 신 회장의 생신 파티에서, 모두에게 짓밟히듯 자신이 망신당했던 그 일을 기점으로, 자신의 인생은 진정한 바닥을 찍고 반등했으며, 그것도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등을 했기 때문이다.이때, 기장이 조종실에서 객실로 나와 공손하게 말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비행을 맡게 된 기장입니다. 여러분을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번 비행은 약 11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며, 모두 준비되셨다면 곧 출발하겠습니다.”윤우선은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기장에게 다시 돌아가서 한 번 더 인사를 해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많은 걸 생각하고는 포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야, 너 아빠한테 전화 좀 해. 얼른 준비하라고 말이야. 어서 롤스로이스를 끌고 공항으로 우리들을 마중 나오라고 해.”유나는 난감한 듯 말했다. “엄마, 방금 기장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못 들으셨어요? 우리 10시간 정도는 비행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아~” 윤우선은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 그냥 지금 이야기만 해두면 되잖아. 나중에 도착 시간 맞춰서 한 시간쯤 일찍 공항 오라고 하면 되고.”하지만 유나는 원래부터 과시하거나 튀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휴 엄마... 그냥 아빠한테 마중 나오지 말라고 해요. 그 차는 너무 튀잖아요. 제 생각엔 차라리 아예 큰 비즈니스 밴을 어플로 미리 예약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우리 세 사람도 타고, 이씨 아주머니랑 소분 씨, 클라우디아 씨까지 총 6명이 다 같이 탈 수 있잖아요.”윤우선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됐어, 내가 직접 말할게!”...비행기는 곧 하늘로 떠올랐고, 여섯 사람을 태운 채 뉴욕을 떠나 한국으로 향했다. 11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비행기는 인천 공항에 착륙했다.오랜만에 돌
Read more

5125장

윤우선은 공항 출구 도로변에 서서 끊임없이 김상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욕설을 퍼부으며 투덜거렸다. “이 망할 김상곤, 도대체 어디서 뒈졌는지 전화도 안 받는 거야?!”유나가 물었다. “엄마, 정말 아빠한테 시간을 정확히 말해드렸어요?”윤우선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당연히 말했지! 전화로 시간도 딱 맞춰 얘기했고, 그 인간도 알겠다고 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까지 나타나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아? 진짜 믿을 수가 없어!”유나도 급히 핸드폰을 꺼내 김상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윤우선이 말한 것처럼 계속 신호만 갈 뿐, 받지 않았다. 그녀는 얼굴이 굳어지며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아빠가... 설마 무슨 사고라도 당한 건 아니시겠죠? 아직 주무실 시간도 아닌데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는 거지...”시후는 서둘러 아내를 달래듯 말했다. “여보, 너무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말아요. 장인 어른은 건강하신데 갑자기 사고가 날 일이 있겠어요? 혹시 그냥 잠에 드셨을 수도 있잖아요. 내 생각엔 일단 집에 가서 상황부터 보는 것이 좋을 거 것 같아요.”“그래요!” 유나도 재빨리 동의했다. “일단 집에 가서 아빠가 집에 있는지 확인해보고, 없으면 그때 가서 밖에 나가서 찾아봐요. 정말 안 되면 경찰에 신고하고.”그러자 옆에서 윤우선이 발끈하며 말했다. “집에 가긴 뭘 가! 너 아빠가 차 가지고 마중 나오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뭘 타고 간다는 거야?”유나는 반사적으로 말했다. “그냥 택시 타고 가면 되잖아요.”“택시?!” 윤우선은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네 엄마가 그래도 어디 가서 이름 좀 알린 사람이야. 뉴욕이고, 베드포드힐 교도소에서도, 나름 내가 유명인이라고! 그리고 전용기를 타고 당당히 귀국했는데, 내리자마자 롤스로이스도 아니고, 벤츠나 BMW도 아니고, 택시를 타라고? 나도 체면이 있지!”유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엄마, 지금 그런 체면을 차리실 때가
Read more

5126장

그러자 택시 기사도 슬슬 짜증이 올라오는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나는 차를 주차해두고 담배를 폈지, 손님 타셨을 땐 안 폈잖아요? 우리 회사에서도 승객이 있을 때는 금연하라고 규정돼 있어요. 그러니 난 규정 어긴 게 없어요. 아니, 손님이 택시를 타는 시간이 고작 얼마라고, 그 외 시간에 내가 담배 피운 것까지 뭐라고 하시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그러자 윤우선은 발끈하며 말했다. “아니, 당신 말 똑바로 해요. 택시는 당신 일터예요. 그럼 당연히 청결을 유지하고 공기 관리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담배 냄새가 진동하는데 그걸 당당하게 말해요?”기사는 쏘아붙이듯 말했다. “이 일터는 내가 만든 게 아니라 회사에서 제공한 거고, 난 그냥 운전만 할 뿐이지! 불만 있으면 회사에 말해요.” 그러더니 투덜거리듯 혼잣말로 말했다. “에이, 담배 좀 피운 걸 뭘 그렇게 난리야. 집에서 남편도 담배 피우지 않아?”윤우선은 그를 흘겨보며 콧방귀를 뀌더니 짧게 말했다. “피죠.”그러자 기사는 얼씨구 하고 바로 물었다. “거 봐요. 그럼 됐지. 집에서 냄새 맡나, 밖에서 맡나 똑같은 거 아닌가?”그러자 윤우선은 입을 삐죽이며 두 글자를 내뱉었다. “죽었어요.”기사는 멍해지며 반사적으로 물었다. “뭐가 죽었어요?”윤우선은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당신이 묻잖아요. 우리 남편 담배 피우냐고. 핀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죽었어요, 담배 피우다 폐암 걸려서.”그러자 기사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며 당황했지만, 억지로 반박했다. “아니, 말씀 참... 사람이 죽는 데야 여러 이유가 있죠. 꼭 담배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잖아요.”윤우선은 비꼬듯 말했다. “폐암! 담배 피우다 폐암 걸렸거든요. 간, 폐, 신장, 뇌, 온몸에 전이돼서요. 뼈에까지 암세포가 퍼졌어요. 병원에서는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했는데, 결국 일주일도 못 넘기고 갔죠. 그래서 난 그냥 시신을 기증했어요. 의대생들 해부 연습이나 하라고 말이죠! 그게 그나마 세상에 남
Read more

5127장

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심하게 말했다. “거의 비슷하네요. 우리 집 양반도 죽기 전에는 하루에 한 갑 반씩 폈어요. 그러다가 서른 좀 넘어서 갔지 뭐예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기사 쪽을 흘깃 보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기사님, 보니까 나이가 한 마흔... 다섯, 예순 가까이 되신 거 같은데요?”기사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 저 쉰둘입니다....”윤우선은 엄지를 척 들어 올리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이야, 대단하시네. 우리 양반보다 두 배는 더 사셨네요. 좀만 더 버티시면 진짜 두 배 채우시겠어요.”그 말을 들은 기사의 표정은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차라리 울고 싶다는 표정으로 굳어졌다.그러자 윤우선은 또 감탄하듯 중얼거렸다. “사실 사람이 오래 산다고 꼭 좋은 것도 아니더라고요. 우리 양반은 일찍 가서 그런 걱정도 안 하고 편하게 갔잖아요. 나는 뭐... 아빠 노릇, 엄마 노릇 다 하느라 고생만 하고... 가끔은 진짜 내가 먼저 갔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빨리 죽고, 빨리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 그게 더 나은 걸 수도 있죠.”그때 기사는 무심코 자동차 중간 콘솔 밑에 놓인 담배 한 갑을 스치듯 보게 되었고, 마음이 복잡 미묘해졌다.조수석 뒷자리에 앉은 유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좌석 등받이를 툭 치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도대체 언제까지 그러실 거예요?!”그러자 윤우선은 뒤를 돌아보며 억울하지 않다는 듯 정색을 하고 말했다. “유나야, 나는 그저 네 아빠를 그리워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꾹 참고, 이 기사님께 너그럽게 충고를 한 거야. 아빠가 어떻게 죽었는지 직접적인 사례로 들어 드리면서 말이지. 만약 이 기사님이 그 말 듣고 담배를 끊게 된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줄이고 더 오래 살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내가 한 생명을 살린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 그러면 윤우선은 손을 내저으며 덧붙였다. “그래, 그럼 생명을 살린 건 좀 오바고, 반쯤 살렸다 치자,
Read more

5128장

세 사람은 캐리어를 밀며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는데, 등 뒤에서 짧은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셋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뒤편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벤츠 SUV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창문이 내려가더니 한 여자가 고개를 내밀고는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윤우선! 미국에서 언제 돌아왔어?!”윤우선은 그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형님?! 진짜 형님이야?!”홍라연은 차를 윤우선 쪽으로 좀 더 다가오게 세우고는, 윈도우에 몸을 기댄 채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동서, 정말 웃긴다? 미국 간다고 한 달 좀 넘게 있다 오더니, 이제 나도 못 알아보겠어?”윤우선은 눈썹을 바짝 찌푸렸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복잡한 생각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첫 번째 생각은 ‘젠장할, 홍라연 저게 벤츠를 몰고 다녀? 집안이 밥 한끼 먹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한 거 아니었어? 남편은 반병신에, 아들도 사고 쳐서 누워 있고, 80 넘은 시어머니도 병간호해야 할 텐데? 밥 한 끼도 못 먹는다더니, 벤츠는 어디서 났대?’ 두 번째 생각은 ‘와 진짜 홍라연, 얼굴 바꾸는 것도 수준급이네. 내가 미국 가기 전엔 내 등 뒤에 붙어서 하루 종일 ‘동서~ 동서~’ 거리면서 매달리더니, 벤츠를 타니까 갑자기 윤우선이래? 그리고 언제 내가 제대로 동서 취급을 받았어? 지가 정한 거야 뭐야?’ 세 번째 생각은 ‘혹시 저게 뭐 로또라도 맞았나? 아니면 인생 역전이라도 한 거야? 대형 벤츠 SUV를 몰고 다닐 정도면 웬만한 재력으론 안 되는데......’홍라연은 윤우선이 아무 말도 안 하자, 일부러 더 비꼬듯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동서, 미국 한 번 갔다 오더니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냐? 우리가 몇 년을 동서 형님으로 지냈는데, 인사 한 마디 없어?”그러자 윤우선도 빈정상한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래, 변하긴 변했지. 근데 내가 변한 게 아니라, 홍라연 네가 진짜 많이 변했네. 내가 출국하기 전엔 매일 ‘동서~’ 거리면서 조르듯이 금목걸이 하나만 사달라던 사람이
Read more

5129장

그 사건으로 인해, 윤우선은 뼈저리게 깨달았다. 홍라연과 김상곤 부부는 사람을 잡아먹을 수도 있고, 실제로 물어뜯을 배짱도 있는 인간들이라는 걸. 그래서 윤우선은 지금껏 홍라연을 몹시 증오했고, 동시에 철저히 경계해왔다. 예전에 그녀가 홍라연과 가까이 지낸 건, 어디까지나 홍라연이 하이에나처럼 따라다니며 굽신댔고 자신에게 들러붙었기 때문이었다. 그 덕에 윤우선은 홍라연을 발 아래 짓밟고 있으면서도 큰 우월감을 느꼈고 홍라연이 윤우선의 다리라도 다칠까 전전긍긍해하는 그 느낌이 짜릿하고 쾌감 넘쳤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윤우선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한 문장이 맴돌고 있었다. 홍라연은 늘 뼈까지 씹어 먹을 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윤우선은 언제든 홍라연이 자신을 다시 물어뜯을 수 있으니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원래 윤우선은, 홍라연은 이번 생엔 절대 다시 못 일어설 거라고 확신했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정말 어처구니없이 빨리 상황이 바뀔 줄은 몰랐다! 윤우선은 조금 전 홍라연이 몰고 있던 차량의 뒷부분 엠블럼이 떠올랐다. 그래서 윤우선은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은 서방, G500이라는 차... 그거 비싼 거야?”“G500요?” 시후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벤츠 G 클래스 모델 중 하나예요. G350보단 좋고, G63보단 조금 아래죠.”윤우선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난 그 G 시리즈 하면 다 G63만 있는 줄 알았는데? G500도 G 모델이라는 거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네. G 시리즈는 전부 앞에 G가 붙습니다. G500도 G63만큼은 아니지만 꽤 비싸요. 요즘은 프리미엄 붙어서 차값이 2억 원은 기본일 겁니다.”“뭐라고?!” 윤우선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경악했다. “G500이 2억이나 한다고?!”“그렇죠.” 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적어도 2억은 넘게 들 겁니다. G 클래스 자체가 워낙 프리미엄 SUV라서요.”윤우선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렀다. “
Read more

5130장

홍라연의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상승세는 윤우선의 기분을 크게 가라앉혔다. 물론 표면상으로는 자신도 고급 빌라에 살고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지만, 윤우선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사실상 자신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 다시 말해, 윤우선 평생 인생에서 돈과 관련된 건 쓰기만 했지 스스로 힘으로 돈을 벌어본 적은, 오십 평생 단 한 번도 없었다. 돈을 벌었다 싶은 순간에는 죄다 사기를 당한 것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 그녀가 가장 궁금하고 미치도록 알고 싶은 것은 단 하나, 홍라연이 어떻게 G500을 살 수 있었느냐는 것이었다.만약 그 돈이 김혜빈이 번 돈이라면, 윤우선 입장에서는 차라리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 왜냐하면 자신도 지금 딸과 사위의 돈으로 사는 입장이고, 홍라연도 결국 딸 덕 좀 본 거라면 도긴개긴일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라연이 몰고 다니는 2억짜리 벤츠 G500가 뭐 대수겠나? 자기는 얼마 전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타고 다녔는데! 계산해보면 여전히 자기가 한 수 위라는 논리는 분명했다.하지만 정말 두려운 건, 그 차를 홍라연 본인이 돈을 벌어서 샀을 경우였다. 그렇게 되면, 윤우선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건 감정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굴욕이 될 것이었다.길을 걸으면서 윤우선은 혼잣말을 쏟아냈다. “진짜 이해가 안 가네. 홍라연은 학벌도 좋지 않아, 생긴 것도 별로지, 몸매도 꽝이야, 게다가 얼마 전엔 탄광에서 일하다가 덜컥 임신까지 했잖아? 그런 망신도 당했는데, 어떻게 인생역전을 한 거야?”유나는 엄마가 이 일에 너무 집착하자, 급히 달래려 했다. “어휴 엄마, 이제 그만 좀 해요. 각자 사는 인생 잘 사는 게 중요하지, 남 신경 써서 뭐해요...”그러자 윤우선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아니, 다른 사람이면 몰라. 그런데 그게 홍라연이잖아? 그 여자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 G클래스를 타고 다니냐고?! 말이 안 되잖아!” 그러고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안 되겠어, 이건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