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심하게 말했다. “거의 비슷하네요. 우리 집 양반도 죽기 전에는 하루에 한 갑 반씩 폈어요. 그러다가 서른 좀 넘어서 갔지 뭐예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기사 쪽을 흘깃 보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기사님, 보니까 나이가 한 마흔... 다섯, 예순 가까이 되신 거 같은데요?”기사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 저 쉰둘입니다....”윤우선은 엄지를 척 들어 올리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이야, 대단하시네. 우리 양반보다 두 배는 더 사셨네요. 좀만 더 버티시면 진짜 두 배 채우시겠어요.”그 말을 들은 기사의 표정은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차라리 울고 싶다는 표정으로 굳어졌다.그러자 윤우선은 또 감탄하듯 중얼거렸다. “사실 사람이 오래 산다고 꼭 좋은 것도 아니더라고요. 우리 양반은 일찍 가서 그런 걱정도 안 하고 편하게 갔잖아요. 나는 뭐... 아빠 노릇, 엄마 노릇 다 하느라 고생만 하고... 가끔은 진짜 내가 먼저 갔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빨리 죽고, 빨리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 그게 더 나은 걸 수도 있죠.”그때 기사는 무심코 자동차 중간 콘솔 밑에 놓인 담배 한 갑을 스치듯 보게 되었고, 마음이 복잡 미묘해졌다.조수석 뒷자리에 앉은 유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좌석 등받이를 툭 치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도대체 언제까지 그러실 거예요?!”그러자 윤우선은 뒤를 돌아보며 억울하지 않다는 듯 정색을 하고 말했다. “유나야, 나는 그저 네 아빠를 그리워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꾹 참고, 이 기사님께 너그럽게 충고를 한 거야. 아빠가 어떻게 죽었는지 직접적인 사례로 들어 드리면서 말이지. 만약 이 기사님이 그 말 듣고 담배를 끊게 된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줄이고 더 오래 살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내가 한 생명을 살린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 그러면 윤우선은 손을 내저으며 덧붙였다. “그래, 그럼 생명을 살린 건 좀 오바고, 반쯤 살렸다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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