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릴리는 가볍고 단정한 걸음으로 자신이 지내고 있는 건물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유미경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 맴돌았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예쁠 수가 있지...?’ 이건 유미경이 유난스럽거나 감수성이 예민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사실, 그녀는 그런 외모에 대해 누구보다 무감각한 축에 속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아버지는 여자를 밝히기로 유명한 인물로, 유미경은 어린 나이에 이미 수많은 미인을 보아온 셈이었기 때문이다.홍콩은 물론, 아시아 연예계 전체가 그의 사냥터였고, 그와 스캔들이 난 여자 연예인들만 해도 수두룩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절세미녀들이 즐비했으니, 유미경의 미에 대한 기준은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었고, 심지어 미모에 대해선 어느 정도 피로감까지 느끼는 수준이었다.그런 유미경이었기에, 릴리를 처음 본 순간 정말 충격을 받았다.릴리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완벽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심지어 유미경이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미인과 비교해도, 릴리는 그 이상의 차이를 보여주는 경지였다.릴리가 유미경의 앞에 다가올 때까지도, 유미경은 여전히 그 아름다움에 정신이 멍할 지경이었다.그때, 구영산이 웃으며 말했다. “미경아, 소개하마. 이 쪽은 내 사촌의 손녀, 이름은 임소영인데, 말레이시아에서 막 넘어왔고, 이번 학기부터 서울대학교에서 고고학 전공으로 1학년을 시작할 거다.”유미경은 정신을 차리며 놀란 듯 물었다. “고고학 전공이라고요?”구영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이 아이가 원래부터 전통문화나 유물 같은 걸 좋아해서 그런 쪽을 택했지.” 그러면서 릴리에게 말했다. “소영아, 이분이 내가 아까 말했던 증손녀와 같은 존재라는 미경이란다. 오늘 오후에 서울대학교에 면접을 보러 간다고 하더구나.”릴리는 얌전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미경 언니, 안녕하세요! 앞으로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면 잘 부탁드릴게요!”유미경도 서둘러 손을 잡으며 진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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