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토 나나코의 요청을 받아 하루 일찍 서울에 도착했다. 목적은 단 하나, 나나코가 머무를 집을 먼저 구매해두는 것. 며칠 동안 서울 시내의 유명한 고급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 단지를 여러 곳 둘러봤지만, 나나코가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나나코가 원하는 집은 단순한 고급 주택이 아니었다. 그녀는 일본 귀족들이 살던 전통식 고택, 즉 정원과 마당, 담장, 복도까지 갖춘 깊숙한 구조의 저택을 원했다. 일본은 땅이 좁지만 과거 귀족들의 고택은 규모도 크고, 조용하고 폐쇄적인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런 집은 현대 서울에서는 거의 찾기 어려웠다. 간혹 옛날 가옥이 남아 있긴 했지만 대부분 노후화되어 있었고, 그나마 대형 주택들은 화려한 서양식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졸부들에게는 화려해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나코의 눈에 이런 곳들은 마치 과시를 위한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서, 다나카 코이치는 여러 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나나코가 만족할 만한 집을 결국 한 채도 찾지 못했다.그런데 오늘은 벌써 8월 12일이었다.나나코가 한국에 도착하는 날은 바로 내일이 될 것이었고,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내일까지 적당한 집을 찾지 못한다면, 나나코와 이토 유키히코는 호텔에서 지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나카 코이치가 며칠 먼저 한국에 들어와서 준비한 모든 일은 전부 헛수고가 되어버린다.청년재는 그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비록 그는 시후가 이 단지에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나코의 본래 뜻은 시후와 너무 가까운 곳에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다른 좋은 선택지도 없었다.이때 분양 직원이 말했다. “외국인 개인이 부동산을 매입하려면, 따로 체류 요건은 없지만, 자금 출처나 취득 목적에 따라 심사가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다나카는 고개를 끄덕이며 분양 직원에게 말했다. “그럼 저에게 제일 큰 평형의 별장을 보여주세요!”직원은 미안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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