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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5421 - Chapter 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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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1장

형의 추궁에, 오스본은 고개를 돌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형, 우리 형… 날 원망하지 마. 나도 그저 영주의 명령을 따를 뿐이거든. 사실을 밝히자면, 난 형의 ‘대타’였어.”“뭐라고?!” 오스틴은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는 상상도 못했다. 자신이 오랜 세월 오방대의 한 사령관이자, 영주의 최측근으로 신임을 받았는데도 대타가 존재하다니...! 그리고 그 후보가 하필이면 자신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을!오스틴은 순간 소리쳤다. “언제부터…… 네가 내 대타가 된 것이냐?!”오스본이 비웃듯 말했다. “형이 사령관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사실, 형이 사령관이 될 거라는 사실을 내가 먼저 알고 있었어.”“이 자식! 나는 네 친형이야! 그런데 감히 네가 내 대타 후보가 되었다는 걸 이렇게 오랫동안 숨겨?!”오스본은 되레 반문했다. “왜 내가 형에게 그걸 알려야 하지? 영주께서 직접 내린 극비 명령이었어. 우리 형제는 먼저 영주께 충성하는 신하이고, 그 다음에야 형제일 뿐이지. 형이 감히 영주를 속이지 않았다면, 영주께서 나에게 형을 대체하라고 명하시지도 않았을 걸? 잘못은 형에게 있지 않나?!”오스틴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억지로 변명했다. “나는 영주만을 섬겼다! 영주는 내게 신과 같은 존재다. 내가 어찌 영주를 속이겠어…”“아직도 발뺌하는 거야?” 오스본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형, 아까 그 텐트 안에서 오간 대화, 형만 들은 게 아니야. 나도 전부 들었어!”“뭐라고?!” 오스틴은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네가…… 줄곧 날 미행해 왔단 말이냐?!”오스본은 무심히 말했다. “미행이라기보다는, 대타는 늘 정식 사령관을 대신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사령관이 알게 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영주께 보고해야 하지. 그래야 사령관이 혹시라도 영주를 속이지 못하게 말이야.” 오스본은 표정을 굳히며 덧붙였다. “형, 오늘 일을 영주께 사실대로 고하고 죄를 청했더라면, 영주께서 그동안의 공로를 생각해 목숨만은 살려주셨을 거야. 하지만 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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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2장

오스틴은 치를 떨며 울분에 가득 찼다. 평생 곁에서 키워주고 뒷바라지한 동생이, 자신을 배신하다니! 그는 있는 힘껏 몸부림치고 싶었으나, 이미 온몸이 마비된 듯 힘이 빠져나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팔 한번 들 힘조차 없었으니, 도망은커녕 차 문을 열고 나가는 것도 불가능했다.그는 눈가에 눈물을 맺으며 애원했다. “오스본…… 내가 죽으면 언젠가 너도 같은 꼴을 당할 것이다. 영주는 반드시 네 곁에 또 다른 대타를 붙여둘 테니까! 오늘 나의 말로가 곧 네 앞날이 될 거야!”“아니...” 오스본은 담담히 고개를 저었다. “형과 나는 달라. 나는 절대로 영주를 배신하지 않을 거거든. 영주께서 상을 내리면 받을 것이고, 벌을 내리셔도 기꺼이 받을 거야. 하지만 영주를 속이지는 않겠지.”그런 뒤 그는 형을 비웃듯 말했다. “형, 형은 사령관 자리를 오래 지키다 보니 스스로 대단한 줄 알았던 거야. 하지만 영주께선 형의 모든 꼼수를 다 알고 계셨어. 내가 밀고하지 않아도, 제2, 제3의 대타가 형을 밀고했을 거라고.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직접 손대지 않아도, 다른 자들이 형과 나를 함께 제거했을 거야.”오스틴은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는 나보다 더 영리하고, 더 냉혹하고, 더 잔인하구나. 솔직히 말해, 내가 영주를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도, 널 위해서라면 난 끝까지 숨겨줬을 거다. 그러니 내가 네 손에 죽는 것도 할 말이 없지. 다만 부탁이 있다. 네 형수와 조카들만은 살려줘...”오스본은 피식 웃었다. “형, 차라리 다른 부탁을 해.”오스틴은 얼굴이 굳어지며 소리쳤다. “뭐라고?! 네가 내 아내와 자식들까지 해치겠다는 거냐?!”오스본은 무심히 어깨를 으쓱였다. “형, 내가 살리고 싶어도 영주께서 허락하지 않으실 거야. 영주께선 늘 철저히 처리하시잖아. 내가 형을 죽이고 사령관 자리를 차지했는데, 형수와 조카들이 날 원망하지 않겠어? 그럼 반드시 영주를 증오하게 되겠지. 그런 자들을 두는 건 폴른 오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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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3장

오스틴은 충혈된 눈으로 동생을 똑바로 바라보며, 간절하게 애원했다. “오스본… 내 동생아… 형이 평생 널 돌봐준 정을 생각해서, 제발 나랑 아내와 아이들을 함께 묻어 주기라도 해줘... 이 형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에게 비는 거야. 이게 바로 이 형이 죽기 전의 마지막 소원이야…”오스본은 고개를 저으며 담담히 말했다. “형, 우리가 지금 나폴리에 있다면야, 형 가족과 합장해 줬을 거야... 하지만 우린 지금 키프로스에 있잖아. 형의 시체를 비행기에 싣는 건 불가능해. 어느 공항도 시신 반출입은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오스틴은 흐느끼며 말했다. “그럼 내가 죽은 뒤 화장을 해서라도, 내 유골을 집으로 가져가서 같이 묻어 줘...!”“그건 불가능하지.” 오스본은 무표정하게 딱 잘라 말했다. “이 상황에서 형을 어디서 태우겠어? 아마 불을 지르는 순간, 키프로스 경찰이 들이닥칠 걸...?”오스틴이 물었다. “그럼 나를 이 땅에 버려 두겠다는 거냐?!”“설마...” 오스본은 태연히 형을 위로했다. “형의 시신이 키프로스에 버려져 있으면, 경찰은 반드시 조사를 시작할 거야. 그러면 우리가 온 경로를 추적해서, 형이 나폴리에서 온 걸 알게 되겠지. 그건 괜히 우리 조직에 불필요한 위험을 끌어올 거야. 가장 좋은 방법은 형을 이 땅속에 묻는 거지.”오스틴은 분노에 떨며 물었다. “내 시신을 묻어도, 언젠가 들통날 걸?”오스본은 비웃으며 말했다. “형이 마신 물은, 영주께서 배신자들을 위해 따로 조제한 독이야. 마시면 행동 불능에 빠지고, 오장육부가 서서히 부패하지. 몇 분 뒤면 형은 장기가 썩어 죽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형을 땅에 묻어두면, 몇 시간 안에 형의 몸은 안에서부터 완전히 썩어 뼈만 남게 되지. 아마도 하루가 지나면 뼈마저 다 녹아 흔적조차 남지 않을 걸. 그때가 되면 형은 완전히 키프로스의 땅속에 스며들게 되는 거야.”오스틴은 처절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 하하... 대단하다… 참으로 대단한 동생이야... 그럼 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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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4장

.....그 시각.카운트 에버윈은 여전히 릴리의 흔적을 찾느라 분주했고, 당장 서울로 떠날 생각은 없었다. 카운트 로이밸러는 뉴욕에서 조사하는 둥 미적거리며 여전히 진전이 없었고, 카운트 파스테드 글로리아는 막 극동 지역에 도착해 정착한 참이었다.그런데 이때, 세 사람 모두 영주가 보낸 회의 소집 통보를 받았다. 그러자 세 사람은 곧바로 회의 소프트웨어에 접속해 영주를 기다렸다.영주가 나타나기 전, 화면에 카운트 발로리안의 접속 흔적이 보이지 않자 카운트 로이밸러가 농담조로 말했다. “카운트 발로리안이 또 늦네. 영주께서 들어오시면 크게 꾸중 듣겠군.”카운트 에버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아마 무슨 단서를 쫓고 있는 중일 거야. 중요한 일이 있다면, 영주께서도 이해하시겠지...”글로리아는 줄곧 말이 없었다. 그녀는 애초에 유난히 카운트 발로리안에게 신경 쓰고 있지도 않았다.1분 뒤, 영주가 접속했다.세 사람은 즉시 몸을 곧추세우며 외쳤다. “영주님, 환영합니다!”그러자 소프트웨어에서는 영주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긴급히 불러 모은 건, 한 가지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다.”“귀 기울이겠습니다!” 세 사람이 합창했다.영주는 냉랭하게 말했다. “조금 전,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각... 정확한 정보를 입수했다. 카운트 발로리안이… 키프로스에서 전사했다.”“예?!” 세 사람은 순식간에 경악했다.그 누구도 카운트 발로리안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죽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운트 에버윈이 급히 물었다. “영주님…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카운트 발로리안의 실력은 막강합니다. 저조차 그의 목숨을 거두려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할 텐데... 대체 어떤 자가 그를 죽일 수 있단 말입니까?!”영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아는 단서에 따르면, 카운트 발로리안은 어떤 개인에게 죽은 것이 아니다.”“영주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에버윈이 다급히 물었다.“카운트 발로리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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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5장

영주의 말에 세 명의 백작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카운트 발로리안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세 사람은 단순히 카운트 발로리안이 자신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 고수에게 당한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는 무술가가 아니라, 근접방어포에 맞아 죽은 것이었다.그들은 원래 세상에서 자신들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거의 없을 것이고 생각했다. 그러니 제 아무리 날뛰어도 문제가 없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오늘 깨달았다. 수련 따위는, 중무기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을...뉴욕에 있던 카운트 로이밸러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영주님… 그럼 대체 누가 카운트 발로리안에게 근접방어포를 쏜 겁니까? 설마 키프로스 정부입니까?”영주는 낮게 대답했다. “아니다... 카운트 발로리안의 시신, 그리고 근접방어포의 탄두와 탄피는 모두 키프로스 죽음의 전사 주둔지 안에서 발견됐다. 이는 곧, 적이 미리 근접방어포를 주둔지 내부에 설치해 두고, 발로리안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그가 들어서자마자 사살했다는 뜻이지.”“예?!” 카운트 로이밸러가 두려움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렇다면… 그 주둔지는 이미 적에게 넘어갔던 것이 아닙니까?!”“그렇다.” 영주는 싸늘하게 말했다. “적은 먼저 주둔지를 장악한 뒤, 그 안에 덫을 설치했다.”카운트 에버윈이 물었다. “영주님! 죽음의 전사 주둔지의 위치는 최고 기밀입니다...! 그 정보는 오직 오방대 사령관들만 알고 있을 텐데...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적이 어떻게 키프로스 주둔지를 알아낸 겁니까?”영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이해할 수 없다. 뉴욕, 노르웨이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적은 항상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다. 우리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꿰뚫고 있는 듯하고... 그렇다면 적은 카운트 발로리안의 개인적으로 매우 강력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죽음의 전사나 특수부대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인 그를 제거하기 위해, 아예 근접방어포 같은 무지막지한 중무기를 배치해 두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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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6장

“회유?” 카운트 에버윈이 반문했다. “그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영주님이 주시는 해독제를 받아야 한다. 적에게 회유당해서 얻을 게 뭐가 있겠나? 주둔지에 있던 해독제 재고가 떨어지면 결국 모두 죽는 건 분명한 일이야. 수천 명이 다같이 죽음을 각오하고 폴른 오더를 거역했단 말인가?”카운트 로이밸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적에게 그 독을 해독하는 방법이 있었던 건 아닙니까?”영주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절대 불가능하다! 그들의 몸속에 있는 독은 세상 누구도 풀 수 없어!”카운트 에버윈이 답했다. “저도 그 부분이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그들이 정말 충성심이 없더라도, 해독제 때문에 볼모로 잡혀 있고 가족들도 붙잡혀 있으니, 결국 폴른 오더를 위해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만약 적이 기습했다면 그들은 반드시 전력을 다해 저항했을 테고요… 수천 명의 저항은 전쟁이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아무 소리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단 말입니까? 게다가 현장에서 카운트 발로리안의 DNA만 발견됐다는 건, 곧 주둔지에서 유혈 사태가 전혀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 말은 곧 저항이 없었다는 것... 하지만 해독제가 없으면 죽을 게 뻔한데도 저항하지 않았다니… 이건 모순입니다!”영주가 물었다. “그럼 자네 생각에는 어떻게 된 일이라는 건가?”카운트 에버윈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영주님, 제 생각에는… 아마 적이 주둔지 전체를 회유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말로 그들의 독을 해독했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니 더 이상 목숨을 볼모로 잡히지 않게 되니, 오랫동안 폴른 오더에 억눌렸던 분노를 터뜨려, 이번엔 적에게 협력했을 겁니다. 적이 평소와 같이 행동하라고 하면 그대로 하고, 미리 철수하라고 하면 곧바로 철수했을 테지요……”영주는 싸늘하게 말했다. “폴른 오더 수백 년 역사상, 이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단순히 영기를 얻었다고 해독이 가능한 게 아니야. 영기로 해독하려면 지극히 정밀한 제어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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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7장

카운트 로이밸러가 덧붙였다. “영주님, 적이 근접방어포를 자유자재로 다뤘다는 건, 그들이 무술가나 영기를 다룰 줄 아는 것이 아니라, 훈련 받은 군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군인…?” 영주가 낮게 중얼거렸다. “정말 군인이라면, 과연 누구의 군인이라는 말인가…?”글로리아가 나서서 말했다. “누구 소속 군인인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단서는 근접방어포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영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말해 보아라.”글로리아가 설명을 이어갔다. “제가 조금 전 근접방어포 자료를 살펴봤습니다만... 위력은 크지만, 사실상 이미 낡은 장비였습니다. 1세대 모델이고,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요. 지금의 최신 근접방어포는 이보다 몇 배는 더 성능이 좋습니다. 그러니 이를 쓰는 집단은 국가보다는, 우리 폴른 오더와 같은 비공식 조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영주가 차갑게 응답했다. “일리가 있군. 카운트 파스테드, 네 의견은 어떤가?”글로리아가 다시 답했다. “수십 년 된 장비라면 주류 국가들에겐 이미 쓸모가 없을 겁니다. 대부분 해체됐거나 창고에 처박혀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민간 무장 세력이나 반정부 조직에게는 여전히 가치가 있죠. 따라서 이 장비는 지금도 군사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카운트 발로리안을 죽인 이들이 쓴 근접방어포 역시 암시장에서 구입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최근 몇 년간 동일 모델 근접방어포의 거래 내역을 추적하면 단서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영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다. 카운트 파스테드의 추측이 합리적이다. 군사 암시장에서 시작하면 단서를 찾을 수도 있겠지.” 그는 곧바로 지시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엄중하다. 오방대 휘하에 영기를 다룰 줄 아는 자는 없다. 이 일은 아직 맡길 수 없다.”영주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명령을 내렸다. “카운트 로이밸러! 뉴욕 조사는 중단하라. 당장 군사 암시장을 추적해 근접방어포 거래 흔적을 찾아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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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8장

영주의 명령이 떨어지자, 폴른 오더는 전례 없는 잠복기에 들어갔다. 오방대는 즉시 전면 은폐에 들어갔고, 터키의 제련소를 제외한 모든 죽음의 전사와 특수부대는 주둔지를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세계 각지에 잠입해 있던 요원들 또한 전부 윗선과의 연락을 일시적으로 끊었다.이제 이 순간부터 밖에서 활동하는 폴른 오더의 인물은 세 명의 백작들뿐이었다. 카운트 에버윈은 릴리의 행방을 찾으며, 동시에 시후의 단서를 조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카운트 로이밸러는 세계 곳곳의 군사 암시장에서 근접방어포 거래 흔적을 쫓고 있었으며, 카운트 파스테드 글로리아는 극동 지역에서 카운트 에버윈을 보조하며 릴리를 찾고 있었다.카운트 발로리안이 근접방어포에 의해 사살된 다음 날, 터키 제련소에 있던 인원 전원은 배를 타고 터키를 떠났다. 시후가 최면을 걸어둔 대령 다니엘 역시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화물선에 승선했다. 그들은 목적지를 알지 못했으나, 키프로스에서 변고가 일어나 영주가 남아프리카로 이동하라고 명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갑작스러운 철수였지만, 일행들은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까지 가려면 지중해를 건너 수에즈 운하를 지나야 하는 꽤나 긴 여정이었다. 좁은 홍해를 거쳐 아프리카 동부 해안을 따라 계속해서 남하해야 하는, 전 구간이 약 1만 km에 달하는 대장정이었다.다행히 출항 전, 선박에는 원래 키프로스 구리 광산으로 운송하려던 물자가 이미 선적돼 있었고, 수백 명이 바다에서 먹고살 수 있는 보급품도 넉넉했다. 그래서 선박에 탄 인원들은 모두 안심하며 아프리카에 도착해 새로운 삶을 꾸릴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그들은 알지 못했다. 영주가 애초에 그들이 다시 육지를 밟게 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말이다. 영주의 계획은, 이 배와 이 배에 탄 모든 인원을 지중해 한가운데에 영원히 묻어버리는 것이었다.화물선이 출항한 다음 날. 선박이 수에즈 운하 북쪽 입구, 사이드 항에서 약 200km 떨어진 해역에 이르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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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9장

영주가 이들을 끝까지 충성하게 만든 조건은 단 하나였다. 그들이 죽은 뒤, 가족들에게 자유를 주겠다는 약속이었다.이들은 해독제가 없으면 언젠가 반드시 죽을 운명이었다. 그러니 차라리 지금 스스로는 죽음을 택하고, 남겨진 가족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 나았다. 이들은 특수부대나 죽음의 전사들과는 달랐다. 이들은 장첸솨가 데리고 있던 최측근들이었고, 장첸솨가 부임할 때부터 이곳으로 가족을 데려올 수 없었던 이들이다.즉, 이들은 애초에 ‘자폭 임무’를 부여 받았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주둔지가 위기에 처했을 경우, 그 누구보다 먼저 스스로 기지를 파괴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영주가 이렇게 이들을 배치한 이유 역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한 주둔지가 무너지면, 그들은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자폭해 모든 위험을 끊어내야 했다. 그리고 그 동기를 부여하는 장치는 바로 ‘가족의 안전’이었다.장첸솨는 시계를 보고 낮게 말했다. “때가 됐다. 준비해라, 배를 가라앉히자.”“예 알겠습니다!”리더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하들과 함께 선두와 선미의 하부 선창에 정밀 폭약을 설치했다.작업을 끝낸 그들은 장첸솨 앞으로 와서 기폭 장치를 바쳤다. “부사령관님, 언제든 폭파할 수 있습니다.”장첸솨는 기폭 장치를 받아 들며 물었다. “출입구는 모두 봉쇄했나? 배가 가라앉고 난 뒤, 어떤 것도 수면 위로 떠올라서는 안 된다. 만약 다른 배가 난파 흔적을 발견한다면, 모든 것이 들통날 것이다.”사내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부사령관님. 모든 선실과 출입문은 철저히 봉쇄됐습니다. 화물도 촘촘한 철망으로 고정해, 폭파 후 바닷물이 들어와도 어떤 물건도 떠오르지 못할 겁니다. 폭파 잔해도 모두 쇠붙이라 곧 가라앉을 테니, 아무 흔적도 남지 않을 겁니다.”장첸솨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제 우리만 남았군. 함께 선장실로 가자.”“예!” 그들은 장첸솨를 따라 선장실에 들어가 두꺼운 문을 단단히 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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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0장

8월 중순의 서울, 날씨는 유난히도 무더웠다. 최근 며칠 동안 시후는 이화룡에게 샹젤리 스파 호텔 개조를 재촉하느라 바빴다. 그래서 시후는 중동이나 폴른 오더, 그리고 오방대 관련 일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이틀 동안은 홍장청과도 거의 얘기할 틈이 없었다.반면, 홍장청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미국에 있던 자신의 수제자를 불러들여, 시후 앞에서 정식으로 장로 승계 의식을 치르려 했다. 이것은 태진도와 완전히 결별하고, 앞으로는 진심으로 시후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는 뜻이었다.이 시각, 홍장청은 서울 국제공항 출구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던 항공편이 벌써 30분이나 지연되었기 때문이다.마침내 전광판에 도착 표시가 떴다. 다시 30분쯤 더 지나자, 승객들이 하나둘씩 출구로 나왔다.홍장청은 간절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살폈다. 그때, 키 크고 긴 머리를 허리까지 늘어뜨린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세레나, 여기다! 이 스승님이 기다리고 있었다!”여성은 키가 178cm 정도,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흘러내렸고, 늘씬한 다리에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지닌 그녀는 바로 홍장청의 제자, 세레나 룽이었다.세레나 룽은 올해 서른 살.부친은 미국 국적의 화교, 모친은 미·중 혼혈이었다. 아버지는 과거 홍장청의 스승이 방랑 중에 받아들인 제자였다. 세레나 룽의 아버지는 무술에는 큰 재능이 없었지만, 돈을 버는 능력만큼은 탁월해 태진도에 큰 기부를 많이 했었다.세레나 룽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태진도를 드나들었다. 그녀는 8살에 이미 무술과 도법에서 재능을 드러냈고, 마침 그 시기에 홍장청이 장로를 계승하면서 그녀를 제자로 삼았다.그녀는 홍장청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6살 때 이미 5성 무사 경지에 이르렀고, 이는 홍장청이 젊었을 때보다도 빠른 속도였다. 비록 1/4 미국 혈통이 섞였지만, 외모는 거의 동양적인 고전미를 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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