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한은 말을 이었다. “또 한 부류는 아주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인데, 부모가 살해당한 뒤 자신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하다는 논리로, 그 자리 그대로 남아 있을 수도 있죠... 아, 그리고 또 다른 경우는... 누군가 뒤에서 개입해 아이를 숨겨 준 상황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아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게 되지요.”시후의 외할머니는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제이크는 이런 사건을 많이 다뤄 봤죠? 맡았던 사건 중에, 부모가 살해당하고 아이가 사라진 경우, 아이들은 보통 어디서 발견되던가?”제이크는 잠시 생각하다가 사실대로 말했다. “아주머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사건을 많이 접하기는 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살아남은 아이는 어느정도 기간동안 숨어 있다가 곧 조부모나 삼촌, 이모와 같은 친척들과 연락을 취합니다. 그래서 오래 실종되는 경우는 드물죠. 하지만 정말 오랫동안 아이들이 행방불명된 사건들에선, 결국 집 없는 부랑아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밤이면 폐허나 다리 밑에서 자고, 낮에는 소매치기나 구호 식량을 얻어먹으며 떠돌다, 어떤 아이는 갱단에 들어가거나 마약에 빠지기도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스무 살도 못 넘기고 죽어 버리죠. 그러고 나서야 경찰이 절차에 따라 DNA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에 올려 보면, 알고 보니 그 아이가 과거 어느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적도 있고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멍하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선이와 서준이가 세상을 떠난 뒤, 시후는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았어. Samson 그룹과도, LCS 그룹과도... 하지만 시후는 영리한 아이였어요. 이미 여덟 살이었고, 분명 집안의 연락처를 기억하고 있었을 겁니다. 우리와 연락하려 했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지...”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쓸쓸하게 말했다. “아마 부모의 죽음을 우리 두 집안 탓으로 여겼을지도 모르겠구나...”제이크는 확답을 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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