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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5791 - Chapter 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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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1장

시후는 ‘준우’라고 불리는 청년의 초대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럼 우리도 더 이상 과하게 거리둘 필요 없겠네요. 잘 부탁해요.”준우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에이, 뭘 그렇게 예의를 차리려고 그래요?! 여기서는 다 곳곳에서 모여든 여행자들이라 서로 챙겨주는 게 전통이라니까요? 편하게 지내요!”그러더니 시후에게 물었다. “근데, 어떻게 부르면 돼요?”시후가 입을 열려는 순간, 릴리가 한발 먼저 나서며 자연스럽게 말했다. “제 남친은… 임호라고 해요. 여러분은 호야라고 편하게 부르셔도 됩니다.”시후는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릴리가 왜 가명을 썼는지 금방 이해했다. 지금 이곳은 오시연을 기다리는 장소이기에 시후라는 이름은 물론이고, 릴리라는 이름이 자연스레 알려지면 들킬 위험이 커진다. 그러니 가명을 쓰는 게 맞다. 하지만… ‘호야’…?시후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동네 미용실 원장 같은 이름 느낌이지…’그러자 릴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름도 소개했다. “저는 은소민이에요. 그래서 그냥 소민이라고 불러도 돼요.”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금방 받아들였다.준우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호야, 소민이! 우리 지리산 팀에 들어온 걸 환영해요! 우린 모두 지리산을 종주하러 모였다가 걷는 동안 알게 된 사이랍니다. 그냥 서로 챙겨주다 보니까 이렇게 큰 팀이 됐지!”준우는 자기소개를 이어갔다. “내 본명은 한준우. 다들 그냥 ‘준우’라고 불러요.” 그러고는 자신의 여자친구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쪽은 내 여자친구 서란. 서울대 박사 과정 중이에요. 이번 지리산 트레킹 하다가 만나서 지금은 같이 다니고 있어요.”준우는 팀원들을 모두 소개한 뒤, 시후와 릴리의 텐트를 보고 먼저 나섰다. “호야! 조금 전에 보니까 캠핑 많이 해본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텐트 내가 대신 도와줄까요?”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냐, 괜찮아요. 금방 할 수 있어요. 고마워요.”준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필요하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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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2장

캠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은 대부분은 성격도 밝고 거리낌이 없는 개방적인 성격이었다. 그래서 시후와 릴리도 금세 분위기에 녹아들었다.한준우는 자연스럽게 이 팀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나이도 많지 않아 보였지만 사람들이 그를 무척 신뢰하는 느낌이었다.시후는 궁금해 물었다. “준우 씨는, 학생인가요? 직장인인가요?”한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이번 여름은 한국 와서 트래킹 좀 하려고.” 그는 다른 친구들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우리 대부분 대학생이에요. 미국, 영국, 캐나다에서 온 친구들도 있고 여기 셋은 서울대, 둘은 KAIST, 셋은 연대. 뭐... 다 각자 놀다가 모인 팀이죠.”그러고는 시후에게 물었다. “둘은?”시후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우린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공부는... 솔직히 둘 다 잘 못했지. 대학은 이름 없는 사립대 갔다가 둘 다 중퇴했어요.”릴리는 시후를 쳐다보며 속으로 분개했다. ‘선비님, 제 수많은 학위는 모두 묻어버리시는군요...’ 라고 조용히 한탄했지만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후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출신을 묻는 대화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서. 그렇지 않다가 사람들이 대학 이야기를 꺼내면 두 사람의 정체는 쉽게 드러날 것이다. 어떤 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든, 현재 어느 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하든, 만약 그 학교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대화는 단절될 가능성이 컸다.시후는 대학을 중퇴했다고 말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이 사람들에게 자신이 학교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고, 자연스럽게 대학 관련 주제에 대해 최대한 질문을 적게 하여 노출 위험을 피하려고 했습니다.시후가 자신과 릴리가 대학도 졸업하지 못했다고 말하자마자, 그들은 재치 있게 학교에 대한 추가 질문을 삼갔다.한준우와 일행은 시후를 기죽이지 않기 위해 더 이상 대학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오히려 밝게 말했다. “아이고, 대학이 뭐가 중요해요. 사람이 즐겁게 사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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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3장

릴리 옆에 있던 서란이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돼. 구현제약 임상 시험은 돈이나 배경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가장 시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우선 배정이잖아. 지원자 대부분이 말기 암 환자고, 그중 최소 30% 이상이 6개월 미만 생존 판정을 받은 분들이야. 특히 췌장암 말기는 몇 백 명씩 된다고 하던데? 심지어 아직 어린아이들도 많아. 우리처럼 스무 살 넘은 사람들은 거의 기회가 없지.”시후는 궁금해져 물었다. “서란, 임상 시험 신청한 적 있어요?”서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근데 1차에서 바로 떨어졌어요. 구현 제약의 심사는 거의 ‘누가 더 절박한 상황인가’ 순서라서요. 병의 진행 속도, 생존 기간, 나이, 경제 사정, 부양 가족 여부까지 모두 점수로 계산해서 점수 높은 사람부터 배정하거든요. 거의 ‘비참도 평가’에 가까워요. 나는 상대적으로 조건이 안 좋지 않아서 바로 탈락했죠.”시후는 놀라지 않았다. 애초에 이 기준은 자신이 정했고 실제 운영은 이학수에게 맡긴 것이기 때문이다.구현 제약의 신약은 본질적으로 거풍환을 희석, 개량한 것, 즉 시후 본인만 만들 수 있고 대량 생산 자체가 불가능한 성격을 지녔다. 정제에는 영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FDA에 접근하기 위한 디딤돌이었다. 따라서 시후는 자신이 신이나 성인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도울 수 있는 사람 중에서 가장 절박한 사람을 먼저 돕는다’는 기준을 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시후는 세상엔 너무 많은 암 환자가 있고 자신은 그중 극히 일부만 도울 수 있다. 그렇기에 소수 집단을 구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단순히 누가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자리를 차지하느냐가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이학수에게 가장 가난한 소수 집단만 구하라고 지시했고 그런 흐름 속에서 준우와 서란은 애초에 선정되기 힘들었다.그때 옆에 있던 한 청년이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 “아니, 구현 제약은 대체 무슨 생각이야? 이렇게 똑똑하고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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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4장

시후는 뜻밖이었다. 지리산 한복판에서 캠핑을 하는데 20대 청춘 두 명이 말기 암 환자일 줄도 몰랐고, 그 두 사람이 모두 구현제약 임상시험을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했다는 것도 놀라웠다.게다가 준우가 제임스 스미스와 직접 이야기까지 나눴다니. 이건 더 의외였다.그래서 시후는 모르는 척 물었다. “준우, 그 제임스 스미스랑 친분이 있는 건가요?”준우는 손을 저었다. “아니요, 전혀. 그 사람은 미국에서 고위급 인사였고 우리가 흔히 보는 세계적인 제약사들이랑 늘 상대하던 사람인데 내가 어떻게 친하겠어요.”그러더니 말을 이었다. “저도 임상시험 신청할 때 우연히 본 거라서요. 자기 아이를 데리고 줄을 서 있길래... 그때 주변에 아무도 그 사람이 누군지 몰랐지. 그래도 저는 미국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으니까 그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은 다 알거든요. 그 사람은 우리 전공에선 전설 같은 존재예요.”시후는 물었다. “어떤 분야 전공이었죠? 신약 개발 쪽?”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화학을 전공했고, 졸업한 뒤엔 제약회사 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팀에 들어가는 게 꿈이었어요. 근데 약을 만들기도 전에 내가 먼저 암에 걸리게 되어버렸죠.”그는 자조적으로 웃었다. “이런 걸 두고 ‘전쟁터에 나가기 전 총도 못 들어보고 먼저 전사한다’ 뭐 그런 운명인가 봐요.”서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후회할 필요는 없어. 모든 사람은 각자의 운명 안에서 여행 중일 뿐이니까. 돌아가기 전에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한 거야.”준우는 그녀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래도 나는 복 받은 편이야. 죽기 전에 너 같은 사람을 만났으니까.”서란은 얼굴이 붉어지며 말했다. “어휴, 진짜 닭살...”준우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점잖게 굴 시간이 별로 없어. 그러니까 빨리 하고 싶은 말은 해야지.” 그러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 “서란! 나랑 결혼해 줄래?”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친구 하나가 소리쳤다. “야, 준우! 이거 프로포즈냐?!”준우는 멋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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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5장

서란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 “그러니까 우리 약속해. 올해만 잘 넘겨보자고. 만약 내년에도 둘 다 살아 있다면... 그때 한국에 와서 내 부모님께 인사드려. 허락해주시면... 미국으로 갈게.”계속 미소 짓고 있던 준우는 잠시 고개를 떨구었다. “내년까지... 아직 네 달 남았잖아. 그때 내가 살아 있어도 한국까지 올 힘이 있을까...”서란은 눈이 붉어지며 웃었다. “괜찮아. 요즘은 뭐든 온라인으로 다 하잖아. 재판도 온라인이고. 몸이 안 되면 목사님 부르면 돼. 화상 통화로 결혼해 줄게.”준우는 눈물을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미국 가면 바로 목사부터 찾을게. 그럼 내년 1월 1일에 우리 온라인 결혼식 하는 거다!”주변 동료들의 분위기는 금세 숙연해졌다.그때 릴리가 시후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선비님... 구현 제약... 선비님 회사 맞죠?”시후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릴리는 걱정스레 준우와 서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선비님, 혹시...”시후는 그녀가 말 끝내기도 전에 말했다. “도와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우리가 떠날 때 방법을 마련해 둘게.”릴리는 안도하며 미소 지었다. 그러다 문득 시후가 늘 얼마나 꼼꼼히 규칙을 정했던가를 떠올리며 걱정이 됐는지 물었다. “선비님 혹시 그럼 곤란하게 되는 건... 아니신가요?”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게임엔 룰이 있지만 설계자는 룰 안에 ‘이스터 에그’도 만들어. 나는 그 이스터 에그를 여는 역할을 하는 NPC야. 나를 만나면 ‘히든 보상’이 나오는 거지.”릴리는 그제야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럼 그 제임스 스미스라는 사람은 왜 선비님이 도와주지 않으셨어요?”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이스터 에그는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아.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지. 그 사람은 자기 확신이 지나치고, 그 확신 때문에 다른 사람을 깔보는 태도가 있었어. 그럼 기회는 안 줘.”그때 준우가 외쳤다. “자, 시간 됐다! 밥부터 하자고!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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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6장

밤이 완전히 내려앉을 무렵, 거북등 산 중턱의 캠핑장은 모닥불과 숯불 화덕이 한꺼번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각자 준비해온 재료에 시후가 넉넉히 사온 고기와 술이 더해지며 저녁상은 아주 풍성 해졌다.그리고 시후가 술에 미세한 영기를 섞어둔 덕분에 사람들은 아무리 술을 마셔도 졸음이 오지 않았다.영기는 사람들의 체력이나 병을 고치진 못했지만, 오늘 밤만큼은 피로를 완전히 차단해주는 역할을 했다. 게다가 오시연도 절대 눈치챌 수 없는 정도의 양이었다.산은 원래 일교차가 큰데 여기에 산 중턱의 고도가 더해지니 밤이 되자 금세 날씨가 쌀쌀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닥불 주위에 빽빽이 앉아 불빛과 술기운에 기대어 서로 체온을 나눴다.준우는 기타를 꺼내 들고 노래를 시작했고 노래를 아는 젊은이들은 함께 따라 부르며 분위기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릴리도 이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듯 한껏 편안하게 스며들어 있었다.한 청년이 잔을 들며 말했다. “야, 오늘 이 술 뭐냐? 진짜 미쳤다. 이렇게 많이 마셨는데 하나도 안 피곤해!”다른 청년도 웃으며 말했다. “맞아! 약간 어지럽긴 한데 취한 느낌이 아니야. 진짜 신기하다!”그는 시후에게 물었다. “호야, 이 술 무슨 술이에요? 내가 알던 맛인데... 느낌은 완전 다른데요?”시후는 슬쩍 웃었다.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 거지. 술은 분위기 타면 잘 들어가잖아요.”준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술이 취하는 건 술 자체보다 몸의 소모량, 정신 상태, 대화 분위기 이런 게 더 커.”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혼자 마실 땐 한 병도 못 마시는데 친구랑 떠들면서 마시면 두세 병도 괜찮은 이유가 그거지. 저녁 식사 때 술을 마시면 잡담과 술을 동시에 하게 되어 많은 에너지와 체액을 소모하게 되고, 결국 더 많은 알코올을 더 많이 먹게 돼. 게다가 정신적으로 흥분된 상태는 알코올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시후가 말했다. “오늘 이렇게 다들 신난 김에 그냥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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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7장

해 뜨기까지 20분도 남지 않은 시각.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장작을 더 넣고 산 능선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약 10분쯤 지났을까. 막연히 희어지던 지평선 위로 옅은 금빛 노을이 번져오기 시작했다. 곧 해가 떠오른다는 신호였다.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기다리던 그때, 시후의 감각이 갑자기 어떤 움직임을 포착했다. 멀리서 누군가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이곳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시후는 전날 술자리를 시작한 뒤부터 릴리가 알려준 심법을 운용하며 자신의 영기를 완전히 잠가둔 상태였다.수행자들에게 각 개인은 마치 심해를 항해하는 잠수함과 같아서 서로를 ‘바다 속 잠수함’처럼 감지한다. 이 비유를 사용하면, 높은 수련 수준을 가진 사람은 더 진보된 잠수함과 같다. 이러한 잠수함은 전반적으로 우월하며, 더 강력한 화력과 추진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잠수함을 탐지하는 더 진보된 방법과 더 긴 탐지 범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낮은 수련 수준을 가진 사람은 약하고 추진력이 약하며 탐지 능력이 부족한 낡고 구식 잠수함과 같다. 그들은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전에 어뢰에 의해 파괴될 수 있는 것이다.이 때문에 수행자들은 마치 잠수함의 수동 소나처럼 서로를 감지한다. 같은 부류의 다른 수련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면 즉시 경계 태세에 돌입하기도 하는 것이다.하지만 이것이 낮은 수련을 하는 모든 사람이 높은 수련을 하는 사람보다 먼저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감지 범위도 넓고 정밀하다. 반대로 낮은 사람은 열세에 놓이기 쉽다.하지만, 아무리 수준 높은 잠수함이라도 완전히 정지하고 조용히 해저에 붙어 있는 잠수함은 찾기 어렵다. 그게 바로 시후가 지금 선택한 방식이었다.시후가 영기를 숨기고 있으니 그 어떤 고수라도 일부러 주변 사람 하나하나를 깊이 탐지하지 않는 이상 시후의 정체를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완벽하게 조용한 잠수함처럼 수동 소나는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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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8장

오시연이 산 정상부로 발을 들이자, 멀리 펼쳐진 텐트 몇 개와 해가 뜨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젊은이들이 보였다.젊은이들은 일출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오시연은 그들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서 있는 위치가 임준호의 묘에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이 짜증이 나고 실망스러웠다.오시연은 오늘 오랜 세월 묵힌 감정을 정리하고자 홀로 조용히 임준호의 의관묘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사람들이 가까이 있다면 시선을 피할 수 없어 차마 속마음을 털어놓기 어렵다고 느꼈다.그 순간, 시후는 오시연을 발견했다. 시후는 초인적인 시력으로 조금 전 나타난 젊고 성숙한 오시연의 모습을 또렷하게 알아보았다.오시연은 이미 400년을 살았지만,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웠는데 릴리 못지 않게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표정은 차가웠고 눈빛은 예리하고 차가웠으며 강렬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느낀 오시연은 본능적으로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려 했다. 릴리는 멀리서 오시연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실루엣만 보았는데도 심장이 쿵쾅대며 쿵 내려앉았다. 멀리 있는 여자가 300년 동안 숨어 지내던 오시연이라는 걸을 알아차렸던 것이다.그 순간 릴리의 손바닥엔 식은땀이 흐르고 표정은 희미하게 굳어졌다. 시후는 릴리의 미세한 변화를 느끼고 자연스럽게 그녀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시후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어제 그렇게 안 자더니... 술도 꽤 마셨잖아. 이렇게 밤을 새니 힘들지?”릴리는 시후가 자신의 흔들린 감정을 오시연에게서 숨기기 위해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후에게 안겨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릴리는 약간 긴장되고 부끄러워졌다. 릴리는 숨을 고르고 시후와 평범한 연인처럼 연기하며 말했다. “아침 해를 같이 보고 싶었는데.. 우리가 사귄 후로 같이 일출을 본 적이 없어서.” 시후는 릴리가 평정을 되찾는 걸 확인하고는 안도했다. 그리고 오시연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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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9장

시후가 며칠 전 맹장명 선생의 초상화는 오시연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이번 여행 중 오시연에게 가장 큰 걱정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었다. 오시연은 근처에서 캠핑을 하는 젊은이들이 모두 학생일 거라고 생각했고, 그들 중 누구라도 자신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릴리와 시후의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고, 이미 자신의 행동이 의심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시연은 정말 망설여졌다. 맹장명의 모습을 드러냈던 일은 오시연이 크게 망설이게 만들었다.시후는 관심을 미묘하게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제 그녀는 의심받을까 봐 걱정할 뿐, 이 젊은이들의 정체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시연이 망설이고 있는 순간, 금빛 햇살이 내리쬐며 동쪽에서 해가 솟아올랐다.밤새도록 깨어 있던 시후 주변의 젊은이들은 여전히 ​​흥분에 차 있었지만, 장밋빛 햇살을 보자 금세 흥분하여 해가 떴다고 외치며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오시연은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젊은 캠핑객들을 단순한 여행자로 보았으나 시후와 릴리의 연기가 자연스럽다 보니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오시연은 야영지 뒤편 숲으로 걸어갔다. 이제 오시연과 시후 그리고 릴리의 거리는 70~80미터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시연은 자신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전혀 의심하지 않고 젊은이들을 딱히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영기를 방출하지 않았다. 따라서 별다른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하지만 시후는 그런 오시연을 곁눈질로 면밀하게 살폈다. 오시연은 30대쯤 되어 보였고, 성숙하고 매력적인 외모를 지녔으며, 외모와 태도 모두 단연 최고였다. 그녀의 손에는 거칠게 제련된 작은 술단지가 들려 있었다. 전통식 제사용 재료였다.그걸 본 순간 시후는 깨달았다. 오시연은 임준호를 증오만 한 것이 아니었고, 임준호를 기리고 싶어 하는 감정도 한 켠에 남아 있었던 것을 말이다.릴리도 놀랐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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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0장

카메라를 켠 두 사람은 암묵적으로 등을 맞대고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사진을 찍는 척하면서 시후는 자연스럽게 전면 카메라로 화면을 확대해 오시연의 얼굴을 최대한 또렷하게 담았다. 해상도가 높은 전면 카메라 덕분에 오시연의 얼굴은 꽤 선명하게 포착되었다.시후는 자세를 바꾸며 릴리와 계속 사진을 찍는 척했고, 그 사이 전면 카메라 화면을 이용해 여러 장을 연달아 찍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오시연은 빠르게 숲 속으로 사라졌고, 전면 카메라에 망원 렌즈가 없었기에 시후는 더 이상 오시연을 촬영할 수 없었다.못 이룬 아쉬움을 털어내고 시후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릴리와 함께 일출을 감상하는 척 연기를 했다. 하지만 시후는 곁눈질로 오시연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한동안 숲을 수색하던 오시연은 숲속에서 조금 트인 공간을 찾아냈다. 그녀는 종이 한 장을 펴고, 조상께 올리는 지전(紙錢)을 만들기 위해 종이 귀퉁이를 접고 잘게 뜯어내 동전 무늬처럼 만들어 갔다.거칠지만 잘 타는 이 종이는 지금도 농촌 제례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이었다. 오시연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종이를 한 장씩 접어내며 얇은 구멍을 내고, 마치 예전 동전처럼 생긴 모양을 차곡차곡 만들어냈다. 그녀에게 이것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다. 죽은 이가 저편 세상에서 굶지 않도록 마련하는 살림돈, 오랜 세월 이어온 마음의 예법이었다.이런 종이나 남아 있는 물건들을 태우는 것은 죽은 사람의 혼을 기리고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종이를 태우는 일은 이제 극히 드물며, 장례 업계에서는 더 이상 직접 종이를 태우는 일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시연은 여전히 종이를 이용하여 고인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수백 년 동안 썼던 종이들을 이렇게 가져온 것이었다.그 순간, 오시연은 조금 전 마주친 젊은이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오시연의 눈에는 젊은 여행객들과 자신은 전혀 다른 세계의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을 신경 쓸 필요도, 신경 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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