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0km에 가까운 속도임에도, 오시연의 조급함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스승 맹장명의 초상화가 드러난 이후, 그녀의 평정심은 이미 완전히 붕괴 직전이었다. 400년을 살아온 자에게 어울릴 만한 침착함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오시연은 비행기 조종실 앞에 설치된 항로 화면을 바라보며, 고도와 속도를 확인하다가 이를 갈듯 낮게 욕을 뱉었다. “이런 젠장, 현대 기술이 그렇게 발전했다면서 결국 이 자식들은 돈밖에 몰라. 옛날 콩코드는 시속 2,000km를 찍었는데, 지금 비행기들은 1,000도 제대로 못 넘겨. 1,000 넘으면 항속거리가 짧아서 장거리도 못 뛰고!”그녀의 분노한 기색을 눈치챈 승무원 한 명이 급히 다가와 고개 숙여 말했다. “영주님, 진정하십시오. 이번 구간이 워낙 먼 거리라... 콩코드가 있다 해도 절반도 못 갑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멜버른까지는 전부 대양이라 중간에 내려 연료 보충을 할 곳도 없습니다.”오시연은 짜증 섞인 손짓으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초음속기의 한계를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걸로 초장거리 비행을 하는 건, 전기차로 사막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사람 멘탈을 녹이는 일이었다.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그녀는 다시 항로로 시선을 돌렸지만 가슴 속의 울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그 순간, 위성전화가 진동하며 울리기 시작했다.표시된 이름은 세 글자. ‘박지민’.오시연은 곧장 허리를 펴고 전화를 받았다. “Samson 그룹 쪽 소식이 있나?”수화기 저편에서 박지민이 서둘러 말했다. “영주님, 방금 안유진과 연락을 취했습니다!”오시연의 눈빛이 살기 어린 듯 날카로워졌다. “역시... 죽지 않았군.” 오시연은 이렇게 말한 뒤 다시 물었다. “알아낸 정보는?!”박지민이 숨을 고르며 보고했다. “영주님께 보고드릴 내용이 있습니다.”오시연의 목소리는 얼음장 같았다. “말해.”박지민은 최대한 간결히 말했다. “안유진 말에 따르면... 한국에서 그들을 구한 이는,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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