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은 시후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말로 다 할 수 없이 괴로웠다.그리고 다시 윤우선을 보니, 윤우선은 모든 걸 손에 넣은 사람처럼 활짝 웃고 있었고, 그 모습에 그는 더욱 살 맛이 나지 않았다.계단을 오르며 시후는 속으로 생각했다. 김상곤은 도대체 언제쯤이면 마음속의 망설임과 나약함을 깨뜨리고,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모든 준비를 마친 뒤, 밤이 되자 시후는 혼자 집을 나서 차를 몰고 공항으로 갈 생각이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오자, 김상곤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웃음을 띤 채 말했다.“은 서방, 이제 출발하는 거냐?”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인어른. 지금 공항으로 갑니다.”김상곤은 손을 비비며 무언가 말을 꺼내려 했지만, 그때 윤우선이 계단을 절뚝거리며 내려오며 큰 소리로 말했다.“아이구, 은 서방! 내가 배웅해 줄게!”500만 원을 받은 윤우선과, 500만 원을 놓친 김상곤은 묘하게도 같은 마음으로 시후를 배웅하고 싶어 했다.김상곤은 이 기회에 넌지시 자신의 사정도 빠듯하다는 이야기를 꺼내, 시후가 통 크게 자신에게도 300만 원, 아니 몇500만 원쯤은 건네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성격상, 베개가 필요해도 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필요하면서도 괜찮다고, 필요 없다고 말한 뒤 속으로만 누군가 알아서 베개를 가져다주길 바라는 사람이었다. 구걸을 하면서도 입을 열지 못하고, 닭다리가 하늘에서 떨어져 그릇 안으로 들어오기만 바라는 유형이었다.좋게 말하면 조심스럽고 내성적인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헛된 기대에 불과했다.윤우선은 김상곤의 이런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길을 막아야 하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김상곤이 배웅을 핑계로 시후 앞에서 불쌍한 척하며 돈 이야기를 꺼낼까 봐, 일부러 이 타이밍에 나와 그의 계획을 흐트러뜨린 것이었다.김상곤의 입까지 올라왔던 신세 한탄은, 윤우선이 나타나는 순간 그대로 다시 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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