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봤다. 순간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편해지더니, 서둘러 덧붙였다.“은 선생님, 오해하지 마십시오. 방금 말씀은 여기 계신 분들과는 아무 관련 없습니다. 특히 은 선생님과는요.”시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말에 뼈가 있는데요. 그럼 제가 당신들을 괴롭혔다는 뜻입니까?”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급히 손을 저었다.“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그는 이미 술이 어느 정도 오른 상태를 틈타, 스스로 잔을 가득 채우더니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술기운을 빌려 속마음을 털어놓듯 말했다.“은 선생님… 이곳은 외부인도 없으니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헬레나 여왕을 뉴욕으로 다시 보내신 일 때문에… 저를 정말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드셨습니다. 제가 직접 헬레나 여왕을 모셔갔는데, 처음 말씀하신 조건은 이게 아니지 않았습니까? 제가 은 선생님을 도와드리면, 아버지가 충격을 받고 물러나고, 제가 가문을 이어받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헬레나 여왕이 약을 가져다드리는 바람에… 이건 사실상 저를 속이신 거 아닙니까…”시후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맞습니다. 속인 겁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순간 멍해졌다.“…왜 그러신 겁니까…”시후는 담담하게 답했다.“간단합니다. 스티브, 당신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은 선생님! 그건 오해입니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시후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당신의 계획을,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가문을 승계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경쟁이 되는 형제들을 약화시키는 것이겠죠. 그리고 완전히 권력을 장악한 뒤에는 그들을 하나씩 몰아낼 것이고요. 그 다음은, 우리 사이의 약속을 깨는 겁니다. 그때쯤이면 이미 자리를 굳혔으니, 내가 사방보당에 대해 공개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아무 말없이 술잔을 다시 채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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