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시후는 유나의 회사 건물 아래에 차를 세워두고 퇴근하는 유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때 한미정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한미정이 물었다.“시후, 상곤 씨는 괜찮아요? 메신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네요. 별일 없는 거죠?”시후는 말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장인어른이랑 장모님은 두바이 여행을 가셨는데 아직 안 돌아오셨거든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이모님?”한미정은 말했다.“오늘 오후에 서화협회 공지를 봤어요. 상곤 씨가 서화협회를 그만뒀다고 하더라고요. 공지에는 본인이 사직한 걸로 되어 있긴 한데, 얼마 전 불상과 관련된 일도 있었고 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협회 내부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가 싶어서요.”김상곤이 서화협회를 탈퇴했다는 이야기에 시후도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장 사장을 통해 판을 짰던 사실을 폭로하게 한 건 어디까지나 김상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였다. 돈도 잃고 체면도 잃어봐야 진짜 아픈 게 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하지만 그의 예상으로는 김상곤이 이번 일로 망신을 당하긴 해도, 배 회장이 적당한 자리를 하나 남겨둘 거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협회 안에서 할 일 정도는 남겨줄 줄 알았는데, 서화협회가 갑자기 사직을 발표한 것은 그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그래서 시후는 말했다.“이모님, 장인어른께서 저한테는 이 이야기를 안 하셨습니다. 이모님 전화가 아니었으면 저도 장인어른이 협회를 사직하신 줄 몰랐을 겁니다.”한미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상곤 씨 성격도 그렇고, 서화협회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도 아니까요. 이번 일이 어떤 이유 때문이든, 본인이 원해서든 아니든, 당분간은 받아들이기 힘들 거예요. 제가 직접 물어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위로하기도 애매해서요. 그럼 상곤 씨를 조금 신경 써주세요. 괜히 마음고생하다가 또 무슨 일 생길까 걱정돼서요.”한미정은 이미 김상곤에 대한 감정을 모두 정리했지만, 오랜 친구이자 동창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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