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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1장

짐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황급히 변명했다.“그럴 리 없습니다! 전부 터무니없는 소리예요! 당시 멜 굿맨은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엘리스 법률사무소에 수익의 20%를 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다른 로펌과 계약한 거고요. 누구와 계약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더구나 제가 그 일에 관여했다는 건 말도 안 됩니다! 근거도 없이 사람을 모함하지 마십시오!”상대는 피식 웃었다.“짐, 이제 그만해. 다들 성인인데 굳이 내가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는 없잖아? 멜 굿맨은 자네와 자네 대학 동기를 여러 차례 따로 만났고, 비공개 회의도 수도 없이 열었지. 소송 전략과 돌파구를 논의한 것도 전부 사실이야.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멜 굿맨이 녹음해 두었고, 그 녹음 파일은 전부 내 손에 있다.”짐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거... 거짓말입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그러자 상대는 냉정하게 말했다.“짐, 좀 현실을 직시해. 우리 로펌에서는 파트너가 수석 파트너로 승진하려면 반드시 내가 쥐고 있는 약점이 하나쯤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기회를 주지 않아. 왜 그런 줄 알아? 혹시라도 수석 파트너가 중요한 순간 내 고객이나 자원을 가로채거나, 나를 걷어찬 뒤 되레 물어뜯는 일을 막기 위해서야. 잘 생각해 봐. 자네가 수석 파트너로 승진한 시점이 언제였지? 멜 굿맨 사건 이후 아니었나?”짐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멜 굿맨 사건이 끝난 뒤... 두 달도 아니고 바로 다음 달에 승진했습니다... 설마... 설마 그것도 전부 대표님 계획이었습니까?”상대는 웃으며 말했다.“이제야 좀 눈치가 생겼군.”짐은 이를 갈며 욕설을 내뱉었다.“엘리스, 이 개자식! 우리는 로펌을 위해 죽어라 일했는데 당신은 뒤에서 함정을 파고 있었던 거였어!”“함정이라니.”상대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나는 단지 안전장치를 마련해 둔 것뿐이야. 약점이 내 손에 있긴 하지만, 평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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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2장

말을 마친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갑자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무심코 곁눈질로 시후를 바라봤다. 그러자 시후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에는 놀라움과 장난기가 살짝 섞여 있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황급히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 재빨리 말을 바꿨다.“물론 나한테 큰소리친 사람이 없었던 건 아니야. 하지만 모두 내가 존경하고 인정하는 분들이었어. 그런데 고작 변호사 하나가 감히 나한테 큰소리를 쳐? 네가 대체 뭐라고?”그때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집사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그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에서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엘리스 법률사무소 대표와 통화를 마쳤습니다. 짐 스미스를 즉시 해고하겠다고 했고, 미국 법조계 전체에서 완전히 퇴출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는 변호사 생활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들겠다고 하더군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물었다.“그게 전부인가?”집사가 대답했다.“아닙니다. 엘리스 대표가 방금 몇 가지 자료도 보내왔습니다. 전부 짐 스미스의 경제범죄 관련 증거입니다. 원하시면 언제든 FBI에 넘길 수 있다고 합니다. 최소 75살이 될 때까지는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좋군!”스티브 로스차일드는 만족스럽게 말했다.“그렇게 하세요. 자료를 전부 FBI 책임자에게 넘기십시오. 그리고 내가 지시한 것이라고 전해주세요. 이번 사건은 직접 관리하라고. 나는 이 자식이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 생각입니다.”집사는 곧바로 답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짐을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오늘이 지나면 당신은 FBI 수배 대상이 될 거다. 만약 미국으로 돌아간다면 공항에 내리는 순간 바로 체포되겠지. 최소 20~30년은 감옥에서 보내게 될 테고. 그러니 차라리 미국에 돌아가지 않는 게 좋겠는데. 한국에 불법 체류하면서 일자리나 알아보는 게 어때? 어차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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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3장

짐 스미스의 애원에 한미정은 잠시 어쩔 줄 몰라 했다. 옆에 있던 폴은 차마 마음이 편치 않아 시후에게 말했다.“은 선생님, 제 삼촌이 좀 양아치 같은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 제 아버지의 친동생입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만큼 한 번만 기회를 주실 수 없겠습니까?”폴이 시후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순간에도 짐 스미스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폴, 폴... 내 착한 조카야. 정말 나를 위해 부탁할 생각이라면 네 새아버지한테 부탁해야지. 저분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장남과도 친구 사이인데, 왜 저분은 놔두고 옆에 있는 젊은 남자한테 부탁하는 거냐...’그때 시후가 폴에게 물었다.“당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긴 재산을 삼촌이 빼앗으려 했는데도 변호해 주려는 겁니까?”폴은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제 삼촌이 어떤 사람인지는 저도 잘 압니다. 삼촌이 미국에서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억지를 부리시는 건 결국 합법적으로 저와 어머니에게서 스미스 로펌 지분을 빼앗을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가능했다면 삼촌 성격상 진작 미국에서 소송부터 걸었을 겁니다. 오늘 한 행동이 분명 저급하고 비열하긴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미 방법이 없어진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번 발버둥 친 것뿐입니다. 설령 무사히 미국으로 돌아간다 해도 더 이상 지분을 요구할 방법은 없습니다.”짐 스미스는 조카가 이미 자신의 속내를 전부 꿰뚫어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폴, 네 말이 맞다... 나는 그냥 마음이 불편했어. 오늘 같은 좋은 날에 와서 괜히 훼방이나 놓아 보려 했던 거야.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준다면 앞으로 절대 다시는 괴롭히지 않으마!”그는 눈물을 훔치며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게다가 난 이미 내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대가도 치렀어. 내 상사가 일부러 함정을 파서 내 약점을 잡으려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약 내 상사가 나를 업계에서 매장해 버리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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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4장

그 말을 마친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시후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감탄했다.“역시 은 선생님입니다! 이건 감옥에 보내는 것보다 훨씬 통쾌하군요!”짐은 자신을 무슨 개 사육장으로 보내겠다는 말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몰랐지만,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았고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저토록 신나 하는 걸 보니 절대 좋은 곳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만은 확실했다.그는 불안한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울먹였다.“으... 서... 선생님... 실례지만 그... 개 사육장이라는 곳은... 대체 어떤 곳입니까...?”시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비웃으며 말했다.“개 사육장이면 당연히 개를 키우는 곳이지. 다만 진짜 개도 있고 가짜 개도 있어. 당신은 가짜 개에 속하고. 사람 흉내만 내는 개가 바로 당신 같은 인간이지.”그러고는 다시 말했다.“이화룡 선생님의 개 사육장은 환경도 아주 좋아. 개인 우리도 하나씩 주고, 일본인 집사가 식사까지 챙겨 주지. 거기 가면 더 이상 일할 필요도 없어. 매일 먹고 자고 죽을 때만 기다리면 되거든.”짐은 공포에 질려 그대로 넋이 나가 버렸다. 자신을 개 우리에 가둔다고? 그건 감옥보다 백 배는 더 끔찍한 일이었다.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그는 울먹이며 말했다.“선생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정말 부탁드립니다! 저는 나이도 적지 않습니다. 개 사육장에 가둬 봤자 선생님의 자리만 차지하고 사료값만 나갈 뿐입니다. 아무 쓸모도 없습니다. 게다가 제가 죽으면 시신 처리까지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냥 곧 죽을 늙은 개 한 마리라고 생각하시고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다시 끼어들었다.“괜찮습니다, 은 선생님. 저 인간이 이화룡 선생님의 개 사육장에서 쓰는 비용은 전부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아니, 두 배로 내겠습니다. 그리고 죽어도 시신 처리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냥 잘게 토막내서 개들 먹이로 주면 되잖습니까? 제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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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5장

그런데 바로 그때 스티브가 갑자기 손뼉을 치며 흥분해서 말했다.“맞다, 맞아! 아예 저 인간 아내와 애들도 전부 데려와야 합니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러고는 곧바로 말을 바꿨다.“아니다! 함께 있게 하면 안 되지! 다섯 식구를 전부 따로 가둬야 합니다. 한 사람당 우리를 하나씩 주고, 우리 사이에는 빈 우리를 하나씩 더 두는 겁니다. 그러면 매일 얼굴을 보며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서로 손도 못 잡겠죠. 감히 저에게 허세를 부렸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혼 좀 나야 합니다!”짐은 그 말을 듣고 자리에 그대로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 한미정은 급히 폴에게 짐을 일으켜 세우게 한 뒤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스티브 로스차일드 씨, 아무리 짐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으시더라도 가족들까지 끌어들이시면 안 됩니다. 잘못은 본인이 한 것이니 본인이 감당해야죠. 그런 일까지 하신다면 로스차일드 가문의 명성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말했다.“한국의 문화가 나와 같은 미국인과 무슨 상관이죠? 저는 그냥 저 인간이 싫습니다. 아내와 아이들 정도가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개까지 전부 데려오고 싶군요!”시후는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이를 악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더 두었다가는 정말 실행에 옮길 기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입을 열었다.“됐습니다, 스티브. 오늘은 결혼식에 온 겁니다. 너무 살벌하게 굴지는 마세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더니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은 선생님, 먼저 시비를 건 건 저 놈입니다. 저는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압니다. 다 압니다. 하지만 보니까 나이도 적지 않은데 개 사육장에 보내 봤자 별 의미가 없겠네요. 차라리 이화룡 씨 개 사육장에서 먹고 자며 세월만 보내게 하는 것보다는 일을 시켜서 남은 가치를 활용하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그러자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서둘러 말했다.“개 사육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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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6장

짐이 엘리스 로펌의 수석 파트너 자리까지 오른 것을 보면 그의 전문성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반면 시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실무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기 때문에 막상 직접 업무를 처리하려면 다소 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짐은 줄곧 현업에서 활동해 왔으니 실무 능력만큼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게다가 이 제안은 짐에게도 분명 좋은 일이었다. 어떻게 생각해도 개 사육장이나 감옥에 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시후는 일부러 짐에게 물었다.“관심 있다고 한 말, 진심입니까?”짐은 생각할 틈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물론입니다! 진심입니다!”시후는 다시 물었다.“10년입니다. 중간에 후회하지는 않겠죠?”“절대 후회하지 않겠습니다!”시후는 또 물었다.“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겠죠?”“압니다! 압니다! 제가 스스로 한국에 와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전적으로 자발적인 선택입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물어봐도 그렇게 말하겠습니다!”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가르칠 보람은 있군요. 그렇다면 우선 미국에 돌아가서 가족들 일을 정리하십시오. 그리고 보름 뒤에 서울로 와서 한미정 이모님께 출근 보고를 하십시오.”“알겠습니다!”짐은 시후가 자신에게 귀국할 기회까지 준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그래서 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가족들 일을 정리하는 대로 바로 한국으로 돌아오겠습니다!”시후는 스티브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보름 뒤에도 오지 않거나 도망친다면 사람을 보내 잡아오십시오. 그리고 바로 이화룡 씨의 개 사육장으로 보내면 됩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짐 같은 상대를 제대로 괴롭혀 보지도 못하고 끝나 버린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의 기분보다 시후의 환심을 사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그래서 즉시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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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7장

짐 스미스는 한숨을 돌리고 나서야 문득 중요한 문제가 떠올랐다. 그는 급히 시후에게 물었다.“은 선생님, 제가 미국에 돌아가서 가족들과 일을 정리하려고 하는데... 혹시 입국하자마자 체포되는 건 아니겠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체포될지 말지는 전적으로 스티브 씨에게 달려 있습니다.”그러고는 스티브를 향해 말했다.“스티브 씨, 집사에게 연락해서 FBI에 넘기려던 자료는 보내지 말라고 하세요. 이미 보냈다면 회수하고, FBI가 못 본 걸로 처리하게 하십시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바로 메시지 보내겠습니다.”하지만 짐 스미스는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었다.“은 선생님, 저는 제 상사가 저를 그냥 놔두지 않을까 봐 걱정됩니다. 그 인간은 정말 악질이거든요. 일부러 직원들이 실수를 하도록 유도하고, 범죄 증거를 수집해 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협박 수단으로 써먹는 인간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설령 당신 상사가 증거를 전부 FBI에 넘긴다고 해도 스티브 씨라면 당신을 무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옆에 있던 스티브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은 선생님 말씀대로지. 잡을지 말지는 은 선생님 한마디면 되니까. 은 선생님이 잡으라고 하시면 종신형도 가능하고, 잡지 말라고 하시면 미국 대통령이 와도 못 잡아갈 거야.”짐 스미스는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사실상 자신에게 딴생각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상황에서 무슨 잔꾀를 부린단 말인가. 간이 열 개나 있어도 그럴 엄두는 나지 않았다.그때 시후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짐에게 물었다.“당신 상사가 그렇게 당신을 괴롭혔다면서요. 복수하고 싶지는 않습니까?”짐 스미스는 눈을 크게 뜨며 흥분해서 말했다.“하고 싶습니다! 정말 하고 싶습니다! 살인이 불법만 아니었다면 미국에 돌아가자마자 그 인간부터 쏴 버렸을 겁니다!”시후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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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8장

엘리스 로펌은 원래부터 미국 최대 규모의 로펌 가운데 하나였다. 그곳에서 일하는 변호사들만 해도 이미 수많은 경쟁자를 뚫고 선발된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었다. 그런데 짐 스미스에게 직접 선발권까지 준다면 그건 엘리스 로펌 입장에서는 핵심 전력을 통째로 잃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게다가 최상급 변호사들의 연봉은 결코 적지 않았다. 짐 같은 수석 파트너까지 포함하면 모두 열한 명이었다. 급여와 각종 출장비까지 계산하면 연간 비용만 최소 1억 달러를 훌쩍 넘을 것이 분명했다.핵심 인력 열 명을 잃는 것도 모자라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엘리스 로펌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짐 스미스도 다소 자신이 없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은 선생님... 이 조건은 솔직히 조금 과한 것 같습니다. 엘리스 대표가 정말 받아들일까요?”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이 말하면 거절하겠죠. 하지만 스티브 씨가 직접 이야기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정말 냉정하지. 이런 방법까지 생각해 내다니... 결국 내가 또 악역을 맡아야 하는 건가...’하지만 입으로는 단호하게 말했다.“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충분히 압박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엘리스 로펌을 은 선생님의 개인 로펌처럼 생각하고 마음껏 쓰셔도 됩니다. 그 대표가 감히 불평이라도 하면 제가 직접 상대하겠습니다.”“좋습니다.”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 일은 그렇게 정하죠.”그러고는 한미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모님, 보름 뒤면 짐이 다른 변호사 열 명과 함께 한국으로 올 겁니다. 그때쯤이면 회사 설립 절차도 거의 마무리될 테니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겠죠. 앞으로 그 사람들은 모두 이모님 지휘를 받게 될 겁니다.”한미정은 시후가 보여 준 일련의 파격적인 수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짐 역시 좋은 방향으로 정리된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녀는 서둘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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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9장

변태섭과 한미정의 결혼식은 여러 전통적인 절차를 생략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짐 스미스가 한바탕 소란을 피웠음에도 결혼식 진행 자체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현장에 있던 하객들 역시 조금 전 벌어진 일을 모두 지켜본 상태였다. 신부의 전남편 집안과 관련된 문제라는 사실 정도는 알 수 있었기에 누구도 섣불리 끼어들지는 못했다.다만 그 이후 짐 스미스가 시후, 스티브 등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대부분 알지 못했다. 모두가 본 것은 처음에는 기세등등하던 짐 스미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무릎을 꿇고 울기 시작했다는 사실뿐이었다. 덕분에 하객들은 하나같이 영문을 몰라 하고 있었다.그때쯤 시후는 이미 짐 스미스와의 문제를 모두 정리한 상태였다. 마침 예식 시작 시간도 가까워지자 그는 무대로 올라가 결혼식 진행을 시작했다.시후는 먼저 참석한 하객들에게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전한 뒤, 후배이자 지인으로서 오늘 사회와 주례 역할을 맡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짧은 인사말을 마친 그는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조금 전 하객 여러분께서 입장하실 때 한 미국인 손님께서 다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장면을 보셨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 직접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그분의 이름은 짐 스미스 씨로, 오늘 신부이신 한미정 이모님의 아드님인 폴 스미스 씨의 삼촌입니다. 지금부터 스미스 씨를 무대로 모셔 방금 있었던 작은 소동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듣고, 아울러 신랑 신부를 위한 축하 말씀도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조금 전 소란을 피웠던 당사자가 직접 무대에 오른다는 말에 하객들의 호기심이 순식간에 폭발했다. 박수가 터져 나왔고, 모두가 짐 스미스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짐 역시 이미 체면 따위는 포기한 상태였다. 그는 마이크를 들고 무대로 올라와 시후 옆에 선 뒤 객석을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먼저 오늘 제 행동으로 불편을 끼쳐 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가 결혼식장에서 소란을 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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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0장

두 사람은 그야말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외모뿐 아니라 인품과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마치 처음부터 함께하기로 정해져 있었던 사람들 같았다. 현장에 있던 하객들 역시 모두 두 사람을 축복했고, 폴과 변지현 또한 부모님이 좋은 인연을 만났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기뻐했다.시후 역시 두 사람이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담긴 애정은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수준이었다.결혼식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자녀들과 함께 하객들을 배웅했다. 한편 스티브 로스차일드도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며 시후에게 말했다.“은 선생님, 특별한 일 없으면 저는 호텔로 돌아가겠습니다. 짐의 문제도 제가 잘 정리해 두겠습니다. 필요하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일부러 와 주셔서 고맙군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은 선생님께 그런 말씀을 들을 사이는 아니지 않습니까.”그러고는 변태섭과 한미정을 향해 말했다.“두 분, 다시 한번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마침 제 전용기가 공항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사용할 일이 없으니 신혼여행에 이용하셔도 됩니다. 어디를 가시든 문제없습니다.”변태섭은 감사한 표정으로 말했다.“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미 항공권을 예약해 둔 상태라 괜히 번거롭게 해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전혀 번거롭지 않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웃으며 말했다.“예약한 항공권은 취소하면 되지 않습니까. 제 전용기는 A350을 개조한 기체입니다. 편안함만큼은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보다도 낫습니다.”시후도 미소를 지으며 거들었다.“그럼 잘됐네요. 삼촌, 이모님. 이것도 스티브 씨의 성의인데 너무 사양하지 마세요. 로스차일드 가문의 이름이 있으면 어디를 가더라도 여러모로 편리할 겁니다. 이동도 훨씬 편하고 시간도 많이 절약할 수 있고요.”변태섭은 원래 남에게 폐를 끼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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