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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1장

옆에 있던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그러고 보니 지금 바로 짐의 상사에게 연락해야겠군요.”그러더니 곧바로 말을 바꿨다.“아니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전화하겠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집사에게 엘리스 로펌 대표의 연락처를 받아 들고, 먼저 집사에게 상대방에게 연락해 두라고 지시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인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직접 통화할 예정이라고 전하라는 것이었다.한편 엘리스 로펌 대표인 나이트 엘리스는 로스차일드 가문 집사로부터 전화를 받자마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자신이 짐을 처리한 일이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마음에 들었고, 이번 전화 역시 그에 대한 칭찬일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래서 들뜬 마음으로 전화기 앞에 앉아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연락을 기다렸다.잠시 후 전화가 걸려오자 그는 거의 반사적으로 수화기를 들었다.“안녕하십니까! 나이트 엘리스입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담담하게 말했다.“스티브 로스차일드입니다.”나이트 엘리스는 즉시 자세를 낮췄다.“로스차일드 씨! 직접 전화까지 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무슨 일로 연락 주셨는지요?”스티브는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전화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앞으로 절대로 짐 스미스를 괴롭혀서는 안 됩니다.”“예?”나이트 엘리스는 순간 얼어붙었다.“그게, 집사님께서 직접 전화하셔서 짐을 처리하라고 하셨기에 제가 해고한 겁니다. 원래부터 그 사람을 괴롭힐 생각은 없었습니다만...”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차갑게 말했다.“그건 압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짐을 만나게 된 건 한국에서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짐이 내 친구의 먼 친척이더군요. 오해도 모두 풀렸고 지금은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절대로 짐을 건드리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친구에게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만약 내 체면을 구기게 만든다면 나는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나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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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2장

짐은 원래부터 자신의 상사를 깊이 원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직접 공항까지 마중 나오겠다고 하자 곧바로 입을 열었다.“좋습니다. 마침 대표님과 직접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요. 항공권 예약하는 대로 편명 보내 드리겠습니다.”나이트 엘리스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좋아, 좋아! 편명만 보내 줘. 공항에서 보자고!”짐 스미스는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를 스티브 로스차일드에게 돌려주었다. 한편 미국에 있는 나이트 엘리스는 이미 초조함에 휩싸여 방 안을 계속 서성이고 있었다. 그는 중얼거리듯 말했다.“큰일 났군... 짐이 이걸 쉽게 넘길 리가 없는데...”그의 아내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짐 스미스는 당신이 해고한 것 아니었어요? 그런데 왜 다시 이사회에 넣겠다고 하고, 공항까지 나가서 마중하겠다는 거예요?”“말도 마...”나이트 엘리스는 답답한 한숨을 내쉬었다.“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인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직접 전화했어. 짐과의 일은 전부 오해였다고 하더군.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나는 비위 좀 맞추겠다고 짐의 약점까지 넘겨 가며 감옥에 보내려고 했는데, 이제 와서는 오해였다고? 게다가 자기 친구와 약속했으니 짐을 잘 챙겨 달라고까지 하더군. 이건 나 보고 죽으라는 거 아니야?”아내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직접 전화를 했다고요?”“그래…”나이트 엘리스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수십 년 동안 로스차일드 가문 관련 업무를 해 왔지만 정작 로스차일드 가문 사람과 직접 통화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 솔직히 말하면 나 같은 사람은 그들과 직접 접촉할 자격도 없지. 집사나 담당 임원과 이야기하는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니까. 그런데 로스차일드 가문의 실질적인 2인자인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직접 전화해서 짐을 챙기라고 했다니까? 그 말은 두 사람이 직접 연락을 할 수 있는 사이라는 뜻이야. 만약 내가 짐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 녀석은 틀림없이 스티브 로스차일드에게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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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3장

12시간 뒤, 분노로 가득 찬 짐 스미스는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의 상사인 나이트 엘리스는 스톡옵션 계약서를 들고 공항에서 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짐은 돌아오는 12시간 동안 단 1분도 잠을 자지 못했다.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 비열한 상사를 최대한 처절하게 골탕 먹일 수 있을까 하는 것.엘리스 로펌의 연간 순이익은 대략 5억 달러 수준이었다. 그중 창립자이자 대주주인 나이트 엘리스는 최소 1억 5천만 달러를 가져갔다. 짐 스미스는 로펌에서 업무 능력이 가장 뛰어난 변호사 10명의 연봉과 성과급, 수익 배분을 모두 합치면 연간 약 1억 달러 수준이라고 계산했다. 비록 이들이 가져가는 수입은 로펌 전체 이익의 20% 정도에 불과했지만, 그들이 창출하는 가치는 로펌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짐 스미스는 자신에게 스티브 로스차일드라는 든든한 뒷배가 생긴 이상 엘리스 로펌 최고의 인재 10명을 전부 데려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짐 스미스는 단 한 명도 나이트 엘리스에게 남겨줄 생각이 없었다.이 10명이 빠져나가면 엘리스 로펌의 내년 매출은 최소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 분명했다.더 무서운 것은 그 이후였다. 10명의 인원은 더 이상 엘리스 로펌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데도 엘리스는 계속해서 그들에게 약속된 급여를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 그렇게 되면 내년 수익에서 또 다시 1억 달러가 빠져나가게 된다. 계산해 보면 엘리스 로펌은 내년부터 적자를 보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았다.하지만 짐 스미스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그는 나이트 엘리스가 더 큰 대가를 치르기를 바랐다.그래서 비행 내내 12시간 동안 매우 음흉한 계획을 하나 구상했다.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은 얼굴로 짐 스미스가 공항 입국장을 나오자 나이트 엘리스가 반가운 표정으로 달려왔다. 그는 다짜고짜 짐의 어깨를 감싸며 열정적으로 말했다.“짐! 드디어 돌아왔군!”그러고는 짐이 곧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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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4장

“좋아!”나이트 엘리스는 웃으며 말했다.“내 차가 밖에 있으니 가세!”두 사람은 공항을 나와 벤틀리 승용차에 올랐다. 나이트 엘리스가 운전대를 잡고, 짐 스미스는 조수석에 앉았다. 차량은 맨해튼에 있는 엘리스 로펌 사무실을 향해 달려갔다.가는 길에 나이트 엘리스는 후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짐, 어제 일은 지금도 계속 후회하고 있네. 자네와는 오랫동안 함께 일했고, 나 역시 자네를 높이 평가해 왔어. 로스차일드 가문의 집사가 계속 압박하지만 않았어도 절대 자네를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 걸세. 부디 내 입장도 이해해 줬으면 하네.”짐 스미스는 되물었다.“어제 전화에서 로펌의 모든 수석 파트너들에 대한 약점을 갖고 있다고 하셨죠. 구체적으로 어떤 약점들인지 알고 싶습니다.”나이트 엘리스는 코를 만지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사실 자네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네. 승소 가능성이 높고 소송 금액도 큰 사건들을 대상으로 사람을 시켜 의뢰인에게 변호사와 개인적으로 거래하라고 유도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최소 절반 이상의 변호사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니까. 사건 규모는 크고 이기기는 쉬운데 의뢰인까지 먼저 개인 거래 의사를 보이면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거절하기 어려워. 그리고 나서는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관련 증거를 남기도록 유도하고, 결국 그 증거들을 내가 확보하는 방식이지.”그러고는 스스로를 변호하듯 말했다.“짐, 자네도 알다시피 수석 파트너들은 명성뿐만 아니라 고객 인맥도 상당하지 않나. 만약 다른 로펌으로 이직하거나 독립해 버리면 엘리스의 고객들과 잠재 고객들까지 함께 데리고 갈 거야. 나는 그런 상황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네. 그래서 로펌의 안정성과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 대비책이 필요했어. 그런 이유로 반격용 카드 몇 장 정도는 손에 쥐고 있으려 했던 것뿐이야.”짐 스미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더 이상 이 일을 문제 삼지 않게 만들고 싶다는 뜻은 이해합니다. 스톡옵션과 이사회 자리를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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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5장

엘리스 로펌 이사회 구성원들은 이미 모두 로펌 고위층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그들 역시 짐 스미스가 로스차일드 가문과 연결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감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 뉴욕에 상주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평소 뉴욕에 없는 사람들까지 일찌감치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이 분위기는 마치 이름 없는 지방 정치인이 갑자기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된 것과 비슷했다.이 기분은 마치 원래 권력 핵심부와 아무런 연줄도 없던 사람이 어느 날 최고 권력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되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를 통해 영향력을 얻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나이트 엘리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가 짐을 달래려는 이유는 단순히 그를 붙잡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짐과 로스차일드 가문의 연결고리를 통해 엘리스 로펌에 더 큰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었다.두 사람이 맨해튼에 도착해 회의실에서 이사회 구성원들과 마주하자, 회의실 안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모든 사람이 칭찬과 기대가 담긴 눈빛으로 짐 스미스를 바라보았다. 그 의미는 분명했다. 이제 짐 스미스는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존재가 된 것이다.짐 스미스는 평소 그렇게 고압적이던 이사들이 지금은 자신에게 온갖 아첨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며 감회가 새로웠다. 이것이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이 미국 사회에서 가진 영향력이었다. 소위 엘리트 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조차 그 이름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잦아들자 나이트 엘리스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오늘 여러분을 이 자리에 모신 이유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중요한 결정을 발표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오늘부로 짐 스미스 씨를 엘리스 로펌 이사회 구성원으로 공식 추천하려고 합니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 11명이 모두 참석해 있으니 현장에서 바로 표결을 진행하겠습니다. 제 추천에 찬성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주십시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머지 10명의 이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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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6장

“변호사라는 직업은 보통 5년에서 10년 정도 경험을 쌓아야 실력이 제대로 자리 잡지. 성과가 좋으면 승진과 연봉 인상을 해 주고, 특히 뛰어난 사람은 파트너 육성 프로그램에 편입시키는 거야.”“자네도 잘 알겠지만 파트너 프로그램은 급여와 스톡옵션을 연계한 보상 제도야. 여기에 들어가면 준파트너가 되고 더 높은 급여와 일정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게 되지. 그 스톡옵션은 5년에서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확정되고 행사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아. 그렇게 해서 그들을 엘리스에 묶어 두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게 만드는 거지.”짐 스미스는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끊었다.“그런 이야기는 이미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제가 궁금한 건 약점 자료를 어떻게 만드는지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는지도 알고 싶고요.”“알겠네...”나이트 엘리스는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떤 파트너가 큰 공을 세워 수석 파트너로 승진하게 되면 우리는 장기적으로 대비를 해야 해. 수석 파트너들은 능력도 뛰어나고 자기 고객층도 갖고 있어서 시간이 갈수록 요구가 커지거든. 더 많은 스톡옵션을 요구하기도 하고, 심지어 이사회에 들어가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 하지만 회사 지분은 한정돼 있어. 전체 지분은 100%뿐인데 모두가 더 가져가려고 하면 결국 나눠 줄 수 있는 몫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지. 그러다 보면 일부 수석 파트너들이 불만을 야기할 수 있어.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불만을 품기 전에 미리 여러 가지 실수를 저지를 기회를 만들어 주는 거야.”나이트 엘리스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우리 로펌의 목적은 모든 수석 파트너가 실수를 하게 만드는 것이네. 그리고 그 실수의 증거를 확보하는 거지. 쉽게 말하면 그들 몸에 원격 조종 폭탄 하나씩을 달아 놓는 셈이야. 언제 터뜨릴지, 아예 터뜨리지 않을지는 전적으로 이사회의 판단에 달려 있고.”그러고는 다시 짐 스미스를 설득하듯 말했다.“짐,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는 말게. 이제 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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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7장

다시 말해 앞으로 10년 동안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엘리스 로펌에서 받는 급여 기준 자체를 최대한 높여야 했다. 그리고 그 금액은 높을수록 좋았다.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짐 스미스는 일부러 앞으로도 10년 동안 엘리스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었다. 어차피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에 가 있어야 했고, 법적으로도 엘리스 로펌이 자신을 한국으로 파견하는 형태였다. 급여 역시 엘리스 로펌이 지급하게 되어 있었다. 즉, 향후 10년 동안 자신과 엘리스 로펌은 여전히 고용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셈이었다. 그렇다면 이 기회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이번에 한국에 다녀오면서 그는 한 가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 세상은 거대한 먹이사슬이라는 사실이었다. 스티브 로스차일드 같은 인물조차 시후에게는 먹잇감에 불과했다. 하물며 자신 같은 작은 인물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그러니 시후가 자신을 먹잇감으로 삼는다면, 자신은 나이트 엘리스를 먹잇감으로 삼으면 되는 일이었다.짐 스미스의 말을 들은 나이트 엘리스는 복잡한 심경이었다. 기쁜 이유는 짐 스미스를 붙잡는 데는 이제 문제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짐 스미스가 직접 10년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했으니, 적어도 자신이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미움을 사는 일은 없을 터였다.하지만 걱정도 있었다. 짐 스미스가 연간 500만~600만 달러 수준의 스톡옵션 배당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그 말은 곧 자신이 더 많은 돈을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었다.잠시 고민하던 나이트 엘리스는 입을 열었다.“짐, 이렇게 하지. 자네가 회사와 10년 계약을 체결한다면 스톡옵션을 15만 주까지 늘려 주겠네.”짐 스미스는 손을 내저었다.“계약 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두 배가 되는데, 그 정도면 보상도 최소 두 배는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스톡옵션은 20만 주로 올리고, 기본급도 두 배로 인상해 주십시오. 그 조건이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 계약서를 작성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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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8장

이때 나이트 엘리스는 짐 스미스가 이미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는 20만 주의 스톡옵션을 내주는 것이 아깝기는 했지만, 지금 짐 스미스의 뒤에 로스차일드 가문이라는 거대한 존재가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결국 이를 악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좋아! 20만 주면 20만 주로 하지! 20만 주의 스톡옵션이면 매년 1,200만 달러 정도의 배당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어. 게다가 우리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테니 배당 규모도 더 늘어날 거고. 짐, 자네의 엘리스 로펌에서의 미래는 무한하다고 봐도 좋네!”나이트 엘리스는 큰 결심을 한 듯 말했지만 정작 짐 스미스의 표정은 오히려 더 굳어졌다. 간단히 계산을 해 본 결과, 지금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스톡옵션이 아니라 현금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스톡옵션은 일종의 미래에 대한 투자와도 같았다. 회사가 계속 성장할 것인지에 베팅하는 것이었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 오늘 100만 달러 가치의 스톡옵션이 내년에는 수천만 달러,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회사가 내리막길에 접어들면 오늘 100만 달러 가치의 스톡옵션이 내년에는 10만 달러, 심지어 그 이하의 가치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이사회 구성원들은 모두 엘리스 로펌의 미래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엘리스 로펌은 미국 최고의 인재들과 최고의 명성을 보유하고 있었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였던 스미스 로펌이 이미 사업 중심을 한국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비록 미국 사업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지만 주요 역량이 한국으로 이동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었고, 그 공백은 고스란히 엘리스 로펌의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짐 스미스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핵심 인력 10명을 데리고 떠나는 순간 엘리스 로펌은 피할 수 없는 쇠퇴 국면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런 상황에서 스톡옵션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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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9장

짐 스미스의 투자 철학은 단순했다.돈만 아니면 무엇이든 투자할 수 있었지만, 정작 돈만큼은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예를 들어 돈을 투자하지 않고 100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선택지와, 10만 달러를 투자하면 높은 확률로 200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면 그는 반드시 전자를 선택했다.그래서 지금 스톡옵션 대신 현금을 원한다는 것도 그의 성격에 딱 맞는 선택이었다.그 점을 이해한 나이트 엘리스는 더 이상 이 문제로 고민하지 않았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어차피 스톡옵션을 원하든 현금을 원하든 중요한 건 아니야. 핵심은 이 사람이 나와 10년 계약을 체결하고, 그 기간 동안 절대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는 거야. 게다가 뒤에는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있지 않나. 이 사람만 엘리스에 붙잡아 둘 수 있다면 나는 편하게 지낼 수 있다. 회사도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 스톡옵션을 포기하는 건 결국 본인 손해일 뿐이다.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내 탓은 못 하겠지.’생각을 정리한 나이트 엘리스는 흔쾌히 말했다.“좋네, 짐! 자네가 현금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지. 10년 계약을 체결하고, 스톡옵션 대신 매년 1,000만 달러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겠네.”짐 스미스는 곧바로 말했다.“그리고 기본급 두 배 인상도 이미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연봉 400만 달러에 특별 보너스 1,000만 달러를 더하면 제 최소 보장 수입은 연간 1,400만 달러가 되는 겁니다.”나이트 엘리스는 손을 내저었다.“짐, 자네는 너무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군. 400만 달러는 기본급이고, 1,000만 달러는 스톡옵션을 현금으로 환산한 금액일 뿐이야. 성과가 좋으면 별도의 성과급도 있고 프로젝트 보너스도 있지 않나. 자네 능력이면 연간 2,000만 달러 정도 버는 건 충분히 가능하네.”짐 스미스는 겸손한 척 고개를 저었다.“제 능력은 제가 가장 잘 압니다. 성과급 이야기는 나중에 하더라도, 우선 계약서에 연간 1,400만 달러를 명시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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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0장

짐 스미스와 나이트 엘리스는 각자 크게 만족한 상태에서 10년짜리 고용 계약서에 서명했다.짐 스미스가 만족한 이유는 비록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에서 시후 밑에서 일해야 하지만, 나이트 엘리스가 연봉 1,4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록 그중 30%만 자신의 몫이라 해도 4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었고, 가족의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충분했다.반면 나이트 엘리스가 만족한 이유는 전혀 달랐다. 그는 아직 이 10년 계약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스티브 로스차일드라는 거대한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고 생각할 뿐이었다.게다가 앞으로 10년 동안 짐 스미스가 자신과 로스차일드 가문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만들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기분 좋게 계약을 마무리하고 서로 서명된 계약서를 교환했다.이후 짐 스미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집에도 못 가고 곧장 회사로 왔습니다.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계약도 끝난 만큼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출근하겠습니다.”짐 스미스는 아직 나이트 엘리스에게 진실을 밝힐 생각이 없었다. 우선 계약서를 공증받아 자신의 권리가 완벽하게 보호되는지 확인해야 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어졌을 때 비로소 나이트 엘리스와 정면으로 맞설 생각이었다.하지만 나이트 엘리스는 자신이 거대한 함정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짐 스미스가 내일부터 출근하겠다는 말에 오히려 감동한 듯 말했다.“짐, 자네는 장거리 비행까지 하고 왔으니 많이 피곤할 텐데. 며칠 정도는 집에서 푹 쉬게. 특별 유급휴가라고 생각하면 되네. 충분히 쉬고 컨디션을 회복한 뒤 출근해도 괜찮아.”짐 스미스는 곧바로 말했다.“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회사가 저를 이렇게까지 배려해 주는데 저 역시 회사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죠.”나이트 엘리스는 그의 직업의식에 매우 만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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