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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6931 - Chapter 6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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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1장

시후는 식해에 숨어 있는 골칫덩어리가 사방보당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닫자 즉시 사방보당을 향해 다가갔다.사방보당 앞에 도착한 그는 손을 뻗어 표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러고는 식해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그 골칫덩어리가 적당한 기회를 틈타 빠져나가기를 기다렸다.시후는 사방보당 가까이 다가가면 식해에 숨어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기회를 틈타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존재는 허공으로 사라지기라도 한 듯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그제야 시후는 그 존재가 사방보당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듯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설마 내 몸에 눌러앉아서 나가지 않으려는 건가?’시후는 영적 의식을 몸속으로 집중하고 외부 감각을 모두 차단했다. 온 신경을 식해에 집중해 그 골칫덩어리의 흔적을 찾으려 했지만, 상대는 정말 허공으로 사라진 듯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시후가 눈앞의 사방보당에 영기를 불어넣어 봤지만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심지어 영기가 흐르는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시후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 존재는 그토록 많은 영기를 흡수하고도 한 톨의 먼지처럼 아무런 기척 없이 식해에 숨어 있었다. 보통 존재가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게다가 시후는 그 존재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조차 판단할 수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을 함정에 빠뜨렸다는 점만 보면 좋은 놈일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그때 릴리가 시후 곁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선비님, 뭔가 발견하셨나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모호하게 대답했다.“아마 사방보당과 관련된 것 같아.”“그럼……”릴리가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물었다.“해결할 수 있나요?”시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내 몸에 눌러앉아서 나갈 생각이 없나 봐.”릴리는 앵두 같은 입술을 살짝 벌렸다. 무언가 말하려다가 참은 그녀는 몇 초 동안 침묵한 뒤 다시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시후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그냥 돌아가야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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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2장

그 광경을 본 시후는 식해 안에 숨어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사방보당과 깊이 연관돼 있다는 확신을 더욱 굳혔다.‘설마 불가에서 영기를 수련하는 방법인가?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수인이 존재할 이유가 없잖아.’하지만 시후에게는 여전히 걱정이 남아 있었다. 지난번에도 수인을 따라 수련했다가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기회를 내줘 제대로 당했다. 그런데 벽에 그려진 수인은 지난번보다 몇 배나 많았다. 함부로 따라 했다가 예상치 못한 큰 문제가 생기면 손해만 더욱 커질 터였다.시후는 영적 의식을 거둬들인 뒤 앞으로 사방보당에 관심을 두지 않고 수인도 다시는 사용하지 않을 생각까지 했다. 또다시 함정에 빠지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수인들이 어떤 용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중에 다시 보려면 이곳까지 와야 하는 건 확실해. 정체불명의 존재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도 아직 판단할 수 없지만, 일단 수인들을 기억해 둬서 나쁠 건 없겠지.’시후는 더 지체하지 않고 사방보당 내부에 그려진 부처의 수인들을 하나씩 익히기 시작했다. 모든 수인을 완벽하게 외운 뒤에는 영적 의식으로 사방보당 내부를 다시 한번 샅샅이 살폈다.더는 숨겨진 내용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후는 영적 의식을 거둬들였다. 그러고는 일행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돌아왔다.손주도는 시후가 먼 길을 달려와 사방보당을 만져 본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릴리에게 분별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아왔기에, 아무리 궁금하더라도 묻지 말아야 할 일은 묻지 않았다.손주도는 이에 관해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군 관계자가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자 그가 릴리와 시후에게 물었다.“아가씨, 은 선생님.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릴리는 모든 결정을 시후에게 맡기겠다는 듯 시후를 바라봤다.시후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어르신께서 차를 마련해 공항까지만 데려다주세요. 저희는 서울로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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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3장

시후는 릴리의 추측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사방보당이 내게 어떤 정보를 전하려는 건 분명해. 다만 그게 나를 위한 건지, 아니면 자신을 위한 건지가 걱정이야.”시후가 다시 말했다.“사방보당은 내게 수인을 전해 줬지만, 수인으로 만들어진 영기는 내가 사용할 수 없었어. 오히려 내 영기까지 모조리 빼앗아 갔지. 만약 사방보당에 다른 속셈이 있다면 내 몸속에 숨어 기생하려는 걸 수도 있어. 정말 그렇다면 앞으로 큰 골칫거리가 될 거야.”릴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선비님은 승룡격을 타고난 귀인이시고 하늘의 도움도 받는 분이에요. 지금 상황이 반드시 위험한 것만은 아닐 거예요. 어쩌면 훗날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죠.”릴리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말했다.“선비님께서 영기를 얻기까지 얼마나 어려운지 저도 알아요. 그래도 사방보당 안에서 본 수인들을 모두 한 번씩 시험해 보셨으면 해요. 천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일 수도 있잖아요.”시후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시험해 보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짓을 보면 뭔가 원하는 건 내 목숨이 아니라 영기인 것 같으니까.”시후가 말을 이었다.“다만 사방보당도 영기가 필요하고 반지도 영기를 필요로 해. 이제 배원단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만간 재료를 다시 모아 태진도의 연단로로 효능을 강화한 배원단을 만들어 볼 생각이야. 그때 배원단 스무 알을 걸고 두 가지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봐야지.”릴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떤 재료가 필요한지 말씀해 주세요. 저도 구할 방법을 찾아볼게요.”시후가 대답했다.“가장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두 가지 있어. 하나는 1000년 이상 묵은 용연향이고, 다른 하나는 1000년 이상 자란 최상급 설삼이야.”릴리가 놀라서 물었다.“그렇게 오래된 재료가 필요하다고요? 용연향은 저도 예전에 향을 만들 때 자주 사용했어요. 하지만 대부분 향유고래의 몸에서 나온 지 얼마되지 않은 것들이었고, 오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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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4장

릴리는 어머니 나무를 꼼꼼히 살펴본 뒤 시후에게 말했다.“선비님, 이것 좀 보세요. 어머니 나무의 잎이 마치 백화점에서 파는 인조 식물 같아요. 모든 잎이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하고, 누렇게 변하거나 끝이 말린 잎도 하나 없어요.”시후도 감탄하며 말했다.“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에도 끄떡없으니 여름의 무더위도 두려워하지 않겠지. 평범한 해충도 이 나무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아. 처음에는 어머니 나무가 원래 자라던 환경을 떠나 제대로 자라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네.”릴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년 봄이 되면 가지와 잎이 훨씬 더 무성해질 거예요.”시후가 웃으며 말했다.“그때 찻잎을 조금 따서 차를 압축해 만들어도 되겠어. 맛도 좋고 영기도 조금 보충할 수 있으니 분명 최고의 차가 될 거야.”릴리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시후에게 말했다.“선비님, 어머니 나무의 잎들이 환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지 연구해 보세요. 본래부터 영기를 품은 식물은 세상에 이것 하나 뿐일지도 몰라요. 배원단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면 단순히 차로 우려 마시는 것보다 훨씬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잖아요.”시후가 대답했다.“지금 내가 사용하는 연단법은 모두 『구현보감』에 기록된 것들이야. 어머니 나무의 잎을 더하면 기존 약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어. 그래도 다음에 연단할 때 회춘단으로 먼저 시험해 볼 수는 있겠네. 회춘단은 재료비가 비교적 적게 드니까. 약효가 좋아진다면 나중에 다른 영약을 만들 때도 넣어 보면 되고.”릴리가 말했다.“제가 한의학 처방에 관해 아는 바로는 처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모든 약재와 용량을 처방대로 정확히 맞춰야만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적인 구성만 제시하는 처방이에요. 두 번째 처방에는 핵심이 될 만한 약재를 추가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해요. 어머니 나무는 하늘의 시련을 이겨 낸 신성한 나무이니 그 잎도 쉽게 얻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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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5장

오시연을 제외하면 폴른 오더에서 시후를 실질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사람은 삼대 장로 정도뿐이었다. 삼대 장로의 얼굴을 확실히 파악한다면 시후는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먼저 공격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세 사람을 피해 다닐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릴리도 시후의 안전에 한시름 놓았다. AI 모델과 지상 감시망에 오시연과 삼대 장로의 얼굴 정보까지 확보했으니, 앞으로 시후의 안전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터였다.릴리는 300년 넘게 오시연을 피해 다니면서 복수에 대한 집착이 점차 희미해졌다. 이제 릴리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시후와 오시연이 서로 건드리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가기를 바랐다. 그래야 시후가 언젠가 위험에 빠질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시후를 만나 함께 지내는 동안 릴리는 그에게 깊이 의지하게 됐다. 서로의 목숨을 구해 준 일을 제외하더라도 아무런 비밀 없이 서로를 온전히 신뢰하는 관계는 릴리가 지난 수백 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럴수록 릴리는 지금의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겼다.릴리는 시후가 제이크 한과 통화하는 틈을 타 말했다.“시후 오빠, 오시연과 삼대 장로의 얼굴만 파악했다고 해서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만약 그들이 변장하면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시후가 말했다.“그건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지 않을까?”릴리가 황급히 제이크 한에게 말했다.“제이크 한 경감님, AI가 사람의 표정과 걸음걸이, 습관적인 자세나 사소한 동작을 분석해 신원을 판별하도록 학습시킬 수 있을까요?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마다 걷는 자세와 습관이 분명 다를 거예요. 변장으로 얼굴 생김새를 바꿀 수는 있어도 평소의 행동 습관까지 매 순간 감추기는 어렵잖아요. AI가 두 사람의 행동 습관을 비교해 동일인인지 판단할 수 있다면 시후 오빠의 안전도 훨씬 확실하게 지킬 수 있을 거예요!”전화기 너머의 제이크 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릴리의 생각도 충분히 구현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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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6장

릴리가 말했다.“아니에요. 저는 고고학을 공부했어요…….”“고고학이라…….”제이크 한은 감탄하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릴리, 미국 UCI에서 범죄학을 공부해 보는 건 어떻습니까? 그곳 범죄학과는 미국에서도 최고로 꼽힙니다. 제가 보기에는 릴리가 이 일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제이크 한이 언급한 학교와 전공을 들은 릴리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과찬이세요. 저는 매일 온갖 음흉하고 교활한 범죄자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요. 차라리 고고학이 더 편해요.”제이크 한이 말했다.“릴리가 경찰이 되지 않는다니 정말 아쉽군요. 이 분야에 가장 부족한 사람이 바로 릴리 같은 인재입니다.”하지만 제이크 한도 릴리의 신분이 비밀스러운 데다 배경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설득한다고 마음을 바꿀 사람이 아니었기에 더는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곧바로 본론으로 돌아왔다.“릴리가 말한 방법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지금 바로 기술진에게 시험해 보라고 하겠습니다. 성공한다면 전 세계 경찰의 범죄 수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제이크 한이 말을 이었다.“다만 필요한 연산력이 너무 크고 비용도 많이 들어서 널리 보급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래도 저희는 연산력이 충분하니 특정 인물들을 감시하고 미리 경보를 받는 정도는 문제없이 구현할 수 있을 겁니다.”릴리가 말했다.“컴퓨터 기술은 지난 몇 년 동안 폭발적이라고 해도 될 만큼 빠르게 발전했잖아요. 어쩌면 연산력 문제도 몇 년 뒤에는 자연스럽게 해결될지 몰라요.”“그렇군요.”제이크 한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전 세계 동료들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요. 머지않아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연산력도 몇 배씩 늘어날 테니까요.”제이크 한이 다시 말했다.“릴리, 도련님. 다른 용무가 없으시다면 저는 서둘러 릴리의 구상을 구체화해 보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보죠!”시후는 릴리를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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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7장

시후는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역시 그 학교와 뭔가 인연이 있을 줄 알았어.”시후가 릴리에게 물었다.“그런데 캘리포니아 칼리지에는 몇 년도에 다녔어?”릴리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너무 오래전이라 저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아요. 다만 미국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전이었어요. 전쟁이 시작된 뒤에는 북미를 떠났거든요.”릴리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아마 1854년이나 1855년쯤이었을 거예요…….”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헛기침을 두어 번 한 뒤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크흠…… 아주 오래전 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오래됐을 줄은 몰랐어……”릴리가 웃으며 말했다.“선비님께서는 아주 오래전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때도 저는 이미 200살이 넘었어요. 마침 그 무렵 미국 곳곳에 주립대학이 잇따라 설립됐는데, 저도 무료해서 학교에 지원해 공부하곤 했어요. 제 외모는 전혀 늙지 않으니 한 대학에 오래 다닐 수는 없었어요. 최대한 빨리 수업을 모두 마친 뒤 다른 지역으로 옮겨 또 다른 대학을 찾았죠. 도피 생활 중에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였어요.”릴리가 말을 이었다.“그러고 보니 그 학교의 역사 자료에 첫 입학생들과 교수진이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이 한 장 남아 있어요. 저도 그 안에 있고요. 다만 사진이 워낙 오래되고 화질도 좋지 않아서 선비님이 보셔도 저를 알아보기는 어려울 거예요.”호기심이 생긴 시후는 해당 대학의 홈페이지를 검색했다. 학교의 역사를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실제로 최초 입학생들의 단체 사진을 발견했다.100여 년도 더 지난 사진은 이미 흐릿하고 누렇게 변색돼 있었다. 그래도 시후는 서부 개척 시대의 옷차림을 한 수많은 남자 사이에서 릴리를 찾아냈다. 사진 속 릴리는 상당히 작고 왜소해 보였다. 사진 전체가 누렇게 바랜 탓에 아메리카 원주민 소녀 같은 분위기도 풍겼다.릴리가 사진 속에 자신이 있다고 미리 말해 줬기에 알아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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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8장

저녁 무렵, 시후는 아내 유나가 퇴근해 집에 돌아왔을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릴리와 작별한 뒤 이화룡의 차를 타고 청년재로 돌아갔다.자신의 별장 앞에 도착한 시후는 마당에 유나의 BMW만 세워져 있고 장인 김상곤이 타는 컬리넌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집에는 유나만 있는 듯했다. 시후는 장거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처럼 보이도록 옷매무새를 다듬은 뒤 현관 앞으로 걸어갔다.문을 열려던 순간, 가족은 아니지만 무척 익숙한 사람의 목소리가 집 안에서 들려왔다.“유나야, 시후 씨한테 언제 일이 끝나는지 물어보면 안 돼?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라고 해 봐. 시간에 맞춰 오면 셋이 같이 가고, 못 오면 우리 둘이 가면 되잖아.”말을 한 사람은 유나의 절친한 친구 권여빈이었다.시후는 권여빈이 유나를 어디에 데려가려는지 궁금했다. 그때 유나의 목소리가 들렸다.“시후 씨가 외딴 지역에 있어서 연락도 잘 안 돼. 게다가 중요한 일 때문에 간 건데 이런 일로 빨리 돌아오라고 재촉할 수는 없잖아.”시후는 문을 열고 들어가며 웃었다.“무슨 일인데 그렇게 비밀스럽게 얘기해요?”시후의 목소리를 들은 유나와 권여빈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거의 동시에 외쳤다.“여보, 돌아왔어요?”“시후 씨, 돌아왔네요!”시후가 웃으며 말했다.“네, 방금 돌아왔어요.”유나는 황급히 시후에게 다가가 말했다.“여보, 돌아온다는 말도 없이 갑자기 오면 어떡해요? 미리 말해 줬으면 공항으로 데리러 갔을 텐데.”시후가 웃으며 말했다.“이화룡 씨가 데려다줬어요. 비행기가 이륙하기도 전에 공항에 나와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신경을 써 줬거든요. 그래서 굳이 말하지 않았어요.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기도 했고요.”권여빈도 소파에서 일어났다. 커다란 두 눈을 반짝이며 시후를 바라보던 그녀가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시후 씨, 정말 오랜만이에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여빈 씨, 언제 왔어요?”“나도 방금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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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9장

권여빈은 시후에게 물었다.“시후 씨, 이틀 뒤에 시간 있어요? 모레 출발해서 하루 쉬고, 다음 날 저녁에 콘서트를 보는 거예요. 셋째 날에는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은 뒤 돌아오면 될 것 같은데.”시후가 유나를 바라보며 물었다.“유나 씨는 어떻게 하고 싶어요?”유나는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여보…… 나 사실 테일러 스위프트를 정말 좋아해서요... 아직 콘서트에도 한 번도 가 본 적 없고. 어렵게 생긴 기회니까 나랑 여빈이랑 같이 가 주면 안 되나요?”시후는 유나가 정말 콘서트에 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가죠. 당신이 가고 싶으면 같이 가야지.”“오 예!”유나가 반응하기도 전에 권여빈이 가장 먼저 환호하며 신이 나서 말했다.“그럼 비행기랑 호텔은 내가 예약할게!”시후가 말했다.“여빈 씨, 공연 표는 어렵게 구했으니 비행기와 호텔은 내가 준비할게요.”권여빈이 말했다.“시후 씨, 우리 사이에 뭘 그렇게까지 따져요?”시후가 웃으며 말했다.“따지는 게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거죠. 평소 친구들과 여행을 가도 친구가 숙박비를 내면 내가 식사비를 내고, 친구가 식사비를 내면 숙박비는 내가 내는 게 맞잖아요. 아무리 다들 돈이 부족하지 않다고 해도 한 사람이 모든 비용을 낼 수는 없죠.”권여빈이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알았어요. 그렇게까지 말하니 더는 고집부리지 않을게요. 나중에 여권번호 보내 줄게요.”권여빈은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시간도 늦었으니 오랜만에 만난 부부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하지 않을게요. 시후 씨, 비행기 예약하면 시간만 알려 줘요. 그날 공항에서 바로 만나자고요.”유나가 황급히 물었다.“집까지 데려다줄까?”“괜찮아.”권여빈이 대답했다.“사촌이 단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어. 요즘 계속 내 운전기사 노릇을 하는데 얼마나 얌전해졌는지 몰라.”권여빈은 말을 하면서도 슬쩍 시후를 바라보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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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장

시후는 조금 의아했다. 툭하면 다투는 두 사람이 평소에는 함께 외출하는 일도 드문데 오늘 나란히 돌아오다니 뜻밖이었다.권여빈은 컬리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돌아오셨네. 인사하고 갈게.”차가 멈추자 김상곤과 윤우선이 내렸다. 권여빈이 웃으며 인사했다.“아저씨, 아주머니, 안녕하세요!”윤우선은 권여빈을 보자 웃으며 물었다.“여빈아, 언제 왔니?”“온 지 조금 됐어요. 유나와 잠깐 이야기하다가 이제 돌아가려던 참이에요.”김상곤이 말했다.“뭐가 그리 급하다고 벌써 가니? 들어가서 커피라도 한잔하고 가렴.”권여빈이 대답했다.“오늘은 그냥 갈게요, 아저씨.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봐야 해요.”권여빈은 두 사람에게 다시 인사했다.“아저씨, 아주머니, 안녕히 계세요.”김상곤과 윤우선도 권여빈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제야 두 사람은 현관 앞에 서 있던 시후를 발견했다. 윤우선이 반가운 표정으로 외쳤다.“어머, 우리 은 서방! 큰 돈 벌고 돌아왔구나!”유나는 윤우선이 입을 열자마자 돈 이야기부터 꺼내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엄마…… 말할 때마다 돈 이야기 좀 하지 마요.”윤우선이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왜? 내가 틀린 말 했니? 우리 사위가 돈 많이 벌어 왔는데 말도 못 해?”윤우선은 일부러 옆집에 사는 시어머니와 김창곤의 가족이 들으라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내가 복은 참 많지. 돈 잘 버는 훌륭한 사위도 있고! 누구처럼 아들도 믿을 수 없고 손자도 믿을 수 없는 처지는 아니잖아!”김상곤이 윤우선을 떠밀며 중얼거렸다.“됐어, 그만하고 얼른 들어가. 얼어 죽을 것 같은데 밖에서 뭘 그렇게 떠들어?”시후도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장인어른, 어머님과 어디 다녀오셨어요?”김상곤이 신이 난 듯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배 회장 그 늙은이 때문이지. 요즘 어떻게든 내 비위를 맞추려고 안달이 났어. 오늘은 기어코 나와 네 장모를 집으로 불러서 저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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