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나는 재벌가 사위다 / Chapter 6941 - Chapter 6950

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6941 - Chapter 6950

6963 Chapters

6941장

윤우선도 도쿄에 함께 가고 싶어 하자 유나가 말했다.“엄마, 도쿄에 가는 건 여빈이가 미국 가수의 콘서트 표를 구해서 나와 시후 씨를 초대했기 때문이에요.”“콘서트……”윤우선은 금세 실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난 그런 곳이 제일 싫더라. 쿵쾅거리는 소리 때문에 머리가 다 울려.”그러다가 윤우선이 황급히 덧붙였다.“그럼 이렇게 하면 되잖아, 유나야. 엄마도 너희와 같이 가는 거야. 시간 날 때는 함께 쇼핑하고, 너희가 콘서트를 보는 동안 엄마는 호텔에서 기다리면 되잖니.”윤우선은 무언가 떠올랐는지 계속해서 말했다.“게다가 여빈이는 혼자 가는 거잖아. 어차피 혼자서도 객실 하나를 잡아야 하는데, 트윈룸을 예약해서 엄마와 같은 방을 쓰면 되지. 너는 은 서방과 한 방을 쓰고. 그러면 숙박비도 아낄 수 있잖아?”유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엄마, 이번 일본 여행은 내가 계획한 게 아니라 여빈이가 준비한 거예요. 내가 갑자기 엄마까지 데려가면 여빈이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게다가 요즘 여행하면서 누가 다른 사람과 객실을 같이 쓰고 싶어 해요? 갑자기 한 명이 더 들어와 함께 지내면 여러모로 불편할 수밖에 없잖아요...”유나가 다시 덧붙였다.“그리고 오래 머물지도 않을 거예요. 콘서트 전날 갔다가 다음 날 바로 돌아올 예정이라 일정이 너무 빠듯해요. 따로 놀러 다닐 시간도 거의 없어요.”윤우선은 조금 아쉽다는 듯 말했다.“그렇게 짧게 다녀오는 거면 별로 재미없겠네. 여행은 여유롭게 즐겨야지. 엄마는 무슨 극기훈련 하듯 정신없이 다녀오는 건 싫어.”유나는 윤우선이 포기한 듯하자 달래듯 말했다.“그러니까요 엄마.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놀 시간도 없어요. 일본에 가고 싶으면 내년 봄에 제가 벚꽃 구경시켜 줄게요.”“어머, 그거 정말 좋다!”윤우선은 신이 나서 대답했고, 이번 도쿄 여행에 따라갈 생각은 완전히 접었다.시후는 원래 콘서트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지금까지 인내심을 갖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
Read more

6942장

카운트 파스테드는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기에 시후를 원망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의 생각은 그저 이곳에 얌전히 머물며 수련을 이어 가는 것이었다. 수명이 다할 때까지 시후가 해독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그에게 작별을 고한 뒤 경치가 아름답고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조용히 죽음을 기다릴 생각이었다.한때 카운트 파스테드는 폴른 오더와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녀의 니환궁에는 오시연이 남겨 놓은 자폭 진법이 있었기에 정말 목숨을 걸고 덤빈다면 인간 폭탄이 될 수도 있었다.하지만 냉정을 되찾고 생각해 보니, 자신이 아는 폴른 오더의 구조상 오시연을 직접 만나는 것은 불가능했다. 기껏해야 오씨 집안의 후손들에게 분풀이하는 정도가 전부였다.카운트 파스테드는 마지막 순간까지 오씨 집안의 꼭두각시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복수도 완전히 포기했다.시후는 카운트 파스테드가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먼저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글로리아. 그동안 일이 바빠서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는 데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카운트 파스테드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공손하게 대답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 선생님. 저는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화룡 씨를 비롯한 분들도 저를 세심하게 보살펴 주고 있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곧바로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인 뒤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정말 미안한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직 글로리아 씨의 몸속에 있는 맹독을 해독할 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겠습니다.”시후의 눈에 진심 어린 미안함이 담겨 있는 것을 본 카운트 파스테드는 마음이 조금 뭉클해졌다. 그녀가 공손하게 말했다.“은 선생님께서 아직도 저를 생각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드립니다. 독을 해독할 수 있을지는 저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니 어떤 결과든 괜찮습니다. 너무 마음 쓰지 않으셔도
Read more

6943장

나나코는 아버지와 함께 한국으로 온 뒤 한 번도 일본에 돌아가지 않았다.시후는 원래 일본에서 나나코와 함께 계절의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계획보다 상황이 빠르게 변하면서 나나코가 아예 한국에 정착해 버렸다. 그래도 시후는 그 약속을 줄곧 기억하고 있었고 마침 시후도 모레 도쿄에 갈 예정이었기에, 나나코를 만나 미리 이야기를 해 둬야겠다고 생각했다.깨달음을 얻은 날부터 나나코는 대부분의 시간을 샹젤리 스파 호텔에서 보냈다. 환경이 고요해 혼자 수련하며 깨달음을 되새기기에 적합했고, 무엇보다 절대적으로 안전한 데다 방해하는 사람도 없었다.시후는 별장들을 모두 비운 뒤 그중 한 채를 나나코에게 내주었다. 나나코는 거의 매일 이곳에서 조용히 수련하다가 저녁이면 청년재로 돌아가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와 함께 지냈다.카운트 파스테드와 인사를 나눈 시후는 곧바로 나나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가 별장에 있다는 말을 듣자 시후는 즉시 차를 몰고 그곳으로 향했다.시후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나나코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연분홍색 기모노를 차려 입은 그녀는 마당 밖으로 나와 시후를 기다렸다.별장 주변은 날씨가 몹시 추웠다. 차가운 바람을 맞은 나나코의 두 뺨은 살짝 붉게 물들어 한층 더 귀여워 보였다.차를 세우고 내린 시후는 나나코를 보자마자 말했다.“이렇게 추운데 왜 그렇게 얇게 입고 나왔어요?”나나코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살짝 허리를 숙이며 반갑게 인사했다.“시후 군, 정말 오랜만이에요!”그러고는 생긋 웃으며 덧붙였다.“방 안이 따뜻해서 잠깐 나오는 정도는 춥지 않아요. 게다가 깨달음을 얻고 나서부터 몸이 훨씬 강해진 것 같아요. 이제는 이 정도 추위쯤은 아무렇지도 않은가 봐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오늘 갑자기 기온이 많이 내려갔는데... 옷차림이 너무 얇아 보여서 나도 모르게 추울까 걱정했어요. 나나코가 이미 깨달음을 얻었으니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깜빡했네.”나나코는 시
Read more

6944장

시후가 놀라 물었다.“나나코도 알고 있었어요?”나나코가 웃으며 대답했다.“테일러 스위프트의 영향력은 대단하잖아요. 팬도 무척 많아서 어느 나라에서 콘서트를 열든 전석 매진이고, 다른 나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오는 팬들도 상당하다고 하죠. 테일러 스위프트가 어느 나라에서 공연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에 수억, 심지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말도 있고요. 며칠 전 도쿄에 있는 제 친구도 같이 보러 가자고 했는데, 지금은 온통 수련에만 마음이 가 있어서 거절했어요.”말을 마친 나나코는 시후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시후 군은 원래 연예인에게 관심이 없잖아요. 이번에는 아내분과 함께 가시는 거죠?”시후도 굳이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내 아내의 친구도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이라서요. 아는 사람을 통해 도쿄 공연 표를 구했다면서 우리도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나나코가 웃으며 말했다.“그러고 보니 저도 일본에 돌아가지 않은 지 꽤 오래됐네요. 예전에는 이렇게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는데요.”나나코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그래도 도쿄는 별로 그립지 않아요. 오히려 교토의 옛 저택이 더 생각나요. 특히 눈이 내릴 때면 시후 군이 홀연히 나타나 위기에 빠진 저를 구해 주셨던 일이 떠오르거든요.”시후가 물었다.“그럼 조만간 돌아가 볼 생각은 없어?”나나코는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당분간은 돌아가지 않으려고 해요. 시후 군 덕분에 아버지의 두 다리가 완전히 회복됐잖아요. 아버지는 이제 한국에서 지내는 걸 아주 좋아하세요. 이곳에서는 아버지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평범한 사람처럼 생활할 수 있거든요. 매일 아침 밖에 나가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운동하는 게 하루도 빠뜨리지 않는 일과가 됐어요. 다나카 씨도 같은 생각이고요. 일본으로 돌아가면 두 분 모두 다시 장애인인 척해야 하니 아무래도 번거롭잖아요. 아버지는 이제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세요. 며칠 전에는
Read more

6945장

다음 날.시후는 유나, 권여빈과 함께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다.비행기 안에서 두 사람은 긴자와 오모테산도에 가서 쇼핑할 계획을 신이 나서 의논했다. 유나는 원래 쇼핑에 큰 욕심이 없었지만, 출발하기 전 어머니 윤우선이 일본산 보석과 화장품을 선물로 사다 달라고 특별히 부탁한 터라 거절하기 어려웠다. 결국 유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유나가 평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부모님을 공평하게 챙기는 일이었다. 어머니에게 선물을 사 드리기로 한 이상 아버지만 소홀히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부모님 선물에 총 6천만 원의 예산을 쓰되, 각각 3천만 원가량의 선물을 사겠다고 권여빈에게 말했다.권여빈은 곧바로 자신이 쇼핑을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두 사람은 도쿄에 도착해 호텔 체크인을 마친 뒤 짐을 내려놓고 함께 쇼핑하러 가기로 했다.권여빈이 시후에게 물었다.“시후 씨, 우리랑 같이 갈 거죠?”시후가 얼른 대답했다.“쇼핑은 같이 가도 되죠. 그런데 오늘 저녁 도쿄에서 킥복싱 대회가 하나 열리는데, 난 그걸 보러 가려고 해요. 관심 있으면 같이 가고, 관심 없으면 나 혼자 갈게요. 그렇게 되면 저녁은 따로 먹어야 할 것 같아요.”“킥복싱 대회?”권여빈이 중얼거렸다.“난 그런 운동 경기는 전혀 관심 없는데.”그러고는 유나를 향해 말했다.“유나야, 우리는 경기 보러 가지 말고 시후 씨 혼자 보내자. 우리 둘은 저녁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마침 일본에 사는 내 친구가 오늘 저녁을 사겠다고 했거든. 같이 가자.”유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빈아, 그 일본인 친구 남자야, 여자야?”“당연히 여자지.”권여빈이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이상한 미혼 남자랑 같이 밥 먹게 하겠어?”그러고는 시후를 바라보며 웃었다.“시후 씨, 그럼 오늘 저녁에는 내가 유나 좀 데려갈게요. 혼자 경기 보러 가세요. 나중에 호텔에서 다시 만나요.”시후는 권여빈에게 현지 친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안심하며 말했다.“그래요.
Read more

6946장

시후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번에 진설아와 맞붙을 상대의 이름도 확인했다. 미국인 헤일리 스윈이었다.헤일리 스윈이 어떤 배경을 가진 선수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시후가 아는 진설아의 실력은 예전보다 크게 향상된 상태였다. 시후가 준 환약으로 근골과 경맥을 강화한 것은 물론이고, 그가 전수한 무술 수련법도 진설아의 실전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주었다. 그러니 오늘 밤 경기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생각했다.6시 50분이 되자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사회자가 능숙하게 분위기를 띄운 덕분에 경기장은 금세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첫 번째 경기에는 여자 선수 두 명이 출전했다. 두 선수의 실력이 비슷해 승부는 좀처럼 기울지 않았다. 한 세트씩 주고받은 뒤 맞이한 3세트에서도 팽팽하게 공방을 이어 갔다. 이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은 관중들의 흥미를 한껏 끌어올렸고, 경기장에는 환호와 박수, 휘파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3세트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르렀을 때, 두 선수 중 아프리카 선수가 갑작스럽게 맹공을 퍼부어 상대의 흐름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이어 기세를 몰아붙이며 그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관중들은 첫 경기인 여자부 3위 결정전부터 이토록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질 줄 몰랐기에 두 번째 경기를 더욱 기대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두 번째 경기는 첫 경기만큼 팽팽하지 않았다. 일본 선수가 유럽 선수에게 시종일관 밀렸고, 결국 상대가 두 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손쉽게 승리했다.곧이어 사회자가 다시 무대에 올라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다음 경기는 여자부 결승전입니다! 수많은 관중이 손꼽아 기다려 온 대결이기도 합니다. 출전 선수는 한국의 1번 진설아 선수와 미국의 15번 헤일리 스윈 선수입니다! 여기서 헤일리 스윈 선수를 특별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인데요. 대회 전문가들은 헤일리 선수의 실력을 높이 평가해 15번으로 배정했지만, 누구도 헤일리 선수가 매 경기 2대 0
Read more

6947장

시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부 결승전에서 진설아와 맞붙기 위해 링에 오른 선수가 남자라니.관중석의 많은 사람이 그 선수를 향해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시후는 옆자리에서 거칠게 욕하던 한국인 남자에게 물었다.“실례합니다, 혹시 저 선수가 어떤 사람인지 아십니까?”남자는 분통을 터뜨리며 욕설을 내뱉었다.“어떤 사람이긴요. 자기가 성 정체성에 문제를 겪고 있다고 주장하는 다 큰 남자죠! 어릴 때부터 자신은 여자인데 남자의 몸에 갇혀 있다고 느꼈답니다. 차라리 성전환 수술까지 받고 실제로 여자가 됐다면 우리도 할 말은 없겠죠. 그런데 저 인간은 정말 뻔뻔해요. 여자부 경기에 출전해 놓고는 남성 호르몬 억제제를 복용 중이라고 떠들어 대거든요. 약물로 호르몬을 바꾼 다음 수술을 통해 성별을 바꾸겠다는 건데, 그런 말을 대체 누가 믿습니까?”시후도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그러니까 지금은 생물학적으로 남자라는 겁니까?”“그렇다니까요!”남자가 울분을 터뜨렸다.“몸은 남자인데 자기 영혼이 여자라고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시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그렇게 황당한데 대회 조직위원회는 왜 출전을 허가한 겁니까?”“이 대회 조직위원회가 미국에 있잖아요. 그쪽은 성소수자의 권리를 중시하니까 조직위에서도 문제없다고 판단해 출전을 허가한 거죠.”남자는 말을 이었다.“더 황당한 일도 많습니다.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하기만 하면 여자 화장실에도 들어갈 수 있다잖아요. 세상이 넓으니 별의별 일이 다 생기는 거죠.”시후는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이쪽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서양에서 이런 황당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황당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남자가 불만스럽게 말했다.“영국에 유명한 작가 있잖아요. 해리 포터를 쓴 여자 작가요. 아시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죠. 그런데요?”남자가
Read more

6948장

관중들은 헤일리 스윈이 링 위에서 경박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거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헤일리 스윈은 정신력이 워낙 강한지라 아무리 큰 야유를 받아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시후 옆에 앉은 관중이 못마땅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사실 우리도 그 뭐냐, 트랜스젠더를 차별하자는 건 아닙니다. 다만 트랜스젠더라면 일반 선수들과 같은 부문에 출전하지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남자부 남자끼리, 여자부는 여자끼리 겨루는 대회잖아요. 트랜스젠더도 스포츠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면 조직위원회에서 트랜스젠더 부문을 별도로 만들면 되죠. 다른 트랜스젠더 선수들과 겨루면 공평하지 않겠습니까? 스포츠는 무엇보다 공정성이 중요하잖아요. 자기가 여자라고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여자 선수들과 겨루게 해서는 안 되죠. 그 논리라면 제가 스스로 다리가 불편하다고 생각하기만 하면 장애인 달리기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겁니까? 그렇게 되면 실제 장애인 선수들에게도 불공평하잖아요. 그분들은 온갖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 내며 힘들게 경기를 준비했는데, 신체에 아무런 장애도 없는 사람이 우승과 상금을 모두 가져가 버리면 앞으로 무슨 의욕으로 운동하겠습니까? 나중에는 실제 장애인 선수들은 입상도 못 하고,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상을 전부 휩쓸게 될 겁니다. 이건 근본부터 잘못된 일이에요. 그렇지 않습니까?”시후가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스포츠 경기는 공정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공정성을 지킬 수 없다면 차라리 경기 자체를 없애는 편이 낫겠죠.”관중도 동의했다.“저도 없애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를 보지 않아도 사람들은 잘만 일하고 살아가잖아요. 하지만 매일 이런 황당한 경기만 보게 된다면 사회 분위기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죠.”그때 링 위의 심판이 경기 시작을 선언했다.진설아도 온 신경을 곤두세운 채 헤일리 스윈을 상대할 준비를 했다.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헤일리 스윈은 강한 공격성을 드러냈다. 진설아를 향해 연달아 공격을 퍼부었는데
Read more

6949장

헤일리 스윈은 평정심을 잃고 다소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그가 여성 선수의 신분으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첫 대회였다. 경기 전 여자부 선수들, 특히 1번인 진설아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기는 했다. 하지만 직접 결승까지 올라오는 동안 여자부 선수들의 종합적인 전투력이 남자부보다 확실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그 때문에 여자부 1번인 진설아까지 다소 얕보게 됐다.그는 이전에 육상 남녀 100미터 최정상급 선수들의 기록을 비교해 본 적이 있었다. 남자 최정상급 선수의 기록은 10초 이내였고, 여자 최정상급 선수는 10초에서 11초 사이였다. 헤일리 스윈은 자신을 남자 100미터에서 10초 5 정도의 기록을 내는 선수에 빗대어 생각했다. 남자부에서는 결선 진출조차 어려울지 몰라도 여자부에서는 손쉽게 우승할 수 있으리라 여긴 것이다.하지만 놀랍게도 진설아와 막상 맞붙어 보니 오히려 자신이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었다. 게다가 준비한 기술과 전술도 제대로 펼치지 못했으니 진설아의 진짜 실력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헤일리 스윈이 심상치 않은 기색을 느낀 그때, 진설아는 이미 상대의 실력을 모두 파악한 상태였다. 실제 전투력이 자신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이전처럼 조심스럽게 경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진설아는 마음속으로 헤일리 스윈에게 강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른바 트랜스젠더라는 선수를 여자부 경기에 출전시킨 것 자체가 여자부의 모든 선수에게 불공평한 처사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헤일리 스윈은 진정한 의미의 트랜스젠더가 아니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기 위해 자신을 그렇게 내세운 사람으로 보였기에 더욱 거부감이 들었다.특히 경기 시작 전부터 지금까지 헤일리 스윈이 보여 준 오만한 태도는 마치 ‘내가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도 너희는 어쩌지 못하지. 불만스러워하면서도 나를 쓰러뜨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고 말하는 듯했다. 불쾌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태도였다.상대의 실제 실력을 파악
Read more

6950장

평소 진설아는 상대가 자신의 가슴을 공격해 오더라도 일반적인 전술에 따라 판단했다. 상대의 공격력이 강하지 않고 자신이 더 큰 타격을 줄 기회가 있다면 굳이 가슴을 방어하지 않았다. 평소 상대하는 선수들은 모두 여성이었기에 경기 중 은밀한 부위에 신체 접촉이 생기더라도 경기나 전술 이외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분명히 달랐다.헤일리 스윈이 아무리 자신을 트랜스젠더라고 주장하며 심리적으로는 줄곧 여성이었다고 말해도 진설아의 눈에 그는 영락없는 남자였다. 그러니 상대가 갑자기 자신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내지르자, 진설아는 자신이 경기 중이라는 사실조차 순간적으로 잊었다. 타고난 자존심과 조심스러운 성격이 본능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마치 길거리에서 추행범을 만난 것처럼 반사적으로 두 팔을 들어 가슴을 가렸다.가슴은 막아 냈지만 그 바람에 얼굴이 상대에게 완전히 노출됐다.헤일리 스윈은 처음부터 이를 노리고 있었다. 진설아의 실력이라면 자신이 실제로 그녀의 가슴을 가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진설아가 공격을 멈추고 가슴을 보호하는 순간 곧바로 반격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진설아는 화가 나고 당황한 나머지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없었다. 가슴을 가린 채 옆에 있는 심판에게 항의하려던 순간, 헤일리 스윈의 묵직한 주먹이 정면으로 날아왔다.퍽!진설아의 얼굴에 강한 충격이 가해졌다. 자신이 조금 전 헤일리 스윈의 얼굴을 때렸던 것처럼, 상대도 주먹을 휘둘러 그녀의 얼굴을 정통으로 가격했다.진설아는 콧등에서 순간적으로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얼굴 전체가 마비된 듯 감각이 둔해졌다. 곧이어 입술 주변이 뜨거워지면서 입안에는 달고 떫은 피 맛이 번졌다. 콧구멍에서는 이미 코피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현장의 관중들은 이 모든 과정을 똑똑히 지켜봤다. 누구나 헤일리 스윈이 비열한 수법으로 진설아를 속여 기습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수법이 지나치게 뻔뻔하기까지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