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시후는 유나, 권여빈과 함께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다.비행기 안에서 두 사람은 긴자와 오모테산도에 가서 쇼핑할 계획을 신이 나서 의논했다. 유나는 원래 쇼핑에 큰 욕심이 없었지만, 출발하기 전 어머니 윤우선이 일본산 보석과 화장품을 선물로 사다 달라고 특별히 부탁한 터라 거절하기 어려웠다. 결국 유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유나가 평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부모님을 공평하게 챙기는 일이었다. 어머니에게 선물을 사 드리기로 한 이상 아버지만 소홀히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부모님 선물에 총 6천만 원의 예산을 쓰되, 각각 3천만 원가량의 선물을 사겠다고 권여빈에게 말했다.권여빈은 곧바로 자신이 쇼핑을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두 사람은 도쿄에 도착해 호텔 체크인을 마친 뒤 짐을 내려놓고 함께 쇼핑하러 가기로 했다.권여빈이 시후에게 물었다.“시후 씨, 우리랑 같이 갈 거죠?”시후가 얼른 대답했다.“쇼핑은 같이 가도 되죠. 그런데 오늘 저녁 도쿄에서 킥복싱 대회가 하나 열리는데, 난 그걸 보러 가려고 해요. 관심 있으면 같이 가고, 관심 없으면 나 혼자 갈게요. 그렇게 되면 저녁은 따로 먹어야 할 것 같아요.”“킥복싱 대회?”권여빈이 중얼거렸다.“난 그런 운동 경기는 전혀 관심 없는데.”그러고는 유나를 향해 말했다.“유나야, 우리는 경기 보러 가지 말고 시후 씨 혼자 보내자. 우리 둘은 저녁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마침 일본에 사는 내 친구가 오늘 저녁을 사겠다고 했거든. 같이 가자.”유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빈아, 그 일본인 친구 남자야, 여자야?”“당연히 여자지.”권여빈이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이상한 미혼 남자랑 같이 밥 먹게 하겠어?”그러고는 시후를 바라보며 웃었다.“시후 씨, 그럼 오늘 저녁에는 내가 유나 좀 데려갈게요. 혼자 경기 보러 가세요. 나중에 호텔에서 다시 만나요.”시후는 권여빈에게 현지 친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안심하며 말했다.“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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