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3311 - Chapter 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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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1화

정현준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가끔은 실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에요. 구씨그룹 나름대로 고려가 있겠죠.”그의 말은 겉도는 이야기뿐, 전혀 실질적인 조언은 없었다. 하지만 유진은 그런 현준의 말에서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계속 의견을 나눴고, 두 사람은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때까지 꽤 길게 대화를 이어갔다.곽시양의 책상은 유진의 사무실 맞은편에 있어, 현준이 유진의 사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다.현준은 나올 때, 어딘지 모르게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시양은 직감했다. 현준은 틀림없이 유진에게 소혜를 추천하고 나왔을 것이다.소혜는 부서 신입 중에서도 능력과 학력이 가장 두드러졌고, 현준의 밀어주기가 더해진다면 부팀장 자리는 거의 따놓은 당상일 수 있었다.시양은 생각에 잠긴 듯 눈빛을 번득이며 조용히 자료를 정리했다.유진은 평소처럼 정시에 퇴근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익명의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팀장님, 보고드릴 게 하나 있어요. 구씨 그룹이 우리와 협력하지 않기로 한 건, 담당자인 최이석 부장이 유지그룹 쪽과 친분이 있어서예요.][이미 프로젝트는 유지그룹에 넘기기로 결정됐어요. 진소혜 씨는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팀장님께 알리지 않았고요.][팀장님이 실패하게 만들고, 직원들 앞에서 망신 주기 위해서요.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는 불가능한 걸 알면서도 팀장님에게 떠넘긴 거예요.][자기는 책임 피하고, 팀장님을 함정에 빠지게 했죠. 이 모든 게 그 사람의 계략이에요.]유진은 메시지를 다 읽고 나서 눈을 반짝이며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은 쪽은 장난기 어린 여자 목소리였다.“삼촌, 나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전화를 끊은 유진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을 갈아입고는 옆집으로 향했다. 문은 닫히지 않고 반쯤 열려 있었고, 유진은 별다른 예고 없이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구은정은 서재에서 전화를 받는 듯했고, 유진은 소파에 앉아 애옹이를 쓰다듬으며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몇 분 후, 유진의 휴대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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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2화

유진이 요즘 운동을 안 해서 걷고 싶다고 하자, 구은정은 차를 가져오지 않았다.임유진이 중식을 먹고 싶다고 말했고, 마침 한 블록 건너편에 중식 전문점이 있어 두 사람은 걸어서 향했다.하늘은 이미 어둑해졌고, 저녁 시간대라 거리는 번화했다. 네온사인은 반짝이고, 도로 위는 차량과 인파로 북적였다.식당이 거의 다 왔을 무렵, 유진은 길 건너편에서 이벤트 중인 디저트 가게를 발견했다.가게 앞에는 커다란 케이크 조명 간판이 환히 밝혀져 있었고, 예쁘고 유혹적인 분위기였다.유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맞은편을 바라보며 물었다.“전에 삼촌이 주문해 줬던 타로 크림 롤, 여기 거예요? 맛 괜찮았어요.”은정은 곧장 눈치를 채며 말했다.“내가 다녀올게.”이에 유진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고마워요, 삼촌!”은정은 말없이 길을 건너 디저트 가게로 향했고, 유진은 그 자리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5, 6분쯤 지났을까? 은정은 다시 시야에 들어왔다. 여러 명의 사람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중이었다.키 크고 잘생긴 그는, 냉철한 분위기와 독특한 존재감으로 복잡한 인파 속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이 은정을 향해 자연스레 쏠렸다.번화하고 소란스러운 거리, 은정이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 나와, 손에 디저트를 들고 자신에게 곧장 다가오는 모습은 어딘지 낯익고 익숙했다.유진은 잠깐,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느꼈다. 유진의 앞으로 다가온 은정은 타로 롤케이크를 그녀에게 곧바로 건네지 않았다.“식당 가서 먹자.”그 말에 유진은 기분 좋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식당에 도착해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했고, 유진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여기 새로 생긴 식당인가 봐요.”“마음에 들면 자주 오자.”은정의 말에 유진은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나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할머니께 한 달만 따로 살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그 시간이 거의 다 됐고요.”은정은 순간 멍해졌고, 낮은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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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3화

앞에 서 있던 남자는 임유진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있었고, 유진이 멀어지자 그제야 몸을 돌렸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구씨그룹과의 계약은 여전히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최이석은 최근 구은정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여러 단계를 더 거쳐서 확실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었다.사실 잘 알고 있었다. 최이석이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걸.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양보를 한 상태였다.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양쪽은 암묵적으로 팽팽하게 대치 중이었고 이석의 약점을 쥐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전혀 서두르지 않았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이석이 몰래 여씨그룹과 접촉해 유지그룹과 여씨그룹 사이를 오가며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가 더 많은 돈을 주느냐에 따라 결국 그쪽과 손을 잡을 셈이었다.고영해는 분노로 치를 떨었다. 자신이 최이석에게 준 돈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장이라도 전화를 걸어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충동적으로 나설 수 없었다.눈동자를 굴리던 그는 일부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 4층 버튼이 눌린 걸 확인했다.그 순간, 예약해둔 고객의 전화가 울렸다.“왜 아직 안 오셨어요?”[곧 가요.]고영해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약속된 장소로 향했다.임유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도착했지만 내리지 않고 다시 1층 버튼을 눌렀다. 자리에 돌아온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구은정에게 말했다.“사람이 많아서 조금 기다렸어요.”음식은 이미 하나둘씩 나오고 있었고, 은정은 그녀에게 음식을 덜어주며 말했다.“일단 식사부터 하자.”요리는 꽤 괜찮았다. 재료는 신선했고, 요리사의 솜씨도 뛰어났지만 유진은 많이 먹지 않았다.레스토랑 내부는 품격 있고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다. 천장에는 중식 스타일의 조각된 펜던트 조명이 달려 있어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었고, 그 아래에서 구은정의 이목구비는 더욱 짙어 보였다.은정은 유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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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4화

부신명은 고영해의 표정을 보며 더 화가 치밀었다.“그럼 당신, 이미 알고 있었던 건가?”고영해는 급히 해명했다.“그렇게 일찍 안 건 아니에요. 최근 이틀 사이에야 겨우 소식을 들었고, 오늘도 최이석한테 전화했는데, 그 사람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어요.”“인정할 리가 있나?”부신명은 분노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인정하면 지금까지 받아 챙긴 돈 다 토해내야 하니까.”그는 냉랭한 눈빛으로 고영해를 쏘아봤다.“회사가 최이석한테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는지 알아요? 당신은 자신만만하게 꼭 이 프로젝트 따내겠다고 장담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게 뭐죠?”부신명은 탁자 위를 세게 내리쳤다.“내일 당장 짐 싸서 나가요!”고영해는 면박을 당해 얼굴이 파랗게 질리며 입술을 깨물었고, 속으로는 온통 최이석에 대한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이 지경까지 만든 게 다 최이석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같이 망하자.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다음 날구씨그룹 인사부와 이사회 일부 고문들의 이메일에는 한 통의 실명 고발장이 도착했다.유지그룹 영업팀 본부장 고영해가 보낸 것으로, 그는 최이석이 먼저 뇌물을 요구하며 협상을 조건으로 걸었다고 고발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거액의 이체 기록과 녹취 증거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이에 모두가 이 고발장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구은정은 증거의 진위를 조사하게 했고, 확인을 마친 뒤 회의석상에서 서성 앞으로 서류를 던지듯 내밀며 차갑게 말했다.“조사해 보니 더 충격이네요. 유지그룹 건만이 아니에요. 최이석이 맡은 프로젝트는 전부 사익을 취했어요.”“이 사람, 당신이 데리고 온 인물이죠? 어떻게 처리하실 건가요?”서성은 눈앞에 놓인 자료들을 보며 얼굴이 일그러졌다.“정말 최이석이 이렇게 대담할 줄은 몰랐어요!”그는 고개를 들고 은정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회사는 최이석을 해고해야 해요. 저는 절대 감싸거나 묵인하지 않을 거예요!”“해고요?”은정은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이미 법무팀에 고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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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5화

유진은 놀란 듯 물었다.“이렇게 빨리요?”구은정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역시 너였구나.”유진은 순간 얼굴이 조금 붉어지며 당황했다.“오해하지 마요. 사실, 저 자신을 위한 거예요.”그 말에 은정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날 일에 대한 보답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제 와서 널 위한 거라고? 그럼 나는 뭐가 돼?”유진은 한순간 말문이 막혀, 그럴듯하게 설명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작게 중얼댔다.“어떻게 생각하든 알아서 해요.”은정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곧 유진의 핸드폰에 새로운 메시지 알림이 떴고, 그녀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은정은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이건 프로젝트 새 담당자 연락처야. 내일 전화해.”유진의 눈이 반짝이며 얼굴이 활짝 피었다.“고마워요, 구은정 사장님!”은정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장난스럽게 말했다.“천만에요. 임유진 씨와 함께 일하게 되어, 우리 구씨그룹이 더 영광이죠.”유진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밥을 한 숟가락 크게 퍼 입에 넣자 볼이 가득 부풀어 귀엽고 생기 넘치는 모습이 더욱 도드라졌다.문득 생각난 듯 밥을 삼킨 유진이 물었다.“그, 서성이라는 사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을 잃었는데, 혹시 보복하려 들진 않을까요? 삼촌한테 괜히 시비 걸거나...”“난 임씨 집안의 외동딸을 등에 업고 있는데, 서성 따위가 뭐가 무섭겠어?”은정이 장난스럽게 대답하자, 유진은 눈빛을 빛내며 그를 흘겨보았다.원래라면 있을 때 잘 붙어 있다고 농담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런 농담을 주고받기엔 아직 어중간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진지한 척 밥만 먹었다.식사가 끝난 뒤, 두 사람은 함께 수업을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은정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남자의 몸에서는 은은한 박하향과 연초의 잔향이 어우러져, 유진은 정신이 몽롱해질 지경이었다.그래서 유진은 애옹이를 끌어안아 두 사람 사이에 놓고, 얼굴을 단단히 굳힌 채 말했다.“더 가까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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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6화

정현준은 생각에 잠기듯 말했다.“팀장님은 어디까지나 우리 여씨그룹을 대표해서 협상하러 가는 거니까, 곧 구씨그룹 도착하면 너무 공격적으로 나가진 마요. 어느 정도 체면은 지켜줘요.”진소혜는 얼굴을 굳히며 쏘아붙였다.“뭐죠? 후배가 그렇게 안쓰러워요?”현준은 황급히 웃었다.“회사 이익과 체면을 위한 말이죠.”소혜는 팔짱을 끼고 코웃음을 쳤다.“걱정 마요. 나도 상황 봐가면서 행동해. 밖에서까지 창피 주진 않을 거니까요. 근데 영업팀 임혁준 본부장님이 안 봐주는 건 내 알 바 아니고요.”현준이 뭐라 말하려던 찰나, 곽시양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시양은 바로 시선을 피하며 소혜를 향해 말했다.“소혜 씨, 어제 기획안 말인데요. 몇 군데 체크할 부분 있어서 말씀 좀 드릴게요.”소혜는 오늘 기분이 좋아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럽게 대답했다.“좋아요. 지금 시간 돼요.”현준은 나가려는 그녀를 향해 일러두었다.“30분 후에 구씨그룹으로 출발이니까, 잊지 마요.”“알았어요!”소혜는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한 뒤, 시양과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시양은 그녀의 왼쪽 뒷편에 서 있다가, 걸음을 옮기며 살짝 고개를 돌려 현준을 한 번 바라보았다.오전 10시 30분임유진과 일행은 구씨그룹에 정시에 도착했다. 백이신 담당자의 비서가 유진을 15층 회의실로 안내하며 공손히 말했다.“팀장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담당자님께서 급한 일이 생겨서 처리 중입니다. 끝나는 대로 바로 오실 거예요.”유진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담당자님 일 먼저 보시라 전해주세요. 저희는 여기서 기다릴게요.”비서는 곧 차를 내오게 한 뒤 조용히 회의실을 나갔다. 소혜는 주위를 둘러보다 감탄하듯 말했다.“역시 백년 넘는 대기업은 다르긴 하네요. 분위기부터 압도적이에요!”현준은 웃으며 맞장구쳤다.“우리 여씨그룹도 뒤처지지 않죠.”소혜는 가볍게 웃기만 하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유진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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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7화

백이신은 곧바로 설명했다.“최근 회사 내부 인사이동으로 제가 최이석 대신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됐어요. 앞으로 귀사와의 협상을 제가 담당하게 될 거예요.”유진은 전혀 놀라지 않은 얼굴로 부드럽게 말했다.“저도 담당자님처럼 막 이 프로젝트를 인수한 참이라,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맞는 것 말씀이세요.”백이신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귀사에서 보내준 협업 제안서는 이미 검토해 봤어요. 전반적으로 아주 잘 준비하셨더군요.”“다만 몇 가지 조율할 부분이 있어서, 오늘 이렇게 만나 얘기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죠.”백이신은 눈앞의 여성이 젊음에도 불구하고 말투와 태도가 당당하고 매끄러워, 어쩐지 왜 이 나이에 부서를 맡고 있는지 이해되는 듯했다.게다가 구은정의 특별한 당부도 있었기에, 그는 더욱 성의 있고 공손하게 대화에 임했다. 말투에는 조심스러운 배려와, 은근한 호감이 배어 있었다.유진은 차분히 말했다.“저희 영업팀 책임자인 임혁준 본부장남과, 이번 제안서를 만든 진소혜 씨도 함께 왔어요. 그러니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소혜는 다른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이름이 언급되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정신을 차렸다.“네, 담당자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저한테 물어보시면 돼요!”한 시간이 지난 후양측은 협업 방향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를 마쳤고, 백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저희 쪽도 별다른 문제는 없어요. 저희 사장님께 최종 승인만 받으면 바로 계약 체결 가능하고요.”소혜는 물론, 영업팀의 임혁준 본부장조차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토록 어렵게만 느껴졌던 프로젝트가, 어쩌다 이렇게 순식간에 결정된 걸까?유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저는 담당자님의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요.”백이신은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벌써 점심시간이네요. 제가 식사 자리 준비할게요. 시간 괜찮으시면 함께하시죠.”유진은 정중히 고개를 저었다.“돌아가서 처리할 일이 있어서요. 다음에 계약서 체결되면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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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8화

유진은 구은정의 말뜻을 곧바로 이해하고,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구은정 사장님, 이거 저한테 뇌물 요구하시는 건가요? 최이석의 최후, 잊으셨어요?][그렇게 쳐도 괜찮아. 너만 날 고발 안 하면 되니까.][그건 모르는 일이죠.][넌 나 고발 못 해. 내가 장담해.]유진은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뛰었고, 입술을 질끈 깨물며 더 이상 답장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바로 이어진 두 번째 메시지가 도착했다.[그렇게 힘들게 따낸 성과, 쉽게 놓칠 리 없잖아?]이에 유진은 푸흣 웃음을 터뜨렸다.[회사를 위해 내 몸 바쳐 희생이라도 하라는 말이에요? 사장님, 제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요?][희생은 안 돼. 그런 건 나도 못 봐.]유진은 할 말을 잃었고, 이날 대화는 더 이상 이어가면 안 될 것 같았다.‘도무지 사업가 같지 않아. 입만 열면 감정이 폭발해.’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유진은 콧소리를 흘리며 휴대폰을 옆으로 밀어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또다시 울리는 알림음. 보지 않으려 했지만, 무슨 말을 했을지 궁금해져 결국 다시 핸드폰을 열었다.[그만 놀릴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난 기꺼이 한 일이야. 오늘 저녁엔 네가 좋아할 만한 요리 해둘게. 새로운 음식 하나 또 배웠거든.]이번에는 단순히 얼굴만 붉어진 게 아니라, 가슴 한가운데가 데인 듯 뜨거워졌다.다른 차 안, 진소혜와 정현준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소혜는 내내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었고, 현준은 운전대를 잡은 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그래도 구씨그룹 프로젝트 따낸 건 좋은 거잖아요. 소혜 씨 기획안도 인정받은 거고, 노력한 보람이 있었던 거죠.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소혜는 분노로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근데 결국 스포트라이트는 전부 임유진한테 갔잖아요!”현준은 담담히 말했다.“그건 어쩔 수 없지. 원래부터 그 사람은 팀장이니까, 성과가 나면 당연히 앞에 서게 돼요. 그리고 그 프로젝트, 소혜 씨가 먼저 팀장님한테 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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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9화

오후가 되자, 정현준은 진소혜를 불러 사무실 문을 닫은 뒤 조심스럽게 말했다.“내가 알아봤는데, 구씨그룹 담당자가 갑자기 바뀐 건 최이석이 해고됐기 때문이래요.”진소혜는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그게 말이 돼요?”‘그 위치까지 올라간 사람이, 그렇게 쉽게 잘릴 수 있단 말인가?’“내부 정보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최이석이 뭔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킨 것 같아요.”현준은 미간을 찌푸렸고, 진소혜는 왠지 모르게 불길한 기분이 들었지만, 당장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어 더 답답했다. 정보가 너무 제한된 탓에 실체를 파악할 수 없었다.현준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혹시 이 점 이상하지 않아요?”“무슨 점이요?”“우린 다들 최이석한테 잘 보이려고 아첨하느라 정신없는데, 팀장은 아예 최이석을 배제해 버렸잖아요.”소혜는 숨을 들이마시며 놀란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설마 그럴 리 없어요. 팀장이 그 정도 능력이 있다고요? 최이석 해고는 그냥 우연이겠죠!”현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하필 지금 같은 시점에 해고됐는데, 그걸 정말 우연이라 믿는 거예요?”소혜는 끝내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럴 능력을 유진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현준은 무거운 목소리로 이어갔다.“최이석이 왜 잘렸는지 계속 알아볼게요. 그리고, 당분간 팀장과 괜히 엮이지 마세요.”“다음 달에 팀 인사이동 예정이라, 더 이상 소혜 씨 편 들어주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현준은 소혜가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녀를 향한 감정을 버릴 수 없었다. 그저 소혜가 조금만이라도 자신을 봐주기를 바랐다.하지만 소혜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설마요. 팀장이 나한테 뭘 할 수 있겠어요?”현준은 끝까지 인내하며 설득하려 했다.“전에 회식 자리에서 팀장한테 꽤 무례했지만, 팀장은 아무 말도 안 했잖아요. 근데 이번 일처럼 회사 이익이 걸리면 절대 물러서지 않더라고요.”“그게 그 사람의 그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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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0화

은정이 집에 돌아왔을 때,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청첩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손에 들고 내용을 한 번 훑어본 뒤, 그대로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그곳에서는 임유진이 애옹이 저녁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캔 사료를 으깨 고양이 사료 위에 얹고, 거기에 직접 만든 토마토 소스를 뿌려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얼핏 보면 영락없는 악마의 요리처럼 보였다.손은 바쁘게 움직였지만, 애옹이는 옆에서 계속 장난을 치며 방해했고, 주방은 온통 난장판이었다. 하지만 은정은 그 엉망진창의 풍경을 지켜보며 묘하게 마음이 따뜻해졌다.혼잣말처럼, 은정은 그 순간 유진이 얼마나 귀엽고 생기 넘치는 사람인지 새삼 느꼈다. 잠시 그대로 서 있던 은정은 조용히 다가가 말했다.“내가 할게.”유진은 은정이 온 줄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언제 왔어요?”“방금.”은정의 몸에서는 은은한 술 향이 났고, 목소리도 낮고 부드러워져 있었다. 그는 휴지를 들어 유진의 손끝에 묻은 토마토 소스를 닦아주었다.유진은 은정이 잡고 있던 손목을 얼른 빼며 말했다.“괜찮아요, 씻으면 돼요!”유진은 서둘러 싱크대로 가 손을 씻으며, 자연스럽게 그가 주는 긴장감을 피했다.“앞으로 내가 늦게 들어오면, 아주머니 오시게 하든가. 아니면, 너는 애옹이랑 놀고 있어. 고양이 밥은 내가 만들어줄게.”은정의 말에 유진은 잠시 멈칫했다. 쏟아지는 수돗물 소리 아래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멍하니 서 있다가, 고개를 돌리며 미소 지었다.“괜찮아요. 이제는 손에 익어서 나름 익숙해졌거든요.”진지하게 말하는 유진을 보며 은정은 아까 주방에서 정신없이 우왕좌왕하던 모습을 떠올렸고, 웃음이 절로 나올 뻔했다.은정은 그릇에 담은 고양이 밥을 애옹이에게 건네주며 물었다.“이번 주말, 너 여씨그룹 회장님 생신파티 간다고 했지?”유진은 은정이 초대장을 본 걸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응. 원래도 회장님 알고 있었고, 선배가 청첩장 안 줬어도 가족이랑 같이 갈 생각이었거든요.”잠시 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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