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4131 - Bab 4140

4416 Bab

제4131화

연희는 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넌 참 침착하네.”“나도...”소희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사실 두려웠어.”소동과 소용, 하나는 광기에 사로잡힌 집착형 인간이고 다른 하나는 교활하면서도 어리석은 인간이었다.그런 둘이 손을 잡았을 때 어떤 짓을 벌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윤성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소희의 신경은 한순간도 풀리지 않았다.부모가 되어 본 사람만이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날 밤, 몇몇 가족들은 윤성의 용기를 칭찬했다.위기의 순간에도 침착했고, 동생을 보호하면서도 스스로 탈출해 낸 윤성의 행동은 대견하고 영리했다.윤성은 평소처럼 침착했고 칭찬을 받아도 동요하지 않았다.오히려 설연이 그때의 상황을 손짓발짓 섞어 생생하게 설명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설연은 기억 보따리가 터져 나온 듯, 납치범이 했던 말투까지 그대로 흉내 냈다.그날 밤.소희는 윤성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두 사람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아 있었고 소희는 윤성을 품에 꼭 안은 채 부드럽게 말했다.“설연이를 지킨 건 잘한 일이야. 넌 오빠니까.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훨씬 강할 땐, 괜히 맞서지 말고 기다려야 해. 엄마 아빠가 반드시 구하러 올 거야.”“언제나 목숨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해.”윤성은 또렷한 눈동자로 엄마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난 누가 날 통제하는 게 싫어요.”손발이 묶인 채로 남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그 감각이 너무 싫었다.겨우 네 살짜리 아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기에 소희는 꽤 놀랐다.그러나 생각해 보면, 자신도 네 살 무렵엔 뭔가에 얽매이지 않으려 발버둥 쳤던 기억이 있었다.그때 문이 열리고 구택이 들어왔다.구택은 임윤후를 재워놓고 방으로 들어온 참이었다.“오늘 밤, 나도 윤성이랑 잘 거야.”그러자 윤성이 장난스럽게 엄마를 흘깃 보며 중얼거렸다.“아빠는 엄마랑 떨어지기 싫은 거잖아요.”이에 구택은 침대 반대쪽으로 걸어와 앉으며 코웃음을 쳤다.“엄마 아빠가 같이
Baca selengkapnya

제4132화

하루가 지난 뒤, 전성철이 소정인의 집을 찾아왔다.전성철의 말인즉 소동이 자신을 통해 변호사를 구해 형량을 줄여달라 부탁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전성철은 자신과 소동이 결혼한 사이는 아니니, 도와줄 의무가 없다며 대신 소정인 부부에게 이 일을 맡기고 싶다고 했다.이야기를 다 들은 소정인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진연은 냉정하게 대답했다.“그 아이는 소동이 아니라 추서동이에요. 우리와는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죠. 그러니 선생님은 장소를 찾아오셨네요.”그 말에 전성철은 진연의 뜻을 곧 알아차렸고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그렇다면 그대로 전하죠. 괜한 폐 끼쳤네요, 실례했네요.”전성철은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임씨 집안을 건드리는 일은 전성철조차도 두려웠다.그래서 자신이 혹시라도 임씨 집안이나 노씨 집안의 일에 엮이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었다.전성철이 떠나고 난 뒤, 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창밖의 잔디밭을 바라보던 여자의 시선이 어느새 아득히 멀어졌다.20년 전, 어린 소동과 함께 잔디 위를 뛰놀던 장면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진연은 그 시절을 떠올리며 나직이 말했다.“만약 그때 아기를 바꿔치기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키워온 아이가 우리의 친딸, 소희였겠죠. 그랬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소정인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조용히 말했다.“친자식은 절대 잘못된 길로 가지 않아.”진연은 가슴이 미어졌고 눈물이 맺히며 울먹였다.“소희에게 너무 미안해요.”그러자 소정인은 진연의 어깨를 감싸 안고 부드럽게 등을 두드렸다.“우리 둘 다 잘못했지. 그래도 아직 기회가 있어. 인생은 길어. 이제라도 바로잡으면 돼.”그로부터 며칠 뒤, 전성철의 딸이 추서동과 추소용 남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바로 두 사람이 공모해 재산을 노리고 자신의 친모를 살해했다며 ‘공모 살해 및 사기죄’로 고소장을 냈다....토요일 오전.우청아는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밖으로 나와 함께 출장 갔던 팀원들과 인사
Baca selengkapnya

제4133화

“맞아! 그깟 일 아무리 잘나가 봤자 장씨 집안 재산의 티끌만도 못하지. 시야가 너무 좁아서 그런지 뭐가 중요한지 몰라!”...“유병재 집사 불러서 저 입 함부로 나불거리는 사람들 당장 내쫓아요!”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리자 두 도우미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차가운 표정의 장화연이 서 있는 걸 보자, 그 자리에서 얼굴이 새하얘졌다.장화연 곁에 있던 다른 도우미가 즉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사모님, 바로 부를게요.”“사모님, 저희가 잘못했어요!”두 사람은 허둥지둥 무릎을 꿇었고 장화윤 아주머니는 망설임도 없이 자기 뺨을 세게 내리쳤다.“사모님, 저희가 그래도 이 집에서 10년이나 일했잖아요. 이번 한 번만 봐주세요. 다시는 작은 사모님 험담 안 할게요!”장화연은 짙은 남색 롱드레스에 연한 노란색 숄을 걸치고, 단정하게 묶은 머리로 강렬한 존재감을 풍겼다.그러나 장화연은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본인들 눈엔 여자의 가치는 애 낳는 거뿐인가요? 우리 장씨 집안이 며느리를 들이는 게 아이 낳을 도구가 필요해서라고 생각하나요?”“요요 하나면 충분해요. 그 애는 우리 장씨 집안의 공주고, 앞으로 이 집을 이끌 후계자죠!”“같은 여자가 여자를 그렇게 깎아내려요? 참 한심하네요!”“주인을 업신여기는 도우미 따위, 우리 집엔 둘 수가 없네요. 몇 년을 일했든 상관없으니, 둘 다 당장 나가세요!”“사모님!”두 사람은 절박하게 울며 매달렸다.“다시는 안 그럴게요. 사모님, 제발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그때 유병재가 걸어 들어왔고 상황을 대충 듣고는 냉정하게 말했다.“사모님께 더 이상 사정할 필요 없어요. 따라와서 월급 정산이나 받으세요.”장화연은 냉랭한 표정으로 두 사람의 눈물 섞인 애원을 외면한 채,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청아는 화단 뒤편에 서서 방금 벌어진 일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는데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그리고 거실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거실에서는 여전히 장화연의 화가 풀리지 않은 듯했다.“입만 살아서
Baca selengkapnya

제4134화

시원은 천천히 눈을 떠 청아를 바라봤고 목소리는 약간 쉰 듯 낮게 깔렸다.“밤에 온다고 하지 않았나?”“일찍 왔죠.”청아는 반쯤 쭈그려 앉아 시원을 올려다보며 부드럽게 웃었다.“당신이랑 요요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하루 앞당겨 왔죠.”시원은 손을 들어 청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거칠지만 따뜻한 손끝이 청아의 눈가와 이마 사이를 천천히 오갔다.곧 시원은 청아의 팔을 잡아당겨 단단히 품에 안았다.청아는 시원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나직이 물었다.“보고 싶었어요?”“넌 어떻게 생각하는데?”시원의 목소리는 낮고 깊었다.곧 남자는 고개를 돌려 청아의 뺨과 턱선을 따라 연달아 입을 맞췄다.“오늘 네가 온다기에 어젯밤 한숨도 못 잤어.”청아가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그 정도라고요?”“못 믿겠어?”시원이 잠시 동작을 멈추며 상처받은 듯한 눈빛으로 청아를 바라봤다.“믿어요. 나도 많이 보고 싶었으니까요.”청아는 시원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난 일하는 게 단지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게 아니라 진짜 좋아서 하는 거예요.”시원의 눈빛이 한층 부드러워졌다.“알지. 그래서 난 언제나 널 전적으로 응원해.”청아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고마워요. 당신도, 가족분들도 나를 이렇게 사랑해 주고 이해해 줘서.”시원의 시선이 더 깊어졌다.곧 청아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고는, 입을 맞추며 손을 여자의 허리 아래로 미끄러뜨렸다.그러나 청아는 급히 시원의 손을 막았다.“요요 금방 올라올 거예요.”시원은 거칠게 숨을 내쉬며 청아의 이마에 이마를 맞댔다.“정말 사람 미치게 하네. 난 평생 너한테 약하네.”청아는 피식 웃었는데 그 웃음은 부드럽고 따뜻했다.그러면서 두 팔을 뻗어 시원을 다시 꼭 안았다.정오 무렵, 시원 가족은 청원에 도착했다.요요가 먼저 차에서 내리자마자 노설연과 임윤성이 달려와 외쳤다.“요요 언니!”“누나!”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차밭 언덕 너머까지 울려 퍼졌다.청아는 시원의 팔에 팔짱을 끼고
Baca selengkapnya

제4135화

청아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아직도 일해?”미연이 고개를 들어 미소 지었는데 예전 그대로 단정한 얼굴이었다.“괜찮아. 친구가 부탁해서 프로그램 하나 손보는 중이야. 금방 끝나.”청아는 놀이터 쪽을 바라보며 웃었다.“명원 씨는 유성이를 정말 잘 돌보네.”그 말에 미연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네 남편도 다르지 않잖아.”두 사람은 눈이 마주치더니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그때 정원 반대편에서 소희와 아심이 걸어왔는데 아심의 품에는 막 꺾은 듯한 새빨간 장미 한 다발이 안겨 있었다.유정과 청아가 마중 나가자 청아가 손을 내밀었다.“내가 들게.”“조심해, 가시 있어.”아심이 부드럽게 웃으며 장미를 건네자 소희가 물었다.“언제 돌아온 거야?”“오늘 아침에.”청아의 눈빛이 촉촉하게 빛났다.“보고 싶었어, 소희야.”그러자 소희가 입꼬리를 올렸다.“비행기에서 10시간은 족히 넘게 있었을 텐데 방에 가서 좀 쉬는 게 어때?”“다들 보니까 신나서 졸리지도 않아.”청아가 웃자 유정이 맞장구쳤다.“그럼 이따가 술 조금 마셔. 마시면 금세 잠 올걸?”청아는 장미를 꽃병에 꽂았고 남은 몇 송이는 꽃잎을 따서 도우미에게 건네며 말했다.“깨끗이 씻어서 두세요. 이따가 장미 밀크티 끓이시고요.”아심이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그럼 잠은 더 달아나겠네.”모두 웃음이 터졌고 그때 멀리서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얘들아, 나 왔다!”청아가 웃으며 말했다.“전화는 먼저 해놓고 자기가 또 늦게 오네.”소희가 미소를 머금었다.“임산부니까 봐줘야지. 지금은 연희가 제일 대접받을 때야.”유정이 배를 감싸며 들어오는 연희를 보며 말했다.“임신 안 해도 우리 연희는 원래 여왕님이잖아.”소희가 당부했다.“다들 조심해. 절대 연희한테 술 따라주면 안 되니까.”모두 잠시 멈칫하더니 폭소를 터뜨렸다.점심 무렵, 백림이 다시 솜씨를 뽐냈다.불판 앞에서 남자의 손놀림이 분주했고 진한 연기 속으로 고기 굽는 냄새가 퍼졌다.이에 상황을 모르는 구택은
Baca selengkapnya

제4136화

이미 해가 저물어, 도우미들이 저녁 식사 준비를 시작할 때쯤 진석과 강솔이 늦게 도착했다.아기를 낳은 뒤로, 진석과 강솔은 경성으로 돌아가 장기 체류 중이었다.양가 어른들이 손주들과 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소희는 종종 강솔을 보며 부러워했다.쌍둥이를 낳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만약 한 명만 있었더라면, 양가 부모님이 손주 보겠다고 매일 티격태격했을 거라고 했다.이번에 강솔과 진석이 온 건 도경수를 뵙기 위해서였고, 겸사겸사 모임에도 참석하기 위해서였다.소희는 강솔의 쌍둥이 딸들을 무척 좋아했다.똑같은 얼굴 때문에 처음엔 누가 언니고 누가 동생인지 헷갈렸지만, 몇 분만 함께 있으면 금세 구별할 수 있었다.언니는 얌전하고 조용해서 혼자 인형 놀이를 하며 노는 걸 좋아했고, 아빠를 꼭 닮은 차분한 성격이었다.반면 동생은 활발하고 장난스러워 가만히 있질 못하는 것이 완전히 ‘꼬마 강솔’이었다.아이들이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머리모양으로 나타나자, 모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감탄했다.그때 연희가 두 아이를 보며 장난스럽게 물었다.“얘는 진시아 맞지?”이에 진세아가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저는 꼬마 세아요!”연희가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번엔 시아를 바라봤다.“그럼 너는 꼬마 시아지?”그러자 진세아가 진시아 귀에 얼굴을 바짝 대고 속삭였다.“엄마가 그랬어. 연희 이모가 아기 가졌대. 그리고 아기 가지면 좀 바보가 된대.그래서 우리가 그냥 맞춰줘야 하고 속상하게 하면 안 된대.”시아는 순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연희를 향해 천진하게 말했다.“연희 이모가 제가 누구라고 하면, 그게 맞아요!”그 말에 청아가 웃음을 터뜨렸다.“이제 아이들까지 네 걱정을 보네.”그 말에 모두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배꼽을 잡았다.소희는 서현숙 아주머니가 만들어둔 과일 피자를 들고 나오려 했는데, 마침 구택이 다가와 접시를 받아 들고 여자의 손을 잡았다.“같이 가자.”두 사람은 손을 맞잡은 채 정원 쪽으로 걸어갔다.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웃음소
Baca selengkapnya

제4137화

“둘은 마치 연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수호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살아오면서 이런 관계는 처음 봐요.”그러고는 손짓하며 화영을 불렀다.“이리 와요. 내가 우리 우행이 여자를 어떻게 거절하는지 말해줄게요.”화영은 호기심이 생겨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궁금하네요. 말해봐요.”수호가 웃음을 터뜨렸다.“우행이랑 나, 중학교 때부터 같은 반이었거든요. 그때부터 여자애들이 우행한테 연애편지를 썼어요.”“한 번은 어떤 여자애가 세 장짜리 장문의 편지를 써서 줬는데, 우행이 그날 저녁 자습 시간에 그 애를 직접 찾아갔죠.”“편지를 책상 위에 반듯하게 펴놓고는, 틀린 맞춤법이랑 잘못 쓴 문장, 오용한 관용구를 하나씩 지적해 줬다니까요.”“그러고는 그날 밤 자습 시간 내내 ‘문법 교정 수업’을 했어요.”그러자 화영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진짜요?”수호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그다음부터 그 여자애는 우행만 보면 도망갔어요. 그 사람을 보면 국어 선생님 보는 것 같다고, 평생 국어 트라우마 생겼다고 하더라고요.”화영은 웃다가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생각해 보면 그런 행동은 정말 우행다운 일이었다.항상 꼼꼼하고 원칙적이며 틀린 걸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성격.“웃기죠? 그래서 우리 그때 우행한테 별명도 붙였어요. ‘러브레터 종결자’라고.”수호는 옛일이 떠올랐는지 배를 잡고 웃었다.그때 화장실에 다녀온 우행이 돌아왔다.두 사람이 나란히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순간 걸음을 멈췄다.늘 단정하고 조용한 화영이 저렇게 웃는 건 처음이었기에 묘하게 마음이 흔들렸다.수호는 우행과 눈이 마주치자,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화영을 한번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내줬다.“무슨 일로 그렇게 즐거워해요?”우행이 묻자 수호는 눈짓으로 화영에게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이에 화영이 미소를 감추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수호 씨가 농담 하나 했어요.”우행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묻지 않았고 대신 시선을 돌려 맞은편
Baca selengkapnya

제4138화

새벽 두 시가 넘어 모두 자리를 떠났다.화영은 차를 가져오지 않았고, 우행이 대리운전을 불러 여자를 먼저 집에 데려다주었다.차 안은 내내 조용했다.겨울밤 새벽의 강성은 드물게 고요했다.평소엔 복잡하고 시끄러워 사람을 들뜨게 하다가도, 이렇게 적막이 내려앉으면 도리어 낯설고 공허했다.차가 화영의 아파트 앞에 도착했을 때 여자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오늘 수고 많았어요.”우행은 술을 꽤 마셨지만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우행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부드럽지만 차가운 결을 지니고 있었다.“화영 씨, 좋은 밤 보내요.”“조심히 들어가요.”화영은 차 문을 열고 내렸다.우행을 붙잡지도 않았고, 본인 역시 머물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그저 친구처럼 담담하게 인사하고 헤어졌다.바람이 매서웠기에 화영은 코트를 여미며 걸음을 옮겼다.얼굴에 차가운 기운이 닿아 고개를 들어보니,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로 작은 눈송이들이 조용히 떨어지고 있었다.곧 화영은 걸음을 재촉했다.큰눈이 내리기 전에 서둘러 집에 들어가야 했다.그 뒤로 보름 가까이, 우행은 네다섯 번쯤 술집을 찾았지만 화영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우행은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며 웃었고 사업 이야기를 했다.하지만 어느 날 수호가 툭 던지듯 물었다.“요즘 화영 씨 안 보이네. 바쁜가 봐?”우행은 무심한 듯 고개를 돌렸지만, 시선은 자연스럽게 옆자리를 향했다.그 자리가 비어 있는 게 어쩐지 낯설었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을 느꼈다.허전함과 쓸쓸함이 한데 엉켜 묘한 기분만 남았다.토요일, 우행은 프로젝트 때문에 팀을 데리고 출근했는데 그곳에서 뜻밖에도 구택을 마주쳤다.“사장님도 주말에 근무하시네요?”우행이 가볍게 농담조로 말하자 구택은 보고서를 들여다보며 피식 웃었다.“어쩔 수 없죠. 아내가 요즘 너무 바빠서 주말에도 집에 없어요. 윤성이는 명성 집에 가 있고, 윤후는 본가에 맡겨놨거든요.”“집에 혼자 있으면 괜히 심심하기도 하니까.”우행이 물었다.“사모님
Baca selengkapnya

제4139화

화영은 목발을 짚고 한쪽 다리를 살짝 들며 폴짝폴짝 뛰듯 부엌으로 들어갔고 우행은 이미 부엌 안에서 식기를 꺼내고 있었다.혼자 사는 화영은 외식이 잦아 직접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그래서인지 집 안의 그릇들은 전시용처럼 반들반들하게 정돈되어 있었다.우행은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접시와 젓가락을 물로 한 번 헹군 뒤에야 식탁으로 가져왔다.화영이 웃으며 말했다.“결벽증 있어요?”“조금요.”우행은 짧게 대답하며 배달 음식을 꺼냈다.그런데 내용물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이게 다예요?”안엔 스프 한 그릇과 작은 카레 치킨 덮밥 한 그릇뿐이었다.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정도면 충분해요.”우행은 고개를 저었다.“영양가가 없어 보이네요.”화영이 피식 웃었다.“원래 같이 먹자고 하려 했는데, 마음에 안 든다니 저 혼자 먹을게요.”“이게 다예요? 정성이 하나도 없잖아요.”우행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화영은 처음으로 남자가 이런 식으로 농담하는 걸 들었다.“다리를 다친 환자가 무슨 진수성찬을 차려드려요?”우행이 되물었다.“다 안 다쳤을 땐 진수성찬 차릴 줄 아세요?”화영은 할 말을 잃었고 우행은 미소를 지었다.“밥부터 먹어요. 과일 좀 씻어 올 테니까.”우행은 자신이 가져온 과일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갔고 또다시 물소리가 고요하게 흘러나왔다.화영은 카레밥을 한입 크게 떠먹었는데 여자 입맛엔 여전히 맛있었다.부엌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우행은 재킷을 벗고 셔츠 차림으로 서 있었다.넥타이는 그대로 매고 소매만 반쯤 걷어 올린 모습으로 정성스레 과일을 씻고 있었다.화영이 밥을 거의 다 비웠을 즈음 우행이 과일 접시를 들고 나왔다.하얀 도자기 접시 위에는 딸기 세개, 깎아놓은 사과 다섯 조각, 메론 세 조각, 그리고 반짝이는 청포도 몇 알이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마치 호텔 디저트처럼 정갈하고 예뻤다.“이 정도면 충분해요?”우행이 묻자 화영은 미소 지었다.“충분해요. 고마워요.”“나머지는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뒀어요. 먹고 싶
Baca selengkapnya

제4140화

다음 날 퇴근 무렵, 우행은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우행아, 오늘 밤에 술 한잔하자!]우행은 대답하려다 잠시 생각에 잠겼고 곧 미소를 띠며 말했다.“오늘은 안 돼. 저녁에 약속 있거든.”이에 상대가 불평하듯 말했다.[알아, 바쁜 건. 몇 번을 불러도 안 나오더니 이번에도 또 거절이야?]“정말 일이 있어서 그래.”우행은 담담히 대답했다.[그럼 어쩔 수 없지. 다음에 보자.]“그래.”우행은 더 이상 형식적인 인사를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서류를 정리하고 퇴근 준비를 했다.차에 올라타자 우행은 화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밤엔 배달시키지 말아요. 내가 저녁 가져갈게요.”화영은 웃으며 물었다.[오늘은 야근 안 해요?]“요즘 사장님이 회사에 자주 있어서요. 그 덕분에 조금 여유가 생겼어요.”화영이 놀라며 말했다.[임 사장님이 그렇게 근면한 사람이었어요?]이에 우행이 웃었다.“화영씨 덕분이죠.”화영은 잠시 멍하더니 금세 눈치를 챘다.자신이 지엠에 나가지 않으니, 소희가 대신 회사로 출근해야 했다.조금 전 통화했을 때도 소희는 아직 퇴근하지 않았다고 했다.소희가 집에 없으니 구택 역시 혼자 있는 걸 피하려 회사에 남은 셈이었다.이에 화영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우행 씨의 저녁식사는 제가 마음 편히 받아도 되겠네요.]“당연하죠. 일종의 감사 표시예요.”우행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렸다.“이따 봐요.”길은 막혔고, 우행이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둑한 밤이었다.우행은 준비해 온 반찬 네 가지와 국 한 그릇을 그릇에 옮겨 담아 식탁 위에 차렸다.색, 향, 맛이 모두 완벽했고 화영이 부상 후 먹은 음식 중 가장 근사한 저녁이었다.“이건 순의재 음식이에요.그 집의 새우볶음은 정말 일품이죠.다른 데선 절대 이 맛이 안 나요.”화영은 한입 먹으며 평을 덧붙였다.“아쉬운 건, 거긴 장사가 너무 잘 돼서 배달을 안 한다는 거예요.”“점심은 뭐 먹었어요?”우행이 물었다.“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해줬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412413414415416
...
442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