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유는 전화를 끊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기사님은 곧 도착해 건물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한은 아직 일어나지 않아, 희유는 메시지를 보내 집에 간다고 알린 뒤 내려가 차에 올라 떠났다.신서란 댁에 도착해 잠시 머문 뒤, 기사님이 짐을 모두 차에 싣자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집을 나서기 전, 희유는 명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그래서 희유는 어쩔 수 없이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할머니를 모시고 청주에 가며, 며칠은 그곳에 머물다 돌아온다는 내용이었다.공항으로 가는 길에 희유는 몇 차례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명우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근무 중에는 휴대폰을 보지 않는 걸까?’희유는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분홍빛 입술 사이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공항에 도착해 탑승을 앞두고서야 명우에게 메시지가 왔다.[언제 돌아와?]얼마나 기다렸든 그사이에 불만과 투덜거림이 얼마나 쌓였든, 명우의 메시지를 보는 순간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이에 희유는 휴대폰을 보물처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답장을 보냈다.[설 전에는 꼭 돌아와요.]설도 며칠 남지 않았기에 희유는 눈빛에 옅은 웃음을 머금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기다려요.][알았어.]희유는 휴대폰을 내려놓았고 기분은 단숨에 밝아졌다.그날 밤, 명우는 거처로 돌아와 차를 세우고 내리려는 순간,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변학.”명우의 발걸음이 멈추고는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명우의 몇 미터 뒤, 한 여자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걸어 나왔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고, 반가움에 찬 표정으로 명우를 바라봤다.“드디어 찾았네.”여자는 키가 크고 피부는 다소 검었지만 이목구비는 유난히 또렷했다. 높은 콧대와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 도톰하고 관능적인 입술, 주변의 흐릿한 불빛마저 여자로 인해 선명해 보였다.명우는 잠시 여자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 말이 없어? 나 구리연이야. 헤어진 지 겨우 1년인데, 날 못 알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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