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Kabanata 4671 - Kabanata 4680

4790 Kabanata

제4671화

지금은 한여름이라 늑대 무리는 먹이에 그리 궁하지 않은 시기였다. 우두머리는 몇 번이나 계산하듯 망설인 끝에 결국 목숨을 건 싸움을 포기했다.무엇보다도 눈앞의 명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살기였다. 그것은 늑대가 지금까지 인간에게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기운이었다.이 순간, 강한 존재를 따르는 자연의 법칙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다.늑대 무리는 물러났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 없이 산골짜기 안으로 스며들듯 사라졌다.잠시 뒤, 멀리서 늑대 울음소리가 한 번 울렸다. 마치 우두머리가 명우에게 서로 간섭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듯했다.희유의 얼굴은 창백했고 가슴을 짓누르던 숨을 그제야 길게 내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늑대 무리, 다시 오지는 않겠죠?”주변은 다시 고요해졌다.모닥불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공기 속에는 희미한 피 냄새가 남아 있었다.명우는 총을 정리한 뒤, 온몸에 힘이 풀린 희유를 안아 의자에 앉혔다. 팔걸이에 몸을 지탱한 채 허리를 숙여 희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늘 그렇듯 담담하고 안정된 얼굴이었다.“걱정하지 마. 나를 믿어. 끝까지 지켜줄 테니까.”희유는 다리를 문지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어색하게 웃었다.“그냥 본능이었어요.”마음속으로는 명우를 절대적으로 믿고 있었지만, 두려움은 몸이 먼저 반응하는 감각이었다.명우는 입꼬리를 올렸다.“D국에서 그랬던 기세를 꺼내봐. 나도 안 무서워하던 사람이 늑대 따위를 왜 무서워해.”희유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그건 다르죠.”D국에서는 혼자였다.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었지만 지금은 명우가 있었다. 그러니 그때의 날 선 용기는 자연스레 누그러질 수밖에 없었다.명우가 물었다.“지금도 무서워?”희유는 고개를 저으며 명우를 올려다보았는데 눈빛에는 존경과 신뢰가 담겨 있었다.“명우가 지켜주잖아.”명우는 희유의 어깨를 한 번 주물렀다.“긴장 풀어.”그러나 이어지는 말투는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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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2화

밤은 여전히 고요했고 별이 가득한 하늘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희유는 명우의 어깨에 기대어 고개를 들어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밤하늘은 환상속 동화처럼 아름다웠고, 바라보고 있으면 그대로 빠져들 것만 같았다.희유는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취한 뒤에는 하늘이 물 위에 비친 줄도 모르고, 배 가득한 맑은 꿈이 은하수를 눌러 담아.”희유가 유난히 좋아하는 구절이었다. 지금 이곳에는 물 위에 비친 별빛은 없었지만, 등 뒤에 있는 명우가 하나의 배가 되어 희유의 맑은 꿈을 모두 실어 나르고 있었다.희유는 명우에게 말했다.“담당교수님이 그러셨어요. 늘 천장이 있는 곳에만 머물지 말라고요. 지금에서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머리 위를 가리던 천장을 벗어나고 안락한 환경을 떠나고, 익숙한 사고의 울타리를 벗어날 때에야 사람의 생각도 비로소 자유로워질 것이었다.명우는 희유의 어깨에 두른 담요를 더 단단히 여며주며 낮게 웃었다.“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를 뿐이야.”희유가 대답하려는 순간, 휴대전화에 메시지가 들어왔는데 석유였다. 지금 뭐 하냐는 내용이었다.이에 희유는 명우와 함께 찍은 사진을 한 장 찍어 보내며 답했다.[어디 있는지 맞혀봐요.]몇 분 뒤, 석유에게서 놀란 표정의 이모티콘이 도착했다.[이렇게까지 야생에서 노는 거야?]희유는 잠시 멈칫했다.[무슨 말이에요?]하지만 석유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그제야 희유는 석유의 뜻을 알아차렸는지 어둠 속에서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서 급히 메시지를 보냈다.[명우 오빠랑 아부엘에 있어요. 그냥 캠핑일 뿐이니까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요.]석유가 답했다.[그게 그거 아니야?]희유는 말문이 막혔다.그때 명우가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누구랑 문자해?”희유는 순간 당황해 휴대전화를 뒤집으며 어색하게 웃었다.“석유 언니요.”명우가 다시 물었다.“아직도 연락해?”“네. 자주 연락해요. 좋은 언니거든요.”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고, 게다가 아직 청춘 한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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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3화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은 어깨에 천 가방을 메고 있었다. 먼 길을 막 돌아온 사람처럼 옷자락에 여정의 흔적이 묻어 있었다.산으로 오르는 길은 좁았기에 스님이 가까이 다가오자 희유와 명우는 일부러 한걸음 물러서 길을 비켜 주었다.그럼으로써 스님이 먼저 지나가도록 조용히 자리를 내주었다.스님은 고개를 가볍게 숙여 길을 양보해 준 데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고, 두 사람 곁을 스쳐 지나갔다.몇 걸음 옮긴 뒤, 스님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다시 희유를 돌아보았다.희유는 이유를 알 수 없어 눈을 깜빡였다. 희유는 혹시 자신이 여기 온 목적이 공양밥을 먹으러 온 것뿐이라는 걸 들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뜨끔해졌다.스님은 한동안 희유를 바라보다가 명우를 다시 한번 살폈다. 그러고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두 분, 관상이 참 좋네요.”이에 희유는 환하게 웃었다.“감사합니다, 스님.”스님은 명우를 향해 말했다.“다만 앞으로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을지도 몰라요. 제게 경전 한 권이 있는데, 가져가 붉은 먹으로 필사하세요. 다 쓰면 다시 저에게 가져오시고요.”명우가 잠시 멈칫했고 희유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어떤 경전인가요?”스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두 분은 여기서 잠시 기다리세요. 제가 금방 다녀오도록 하죠.”그렇게 말한 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돌아섰다.희유는 스님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좀 이상하지 않아요?”명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돈 받으려는 걸지도 몰라.”희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기다릴까요?”명우가 말했다.“어차피 돌아가다가 마주칠 수도 있어. 아직 마음에 드는 사진도 못 찍었잖아. 가서 더 찍어.”희유는 더 생각하지 않고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10여 분쯤 지났을 때, 스님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깨끗한 승복으로 갈아입었고, 어깨의 가방도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손에는 두툼한 경전 한 권이 들려 있었다.스님이 두 사람 앞으로 다가오자 희유는 공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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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4화

명우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까 희유가 그렇게 많은 향화비를 넣은 이유가, 스님이 경전을 주어서가 아니라 밥을 그냥 얻어먹는 것이 괜히 미안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역시 희유네.’ 명우는 희유의 그런 점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졌다.공양밥을 먹을 수 있는 곳에 들어가자 전에 만났던 그 커플과 다시 마주쳤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찾고 있던 운해스님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멀리 떠나 계신다는 이야기에 희유는 그 여자를 몇 마디로 위로했다. 모두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밥을 먹은 뒤, 현공사를 떠나 본격적으로 귀로에 올랐다.길에 오른 뒤 네 사람은 한동안 함께 이동했다. 그저 서로 연락처를 교환한 후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졌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도 희유는 조금도 피곤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고, 여전히 들뜬 표정이었다.희유에게는 출발도, 귀환도, 길 위에 있는 모든 순간이 풍경이었다.며칠 뒤 강성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물 무렵이었고, 떠난 지 정확히 한 달 만이었다.그 한 달 동안 희유는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그랬기에 돌아와서는 오히려 일상에 다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주강연은 두 사람이 오늘 돌아온다는 걸 알고 있었고, 명우는 먼저 희유를 집에 데려다주었다.차에서 짐을 내리며 두 사람은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하나씩 꺼냈다. 그때 희유의 눈에 그 경전이 들어왔다.그러고는 경전을 집어 들고 물었다.“정말로 필사할 거예요?”명우의 시선이 잠시 멈추더니 손을 뻗어 경전을 받아 들었다.“내가 가지고 있을게. 시간 날 때 쓰면 되지.”그 말에 희유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스님은 다 쓰면 가져오라고 했지만 기한을 정해 둔 것은 아니었다. 몇 년, 혹은 10년 뒤라도 다시 그곳에 가게 된다면 그때 돌려주면 될 일이었다.문득 생각난 듯 희유가 물었다.“그 스님 이름이 뭐였죠? 나중에 정말로 경전을 돌려주러 가면 어떻게 찾아요?”명우가 답했다.“운해. 현공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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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5화

신서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오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지.”주강연이 말을 이었다.“희유가 아직 재학 중이라 내년 이맘때쯤 졸업이에요. 며칠 전에 윤정겸 국장님이 전화하셔서 올해 말쯤 약혼을 먼저 하자고 하셨는데, 어머님 생각은 어떠세요?”신서란이 인자하게 웃었다.“그럼 좋지. 나는 찬성이야. 오히려 늦은 것 같구나.”두 사람은 한동안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 희유와 명우가 안으로 들어왔다.주강연은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올해 말에 두 사람 약혼부터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어.”희유는 어른들 앞에서 얌전히 말했다.“부모님이 정하시면 따를게요.”약혼하든 말든, 두 사람 사이에서는 형식에 불과했다.명우 역시 이견이 없자 주강연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올해 말에 약혼하고, 내년에 희유 졸업하면 결혼 이야기를 다시 나누도록 하자.”희유는 옆에 선 명우를 흘겨보며 입술을 깨물고 웃었다.“왜 이렇게들 서둘러요? 누구는 아직 프러포즈도 안 했는데.”이에 명우가 가볍게 웃었다.“중요한 일이니까, 준비할 시간을 좀 줘.”신서란이 명우를 향해 말했다.“희유 말은 듣지 마. 결혼은 내가 책임지니까. 내일부터 혼수 준비 시작할 거야.”희유는 든든한 표정으로 명우를 보며 말했다.“봤죠? 이제 안 하겠다고 해도 못 빠져요.”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날 밤 명우는 희유의 집에 머물렀고 희유 방 맞은편 손님방을 사용했다.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윤정겸의 전화가 걸려 왔는데 목소리는 약간 못마땅했다.[명빈이한테서 들었다. 오늘 강성에 돌아왔다면서. 한 달이나 나갔다 왔는데 집에 들를 생각은 없냐?]명우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담담하게 답했다.“희유 집에 있어요.”잠시 정적이 흘렀고 이어지는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웠다.[그래, 그래. 그럼 됐다. 희유랑 잘 있어라.][한 달이나 못 봤으니 나도 보고 싶어. 내일은 희유 데리고 집에 와.]명우는 윤정겸의 속뜻을 알았다. 자신을 부른 게 아니라 희유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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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6화

명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희유에게 나름의 생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저 어깨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희유가 손을 들어 명우를 밀어내고는 입술을 오므린 채 웃으며 말했다.“여기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돼요. 아빠랑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거든요.”명우는 태연한 얼굴로 되물었다.“뭘 이상하게? 우리가 부적절한 관계라도 된다고?”희유는 순간 멈칫했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입술을 깨물며 짓궂은 눈으로 명우를 바라보았다.명우는 두 손으로 희유의 얼굴을 감싸 쥐고, 고개를 숙여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가서 자. 요즘 많이 돌아다녔잖아. 오늘은 푹 자.”말은 담담했지만 희유는 괜히 다른 생각이 떠올라 고개를 얼버무리듯 끄덕였다.“오빠도요.”“나는 안 힘들어.”희유는 힐끗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는데 눈꼬리 끝이 붉게 물들었다.탁자 위에 놓인 야식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당부했다.“그거 꼭 먹어요. 나 갈게요.”“응.”명우가 팔을 풀어주자 희유는 돌아서 문 쪽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고 나가다가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명우는 옷장에 기대선 채 그대로 희유를 바라보고 있었다.짙은 눈빛 안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여운이 스며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았다.그 순간,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뜨겁고 또 깊은지 또렷하게 느껴졌다.희유는 입꼬리를 살짝 다문 채 긴 속눈썹을 내리깔고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밤은 점점 깊어졌지만 희유는 쉽게 잠들 수 없었다. 어쩐지 잠드는 것이 아쉬웠다.‘오빠가 지금 이 집에 있어. 바로 옆방에서 자고 있네.’한때는 미워했고, 또 잊지 못했던 사람, 다시는 인연이 없을 거라 여겼던 사람이 지금은 이 집에 있었다.그것도 남자친구라는 이름으로.그런 생각에 희유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졌다.이유도 없이 웃음이 나왔고 이상할 만큼 행복했다.한참을 웃고 나서야 이불을 걷어내고 휴대폰을 들고는 명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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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7화

희유는 먼저 전화를 끊었다.희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얼굴에 띤 채 휴대폰을 옆에 내려두고, 다시 이불 속으로 몸을 묻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요한 밤이었기에 여름의 매미 소리가 은은하게 번지며 희유의 꿈속으로 함께 스며들었다.아침에 일찍 일어나겠다고 했지만, 눈을 떠 보니 이미 여덟 시 반이었다.희유는 숨을 들이켜고는 급히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뛰어나가 옆방 문을 두드렸다.이에 주강연이 걸어왔다.“그만 두드려. 명우는 벌써 일어났어.”그 말에 희유는 머리를 한 번 헝클이며 물었다.“어디 갔어요?”“네 아빠랑 같이 조깅 나갔어. 곧 들어올 거야.”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두 사람이 동시에 문 쪽으로 향했다.진세혁과 명우가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명우는 뒤에서 따라오며 손에 아침거리를 들고 있었는데, 바로 어젯밤 희유가 말했던 그 가게에서 산 것이었다.희유는 아직 잠기운이 가시지 않은 눈으로 따졌다.“왜 안 깨웠어요?”세혁이 웃으며 말했다.“명우가 네 방에 가봤는데,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못 깨웠다더라. 네가 먹고 싶다던 건 사 왔으니까 얼른 씻고 와.”희유는 어깨를 으쓱했다.“내가 늦잠 잤네요.”“괜찮아. 다음에 같이 가면 되지.”명우는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 희유의 짧은 머리를 정리해 주었다.“먼저 세수하고 와. 그래야 더 맛있게 먹지.”“지금 갈게요.”희유는 욕실로 향했고 주강연과 진세혁은 서로를 흘끗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동시에 웃고는 각자 하던 일로 흩어졌다.그날 오후, 윤정겸의 재촉에 명우는 희유를 데리고 윤정겸의 집으로 향했다.아직 문도 열기 전인데, 부엌 쪽에서 윤정겸의 호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희유야 얼른 들어와. 오늘 내가 직접 낚은 생선조림 만들어줄게.”명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아버지가 생선조림을 만드신다고?’“제가 도와드릴게요.”희유는 신이 난 얼굴로 부엌으로 달려갔다.곧 부엌 안에서 윤정겸의 요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왜 이렇게 말랐어? 명우가 잘 안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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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8화

“형수님.”명빈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불렀다.외투를 한 손에 걸친 채 식당 입구에 서 있다가, 윤정겸과 희유가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무슨 일인데 이렇게 즐거워요?”명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와서 밥 먹어.”명빈이 자리에 앉으며 코를 킁킁거렸다.“향 좋네요. 형수님이 오니까 분위기가 다르네요.”익숙한 어조로 희유에게 물었다.“밖에서 잘 놀다 왔어요?”희유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눈은 반짝였다.“정말 좋았어요.”명빈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저 표정 보니까 얼마나 신났는지 알겠네요. 부러워요. 나도 연애하고 싶고, 한 달 휴가도 가고 싶네.”명우가 생선 한 점을 집어 명빈의 그릇에 올려주었다.“괜히 딴생각하지 말고 먹어. 아버지가 직접 만드신 거야.”“아버지가요?”명빈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요리까지 손을 대셨어요? 은퇴 생활이 제대로네요. 육각형으로 발전하시네.”말하며 씹다가 딱딱한 것이 느껴지자 고개를 돌렸다.“이거 뭐예요?”명우는 다른 반찬을 먹으며 태연하게 말했다.“희유가 향신료라더라. 생선 요리에 쓰는 거래. 먹어도 된대.”“그래요?”먹어도 된다니 명빈은 몇 번 더 씹어 삼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맛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 괜찮네요.”윤정겸이 그 접시를 통째로 명빈 앞으로 밀어주었다.“네가 다 먹어.”그리고 희유는 고개를 숙인 채 웃음을 참고 있었는데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명빈은 눈을 굴리더니 얼굴을 굳혔다.“설마... 방금 먹은 거 생선 비늘 아니죠?”몇 미터 떨어진 길 위에서는 오철훈 부부가 저녁 산책을 하고 있었다.그때 윤정겸 집 창문 너머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들렸는데 우렁차고 시원한 웃음이었다.오철훈이 웃으며 말했다.“명우 여자친구 왔나 보네. 오늘 나랑 낚시하러 갔는데 한 마리도 못 잡았어. 그래서 다시 나가서 생선 사 와서는 직접 끓여준다고 하더라고.”이신아가 놀라 물었다.“요리도 해요?”“식당 가서 요리사한테 배웠대.”이신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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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9화

우한은 희유의 새 차 주위를 몇 바퀴나 돌았다.반짝이는 차체를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한숨을 내쉬었다.“희유야, 전생에 뭘 구했길래 이런 복을 받는 거야?”짧은 머리가 산뜻하게 어울린 희유는 코트 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고개를 기울여 웃었다.“그럼 이번 생에도 덕을 많이 쌓아야지. 다음 생에도 오빠를 또 만나게 해달라고.”우한은 희유의 은근한 자랑에 코웃음을 쳤다.“얼마나 덕을 쌓아야 해? 나도 좀 알려줘.”희유는 우한의 팔을 끼고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얼마나는 중요하지 않아. 네 진실된 마음이 중요하지.”우한이 옆눈으로 흘겨봤다.“그만 떠들고 오늘 저녁 사. 질투 때문에 다친 내 마음부터 치료해.”희유가 호쾌하게 답했다.“돼지 심장 생걸로 한 접시 어때?”꽤나 엽기적이었는지 계단 안에 곧장 우한이 희유를 쫓아가며 때리는 웃음소리가 울렸다....주말, 윤정겸의 집.아침 일찍 윤정겸은 명우의 방에 물건을 찾으러 들어갔다.책상 위에 가지런히 쌓인 필사된 경전을 보고 발걸음이 멈췄다.이에 윤정겸은 놀란 얼굴로 크게 외쳤다.“명빈아, 이리 와 봐.”명빈은 막 일어난 얼굴로 문틀에 기대 서 있었다.“왜요?”윤정겸이 두툼하게 쌓인 경전을 들어 보였다.“이게 뭐냐?”요즘 명우는 집에 오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밤늦게 들어오면 곧장 방으로 들어가고 불도 한참 뒤에야 꺼졌다.그게 전부 경전을 베끼고 있었던 모양이었다.이건 분명 이상한 일이었기에 명빈이 다가와 몇 장을 들춰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잘 모르겠는데요? 형이 형수님한테 써주는 거 아닐까요?”그 말에 윤정겸이 미간을 찌푸렸다.“명우가 잘못한 게 있나?”명빈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럴 리 없어요.”명우는 여자 문제도 없고 유흥가에도 얼씬하지 않는다.희유를 보물처럼 감싸고 있는데 무슨 잘못을 하겠는가?윤정겸은 두툼한 경전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내가 보기엔 희유가 시킨 거 같은데. 명우 완전히 잡혔네.”명빈이 웃었다.“그게 나빠요?”윤정겸이 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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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0화

주말의 맑은 하늘은 가을이 마지막으로 버티는 기색 같았다.그 뒤로 이틀 동안 가을비가 길게 내렸고 비가 그치자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희유는 쇼핑하다가 커플 목도리를 샀다.그리고 밤이 되자 사진을 찍어 명우에게 보냈다.[마음에 들어요?]명우는 출장 중이라 강성에 없었다. 그러나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차분하고 냉정한 눈빛에 옅은 부드러움이 감돌았다.[예쁘네. 그런데 난 목도리를 해본 적이 없어.]해본 적 없다는 말이 오히려 희유의 호기심을 더 자극했는지 침대에 엎드린 채 웃었다.“그러면 처음으로 나랑 하는 거죠.”명우는 호텔 방에 앉아 있었다.주변 조명이 어둡게 내려앉아 원래도 또렷한 턱선은 더 두드러져 보였고, 목소리는 낮고 약간 잠겨 있었다.[처음은 다 너한테 줬지.]희유는 순간 말을 잃었고 천천히 얼굴이 달아올랐다.이불 속으로 고개를 파묻고 몰래 웃었다.한참을 이야기하다가 통화를 끊었다.곧 밖에서 우한이 불렀다.“희유야, 야식 먹자.”희유는 목도리를 조심스럽게 봉투에 넣어 옷장에 걸어두고는 그제야 밖으로 나갔다.날씨가 추워져 우한은 오징어 구이와 해물죽을 시켰다.막 배달된 음식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고 짙은 향이 겨울 밤의 차가움을 밀어냈다.두 사람이 마주 앉아 우한이 죽 한 그릇 떠 희유에게 건넸다.“여기 오래된 집이래. 오늘 처음 알았어. 맛있을 거야.”희유는 그릇을 들어 숟가락으로 죽을 떠 입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갑자기 속이 울렁거렸고 급히 입을 막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희유야.”우한이 뒤따라왔고 희유는 변기 앞에 반쯤 무릎을 꿇고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가슴을 움켜쥔 채 힘들어 보였지만, 토하는 건 없었다.우한이 옆에 쪼그리고 앉아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왜 그래?’희유는 고개를 저었다.“죽에서 비린내가 나. 냄새 맡으니까 속이 안 좋아.”그 말에 우한의 눈빛이 달라졌다.“이런 증상은 며칠 됐어?”희유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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