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5201 - 챕터 5210

5233 챕터

제5201화

석유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때, 등 뒤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석유가 뒤돌아보니 명빈이 문틀에 기대 서 있었다.남자의 입가에는 얄밉지만 어딘가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냄새 정말 좋네요.”석유는 대답하지 않고 다시 코코넛을 손질하기 시작했다.명빈은 곧장 다가와 뒤에서 석유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안았다.턱을 석유의 어깨에 기댄 채 기쁜 기색과 애교 아닌 애교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석유 씨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석유의 몸이 순간 굳어지더니 시선을 내린 채 담담하게 말했다.“회의할 때 그런 쓸데없는 메시지 보내지 마세요.”석유는 명빈이 일부러 그런 거라고 의심했다.명빈은 석유의 허리를 안은 채 살짝 힘을 주더니 그대로 조리대 위에 앉혔다.양손으로 석유를 감싸듯 짚은 채 웃으며 말했다.“왜 쓸데없어요? 석유 씨가 나를 몇 마디 혼내면 다른 사람들이 다 보잖아요.”“그러면 하 부사장이 얼마나 위엄 있는 사람인지 다 알게 되고, 제가 없어도 아무도 자기를 함부로 못 볼 거예요.”석유는 명빈의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을 바라봤다.농담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말에 심장이 쿵하는 것 같았다.이에 석유는 시선을 내리며 담담하게 말했다.“장난 그만 치고 저 밥해야 해요.”명빈은 놓아줄 생각이 없었는지 물기를 머금은 듯한 눈동자가 달빛처럼 반짝였다.“왜 나랑만 있으면 그렇게 얼굴이 빨개지면서 밖에서는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거예요?”석유는 얼굴을 붉히며 명빈을 밀어내려 했다.명빈은 석유의 손을 잡아 자기 품으로 끌어당기고는 그대로 입술을 덮쳤다.석유가 거부하거나 숨을 돌릴 틈도 주지 않았다.입술과 혀를 깊게 얽어매며 천천히 파고들었고, 석유는 이 남자가 한번 시작하면 쉽게 멈추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명빈의 어깨를 붙잡고 밀어내려 했지만 팔에는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오히려 밀어내는 손길마저 마치 받아들이는 것처럼 느껴졌다.한참 동안 입을 맞추던 명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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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2화

김하운과 주아는 명빈의 농담에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주아는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저희는 연인이기도 하지만 친구이기도 해요. 서로 무슨 말이든 다 하고요.”“저도 제 롤모델이 누군지 하운이한테 다 이야기하니까요.”석유는 주아를 바라봤다.첫인상부터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따뜻한 미소를 보고 있으니 문득 희유가 떠올랐다.곧 김하운도 웃으며 말했다.“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에요. 굳이 숨길 이유도 없고요.”주아는 웃는 눈으로 석유를 바라봤다.“앞으로 자주 만났으면 좋겠어요. 부사장님한테 많이 배우고 싶어요.”석유는 옅게 미소 지었다.“친구가 됐으니까 부사장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석유라고 편하게 불러요.”“석유 씨요?”주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이름도 정말 예쁘네요.”명빈은 석유를 바라봤다.뜨거운 시선에는 숨길 생각조차 없는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당연하죠.”“우리 석유 씨는 이름도 예쁘고 사람도 예쁘죠.”석유는 명빈을 힐끗 바라보며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주아는 아마도 남자친구가 사람들 앞에서 여자친구를 이렇게까지 자연스럽게 칭찬하는 모습을 처음 보는 듯했다.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차례대로 나왔고 네 사람은 식사하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주아와는 처음 만났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대화를 나누는 동안 석유는 주아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주아는 화가였고 주월페인트라는 작업실도 있는데다가 개인 전시회도 여러 번 열었던 사람이었다.김하운 같은 사람이 선택한 연인답게 주아 역시 뛰어난 사람이었다.한 시간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왔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고, 주아는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생일인데 받은 것 중에 제일 큰 선물은 석유 씨를 만난 거예요. 조금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명빈은 석유를 한번 바라보더니 속으로는 꽤 기뻤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석유의 차갑고 담담한 성격을 어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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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3화

곧 설이 다가오고 있었으나, 희유는 이번 설에도 돌아오지 못했다.주말이 되자 석유는 희유에게 보낼 선물을 사기 위해 쇼핑몰을 찾았다.쇼핑하던 석유는 층별 안내도를 보다가 15층이 전부 개인 작업실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그중 주월페인트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김하운의 여자친구인 주아의 개인 작업실인 것 같았다.어릴 적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기에 문득 흥미가 생긴 석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으로 올라갔다.아래층의 북적이는 분위기와는 달리 15층은 조용하고 고즈넉했다.복도에 깔린 카펫에는 예술적인 문양이 그려져 있었고, 벽에는 개성 넘치는 작업실 간판들이 하나씩 걸려 있었다.석유는 주월페인트를 찾아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는 넓은 공용 작업실이 펼쳐져 있었다.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두세 명이 각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화실에서는 물감과 캔버스를 제공하고 있었고, 방문객들은 직접 그림을 따라 그릴 수도 있었고, 보조 강사에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었다.젊은 보조 강사가 다가와 석유에게 예약 여부를 물었다.“예약하고 오셨나요?”석유는 담담하게 말했다.“아니요.”“강주아 선생님 계신가요?”보조 강사는 미소를 지었다.“강 선생님 찾으시나요? 지금 손님 응대하고 계세요.”“잠시 둘러보시면서 기다리셔도 되고, 안쪽에 휴게실도 있으니까 편하게 계시면 돼요.”석유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석유는 작업실을 지나 안쪽 휴게실로 향했다.복도 벽에는 주아의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그동안 받은 각종 수상 경력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휴게실 맞은편에는 작은 작업실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곳은 아마 주아가 개인 작업을 하는 공간인 듯했다.석유는 휴게실에서 기다리려던 순간, 어느 방 안에서 희미하게 말다툼 소리가 들려왔다.누군가 주아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석유는 걸음을 멈췄다가 소리가 나는 방으로 향했다.문은 조금 열려 있었고 가까이 다가가자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더욱 선명해졌다.남자는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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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4화

“별일 아니에요.”석유는 담담하게 웃었다.주아가 가기로 한 이상, 데리러 온 남자도 목적은 이룬 셈이었다.그랬기에 주아가 석유를 함께 데려가는 것도 굳이 문제 삼지 않았다.석유는 자신의 차를 몰았고, 앞서가는 남자의 차를 따라 주아를 데리고 의뢰인의 집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주아는 조수석에 앉아 석유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의뢰인은 표치훈이라는 사람이었는데 남자는 이혼한 상태였고 딸이 하나 있었다.몇 달 전 청소년 미술 전시회에서 딸을 지도해 준 적이 있었다.그 일을 계기로 표치훈은 계속 주아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딸이 주아를 무척 좋아한다며 집에 와서 딸이 키우는 고양이 초상화를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하지만 주아는 표치훈의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고 느꼈다.그래서 그때마다 핑계를 대며 거절해 왔는데, 이번에는 결국 완전히 화나게 만든 모양이었다.이에 석유가 물었다.“이런 일 본부장님한테는 말 안 했어요?”그러자 주아는 고개를 저었다.“요즘 너무 바쁘거든요. 이런 일까지 말해서 괜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어요.”석유는 담담하게 말했다.“주아 씨는 본부장님 여자친구잖아요. 주아 씨 대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그분 책임이고요. 너무 혼자서 다 감당하려고 하지 마세요.”주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차는 거의 한 시간을 달린 끝에 한 별장 앞에 멈춰 섰다.두 사람이 마당 안으로 들어서자 마흔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밖으로 걸어 나왔다.남자는 회색빛이 도는 검은 캐시미어 니트를 입고 있었다.머리숱은 이미 많이 줄어 있었고, 햇빛을 받은 얼굴에는 번들거리는 기름기가 돌았다.표정은 능글맞고 계산적이었다.곧 남자는 과장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기다리고 기다리던 강 선생님이 드디어 오셨네요.”석유와 주아는 함께 차에서 내렸다.표치훈은 석유를 보자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강 선생님, 친구도 데려오셨네요?”주아는 예의는 갖추되 거리를 둔 말투로 말했다.“혹시 불편하신가요?”표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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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5화

잠시 후 도우미가 고양이를 안고 들어왔다.페르시안 고양이로 오드아이를 가진 아주 예쁜 고양이였다.주아는 고양이와 먼저 친해져야 그림을 그리기 편하니 앞으로 다가가 츄르를 꺼내 고양이를 살살 달래기 시작했다.표치훈은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하 선생님, 강 선생님이 그림을 그리시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여기서 기다리시면 지루하시잖아요. 다른 방에서 쉬실 수 있게 사람을 붙여 드릴게요.”주아는 곧바로 석유를 돌아보자, 석유는 소파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그리고 차갑고 담담한 눈빛으로 말했다.“괜찮아요. 여기 있는 게 편해요. 강 선생님께 방해되지도 않을 거예요.”표치훈은 도우미에게 눈짓을 보내자 도우미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저택에는 스파룸도 있고 게임룸도 있고, 영화관도 있어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표치훈도 거들었다.“다 젊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니까 편하게 시간 보내셔도 돼요.”석유는 여전히 담담하고 거리를 둔 말투였다.“그런 건 관심 없어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아무리 권해도 석유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표치훈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는 밖에서 기다릴게요. 필요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 주세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표정에는 아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표치훈은 결국 방을 나갔다.남자가 나가고, 다른 도우미도 고양이 밑에 깔 담요를 정리하러 간 사이 주아가 석유를 향해 감사한 미소를 지었다.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와줘서 정말 다행이에요.”석유도 옅게 미소 지었다.“그림에만 집중해요.”“그래요.”주아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의 우정은 이렇게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 속에서 조금씩 깊어지고 있었다.도우미는 고양이를 담요 위에 올려놓고 자세를 잡아 준 뒤 주아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석유는 뒤쪽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업무 자료를 보면서 주아를 기다렸다.시간은 천천히 흘렀고 석유가 고개를 들자 도화지 위에는 이미 고양이의 얼굴이 드러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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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6화

석유는 도우미에게 팔을 붙잡히는 순간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곧바로 손목을 비틀어 도우미의 팔을 꺾은 뒤 그대로 발을 들어 걷어찼다.도우미는 그대로 뒤로 휘청거리며 몇 걸음이나 물러나더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세게 부딪쳤다.“아이고!”도우미는 배를 감싸 쥔 채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벽을 타고 주저앉았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사람이 감히 여기서 사람을 때려요? 죽고 싶어 환장했어요?”고양이를 돌보던 도우미는 자기 편이 맞는 걸 보자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대로 석유에게 달려들었다.주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급히 도우미를 막으려 했지만 도우미는 주아를 거칠게 밀쳐 버렸다.주아는 그대로 의자에 넘어졌고, 하마터면 그림까지 쓰러뜨릴 뻔했다.도우미는 석유 앞으로 달려와 그대로 손을 들어 석유의 뺨을 때리려 했다.석유는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도우미의 손이 닿기도 전에 먼저 뺨을 세게 후려쳤다.이어 탁자 위에 있던 찻주전자를 집어 들고 그대로 도우미 머리 위로 내리치려 했다.바로 그 순간 문이 열리더니, 표치훈이 문 앞에 서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 이게 무슨 일이죠?”“아이고!”“아이고!”도우미 두 사람은 한 명은 얼굴을 감싸 쥐고, 다른 한 명은 배를 움켜쥔 채 경쟁이라도 하듯 비명을 질러댔다.주아는 화가 나 얼굴까지 붉어졌다.“저야말로 사장님께 묻고 싶네요.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요?”표치훈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말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주아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사장님 댁 도우미들이 제 친구를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어요. 심지어 손까지 대면서 억지로 끌고 나가려고 했고요.”“그럴 리가 없을 텐데요.”표치훈이 끝까지 모르는 척하자 주아는 차갑게 비웃었다.“제가 여기 올 때도 사장님 운전기사가 억지로 저를 데려왔죠. 이게 사장님 댁 방식인가요?”표치훈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오해예요. 진짜 오해예요. 강 선생님, 화내지 마세요.”말을 마친 표치훈은 곧바로 얼굴을 굳히고 두 도우미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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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7화

표치훈은 머쓱하게 웃었다.“이러실 필요까지는 없잖아요.”“강 선생님은 저희 집에 그림을 그리러 오신 손님인데, 손님한테 배달 음식을 먹게 하면 제 체면이 뭐가 되겠어요?”주아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그럴 일은 없어요. 저희가 괜히 사장님께 번거로움을 드리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그래요.”표치훈은 바닥에 놓인 배달 음식 포장 용기를 한번 훑어보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 밖으로 나갔다.1층으로 내려온 표치훈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누가 배달 음식을 위로 올려보냈죠?”조금 젊어 보이는 도우미 한 명이 벌벌 떨며 앞으로 나왔다.“저... 저요. 배달 기사님이 강 선생님이 주문하신 거라고 하셔서요. 그림 그리는데 필요한 건 줄 알고 그냥 위로 안내했어요.”“멍청하기 짝이 없네요.”표치훈은 도우미를 노려봤다.“당장 나가서 일이나 하세요. 내 눈앞에 얼씬도 하지 말고요.”도우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황급히 뒷마당으로 향했고, 식당에 차려진 음식과 술상을 바라보던 표치훈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오후 4시, 그림이 완성되자 주아와 석유는 인사를 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계획이 모두 틀어진 표치훈은 오전의 친절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주아에게 그림값 400만 원을 송금한 뒤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역시 강 선생님은 전문가시네요. 아라도 분명 이 그림을 아주 좋아할 거예요. 다음에 또 필요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주아도 더 이상 예의를 차릴 생각은 없었는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조심히 가세요. 배웅은 안 할게요.”주아와 석유는 함께 밖으로 나왔다.차를 타고 별장 단지를 벗어나자 주아는 그제야 길게 숨을 내쉬고는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정말 큰 도움받았어요. 꼭 제대로 감사 인사하고 싶어요.”석유는 운전에 집중한 채 앞만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괜찮아요. 본부장님과는 오래된 동료이자 친한 사이니까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주아는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이제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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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8화

명빈은 고개를 돌려 석유를 바라봤다.눈빛에는 자부심과 뿌듯함, 그리고 숨길 수 없는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명빈은 손을 들어 석유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우리 석유 씨는 겉은 차가워 보여도 속은 누구보다 따뜻해요. 불의를 보면 절대 못 지나치는 사람이거든요.”그 말에 석유는 순간 표정이 굳었다.차가운 얼굴로 명빈의 손을 피하며 싫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맞은편에 앉은 주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짓더니, 곧바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일부러 못 본 척했다.석유를 민망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잠시 후 직원이 음식을 가져왔고 네 사람은 지난번처럼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눴다.다만 이번에는 처음보다 훨씬 편안한 분위기였다.서로를 대하는 거리감도 많이 사라졌다....식사를 마친 뒤 네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눴고 주아가 석유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제 작업실도 이제 알게 됐으니까 시간 나면 언제든 놀러 와요.”“그래요.”석유는 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무엇보다 주아의 조용하고 차분한 작업실이 마음에 들었다.“다음에 봐요.”“조심히 들어가요.”명빈은 석유가 인사를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갔다.주아도 김하운의 차에 올라탔다.차가 출발한 뒤에도 주아는 아쉬운 듯 계속 뒤를 돌아봤다.석유의 차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석유 씨랑 명빈 사장님은 성격이 정말 정반대네. 두 사람 어떻게 연애하게 된 거야?”김하운은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더 잘 맞는 거 아닐까? 서로 자기에게 없는 모습을 좋아하는 거지.”주아는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석유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감이 갔지만 오늘 일을 겪고 나니 그 마음은 더 커졌다.이에 김하운도 미소를 지었다.“사장님 말이 맞아. 석유 씨는 정말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사람이야. 조금만 지내보면 금방 알게 될 거야.”김하운은 언제나처럼 부드럽고 단정한 분위기를 풍겼고, 그 말에 주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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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9화

며칠 뒤 석유는 일을 보러 나갔다가 다시 그 쇼핑몰 앞을 지나게 됐다.며칠 전 표치훈의 일이 문득 떠오른 석유는 차를 세우고 다시 15층으로 올라갔다.평일이라 화실은 한산했다.학생 한 명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옆에서는 보조 강사가 그림을 봐주고 있었다.석유를 발견한 보조 강사는 반갑게 인사했다.“전시회 운영센터에서 강 선생님 작품을 전시해 달라고 찾아오셨어요. 지금 안에서 이야기 나누고 계시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괜찮아요.”석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소파에 앉아 탁자 위에 놓인 화집을 펼쳐 들었다.잠시 후 보조 강사를 찾으러 나온 주아는 소파에 앉아 있는 석유를 보고 반갑게 웃었다.“또 전화도 안 하고 왔네요?”석유도 옅게 웃었다.“근처 지나가다가 들렀어요. 잠깐 있다가 바로 갈 거예요.”주아는 얼른 말했다.“안 돼요. 점심 같이 먹어요. 금방 끝나니까 조금만 기다려요.”주아는 순수하면서도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귀엽게 몇 번이나 석유에게 꼭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석유는 주아가 너무도 반갑게 맞아주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석유가 약속하자 주아는 그제야 안심한 표정으로 다시 손님을 맞으러 들어갔다.30분쯤 지나 일이 끝났고 두 사람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쇼핑몰 안의 조용한 분위기의 식당을 골랐고 주아는 메뉴를 소개했다.“여기 게살 만두랑 소고기탕이 정말 맛있어요. 꼭 먹어봐요.”그러자 석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주아 씨가 주문하세요. 저는 다 괜찮아요.”주문을 마친 뒤 석유가 물었다.“그 표 사장님은 그 뒤로 또 찾아온 적 없어요?”주아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하운이가 해결해 줬어요.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뒤에 한 번 전화 와서 사과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연락도 없었어요.”석유는 맑고 단단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러니까 다음에도 이런 일 있으면 바로 본부장님한테 말해요.”주아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사실 저희 아직 사귄 지 오래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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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0화

석유는 거절했다.“오늘 저녁은 안 돼요. 금원컴퍼니 담당자랑 프로젝트 때문에 저녁 약속이 있어요.”이에 명빈은 곧바로 말했다.[그럼 나도 같이 갈게요.]석유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담당자는 여자예요. 오늘은 저희 둘만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가려고요?”명빈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어쩔 수 없네요. 끝나면 바로 연락해요. 나도 집에 들어갈 때 전화할게요.”“그래요.”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하며 전화를 끊으려 했으나 명빈이 갑자기 말했다.[오늘 저녁 어떤 술자리인지 왜 안 물어봐요?]석유는 몇 초 동안 조용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사장님을 믿으니까요.”말이 끝나자 전화기 너머에서 명빈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명빈이 아주 기분 좋게 웃고 있자 오히려 조금 민망해진 석유가 담담하게 말했다.“끊을게요.”[그래요. 오늘은 얌전히 있을게요.]명빈이 웃으며 말했다....밤.한 클럽의 룸 안,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떠들고 있었고, 여성 직원들의 웃음소리까지 뒤섞여 방 안은 사치스럽고 퇴폐적인 분위기로 가득했다.하지만 명빈 주변만큼은 유난히 조용했다.명빈은 가운데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가끔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할 뿐이었다.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명빈에게서는 차갑고 품격 있는 아우라가 자연스럽게 풍겼다.그때 직원들이 술을 들고 들어왔다.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늘씬한 몸매가 눈길을 끌었다.그중 한 여직원이 명빈의 앞으로 다가왔다.몸을 살짝 숙여 술잔을 내려놓던 여자는 고개를 들다가 명빈과 눈이 마주쳤다.곧 여자는 눈을 한번 깜빡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사장님.”명빈의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에 순간 놀라움이 스쳤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담담하게 시선을 내렸다.그때 양복 차림의 남자가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명빈 사장님.”몇 마디 인사를 나눈 뒤 곧 본론을 꺼냈다.“이번 물건 정말 급한데 이번 한 번만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유니폼을 입은 여직원이 명빈 앞에 놓인 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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