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5211 - Chapter 5220

5228 Chapters

제5211화

명빈은 더욱 차갑게 말했다.“성인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죠. 하지만 저와 하석유 부사장은 임희현 씨를 어떻게 할 생각도 없었어요.”“임희현 씨도 굳이 이런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고요. 그러니까 오히려 저희가 옳다고 끝까지 몰아붙이는 사람처럼 보이잖아요.”희현은 곧바로 고개를 들고 간절한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봤다.“부사장님께서 그날 있었던 제 무례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신다면 저희 협력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정말 저 하나 때문에 아버지 회사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니까 제발 사장님께서 한번 아량을 베풀어 주세요.”희현을 안쓰럽게 여기던 남자들은 그 모습을 보며 여자를 더욱 높이 평가했다.회사를 위해, 그리고 아버지를 위해 리키 미디어의 딸인 희현이 이 정도까지 굽히니 진심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희현의 말이 계속 석유만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명빈은 가늘게 뜬 눈에 차가운 기운을 담은 채 이미 짜증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임희현 씨, 이미 늦었어요. 저희는 다른 회사와 협력 계약을 맺었어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그때 보죠.”임희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손에는 여전히 술잔을 들고 있었다.그러더니 조금 전 명빈에게 술을 권했던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이 잔은 제가 명빈 사장님 대신 마실게요.”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를 젖혀 술을 단숨에 들이켰고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좋네요!”“임희현 씨, 시원시원하네요!”희현은 술에 사레가 들려 입을 가린 채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기침하면서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빈 술잔을 들고 주변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오늘 명빈 사장님께 드릴 술은 제가 대신 마실게요!”사람들이 다시 환호하려던 순간, 명빈이 차가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훤칠한 남자의 몸이 일어서자 주변 공기마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사람들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고 방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혐오감과 차가운
Read more

제5212화

명빈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석유의 귓가에 나직이 말했다.“보고 싶었어요.”석유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린 채 먼 야경을 바라봤다.명빈은 코트를 펼쳐 석유를 품 안으로 감싸며 다정하게 물었다.“왜 여기 서 있어요? 안 추워요?”남자의 품은 따뜻했지만 석유는 어딘가 어색했다.그러나 석유는 담담하게 말했다.“안으로 들어가요.”명빈은 석유를 안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그저 화려한 야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입을 열었다.“벌써 또 연말이네요.”“연말이 왜요?”명빈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우리 아버지는 연말을 제일 좋아하시거든요.”석유의 눈빛이 살짝 깊어지더니 명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올해는 집에 가서 연말을 보내고 싶어요.”명빈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갑자기 왜요?”“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2년 동안 못 갔으니까 올해는 가고 싶어요.”석유는 평소와 다름없는 말투로 대답했고 명빈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가고 싶으면 가요. 대신 어디를 가든 저랑 같이 가야 해요.”석유가 강성을 떠나 성주로 가면 자신도 따라가 함께 연말을 보낼 생각이었다.석유는 명빈을 흘겨보며 작게 코웃음 쳤다.“그럴 생각 하지 마요. 명빈 씨는 아저씨 곁에 있어요.”말을 마친 석유는 명빈을 밀어내고 따뜻한 바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명빈은 밀려난 김에 그대로 난간에 몸을 기대며 능청스럽게 웃었다.“아버지를 뭘 그렇게 챙겨요?”‘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게 훨씬 좋은데...’거절의 뜻은 이미 충분히 했기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곧 두 사람은 다시 바 안으로 들어갔고 명빈은 술 두 잔을 주문했다.명빈은 석유가 술이 마시고 싶어졌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석유의 성격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석유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면서도 알록달록한 칵테일은 유난히 좋아했다.그리고 술이 생각날 때면 늘 자신을 불렀다.자신과 함께 있을 때만은 아무 걱정 없이 취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
Read more

제5213화

그날 밤.명빈은 샤워하는 동안부터 이미 마음이 들떠 있었다.하지만 욕실에서 나와 수건 하나만 두른 채 침대에 올라갔을 때는 석유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석유는 몸을 옆으로 웅크린 채 이불 속에 파묻혀 있었다.술기운이 남아 얼굴은 아직도 붉게 물들어 있었고, 고른 숨소리를 내며 깊이 잠들어 있었다.명빈은 몸을 숙여 석유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석유 씨.”석유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잠을 방해하는 명빈이 귀찮다는 듯한 반응이었다.이에 명빈은 웃음을 지었다.결국 명빈은 석유를 차마 깨우지 못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여자를 품에 안았다.그렇게 참고 또 참다가, 어느새 자신도 잠이 들었다....다음 날.명빈은 볼일이 있어 집에 들렀다가 마침 바둑을 두고 돌아온 윤정겸과 마주쳤다.윤정겸은 명빈을 붙잡고 물었다.“곧 연말인데 아직도 그렇게 바빠?”그러자 명빈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보고 싶었다고 그냥 말씀하세요. 괜히 빙빙 돌려 말하지 마시고요.”윤정겸은 코웃음을 쳤다.“누가 널 보고 싶다고 했어? 연말이니까 일을 너무 많이 잡지 말라는 거야. 시간 되면 석유도 집에 좀 데려오고.”명빈은 예상했다는 듯 웃었다.“포기하세요. 석유 씨는 올해 아버지랑 연말 안 보낼 거예요. 집에 갈 거래요.”윤정겸은 그 말을 듣자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그래도 미련이 남은 듯 다시 한번 물었다.“집에 간다고?”그러고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가야지. 석유 아버지도 딸 보고 싶을 거 아니냐.”“석유도 강성에서 두 번이나 연말을 보냈으니 이제는 아버지랑도 보내야지.”명빈은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윤정겸이 말했다.“너도 같이 성주로 가.”명빈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됐어요. 형이랑 형수님도 올해는 안 오니까 제가 아버지랑 있을게요.”윤정겸은 손을 내저었다.“안 그래도 돼. 늙은이 하나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난 너 안 봐도 돼, 집에 있으면 속만 썩지.”“성주 가면 석유 아버지도 만날 테니
Read more

제5214화

석유가 말했다.“올해는 성주에 내려갈 거예요.”주아가 웃으며 말했다.“저랑 하운이는 휴가가 시작되면 여행 갈 예정이에요. 혹시 성주를 지나게 되면 석유 보러 가도 될까요?”석유는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죠. 언제든 환영해요.”“그럼 꼭 갈게요.”주아는 김하운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었다.“여행 일정 다시 짜야겠네?”김하운도 부드럽게 웃었다.“좋아.”명빈이 말했다.“그럼 서둘러야 할 거예요. 저희는 연휴 사흘 정도 지나면 다시 강성으로 돌아오거든요.”김하운이 곧바로 물었다.“사장님도 성주에 가서 석유 씨랑 같이 설 보내시는 거예요?”명빈이 대답하기도 전에 석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안 가요. 사장님은 강성에서 설 보낼 거예요.”명빈은 석유를 흘겨보며 웃었다.“왜요? 내가 가면 본인 집 설음식이라도 다 먹을까 봐 걱정돼요?”김하운과 주아는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주아는 레드와인 한 병을 주문했고, 석유의 잔에 와인을 따라주려 하자 김하운이 말했다.“석유 씨는 술을 잘 못 마셔요.”그 말에 주아는 조금 놀랐다.그동안 석유를 전형적인 커리어우먼이라고 생각해 왔다.그런데 커리어우먼이 술을 못 마신다니 의외였다.석유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조금은 마실 수 있어요.”주아는 두 사람에게 또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한 것 같아 무척 기뻤다.이에 웃으며 석유의 잔에 와인을 따랐다.“저도 술을 잘 못 마셔요. 우리 조금만 마셔요.”명빈은 석유의 와인잔을 한번 바라보더니 입술만 다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대화를 이어갔다.이야기가 너무 잘 통해 어느새 와인 반병을 비우고 말았다.주아가 조금 더 많이 마셨으나 석유도 적지 않게 마셨다.다행인건 지난 2년 동안 석유의 주량이 조금 더 늘었다는 것이다.식사를 마치고 헤어질 때까지만 해도 석유는 안색이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차에 올라타자마자 그대로 좌석에 몸을 기대버렸다.명빈은 자기 외투를 벗어 석유에게 덮어준
Read more

제5215화

다음 날, 아침을 먹은 석유는 서재에서 업무 자료를 정리하던 중 주아에게 전화받았다.주아는 민망한 기색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에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봐요.]석유는 옅게 웃었다.“괜찮아요.”주아는 어젯밤 있었던 민망한 일을 하나하나 이야기해 주었다.네 사람이 헤어진 뒤, 주아는 차에 타자마자 김하운에게 집에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김하운은 시간이 너무 늦었고, 주아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서 술을 이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처음에 거절했다고 했다.하지만 주아는 끝까지 가겠다고 떼를 썼다.결국 김하운은 승낙했고, 대신 자신은 손님방에서 자려고 했다.그런데 집에 도착한 뒤 주아는 소파에 앉아 물을 조금 마시더니 오히려 더 취해 버렸다.심지어 김하운을 자기 아버지로 착각한 채, 사귀는 걸 허락해 달라고 졸라댔다.그러한 상황에 김하운은 웃어야 할지 어째야 할지 도무지 몰랐다.우선 자라고 달랬지만 주아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김하운을 사랑한다며 꼭 결혼해야 한다고 울먹였고, 심지어 남자의 손을 붙잡고 무릎까지 꿇으며 허락해 달라고 빌려고 했다.결국 김하운이 알겠다고 하자 그제야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주아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너무 창피해요. 하운이가 제가 일부러 그런 줄 알면 어떡하죠? 저 지금 안방 문 잠가 놓고 못 나가고 있어요.]잠에서 깬 뒤 어젯밤 일이 전부 떠올랐다.창피해서 차라리 창문으로 뛰어내려 어젯밤 김하운 집에 온 적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싶은 심정이었다.석유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문득 주아처럼 단아하고 분위기 있는 사람이 술에 취해 엉엉 우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괜찮아요. 아마 본부장님은 속으로 엄청나게 좋아하고 있을걸요?”석유가 웃으며 달래자 주아는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하운이 얼굴 못 보겠어요. 진짜 너무 창피해요. 살면서 이렇게 창피한 적은 처음이에요.]하필이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미지가 완전히 박살 나버린 것이었다.그
Read more

제5216화

석유는 순간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이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저 일 좀 해야 해요.”“명빈 씨는 편하게 있어요.”명빈은 몸을 숙여 석유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끝나면 저 찾으러 나와요.”“그래요.”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명빈이 나간 뒤 석유는 노트북을 켜고 일을 시작했다.그때 휴대폰에 새 메시지가 도착했고 확인해 보니 주아였다.[하운이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저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갔어요.]메시지를 읽은 석유는 휴대폰 너머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주아의 표정이 생각났는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그래서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곧 성주로 내려갈 예정이었다.마침 주말이기도 해서 석유는 선물을 준비해 윤정겸을 찾아갔고 운전은 명빈이 했다.가는 길에 명빈이 말했다.“아버지가 석유 씨를 너무 오래 못 봤잖아요. 만나면 잔소리 엄청 하실 거예요. 무슨 말씀을 하시든 너무 신경 쓰지 마요.”석유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무슨 말이요?”그러다 문득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듯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알겠어요.”희유가 떠난 뒤 석유가 윤정겸의 집에 자주 오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집에 도착하자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본 윤정겸은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그러다 명빈이 들고 온 선물을 보고는 또 잔소리를 시작했다.“이거 석유가 산 거냐? 식구끼리 무슨 선물이야. 난 필요한 거 없어.”석유가 웃으며 설명했다.“대부분은 희유가 사 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직접 못 오니까 계속 걱정하더라고요.”희유 이야기가 나오자 윤정겸도 더는 아무 말 하지 못했다.그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렇게 힘든 곳에 있으면서도 아직도 날 챙기네.”명빈이 웃으며 말했다.“아버지가 보내 달라고 하신 것도 잔뜩 샀고, 석유 씨도 이것저것 많이 준비해서 다 부쳤어요.”“거기 사람들도 형수님 잘 챙겨주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윤정겸은 고개를 끄덕였다.“며칠 전에 계 관장하고 이야기했는
Read more

제5217화

윤정겸은 생선을 굽는 한편 두 사람과 이야기를 이어갔다.“승일이 결혼한대. 설 연휴 전에 혼인신고는 이미 했는데, 둘 다 일이 너무 바빠서 결혼식은 못 올렸어.”“설 지나고 첫 달이 끝나면 식을 올릴 거래. 혼인신고한 날도 날 불러서 술 한잔했는데, 결혼식 때는 너희도 다 와라.”“축하도 해 주고 같이 즐기면 좋지.”오승일의 여자친구는 직장 상사의 딸이었다.공통 지인이 두 사람을 소개해 줬고, 집안도 잘 맞았고 서로 호감도 있어서 금세 연인 사이가 되었다.명빈은 윤정겸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술 많이 드셨던 게 그날이었어요? 아주머니가 또 자랑했죠?”“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형이랑 형수님이 오승일보다 먼저 혼인신고 했으니까 아버지가 뒤처진 것도 아니잖아요.”윤정겸은 허허 웃었다.“네 아빠를 그렇게 속 좁은 사람으로 만들지 마. 승일이도 내가 어릴 때부터 봐 온 애야.”“이제 가정도 꾸리고 자리도 잡았으니 기뻐서 몇 잔 더 마신 것뿐이야.”명빈은 엄지를 치켜세웠다.“우리 아버지 그릇은 역시 다르시네요.”윤정겸은 명빈의 손을 툭 쳐냈다.“아부는 됐고 가서 석유나 도와.”...식사를 마친 뒤 윤정겸은 설거지와 뒷정리를 모두 명빈에게 맡기고는 석유를 불러 거실에서 차를 마셨다.“이 차 한번 마셔 봐.”윤정겸이 석유에게 차를 따라주자 석유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제가 따라 마실게요.”윤정겸은 석유의 연말 귀성 이야기를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때 석유의 휴대폰이 울렸고 여자는 일어나 전화받으러 갔다.명빈은 씻어 온 과일 접시를 들고 와 자리에 앉았다.귤 하나를 까서 반으로 나눈 뒤, 절반은 윤정겸에게 주고 나머지 절반은 석유 자리에 놓아두었다.윤정겸은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형이랑 희유는 혼인신고한 지도 오래됐고 승일이도 이제 결혼한다는데 너랑 석유는 어떻게 할 거냐?”명빈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느긋하게 소파에 몸을 기댔다.“형이 결혼했으면 됐죠. 이제 제
Read more

제5218화

설이 다가오자 대저택에는 온통 복조리나 여러 등을 달아놓아 명절 분위기로 가득했다.명빈과 석유는 예쁜 등이 비추는 불빛 아래 나란히 서 있었다.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가 붉은빛 속에 함께 서 있는 모습은 더없이 잘 어울렸다.윤정겸은 두 사람을 바라볼수록 마음이 흐뭇해졌다.그 풍경이 너무도 경사스러워 보여 절로 미소가 번졌다.두 사람을 배웅한 뒤에도 윤정겸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결국 옆집 오철훈을 찾아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깊은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그제야 낮에 명빈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곱씹어 볼수록 뭔가 이상했다.혹시 또 명빈한테 말려든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한편 석유는 집으로 돌아왔고, 명빈이 안으로 들어오기도 전에 몸을 돌려 담담하게 말했다.“오늘은 돌아가서 아저씨랑 같이 있어요.”그 말에 명빈은 문에 기대어 웃었다.“올 때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다시 들어올 필요 없다고요. 오철훈 아저씨랑 바둑 둘 거니까 방해하지 말라고 하셨거든요.”석유는 더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설 연휴 전이라 그런지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석유는 바빠졌고 명빈은 더더욱 바빠졌다.특히 명빈은 여러 계열사와 항구까지 함께 관리하고 있어, 하루 24시간 중 겨우 4 시간 정도밖에 잠을 잘 수 없었다.이런저런 결재들과 각종 회의, 그리고 끝없는 접대가 명빈의 하루를 모두 차지했다.가끔은 회의가 새벽까지 이어졌고 곧바로 해외 거래처와 화상회의까지 해야 했다.시차 때문에 밤새도록 일을 하는 날도 많았다.회의가 끝나면 그대로 항구에서 잠을 잤고, 이틀 연속 강성 시내로 돌아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겨우 짬이 생기기라도 하면 명빈은 석유에게 전화를 걸어 목소리라도 잠깐 듣고 싶었다.하지만 전화를 걸 때마다 받는 사람은 석유가 아니라 비서였다.석유는 늘 회의 중이었다.밤이 깊어 겨우 시간이 생겼을 때는 석유가 잠들었을 거라 생각해 차마 전화를 걸지 못했다.반대로 석유도 일이 끝난 뒤 명빈의
Read more

제5219화

페르난도는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이 함께 술을 마셔 주겠다고 하니 당연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그래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아가씨는 사장님의 여자친구인가요?”희현은 명빈을 바라봤다.사슴 같은 눈망울에는 불안함이 스쳤고, 그 안에는 수줍음과 기대감도 함께 담겨 있었다.이내 시선을 거두고 프랑스인을 향해 미소 지었다.“아니요. 그런 복은 없어요. 저는 그냥 명빈 사장님의 일개 비서일 뿐이에요.”“와, 명빈 사장님은 정말 멋진 분이시군요. 그러니 비서까지 이렇게 아름다울 수밖에 없겠네요.”페르난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명빈과 희현이 단순한 직장 동료라는 말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칭찬 고마워요, 페르난도 씨. 이 잔은 제가 다 마실게요.”희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망설임 없이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명빈은 소파에 몸을 기대고 느긋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페르난도가 자리를 뜨자 명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희현을 바라봤다.“나 따라다니는 거예요?”지난번 교통사고 이후 명빈은 이미 임희현이라는 사람을 거의 잊고 있었는데 또다시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그러자 희현은 급히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정말 우연이에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랑 아버지도 여기서 손님 접대 중이었어요.”“아까 운전기사분이 이룸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명빈 사장님이 계신 줄 알았어요.”“사실 방해하고 싶진 않았어요. 하지만 연말이라 많이 바쁘실 것 같았고, 접대도 많고 술도 매일 많이 드실 것 같아서...”“제가 제멋대로 찾아왔어요.”희현은 시선을 내렸다.옅은 화장만 한 앳된 얼굴은 사랑스러워 보였다.“저 요즘 계속 술 연습하고 있었어요. 명빈 사장님이 필요하실 때 대신 몇 잔이라도 마셔드리고 싶어서요.”“이런 게 별거 아니라는 건 알아요. 그래도 제 진심만큼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더는 저 때문에 화내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원래 술도 못 마시는 사람이 명빈을 위해 일부러 술을 배웠다는 이야기는 어떤 남자라도 마음이
Read more

제5220화

희현의 눈이 순식간에 붉어지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명빈을 바라봤다.페르난도는 방금 다른 사람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가 고개를 돌려 희현의 모습을 보고는 곧바로 물었다.“희현 씨, 무슨 일 있나요?”희현은 눈물 어린 눈으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채 고개를 저으며 애써 웃었다.“아무 일 아니에요. 잠깐 나갔다 올게요. 이따가 다시 와서 페르난도 씨랑 와이너리랑 와인 이야기 더 할게요.”그러고는 명빈을 한 번 바라본 뒤 페르난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저희 사장님 오늘 술을 너무 많이 드셨어요. 제가 없는 동안 사장님 좀 부탁드릴게요.”명빈은 무표정한 눈빛으로 희현의 연기를 바라봤다.희현은 더 이상 명빈을 보지 않고 페르난도에게 인사를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페르난도는 희현에게 꽤 호감을 가진 듯, 여자가 떠난 뒤에도 계속 예쁘고 성격도 좋다고 칭찬했다.명빈은 대충 몇 마디 맞장구를 친 뒤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술자리가 끝났을 때는 이미 새벽 두 시였다.페르난도 일행을 배웅하러 나간 명빈은 술기운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발걸음도 이미 휘청거리고 있었다.차에 오르자마자 명빈은 그대로 고개를 뒤로 젖혀 시트에 기댔다.기사는 시간을 한번 확인하고 술에 완전히 취한 명빈을 바라본 뒤 근처 호텔로 향했다.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서자 명빈은 벽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어지러움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히려는 듯했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멈추자 문이 열리자 희현이 밖에 서 있었다.기사는 희현을 보자 지난번 일부러 차를 들이받았던 여자임을 알았는지 긴장했다.‘이 한밤중에 여기 나타난 게 정말 우연일까?’희현은 엘리베이터에 올라 명빈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또 취하셨네요.”익숙한 말투를 들은 기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저희 사장님을 아세요?”희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아까 저도 같은 술자리에 있었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