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을 먹은 석유는 서재에서 업무 자료를 정리하던 중 주아에게 전화받았다.주아는 민망한 기색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에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봐요.]석유는 옅게 웃었다.“괜찮아요.”주아는 어젯밤 있었던 민망한 일을 하나하나 이야기해 주었다.네 사람이 헤어진 뒤, 주아는 차에 타자마자 김하운에게 집에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김하운은 시간이 너무 늦었고, 주아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서 술을 이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처음에 거절했다고 했다.하지만 주아는 끝까지 가겠다고 떼를 썼다.결국 김하운은 승낙했고, 대신 자신은 손님방에서 자려고 했다.그런데 집에 도착한 뒤 주아는 소파에 앉아 물을 조금 마시더니 오히려 더 취해 버렸다.심지어 김하운을 자기 아버지로 착각한 채, 사귀는 걸 허락해 달라고 졸라댔다.그러한 상황에 김하운은 웃어야 할지 어째야 할지 도무지 몰랐다.우선 자라고 달랬지만 주아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김하운을 사랑한다며 꼭 결혼해야 한다고 울먹였고, 심지어 남자의 손을 붙잡고 무릎까지 꿇으며 허락해 달라고 빌려고 했다.결국 김하운이 알겠다고 하자 그제야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주아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너무 창피해요. 하운이가 제가 일부러 그런 줄 알면 어떡하죠? 저 지금 안방 문 잠가 놓고 못 나가고 있어요.]잠에서 깬 뒤 어젯밤 일이 전부 떠올랐다.창피해서 차라리 창문으로 뛰어내려 어젯밤 김하운 집에 온 적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싶은 심정이었다.석유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문득 주아처럼 단아하고 분위기 있는 사람이 술에 취해 엉엉 우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괜찮아요. 아마 본부장님은 속으로 엄청나게 좋아하고 있을걸요?”석유가 웃으며 달래자 주아는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하운이 얼굴 못 보겠어요. 진짜 너무 창피해요. 살면서 이렇게 창피한 적은 처음이에요.]하필이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미지가 완전히 박살 나버린 것이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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