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5191 - 챕터 5200

5228 챕터

제5191화

2년 후, 강성.정오 무렵 석유는 김하운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업무 이야기를 나눈 뒤 회사로 돌아갔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멈추자 막 입사한 인턴 두 명이 올라탔는데, 둘은 석유를 몹시 어려워하는 눈치였다.둘은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넨 뒤 한쪽 구석으로 물러났다.잠시 후 엘리베이터는 3층에 멈췄고, 문이 열리자 남자가 들어왔다.사람들의 표정은 한층 더 공손해졌다.“사장님.”“사장님, 안녕하세요.”...3층에는 비즈니스 레스토랑과 찻집이 모여 있었다.보아하니 명빈도 이곳에서 고객과 미팅을 마친 뒤 바로 회사로 돌아오는 길인 듯했다.명빈은 사람들을 한 번 둘러봤다가 잠시 시선이 석유에게 머문 뒤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김하운에게 물었다.“신제품 사전 예약 기획안은 어떻게 됐죠?”부드러운 인상인 김하운은 차분하게 대답했다.“오늘 점심에 부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눴고, 대략적인 방향은 정해졌어요.”지금의 석유는 회사 부사장이었고 직급은 명빈 바로 아래였다.평소 명빈이 회사에 없을 때는 회사의 크고 작은 모든 업무를 석유가 총괄하고 있었다.“좋아요. 오후 회의 때 안건으로 올리죠.”“네. 그럼 돌아가서 PPT를 좀 더 보완하도록 할게요.”김하운이 대답했다.두 사람은 몇 마디 더 업무 이야기를 나눴다.석유는 뒤쪽에 서서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확인할 뿐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인턴들은 더더욱 끼어들 수 없어 긴장한 채 조용히 서 있었다.엘리베이터가 멈추자 사람들은 각자 자리로 흩어졌다.인턴 둘은 걸어가며 수군거렸다.“부사장님 진짜 멋있지 않아요? 사장님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던데요?”“난 부사장님만 봐도 긴장돼요. 도대체 어떻게 저 나이에 부사장이 된 건지 궁금하네요.”그러자 다른 인턴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석유는 젊고 아름다웠고 일 처리도 과감하고 깔끔했다.게다가 잘 웃지도 않아 회사 사람들은 존경하면서도 두려워했고, 그 정도는 오히려 명빈보다 더 심했다.명빈은 회사에 자주 나오지 않았다.와도 대부분 회의만 하고 갔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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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2화

석유는 대꾸조차 하지 않고 안전벨트를 풀고는 그대로 차에서 내리려 했다.“2백만 원이요.”여자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주차 자리만 옮기면 되잖아요. 그러면 2백만 원 바로 보내드릴게요.”“제가 강박증이 좀 있어서요. 항상 같은 자리에 주차해야 해요.”“아니면 마음이 불편하고 일도 잘 안 풀리거든요. 그러니까 부탁드릴게요.”석유는 차 문을 열고 내리고는 가방을 챙긴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여자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멀어지는 석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얼굴의 미소가 조금씩 사라졌다.석유는 이미 떠났고, 여자의 가슴속에는 답답한 기운이 치밀어 올랐다.공들여 한 화장마저 기분 탓에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한참 뒤에야 여자는 자기 차로 돌아가 다른 주차 공간을 찾아 차를 세웠다....몇몇 기업 고위 임원들이 참석한 비즈니스 파티였다.HM그룹의 엄계훈도 참석해 있었다.예전에 석유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적이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석유가 파티장 안으로 들어오자 엄계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명빈의 회사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시선을 돌렸다.도대체 어떤 능력이 있길래 명빈 회사의 부사장 자리에 올랐는지 궁금했던 것이다.몇몇 사람은 친분을 쌓아 보려고 다가가려 했지만, 사람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석유는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가 버렸다.일어섰던 사람들은 다소 민망한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고, 역시 명빈의 사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눈이 높고 젊고 패기가 넘치는 모습이 아직 사회의 쓴맛을 제대로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엄계훈은 그 광경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기에, 그 사람들 눈에 스친 불만도 놓치지 않았다.그래서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아마 석유의 성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자신뿐일 것이다.석유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일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쓸데없는 인간관계나 형식적인 사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하지만 한 번만 함께 일해 보면 석유가 얼마나 효율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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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3화

석유는 옅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청훈 전무님이 잘못 들으신 것 같네요. 저는 원래 술을 잘 못 마셔요. 마음만 감사히 받을게요.”“대신 차로 건배하죠. 앞으로 좋은 협업 기대할게요.”이청훈은 머쓱하게 웃었다.“그러신가요? 제가 들은 정보가 틀렸나 보네요. 부사장님,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한 사람은 차를, 다른 한 사람은 술을 마셨지만 분위기는 어색하게 흐르지 않았다.잠시 후, 한 여자가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왔다.리키 미디어의 임순청은 자리에서 일어나 딸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왔다. 술기운에 붉어진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제 딸 임희현이라고 해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미디어 전공 석사를 마쳤고, 밖에서 1년 동안 실무 경험도 쌓았어요. 제법 성과도 있었고요.”“그리고 지금은 회사에서 기획팀 본부장을 맡고 있어요.”“앞으로 여러 사장님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을 테니, 오늘 이렇게 인사도 드리고 얼굴도 익혀 두려고 데려왔어요. 앞으로 우리 희현이 잘 부탁드려요.”희현은 또렷한 이목구비에 하얀 피부를 가진 아름다운 여자였다.영리하고 생기 있는 눈빛에 사랑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해져 있었다.희현은 자연스럽게 술잔을 들어 참석한 사람들을 한 번 둘러본 뒤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늦었네요. 일단 사과의 의미로 제가 먼저 원샷할게요.”사람들은 저마다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벌주까지 마실 필요는 없어요. 젊은 사람을 괴롭히는 것 같잖아요.”“희현 양은 정말 훌륭하네요. 사장님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군요.”“사장님 회사도 따님이랑 함께하면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겠어요.”...희현은 자연스럽게 술잔을 내려놓고 옆에 있던 남자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삼촌, 지아는 방학했나요? 정말 보고 싶었는데 공부가 바쁠까 봐 연락도 못 했어요.”장수학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돌아왔지. 그런데 너랑은 비교도 안 돼. 넌 벌써 네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는데 지아는 아직도 철없는 아이 같거든.”그 말에 희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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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4화

희현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는 조금 굳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말투만큼은 여전히 겸손하고 부드러웠다.“그동안은 부사장님 비서를 통해서만 연락을 주고받았거든요. 다음에는 부사장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그래야 원하는 방향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기획안도 훨씬 수월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희현은 문득 떠올랐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어디서 뵌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요. 혹시 조금 전에 주차장에서 뵌 적 있지 않나요?”석유는 희현을 바라봤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러자 옆에 있던 임순청이 놀란 듯 물었다.“희현아, 부사장님을 만난 적 있었어?”“네. 이제야 생각났어요. 평소 제가 주차하는 자리에 부사장님 차가 세워져 있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어요.”“그때는 부사장님이 차 안에 계셨고 지하 주차장이 어두워서 알아보지 못했거든요.”희현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부사장님이신 줄 알았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임순청은 눈을 한번 굴리더니 물었다.“내가 연간으로 계약해 둔 그 주차 자리 말하는 거냐?”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명빈을 만나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그래서 자연스럽게 명빈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렸다.조금 전 리키 미디어 부녀가 명빈에게 술을 권할 때도 모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이제야 상황을 이해한 사람들은 희현에게 이 호텔 전용 주차 자리가 있었는데, 오늘 석유의 차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말을 들었다.또한 희현이 직접 가서 이야기했지만 해결되지 않았으며 그 과정에서 약간의 언쟁까지 있었다는 것도 알아차렸다.확실히 석유다운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거침없고 제멋대로라는 평판과도 잘 맞아떨어지자, 사람들은 하나같이 석유를 한 번 더 바라봤고, 그 눈빛에는 은근한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결국 명빈의 권세를 등에 업고 있는 것뿐인데, 고작 부사장이 되었다고 정말 임씨그룹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희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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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5화

명빈은 희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제가 직접 확인해서 반드시 억울한 일 없게 확실하게 처리하죠.”“만약 하석유 부사장이 정말 그런 안하무인인 사람이라면, 우리 회사에 그런 사람을 둘 수 없어요.”명빈은 말을 마친 뒤 고개를 돌려 석유를 바라봤다.“하석유 부사장, 할 말 더 있나요?”석유는 흰 셔츠를 입고 있었다.검고 서늘한 눈동자는 산 정상에 쌓인 새하얀 눈처럼 차갑고 고고했다.석유는 명빈을 담담히 한 번 바라봤다가 곧 시선을 거두고 입을 열었다.“없어요.”명빈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옅게 지었다.“없다면 됐어요.”명빈은 직원을 불렀다.“하석유 부사장 차가 어디에 주차되어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 그리고 그 자리가 정말 임희현 씨 개인 주차 자리인지도 확인해서 결과를 바로 알려주세요.”직원은 곧바로 대답하고 밖으로 나갔다.“사장님, 굳이 확인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 않나요? 별일도 아닌데요.”임순청은 황급히 손을 뻗어 직원을 붙잡으려 했다.희현은 아직도 조금 전 명빈의 말 때문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있었다.몇 초 뒤에야 정신을 차렸고, 붉게 달아올랐던 얼굴도 조금씩 창백해졌다.희현은 다급히 말했다.“사장님, 정말 별일 아니에요. 다 제 잘못이에요. 괜히 그 얘기를 꺼내서 부사장님을 오해하시게 만들었어요.”석유 옆에 앉아 있던 엄계훈은 희현을 힐끗 바라봤다.‘별일 아니라면서 굳이 말을 꺼낸 사람이 누군데? 일이 커지니까 인제 와서는 아무 잘못도 없는 척하고 있네.’어린 나이에 벌써 비즈니스판의 가식적인 처세술부터 배운 모양이었다.석유도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을 나란히 놓고 보니 차이가 너무도 선명했다.느긋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명빈의 눈빛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이 일은 제가 반드시 임희현 씨께 이해할 만한 결과를 보여줄게요. 만약 사실이라면 내일 아침 바로 사직서를 쓰라고 할 거예요.”말을 마친 명빈은 직원을 바라봤고 직원은 곧장 밖으로 나갔다.엄계훈은 명빈이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나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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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6화

파티장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해졌다.임순청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당혹감과 수치심이 뒤섞인 표정으로 희현을 돌아보며 큰소리쳤다.“당장 부사장님께 사과드리지 못해?”방에 들어올 때만 해도 자신감과 여유가 넘치던 희현은 이제 완전히 기세를 잃었다.아무리 똑똑하고 사교성이 좋아도 아직 사회 초년생에 불과했다.이런 상황도, 이런 굴욕도 처음이었다.결국 희현은 눈물을 터뜨리며 고개를 숙였다.“죄송해요, 부사장님.”“정말 죄송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다 제 잘못이에요.”엄계훈이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젊은 사람이 왜 거짓말을 하죠? 말도 애매하게 해서 사람들을 일부러 오해하게 했잖아요.”“평소 제가 하 부사장과 일을 해봐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까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오해할 뻔했네요.”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한숨을 쉬었고, 누군가는 미간을 찌푸렸다.모두 희현을 향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었다.처음에는 명문가에서 자라 능력도 있고 식견도 갖춘 아가씨인 줄 알았다.하지만 막상 보니 남들 앞에 내놓기도 민망한 잔꾀나 부리는 사람이었다.평소 리키 미디어와 친분이 있던 장수학은 말없이 냉소만 지었다.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장수학만큼은 희현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도 자기 딸과 어울릴 때마다 사람 많은 자리에서는 꼭 잔머리를 썼다.몇 마디 말만으로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끌고 가고, 자신은 돋보이게 만들면서 다른 사람은 곤란하게 만드는 식이었다.그동안은 누구도 굳이 따지고 들지 않았기에 희현은 늘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됐으니 스스로 영리하다고 착각했다.하지만 오늘의 상대는 명빈이었고 그런 잔꾀를 절대 봐주는 사람이 아니었다.희현은 훌쩍이며 계속 석유에게 사과했다.그 모습을 보던 명빈은 노골적으로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계속 울고만 있으니까 마치 우리가 괴롭힌 사람들처럼 보이네요.”“이런 식으로 불쌍한 척하는 건 평소에도 자주 쓰던 방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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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7화

원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명빈을 만나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그런데 명빈과 제대로 이야기도 나누지 못한 채 술자리마저 끝나 버렸다.그렇게 되니 자연히 사람들은 리키 미디어 부녀에게 불만과 원망을 품게 됐고, 하나둘 핑계를 대며 자리를 떴다.마지막에는 장수학마저 떠나자 넓고 호화로운 공간에는 순식간에 리키 미디어 부녀만 남게 됐다.임순청은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안색은 창백했고 굳게 다문 얼굴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희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아빠...”임순청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괜히 명빈 사장님 사람을 건드리고 그래?”희현은 입술을 깨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이 명빈 회사 사람이었는지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희현은 그저 석유의 차갑고 도도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었다.자신은 리키 미디어 사장의 딸이었고, 석유는 고작 명빈 회사 직원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명빈이 정말 주차 자리 하나 때문에 직접 확인까지 하고, 그렇게까지 화를 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임순청은 화도 나고 후회도 됐지만 어려서부터 애지중지 키운 딸이라 차마 심하게 나무랄 수도 없었다.결국 굳은 얼굴로 침묵할 뿐이었다.곧 희현은 목소리를 더욱 부드럽게 낮췄다.“아빠,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제가 저지른 일이니까 제가 책임질게요.”임순청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무슨 책임을 지겠다는 거냐? 됐어. 애초에 명빈이라는 큰 나무에 기댈 처지가 아니었어. 인제 그만 포기하자.”희현은 단호하게 말했다.“아빠, 저만 믿어 보세요. 제가 반드시 명빈 사장님 생각을 바꿔서 다시 우리랑 협력하게 할게요.”임순청은 고개를 저었다.“명빈 사장님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이번 일은 더 이상 신경 쓰지 마라.”희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 있게 웃었다.눈빛에는 반드시 해내겠다는 확신이 가득했다.“아니요? 전 반드시 해낼 거예요.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결국 사람이잖아요.”게다가 남자였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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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8화

남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석유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남자의 말을 끝까지 들은 석유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그저 장부를 덮은 뒤 담담하게 말했다.“음식만 제대로 준비해 주세요.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부사장님께서 이렇게까지 하시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겠죠. 저는 제가 맡은 일이나 잘하면서 적자를 최대한 줄여 보죠.”“수고하세요.”석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집에 돌아온 석유는 현관 수납장 위에 열쇠를 올려놓았다.그리고 겉옷도 채 벗기 전에 누군가 뒤에서 석유를 끌어안았다.“한 시간이나 기다렸어요.”명빈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묘하게 사람을 홀렸다.“볼일 있다고 미리 말했잖아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귓가에 입술이 닿더니, 순간 온몸에 힘이 풀리며 나머지 말은 그대로 어둠 속으로 삼켜졌다.명빈은 멈추지 않았다.석유의 약한 곳만 정확히 찾아내듯 다가왔고, 두 사람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석유의 코트는 어느새 벗겨져 있었고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현관장에 몸을 기댔다.조금 전까지의 입맞춤에 립스틱은 거의 지워졌지만, 희미한 조명 아래에서는 오히려 더 짙고 선명하게 보였다.차가운 이슬을 머금은 하얀 동백꽃처럼, 차갑고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겼다.명빈은 그대로 석유를 안아 들고 침실로 향했다.침실에 들어서자마자 명빈이 다가왔지만, 석유는 재빠르게 몸을 피한 뒤 욕실로 걸어갔다.명빈이 따라가려는 순간, 욕실 안에서 석유의 낮고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따라 들어오지 마요.”명빈은 피식 웃으며 눈을 휘었다.“빨리 나와요. 오래는 못 기다리겠어요.”석유는 대답하지 않았다.곧 욕실 문이 쾅 하고 닫히자 명빈은 침대 머리맡의 스탠드를 켰다.익숙한 손놀림으로 협탁 서랍을 열어 보니, 석유가 새 향으로 바꿔 놓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곧 명빈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침대에 앉아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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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9화

남자는 몸을 숙여 다시 입을 맞췄다.뜨겁게 쏟아지는 입맞춤은 겨울밤의 어둠을 가르는 유성처럼 순식간에 불을 붙였고, 눈부시게 번져 나가는 것만 같았다.잠옷이 벗겨지는 순간, 석유는 손을 뻗어 침대 머리맡의 등을 껐다.방 안은 완전히 어둠에 잠겼다.어둠 속에서는 심장이 뛰는 소리와 피부에 닿는 감각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석유는 어릴 때부터 무술을 익혀 몸이 유연했고 피부도 매끄러웠다.명빈은 그런 감촉을 무엇보다 좋아했고 이제는 거의 중독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함께한 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그 마음은 조금도 식지 않았다.오히려 석유와 함께하는 매 순간에 더욱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방 안의 온기는 점점 뜨거워졌고, 석유는 계속되는 입맞춤에 입술이 얼얼할 정도였다.석유는 명빈의 팔을 붙잡으며 거부의 뜻을 보였지만, 명빈은 이미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여자의 손을 붙잡아 침대 위에 눌렀다.뜨거운 입맞춤은 턱을 따라 천천히 아래로 이어졌다....“조금만 더 해줘요!”“아직 부족해요.”“조금만 더요.”“키스해 줘요.”...고요한 겨울밤, 명빈의 낮고 쉰 목소리가 간간이 방 안을 울렸다.한마디 한마디마다 짙은 애정이 스며 있었고, 거친 숨결이 이어질수록 그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어갔다....다음 날 아침, 세수를 하던 석유는 목덜미에 선명한 자국이 남아 있는 걸 발견했다.이에 석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어젯밤 명빈이 정신없이 굴 때 미처 막지 못한 것이 뒤늦게 후회됐다.결국 석유는 컨실러로 자국을 가린 뒤 목을 가릴 수 있는 니트를 골라 입었다.두 사람이 함께 집을 나설 때 명빈은 석유의 옷차림을 보고 눈을 가늘게 뜨더니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석유는 담담하게 명빈을 한 번 바라본 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명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석유를 뒤따라가면서 옆으로 다가가 낮게 물었다.“침대에서만 내려오면 왜 사람이 완전히 달라져요?”“어젯밤에 내 이름 부를 때 그렇게...”석유가 홱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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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0화

명빈은 느긋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희현이 스스로 귀엽다고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바라보던 명빈의 눈빛에 순간 짙은 혐오감이 스쳤다.명빈은 운전기사에게 말했다.“상대방한테 책임질 필요 없다고 전해주세요. 괜히 실랑이하지 말고 바로 출발하세요.”곧바로 차에서 내린 운전기사가 희현에게 명빈의 뜻을 전하자 여자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운전기사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뒤 곧장 명빈의 차 쪽으로 걸어왔다.운전기사는 명빈을 방해하게 둘 수 없어 곧바로 희현 앞을 가로막았다.“아가씨, 하실 말씀 있으시면 저한테 하시면 돼요.”희현도 더 이상 모르는 척하지 않았다.“명빈 사장님 차 안에 계시죠? 사장님을 만나야겠어요.”“사장님은 만나지 않으실 겁니다.”운전기사는 사람을 많이 겪어 본 사람이었다.이쯤 되니 상황을 다 이해했다.이 여자가 명빈의 옛 연인이거나, 아니면 일부러 이런 방식으로 명빈의 관심을 끌려는 것이었다.첫 번째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명빈은 지난 2년 동안 여자친구를 사귄 적도 없었고 사생활도 매우 깨끗했다.그렇다면 남은 건 두 번째뿐이었다.희현은 여전히 공손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운전하다가 부주의했던 게 맞아요. 제 잘못이니까 사장님께 제가 정말 반성하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한 번만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요.”운전기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표정도 차가웠다.“사장님은 바쁘세요.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하셨으니까 그냥 돌아가세요.”희현은 포기하지 않았다.“그럼 사장님이랑 잠깐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말을 마치고 다시 차 쪽으로 걸어갔다.이에 운전기사도 더는 봐주지 않고 희현을 강하게 막아 세우며 말했다.“비켜 주세요. 저희도 다음 일정이 있어서요.”운전기사는 그대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고 차는 곧바로 출발했다.희현은 길가에 서서 빠르게 멀어지는 차를 바라봤지만, 예쁜 얼굴에는 민망함도, 실망도 전혀 없었다.오히려 어딘가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희현은 몸을 돌려 자기 차로 향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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